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부터 DC까지… ‘지카’ 감염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전세계에서 확산되는 가운데 LA에서는 상당수가 감염 증상과 일치해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 또 워싱턴DC에서는 3명의 감염자가 발견됐다. LA카운티보건국은 “현재까지 LA카운티 내에서 감염의심 증세로 20여 명이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보건국의 벤자민 슈와츠 부국장은 “검사를 받은 환자들은 최근 지카 바이러스 창궐 국가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라며 “해당 환자 상당수가 할리우드-윌셔 지역 거주자”라고 말했다. 할리우드-윌셔 지역에는 한인타운도 포함된다. 보건국은 환자 샘플을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 보내 감염 여부를 의뢰한 상태다.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슈와츠 부국장은 “환자들의 증세가 바이러스 감염 증상과 일치(consistent)했다”고 감염 가능성을 우려했다. 워싱턴DC에서도 3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DC 보건국의 마르쿠스 윌리엄스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해 “남미 국가를 여행하고 돌아온 워싱턴D.C. 주민 3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 명은 지난해, 두 명은 올해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올해 감염된 것으로 판명된 두 명 중 한 명은 임신한 여성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의 신원과 감염 경로 등 구체적인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 윌리엄스 대변인은 주민들 사이에 막연한 공포감이 확산 될 것을 우려해 “지카 바이러스 발병 지역을 여행하지 않는 한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은 없다”고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증세는 갑작스런 고열과 발진, 두통, 관절통, 결막염 등이다. 특히 LA보건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LA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쉽기 때문이다.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모기는 LA동부와 샌게이브리얼 밸리, 오렌지카운티에 서식하고 있다. 또, 모기가 아닌 성관계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첫 사례가 최근 텍사스주에서 보고되면서 여행객이 많은 LA의 지역적 특징도 확산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수혈로 인한 감염도 확인됐다. 이로서 지카 바이러스 전파 속도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된 모기에 물린 뒤 통상 3~7일, 길게는 2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시작된다. 지난해 5월 브라질에서 처음 보고된 후 콜롬비아,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는 물론 미국, 영국, 대만 등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천문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