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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책방에 한인만 오나요"…LAT, 한인 서점 생존법 소개

온라인 시대로 책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오렌지카운티 라미라다의 스트립몰에 있는 ‘알라딘 풀러턴’은 오히려 수익을 내며 생존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15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한인 서점은 한때 LA 한인타운에만 12개가 있었고, OC에도 8곳이 운영됐으나 지금은 LA에 5곳, OC에는 2곳만 살아남았다.   OC의 남은 두 개의 서점 중 하나인 알라딘 풀러턴을 운영하는 남민우(66) 사장은 20년 전 이곳에 문을 열고 아동 도서부터 소설, 기독교 문학, 국어문제집, 요리책, 일본만화까지 다양한 종류의 서적을 구비해 단골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5달러를 내고 평생 회원으로 가입하면 서적 구매 시 25% 할인을 해주는 등 고객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단골을 보면 한국어가 모국어인 한인 1세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 한국어를 전하려는 부모와 자녀. 한국어를 배우려는 타인종까지 다양하다.     이 서점은 특히 미국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를 한국어로 번역한 서적을 실시간으로 배치해 한인 단골들의 요구를 맞추고 있다고 기사는 전했다.     한 예로 서점 입구 앞에는 버락 오바마 추천도서에도 꼽힌 미셸 자우너의 ‘H마트에서 울다: 회고록’과 한인 2세 김민진씨가 쓴 ‘파친코’ 한국어판이 진열돼 있었고, 다른 고객도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 한국어판을 샀다고 설명했다.     ‘H마트에서 울다’ 저자인 미셸 자우너는 인디 팝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보컬이자 한국계 미국인으로 어릴 때 성장기를 썼다. 한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파친코’ 역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영화로도 제작돼 인기를 끈 소설이다.   남 사장은 “고객들이 원하는 서적이 없으면 한국에 주문해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며 “경쟁자들이 없어지다 보니 생존이 쉬워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점의 역할을 벗어나 이곳을 커뮤니티 문화 공간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서울대학재단 이사이자 단골이라고 밝힌 김인종(65)씨는 “이 작은 공간에 우리 한국의 문화와 지식이 간직돼 있다. 서점 주인이 많은 돈을 벌지 못하지만, 그는 우리 커뮤니티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살려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연화 기자한인 한국책방 한인 서점 lat 한인 한인 단골들

2024-02-15

[중앙칼럼] ‘멤버십 책방’, 승산 있는 발상

다들 활자 매체의 미래를 잿빛으로 봤다.     반면, 유명 서점 ‘반스앤드노블(Barnes & Noble)’은 장밋빛 미래를 본다. 이 서점은 최근 연간 40달러에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요즘은 보는 게 대세다. 스트리밍 사이트라면 몰라도 책방이 멤버십이라니 뚱딴지같은 소리로 들릴 수 있다.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다.  반스앤드노블은 지난 2019년 제임스 던트가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뒤 전자책을 버리고 종이책으로 회귀했다. 온라인 서적 시장에서 아마존과 어설프게 경쟁하던 것을 중단했다. 서점 내에서 책과 관련 없는 상품도 모조리 치워버렸다. 자신들이 잘 알고,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겠다는 심산이었다.   매 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반스앤드노블은 본질을 붙들면서 다시 기지개를 켰다. LA타임스 마이클 힐직 칼럼니스트는 “이 서점은 올해 30개의 매장을 더 개설할 예정이다. 책과 글쓰기에 관련된 모든 것에 집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스앤드노블은 운영에 심혈을 기울인다. 일례로 이 서점은 책 섹션, 책 배치 등을 자주 바꾼다. 책에 대한 수요, 독자의 관심도, 서점 내에서 고객의 동선 등을 파악하지 못하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책 밑에는 직원이 직접 손 글씨로 요약해둔 메모까지 붙여 놓는다. 그 많은 책을 일일이 열어보지 않아도 메모만 보면 어떤 책인지 알 수 있다. 고객을 향한 정성과 배려다.   기지개를 켜는 이유는 또 있다. 체인형 서점임에도 철저하게 로컬화를 추구한다. 동네 성향에 따라 책 배치가 각기 다른 이유다. 일례로 교육열이 높고 보수적 색채가 짙은 오렌지카운티 풀러턴 지역 반스앤드노블의 경우 일부 학부모가 항의하자 청소년 동성애 관련 만화책이 섹션 하단에 깔린 적도 있다.   이 서점은 출판사의 로비, 본사에서 관리하는 획일적인 판매 전략에 구애받지 않는다. 재고 정리와 배치 등의 권한을 각 지점 관리자에게 일임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반스앤드노블은 지금 미래 세대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부모라면 이 서점에 자주 가게 되는데 두어 시간은 쉽게 보낼 수 있다. 키즈 섹션은 물론이고 아이들을 위해 동화를 읽어주는 ‘스토리 타임’ 등 책과 자연스레 친해질 수 있는 환경과 프로그램을 만들어뒀다.     활자 매체의 부활은 단순히 반스앤드노블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전미출판인협회(AAP)측은 “지난 2021년 도서 판매 수익이 사상 최고치인 293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261억 달러) 약 12% 증가했다.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회사인 NPD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판매된 종이책은 8억2570만 권이다. NPD가 종이책 판매 조사를 시행한 지난 2004년 이후 역대 최고 판매량이다.   USC 공대 김선호 교수와 빅데이터 수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김 교수는 “이공계 전공자가 기술을 이용해 빅데이터를 수집한다 해도 그것을 분석하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찾아내는 건 또 다른 능력”이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와 코딩 능력을 강조하는 게 대세가 됐다. 인공지능(AI)이 답을 도출해내는 과정을 단축하고 테크놀로지가 사회의 각 영역을 서서히 대체해 나가는 상황이다. 인간의 사고 능력은 점점 퇴화할 수 있다.     그럴수록 책의 중요성은 부각된다. 읽는 것은 단순히 활자를 인식하는 능력에 그치지 않는다. 읽는다는 건 생각하고, 개념을 정리하는 행위다. 체화된 사상을 머릿속에서 꺼내 말하고, 직접 글로 쓸 수 있는 역량으로까지 이어진다.   영상은 짧아지고, 더 자극적으로 진화한다. 활자의 영역은 그럴수록 점점 상극으로 향한다. 그 지점에 역설이 있다.   반스앤드노블의 기지개는 현시대의 반작용 현상을 내포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장 열 / 사회부 부장중앙칼럼 멤버십 책방 지역 반스앤드노블 멤버십 서비스 체인형 서점

2023-02-26

[아름다운 우리말] 백 권만 있는 서점

저는 어려서부터 책이 좋았습니다. 책을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았습니다. 말이 좋았고, 글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언어를 공부하고, 공부한 것을 나누는 직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직업이지만 그다지 직업이라는 생각은 안 하고 삽니다. 그냥 삶이지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삶입니다.    물론 공부를 하고, 논문을 쓰고,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신경을 쓰지 말아야지 해도 신경이 쓰이고 괜히 초조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날카로움도 언젠가는 끝이 날 겁니다. 끝이 꼭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끝은 또 다른 시작점이라는 의미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할 필요도 있습니다.      새로 시작한다고 해서 그 전과는 아주 다른 삶을 살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여전히 책이 가깝고, 글이 가까운 삶일 겁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사람도 가까운 삶이기를 바랍니다. 조금 더 편하고 넉넉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게 어깨를 빌려줄 기대고 싶은 언덕이기 바랍니다. 외로움이라든가, 괴로움을 나누고 지금보다 조금은 더 밝은 모습으로 살 수 있기 바랍니다.      제가 새로 하였으면 하는 일은 서점입니다. 돈보다는 책, 글, 이야기가 주가 되는 곳입니다. 말이 서점이지 사실은 복합공간이기도 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책을 팔기는 하지만,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는 공간을 꿈꾸기 때문입니다. 서점은 저의 꿈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서로 어떤 꿈을 꾸는지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러면 꿈이 제대로 이루어질 듯합니다. 어떤 서점이 좋을까요?    제가 꿈꾸는 서점의 주인은 마치 우수한 사서처럼 책의 안내자이고 토론자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서점에 책이 많으면 안 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주인이 안 읽은 책이 있으면 안 되는 겁니다. 물론 읽었는데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던 책도 갖출 필요는 없겠지요. 서점이 도서관이 아니니까 주인이 권하는 책 정도만 있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꿈꾸는 서점에는 주인이 귀한 마음으로 고른 책, 100권 정도만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모두 주인이 좋아하는 책이고, 권하고픈 책이고, 언제나 손님과 이야기가 가능한 책입니다. 이왕이면 마음을 울리는 따뜻한 책이면 좋겠네요. 손님은 서점에 와서 책을 보고, 본인이 읽지 않은 책을 사면 됩니다. 선택이 쉽습니다. 주인의 안목을 믿기에 큰 고민 없이 책을 고릅니다. 내용도 물어보고 이야기도 나눕니다. 위로를 받을 수도 있겠네요.    이야기를 위해서라면 간단한 차도 팔면 좋겠네요. 한적한 저녁 시간을 위해서 생맥주 한 잔 정도도 좋아 보입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심야식당 같은 분위기의 책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손님이 고른 책이 그날의 이야깃거리입니다. 100권의 책이 늘 똑같을 필요는 없겠죠. 새로 읽은 책 중에 좋은 책이 있으면 추가하면 되니까요. 조금 오래되었거나 덜 읽히는 책은 바꿀 수도 있습니다. 바처럼 생긴 책방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책이 치유가 되는 서점 꼭 내보고 싶습니다. 가끔은 저자와 밤새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 좋겠네요. 음악 치유, 미술 치유, 독서 치유, 글쓰기 치유, 언어 치유의 공간도 되면 좋겠습니다. 내일이 기다려지는, 더 살고 싶어지는 책방을 꿈꿉니다. 아직 앞으로 시간이 남은 꿈이기는 합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서점 치유 언어 밤새 이야기 치유 독서

202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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