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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들을 위해 들려주는 남다른 ‘수학은 자유’ 이야기

테슬라의 자율주행. 민간 우주여행 프로젝트인 스페이스X. 그리고 CHAT GPT와 같은 인공지능까지 하루하루가 급변하는 세상이다. 2022년에는 허준이 교수가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했다. 한국에서 수학에 관한 관심은 어느때 보다 뜨거워 보이지만 수포자 또한 많아지고 있는것 같다.     한국교육에 일부분을 담당해온 사교육 시장에서의 수학을 바라보는 견해는 어떨까? 여기 경기도 용인의 산자락에 위치한 수학은 자유라는 교습소가 있다. 여느 수학 교습소와 다르지 않은 작은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남다른 성과를 내고 있다. 수학 에세이 '수학은 자유'를 출판한 작가이자 수학은 자유 아카데미의 반지량 대표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우주 시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이 시대에 '수학 포기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수학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어떻게' 란 질문 전에 먼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즉 '수학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먼저 해야하지 않나? 수학을 잘하고 싶다면 수학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수학이 무엇이다?'라는 답이 먼저 서면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가 나온다. 그런데 방법은 어떻게 찾나? 생각하는 힘으로 찾는다. 그것이 사고력이다. 사고력은 생각하고 궁리하는 힘을 말한다. 수학을 잘하려면 생각하고 궁리하는 힘을 키우면 된다.   Q. '수학은 자유' 란 이름이 인상적이다. 의미가 궁금하다. A. 일찍이 19세기의 수학자 칸토어는 '수학의 본질은 자유로움에 있다'라고 했다. 수학은 자유라는 이름은 '수학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하고 그것이 자유에 이르게 한다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Q. '수학은 자유'만의 특징이 있다고 들었는데, 무엇인지.  A. 여기서는 의미 없는 선행은 하지않는다. 학년과 관계없이 자신에 맞는 과정을 배운다. 또한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푼다. 모른다고 같이 풀어주지 않는다. 몇 번을 틀리더라도 그렇다. 그러한 경험을 통해 문제를 푼 아이들은 기뻐서 소리를 지르고 팔짝팔짝 뛴다. 이렇게 공부하여 성장하는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좀처럼 물어보지 않는다.  스스로 풀어내는 즐거움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Q. 남다른 성과가 있었다면. A. 2018년도  수학 경시대회에서 '용인시 1등', '용인시 2등'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디. 이렇게 작은 교습소에서 용인시 1등, 2등이 나온 그것에 다들 매우 놀라워했다.  2020년에 한국외대 용인 캠퍼 영재교육원에서 학생을 모집했다. 5학년이 되는 학생을 4학년 2학기에 선발하는데 우리 수학은 자유 학생이 지원했다. 그런데 그 학생은 여기서 4학년 1학기 과정을 배우고 있었다. 선행은 커녕 현행 진도도  현행진도 제대로 맞춰서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수학은  자유 학생이 선발되었다. 영재교육원 최종 면접에 간 학생 중에 고1 정석까지 나간 학생도 있었는데  그런 학생들을 제치고 선발이 된 거다.     Q. 어떨 때 가장 큰 보람이 느끼나? A. 공부했던 학생 중에는 여기를 졸업 후 나에게 편지를 쓰거나 메시지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중 한 친구는 6학년에 처음으로 공부했는데 당시에 스스로 자신을 수포자라고 말했다. 그 학생과는 1년 반 넘게 수업을 했다. 그 학생이 고등학교 입학 후에 저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중략) 수학은 자유에서 보냈던 시간이 제게 소중한 건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수학이 아닌 다른 일을 할 때도 기본 기초부터 탄탄히 해야겠다는 생각의 뿌리가 되었고, 이해한다는 즐거움을 알게 되어 어떤 것을 배우더라도 열심히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어요.- 한 명이라도 그의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면 그것이 보람이지 않겠나   Q. 수학을 잘 하고 싶은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자신의 생각하는 힘은 스스로 키워야 한다. 누가 대신 키워주지 않는다. 즉, 문제는 스스로 풀어야 한다. 누가 대신 풀어주지 않는다. 만약 누가 대신 풀어준다면 여러분의 실력은 향상되기 어렵다. 학부모도 이러한 점을 알아서 자녀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것이 중요하다.     Q. 끝으로 하고싶은 말은? A. 내가 생각하는 수학은 방법을 찾는 것이고, 본질에 기반하여 올바른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속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 앞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학생들이 좀 더 자랐을 때, 생각이 더 커질 때 여기서 공부한 경험들이 모여 성장의 자양분이 되길 바란다.      박원중 기자 (park.wonjun.ja@gmail.com)수포자 수학 수학 교습소 수학자 칸토어 자유 학생

2023-06-06

필즈상 수상자가 들려준 ‘청춘의 조언’

    지난 9일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Fields Medal)을 수상한 허준이(June Huh · 사진 오른쪽)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가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200명 넘는 참석자가 함께했다. 간담회는 재미 한인 과기협 주최로, 협회장이자 시카고대 물리학과 석좌교수 김영기 회장(사진 왼쪽)이 진행했다.   허준이 교수는 올해 7월 5일 한인 수학자 최초로 필즈상을 받았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은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의 상이다. 아벨상과 함께 ‘수학계의 노벨상’으로도 불린다.   허준이 교수에게 궁금한 질문을 하고자 온라인 간담회에 모인 200여 명의 학부생, 대학원생들은 다양한 질문을 했다. 한 참석자는 허 교수 부모님의 자녀 교육방식에 대해 물었다. 허 교수는 “부모님은 친구같은 부모였다. 내가 하는 공부에 그렇게 큰 기대나 간섭이 없었다. 일례로 대학교 입시 4개월을 앞두고 집의 인테리어를 새로 한다고 엄마가 내게 말도 안하고 창고에 책을 모두 보관해 당황했던 때도 있었다. 엄마는 입시 4개월 전에 인테리어 때문에 할머니 집에서 한달간 살아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허준이 교수는 고교 시절 시인이 되고 싶다며 자퇴한 문학청년이었다. 이날 많은 이들이 허 교수의 어린 시절 시인이 되고자 했던 문학에 대한 열망과 수학 연구자로서의 성공간의 관련성에 대해 궁금해하고 물은 이유다.   허 교수는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 “아일랜드 혈통의 영국 시인 데이비드 화이트”를 언급하며 그의 책 “consolations”를 추천했다. 그는 “사랑, 우정과 같은 일상적인 용어들의 깊은 의미를 되새긴 책으로, 데이비드 화이트의 글은 굉장히 독창적이고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나 신선하다”고 소개했다.   또한 “언어와 수학연구간에 연관성이 있었던 것 같다. 수학자들은 대개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계산을 잘하고 숫자에 강한 사람과 모든 것을 시각화하는 사람들.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라며 “나는 언어에 민감한 편이다. 모든 연구자가 그러하듯, 자기자신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마음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힘이 있다. 내 자신과 길고 긴 대화가 가능할 때, 과거의 자신이 만들어내지 못한 것을 현재의 내가 창조해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이 방에 있는 많은 이들처럼 나도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학교를 다녔고, 이런 이중언어 배경이 연구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영어로 생각하다가 막히면 페르소나를 바꿔서 한국어로 생각하면 완전히 새로운 발상들이 가능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필즈상을 받은 세계 최고의 수준의 수학자지만 물리학을 공부하던 대학 3학년 1학기에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모든 과목에서 낙제하는 시련을 겪기도 한 허 교수는 우울증 극복에 대한 질문에 “굉장히 흔한 일이니 내가 특별한 일을 겪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며 간담회를 마쳤다. 김정원 기자 kimjungwon1114@gmail.com필즈상 수상자 수학계 노벨상 한인 수학자

2022-11-11

[중앙 칼럼] 미주 한인을 보는 선택적 잣대

미국 시민권자 허준이 교수(프린스턴대 교수)가 필즈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 국적자가 아닌데도 한국에서의 반응이 뜨겁다.     ‘한국 수학자 최초 필즈상’ ‘필즈상 허준이 금의환향’ ‘한국계 최초 수학계 노벨상’ ‘한국인 필즈상 수상’ ‘필즈상 허준이는 한국 교육이 키운 인물’ ‘올해는 한국 수학의 해’.     수상 소식에 한국 주요 언론들이 전한 헤드라인이다.     허 교수의 수상은 축하해야 할 일이다. 반면, 수상에 대한 반응은 씁쓸하다. 한국에서는 이 상의 영예가 개인의 것이 아닌 집단 성취로 수용되고 있다. 반응들을 종합해보니 ‘필즈상을 받는 민족은 대단하다→그 상을 받은 허 교수는 한민족이다→그래서 한민족은 우수하다’는 논리로 귀결한다.   일례로 하승열 서울대 교수(수리과학부)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상은 우리 민족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라고까지 말했다.     미주 지역 한인을 바라보는 한국의 시각은 상당히 선택적이다. 잣대도 각기 다르게 적용된다. 법보다 국민감정이 먼저 작용해서다.     미국에서 태어난 허 교수는 한국에서 병역을 이행하지 않았다. 본인이 원하면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었지만 한국 국적 포기를 선택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필즈상 수상이라는 업적 때문이다.  병역 기피를 이유로 20년째 입국이 금지된 가수 스티브 유(유승준)는 억울할 수 있겠다. 허 교수 사례에 비추어보면 한국에 가기 위해 그래미상이라도 받아 한민족의 우수성부터 증명해야 할 판이다.   국민감정이 상하면 여론은 매몰차다. 전 메이저리거 추신수 선수는 지난 2019년 두 아들의 병역 회피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당시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추 선수의 두 아들이 국적 이탈 신고서를 제출한 것이 병역 회피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문제가 됐었다.     당시 추 선수는 자녀에게 마땅히 물어야 할 것을 물었다. 추 선수 측은 “(두 아들에게) 나중에 크면 한국에서 살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고, ‘한국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다. 미국서 살고 싶다’고 답한 두 아들의 의견을 존중한 결정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도 한국의 여론은 병역 기피자, 애국심 부족, 병역 회피 등 싸늘하게 반응했다.   한국에서 병역 문제는 민감한 이슈다. 그렇다면, 논란에 대한 잣대가 명확해야 하는데 사안에 따라 반응이 다른 게 문제다.   국민을 기쁘게 하면 관대한 여론이 형성되고, 감정에 따라 비난의 화살을 날리는 행위 속에서 법률의 존재는 모호해진다.   법만 그런가. 허 교수 등과 같은 선천적 복수국적자도 정체성이 모호해지기는 마찬가지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전 세계의 재외동포 수는 약 732만 명이다. 그중 약 36%(약 263만 명)가 미국에 있다.    현행 한국 국적법에 따르면 재외국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한국 국적자면 그 자녀는 자동으로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된다. 해당 자녀는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한국 국적 이탈 신고를 하지 않으면 만 37세까지 병역 의무가 부여된다.     문제는 국적 이탈 자체가 금지되면 현지 사관학교 입학 또는 주요 공직 진출에 지장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국적 이탈 시기를 놓칠 경우 재외동포 비자(F-4) 역시 40세까지 발급받을 수 없게 된다.   국민감정이 상하면 국적 이탈을 했을 때 병역 기피자라는 낙인을 찍고, 이탈 시기를 놓치거나 안 하면 모국에서의 활동이 금지되는 상황이다.   한인 2세들은 허 교수에 대한 한국의 반응을 보면서 혼란스러운 감정이 들 수 있다. 어중간하면 문제가 된다.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국적을 이탈하든지, 아예 위인이 되면 병역 때문에 발목을 잡히지 않는다. 허 교수의 수상 소식에 대한 한국의 반응을 보니 더 그렇다. 장열 / 사회부 부장중앙 칼럼 미주 한인 한국인 필즈상 한국 국적자 한국 수학자

2022-07-17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시간과 공간

우리는 학교에서 배우거나 자신이 경험한 일을 의심 없이 믿는다. 예를 들어 하나에다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된다는 산수 계산은 절대적인 진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흙 한 덩어리에 또 한 덩어리를 합쳤더니 더 큰 진흙 한 덩어리가 된다고 하면 아마 콜럼버스의 달걀 논쟁이 될 것이다. 꼭 그런 것들을 발상의 전환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지금 우리 눈앞에 진리라고 보이는 여러 현상은 사실 진리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 21세기 과학의 입장이다.     아인슈타인은 그런 상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사람이다. 그래서 뉴턴 이후 절대적인 진리라고 믿었던 고전물리학에 '상대적'이란 단서를 붙였고, 결국 자신의 광양자설로 시작했던 양자역학에 발목을 잡혔다.   시간과 공간에 관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의문을 가진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120여 년 전 그는 사고실험과 복잡한 계산 끝에 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은 속도에 따라 빨리 흐르기도 하고 더디 흐르기도 하며, 중력은 공간을 휘게 할 수 있고 시간에 영향을 준다는 엄청난 상상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물리학자였지 수학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동료 수학자의 도움을 받아 그런 의문점을 수학 공식을 이용해서 정리했다. 상대성 이론이다. 움직이는 속도가 시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그가 첫 번째로 발표한 특수상대성이론이고, 중력이 공간을 휘게 하고 시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일반상대성이론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간을 역행할 수 있을까?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 단골로 나오는 소재가 시간 여행이다. 공간은 우리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지만, 시간은 강물처럼 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진리다. 그러나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속도에 의해 시간 지연 현상이 생긴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우선 '그렇다'가 정답이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자동차를 타고 약속 장소로 가고, 다른 한 사람은 걸어서 같은 장소에 가서 만났다. 그리고 아주 정확하고 정밀한 기구로 나이를 측정해 보니 자동차를 탔던 사람이 조금 덜 늙었다. 자동차의 속도가 걷는 것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사실이다. 아주 미미해서 무시해야 할 만큼의 차이여서 그렇지 사실이다. 이제부터는 오래 살려면 자주 뛰기라도 해야 할 판이다. 뛰면 건강에도 좋다지만 속력에 의한 시간 지연 현상 때문에 눈곱만큼이라도 더 오래 살 수 있다. 그러니 되도록 뛰자.     중력은 빛도 휘게 할 수 있고 시간도 천천히 흐르게 붙잡는다. 지구 중심에 가까울수록 중력이 강해져서 시간이 늦게 흐르고 높은 산봉우리에 오를수록 시간은 빨리 흐른다. 그래서 산에서는 해가 빨리 지는 것이 아니라 높이 올라갈수록 중력이 약해져서 시간이 더 빨리 흐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오래 살고 싶으면 아까 얘기처럼 자주 뛰어야 하고, 고층 아파트는 피하고 세를 들더라도 땅집을 권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시간과 공간은 상대적이라는 사실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시간과 공간의 상대성을 120년 전에 수학 계산을 통해서 알아냈던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이렇듯 우주는 그 규모로 보나 특성으로 보나 아직 21세기의 첨단 과학기술로도 설명하기 힘들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시간 공간 시간 지연 동료 수학자 수학 계산

2022-03-25

수학자 눈으로 본 미국생활의 해학

 통계학자 출신 문인 고대진(사진)씨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순대와 생맥주’를 출간했다.   텍사스대학 통계학과 명예교수로 중앙일보 오피니언면 ‘이 아침에’ 필진으로도 활약한 고씨는 지난 연말 20여년간 미주의 여러 매체를 통해 발표했던 글들을 모아 에세이로 낸 것이다.     ‘좌충우돌 웃음 한 보따리, 유머, 해학 에세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겪은 수많은 사건을 수학자의 날카로운 눈으로 파헤쳤고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 입선자로 입증된 글 솜씨로 매끄럽게 풀었다. 특히 가벼운 마음으로 웃으며 읽을 수 있어 힐링이 된다.     제목으로 뽑은 ‘순대과 생맥주’는 2장 첫 에세이로 순대는 sundae 아이스크림을, 생맥주는 root beer를 말한다. 미국에 사는 한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쳤을 문물을 이렇게 해석했다. 그의 글에는 재미와 흥미를 끄는 소재가 넘쳐난다. 또한 시사적인 내용조차 ‘옳구나!’하고 무릎을 칠 수 있는 ‘나름’이 엿보인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공부 좀 했다 싶지만 막상 미국에 와서 안 들리고 말 못했던 영어에 대한 추억이 여기저기 에피소드에 담겨 있다. 독자는 누구나 ‘나만의 고충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것도 매력이다. 총 66편의 수록돼 있다.   고씨는 제주 출신으로 오현고, 연세대, 워싱턴대를 나와 텍사스대(샌안토니오)에서 통계학 교수를 역임했다. 문인으로는 ‘미주 문학’으로 등단했고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 입선(단편소설), ‘창조문학’에서 시로 등단했으며 ‘무원문학상’ 수필본상, ‘시와 사람들’ 동인이며 미주 한국문인협회 이사다. 저서로는 ‘영혼까지 독도에 산골’(6인 시집), ‘소올기’(시와 사람들 동인 문집)가 있다.     ▶문의: poet2.scientist1@gmail.com 장병희 기자미국 수학자 미주 한국문인협회 미주 중앙일보 순대과 생맥주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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