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 자기장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지구는 하나의 큰 자석이다. 지구에 자성이 생긴 이유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지구 내부에 존재하는 액체 상태의 철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지구 자기장은 지구를 중심으로 먼 우주까지 뻗어있는데 중요한 것은 태양에서 오는 해로운 우주선으로부터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명체를 보호해 준다.   태양은 거대한 수소 핵융합 원자로다. 물론 생명에 필요한 열과 빛을 주는 일도 하지만 수소폭탄이 터질 때 생기는 막대한 방사성 물질이 함께 나오므로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우주 공간으로 나갔다가는 방사선 피폭을 당한다. 다행히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지구 자기장이 그런 해로운 방사성 물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갈릴레이가 활동하던 시절 영국 출신 의사였던 윌리엄 길버트는 자기학의 아버지라고 불렸지만, 전기와 자기는 서로 관계가 없는 독립된 현상이라고 생각했는데 19세기에 이르러 이 두 학문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전자기학으로 합쳐졌다. 그는 지구 자체가 큰 자석이라고 생각하여 당시 항해할 때 사용하던 나침반의 원리를 설명했다.   우주의 겉모습만 보면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이유는 공기와 물이 있고 온도가 적당해서라고 쉽게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지구를 둘러싼 자기장 덕분이다. 별은 수소 가스가 핵융합하며 빛과 열을 내는 천체다. 그런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에 생명이 발원하여 살려면 당연히 물과 공기가 필요하고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야 한다.     하지만 핵융합에서 생기는 방사성 물질은 생명체에게 치명적인 해가 된다. 태양과 같은 별이 핵융합하여 만들어 내는 방사성 물질은 태양계의 모든 행성에 쏟아진다. 다행히 우리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자기장이 그런 해로운 방사성 물질을 막아 줄 뿐만 아니라 생명체에 해로운 자외선까지 걸러준다. 미래의 지구 식민지가 될 화성에는 자기장이 거의 없어서 화성의 지구화 과정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한다.   자기장의 단위는 현재 널리 통용되는 국제단위계에서 테슬라(T)를 자기장의 단위로 사용하는데 미국으로 귀화한 물리학자 테슬라의 이름을 따른 단위이며 현재 전기 자동차 업계 선두를 달리는 회사도 그 이름이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되는 입자들이 지구 자기장과 부딪혀 빛을 내는 현상이다. 보통 고위도 극지방에서 발생한다. 약하기는 하지만 태양계 다른 행성의 극지방에서도 보인다.   지구 자기장 내부에 밴 앨렌대라고 하는 고에너지 방사성 물질이 모인 곳이 있다. 태양에서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방사성 물질이 지구의 자기장에 붙잡힌 곳이다.   지구의 자성은 약 50만 년을 주기로 뒤집히고 있다. 지리적 위치가 바뀐다는 말이 아니라 자성이 변하기 때문에 그럴 때는 나침반을 거꾸로 읽어야 한다. 지구 내부에 액체 상태의 철이 흐르는 방향이 바뀌어서 그런 일이 생긴다고 추측한다. 지금 상태가 벌써 50만 년이 되어가고 있으니 이제 바뀔 때가 되었다. 그렇게 되면 먼 거리를 이동하는 어류나 철새에 문제가 생겨서 지구 생태계가 교란될 것이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과학 기재의 방향을 모두 조정해야 하는데 이를 지자기역전이라고 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자기장 지구 지구 자기장과 지구 생명체 지구화 과정

2024-09-27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상 대멸종 사건

138억 년 전에 시작한 우주에서 태양이 빛을 내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약 46억 년 전이다. 행성인 지구도 태양이 태동할 거의 같은 무렵에 함께 생겼다. 억겁의 시간이 지나며 지구 표면이 식고 물이 생기면서 지구에는 생명체가 발현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이 갖춰졌다. 그리고 어느 날 지구의 바닷속에서 아주 기본적인 단세포 생명이 시작하여 다세포 생물이 되고 나중에 식물과 동물로 진화했다.     하지만 자연은 그들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지구 자체에서 발생하는 위험도 있었지만, 지구 바깥 환경도 만만치 않았다. 연구 결과 지금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지구상 생명체의 대멸종 사건을 겪었다고 하는데 지질학자들의 지층 연구를 토대로 언제, 무슨 이유로, 얼마만 한 규모의 멸종 사건이 있었는지 추측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대멸종은 약 4억4천만 년 전에 있었다고 한다. 지구의 기후 변화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유력한데 당시 육지에는 아직 생명체가 없었지만, 너무 추워진 환경 때문에 바닷속 생태계에 이상이 생겼을 것이라고 한다.   두 번째 대멸종은 약 3억7천만 년 전에 일어났으며 육지에 생물이 막 시작했어도 아직 대다수 생명체는 바닷속에 서식했고 그 중 약 60%가 멸종했다.   세 번째 대멸종은 약 2억5천만 년 전의 일로, 화산 폭발로 인한 기온 상승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거의 모든 해양 생물이 멸종되었고 지상 생물도 약 70% 이상 죽은 가장 심했던 멸종 시기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삼엽충도 이때 사라졌다고 한다.   네 번째 대멸종은 공룡이 살기 시작한 약 2억 년 전경에 일어났는데 화산 폭발로 인한 대기 온난화 현상이 심해지고 소행성 충돌까지 겹쳐 육지 생명체의 약 80%와 해양 생명체의 약 20%가 멸종했다.   다섯 번째 대멸종은 사건은 지금부터 약 6천6백만 년 전에 멕시코의 유카탄반도에 큰 소행성이 떨어졌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 당시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은 이 사건 때문에 역사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후에 지상에는 포유류가 그 자리를 꿰차더니 결국, 우리 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소행성이 충돌하자 엄청난 지진해일이 지구 전역을 덮쳤고 충돌 시에 발생한 흙먼지가 지구 대기권에 머물며 햇빛을 가리는 바람에 지구상의 식물이 살지 못하고 결국, 식물을 먹고 살던 동물까지 굶게 되어 공룡을 포함하여 생명체의 약 75%가 멸종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산업혁명을 거치며 화석 연료에 의한 탄소 배출이 늘면서 대기의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거기서 발생하는 기상 이변은 인류뿐만 아니라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존속에 큰 위협이 된다. 과거의 예에서 보다시피 지구 온난화는 대멸종의 원인을 제공한다. 게다가 소행성이나 혜성의 충돌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과학자들은 하늘을 감시하며 혹시 지구를 넘보는 천체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여러 이유로 서서히 멸종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대규모 화산 활동으로 인한 기후 변화나 소행성 충돌 등 급작스러운 충격에 일시적으로 수많은 생명체가 멸절하는 경우 우리는 대멸종이라고 부른다. 위에서 소개한 대로 지구에 생명체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총 5번의 대멸종 사건이 있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상 대멸종 지구상 생명체 대멸종 사건 육지 생명체

2024-05-31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골든 레코드

골든 레코드에는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과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 실려있다. 1977년 NASA는 보이저 1호와 2호를 발사했는데 골든 레코드를 함께 실어 보냈다. 음악의 아버지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라면, 우주 개발의 아버지는 칼 세이건이다.     그는 우선 '창백한 푸른 점'이라 유명한 말을 했고, 태양계 외행성 탐사선에 우리 인류 문명과 지구를 소개하는 골든 디스크를 실어 보낸 사람이며, Cosmos라는 교육용 TV 시리즈로 과학의 대중화 선구자였고, 나중에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로 나온 공상과학 소설 '콘택트'의 저자이기도 하다.     칼 세이건은 드레이크 방정식으로 유명한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의 도움을 받아 우리 정도의 과학 기술을 가진 외계 생명체가 이해 가능한 방법으로 지구를 소개하는 레코드판을 만들어 보이저호에 실어 보냈다. 드레이크 방정식은 우리 은하에 외계 생명체의 존재 확률을 계산하는 공식이다.   NASA에서는 태양계 바깥쪽 행성인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그때는 명왕성도 행성이었다)을 탐사하기 위해서 보이저 계획을 세웠는데 칼 세이건이 지구의 과학, 음악, 풍경 사진, 언어 등을 범 우주적 기호를 사용하여 함께 실어 보내자고 제안하여 만든 것이 바로 골든 레코드다. 거기에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말도 함께 들어있다.   아직 CD가 나오기 전이어서 구리로 만든 12인치 LP 디스크를 금으로 도금하여 알루미늄으로 만든 케이스에 담았다. 대충 우리 정도의 과학 기술을 가지고 있는 외계 생명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우리의 정체를 너무 낱낱이 알려주었다가 혹시 적대적인 외계 생명체에게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보이저호는 태양계의 끝자락을 지나 성간(별과 별 사이의 공간)에 진입했다. 우리 별 태양의 끝에 도착하는 데만 무려 35년이 걸렸다. 지구를 떠난 지 13년 되던 해인 1990년 보이저 1호는 해왕성을 지나 명왕성으로 향하던 길에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지구에서 약 60억km 떨어진 곳에서 지구를 향해 사진을 찍었다. 지구의 모습은 보일 듯 말 듯 아주 작은 점에 지나지 않았다.     그 작업을 주도한 칼 세이건은 이를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표현했다. 그렇게 4만 년을 더 날아야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별인 알파 센타우리에 도착한다. 우리가 속한 은하인 은하수에는 그런 별이 무려 4천억 개나 있다.   그 사이 우리의 과학 기술은 엄청나게 발달하여 이제 우주의 시작과 끝을 넘볼 수준이 되었다. 하지만 우주 탐사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고 그 결과도 바로 알 수 없다. 외계 지적 생명 탐사(SETI)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문제는 우주의 크기다.     미국에 사는 한국 사람이 고향을 그리워하여 캘리포니아 서해안에서 한국 쪽을 향해 목이 터지라 고함을 친다고 강원도에 사는 사람에게 들릴 리 없다. 고성능 마이크로 아무리 크게 소리를 지른다 한들 태평양을 가로질러 한국까지 들리겠는가. 우리가 지구에서 전파를 보내고 우주선에 온갖 정보를 실어 보낸다 해도 태평양을 향해 소리치는 격이다. 설령 외계 생명체가 곳곳에 바글바글 살고 있다고 해도 서로 연락하기에는 턱없이 넓은 우주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레코드 외계 생명체 골든 레코드 태양계 외행성

2023-04-28

[살며 생각하며] 계묘년의 참담했던 기억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검은 토끼의 해다. 특별히 올해 계묘년이 흑색의 속성을 지닌 천간 ‘계’와 토끼 ‘묘’가 붙여지면서 ‘검은 토끼’의 해가 된다고 한다.   지난해 말, 교수신문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괴이불개(過而不改)다. 전국 대학교수 935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50%가 선택했다는데 논어의 위령공편에 나오는 말로 ‘사람들이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고 다음은 14% 교수가 선택한 욕개미창(欲蓋彌彰)으로 ‘무엇이든지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라는 의미다. 둘 다 현재의 정치권을 향한 질타성 표현으로 특히 지난해 연말 이태원에서 158명의 젊은 생명이 후진국성 참변인 ‘길거리 압사’로 목숨을 잃었지만 누구 하나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인물이 없다는 데서 비롯된 말이 아닌가 싶다.   2023년 계묘년!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라는성경 말씀에 따라 ‘괴이불개’ 하지 말고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해 새것을 안다’는 의미의 온고지신(溫故知新) 하는 정치권을 소원해 본다.     성경 창세기에 노아의 홍수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하나님이 노아에게 찾아와 엄청나게 큰 배를 짓게 하신 뒤 40일 주야로 비를 쏟아 이 땅에 있는 모든 생명체를 쓸어버리셨다는 이야기다. 그와는 비견할 수 없을지라도 필자에게 1963년 계묘년 장마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아픔이다. 대하소설 ‘신불산’에 의하면 당시 장마가 두 달여 동안 단 하루, 아니 한나절도 빵긋해본 적이 없었다고 적혀 있음을 볼 때 나의 기억은 당시를 살았던 모든 사람의 아픔이 아닌가 싶다.   당시 라디오 소리는 읍내에 나가야 들을 수 있었다. 가끔 도시로 나간 동네 한량들이 고향을 찾을 때 성공의 표식으로 라디오를 들고 왔는데 이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뭐꼬? 저 작은 통속에 사람이 들어 있단 말이가?” 하셔 좌중을 박장대소케 했을 정도니 일기예보라는 말이 존재나 했겠는가?   장마는 원래 비가 쉬엄쉬엄 온다는 의미다. 그러나 1963년 계묘년의 장마는 달랐다. 계속된 비로 겨우내 땀 흘려 심고 여름내 가꾼 황금알 생명체 보리가 입도한 채파란 싹을 틔우는 이변을 연출하였다. 장맛비가 의미를 상실한 채 눈앞에서 가족의 호구수단을 앗아가고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농민들은 탈진한 채 빗속을 뚫고 들판으로 뛰쳐나가보리 이삭들을미친 듯이 베어 나르기 시작했고 식구들은 손으로 이삭을 훑어, 아랫목에 말리거나 가마솥에 찐 뒤 맷돌로 갈아 보리죽을 쑤었다. 이때 우리 아이들도 힘을 보탰는데 아무래도 힘이 약하다 보니 손대신 입을 사용하였는데 그 모습이 가관이 아니었다. 물에 퉁퉁 부어 반쯤 썩어 먹물이 자르러 한보리 이삭을 이빨로 잘랐으니 금새맹구잇빨에 얼굴은 각 모양의 검은 토끼 모습으로 변신하지 않았겠는가? 이 모습을 본 어른들은 “저런!” 하시며 작은 미소로 애잔함을 달래기도 하셨던 것 같다.   그때 우리 가족의 생명을 지켜준 보리죽! 잊을 수 없다. 더 안타까움은 어머니다. 한 번도잡수시는 모습을 삼간 채 늘 “나는 괜찮다. 나는 배 안 고프다. 너희들이나 많이 먹으라”였다. 그때는 정말 괜찮으신 줄 알았다. 어머니는 굶으셔도 정말 배 안 고프신 줄 알았다. 그래놓고 돌아서셔서 찬물로 허기를 달래신 모습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너무 송구하고 그립고 가슴 아프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참담 기억 황금알 생명체 한보리 이삭 전국 대학교수

2023-01-06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외계인

오래 전에 ET라는 영화가 있었다. 비록 지어낸 이야기이기는 했지만, 감동과 꿈을 준 영화였다. 그런데 정말로 이 우주에 인류 말고 또 문명이 있을까? 그 정답은 당연히 그렇다는 것이다. 그것도 하나 둘이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 그런데 왜 여태까지 단 한 번의 조우가 없었을까?     그 이유는 우주의 규모에 있다. 우주는 우리 기준으로 무한하다. 현대 물리학은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정의한다. 그런 빛의 속도로도 수천 년, 수만 년, 심지어는 수억 년을 가야 하는 데 문제가 있다.     만약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이 그 장벽을 넘을 수 없어서 그렇다면 상대방의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로서라도 어떻게든 연락이라도 닿아야 하는데 우리가 사는 우주의 규모로 미루어 한 문명이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의 기간을 고려하면 두 문명 간의 교류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서로 너무 멀어서 그렇다.   그렇다면 만날 수는, 연락할 수는 없더라도 어딘가 외계인이 있기나 할까? 당연히 있다. 어떻게 생겼을까? 알 수 없다. 만약 우주 어딘가에 또 문명이 있다면 그들과 우리는 다른 물리학 체계에서 완전히 틀린 생명 현상으로 살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은하수 은하의 한쪽 귀퉁이에 있는 태양이란 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태양에서 나오는 빛과 열을 기반으로 생존, 번성하는 중이다. 그러니 우리 은하 안에서라도 다른 별의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나, 그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에 생명체가 있다면 그들은 분명 우리와 확연히 다른 에너지를 바탕으로 문명을 일궈나갔을 것이다. 태양계 밖이니 당연히 물리학의 근본이 다를 것이고 우리와 전혀 다른 생명 현상을 보일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 은하를 벗어나서 빛의 속도로 250만 년을 가면 우리와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 은하가 있는데 그 외계 은하 속에 존재하는 별은 무려 1조 개가 넘는다. 그렇게 많은 태양이 있다면 엄청나게 많은 문명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주에는 그런 은하가 수천억 개나 존재한다. 그래서 이 글 처음에 무한이라는 말을 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무수한 별들이 보인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지면 우리 눈에 들어오는 하늘은 전체 우주의 아주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그 주위에, 그리고 그 너머에 또 엄청난 세상이 있다. 태평양과 그 속에 사는 플랑크톤 관계의 비교조차도 터무니없이 못 미칠 따름이다. 이 우주의 크기는 지금 여러분이 마음속으로 상상하는 숫자에 수천억을 곱한 값보다 또 수천억 배나 크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천문학적인 숫자조차 전혀 의미가 없는 상상을 초월한 공간이다.     우리 인간을 포함해서 지구상의 모든 것은 우주에서 왔다. 태고부터 우리 인류가 하늘을 바라보고 동경하며 살았던 이유는 바로 귀소성 때문이다.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은 우리 모두 시작한 곳이고 결국 돌아갈 곳이다.     우주 전체를 보면 우리처럼 하늘을 쳐다보며 어딘가 또 다른 생명체가 살 것이라고 상상하며 서로 만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 무엇이 있을 것이다. 외계 생명체가 있을까? 있다면 어떻게 생겼을까? 그런 어린아이 같은 질문은 다른 행성에 사는 외계 생명체도 똑같이 하는 생각일 것이다.     결국, 그들과 우리는 결코 만날 수도, 연락할 수도 없는 서로가 서로에게 외계인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외계인 외계 생명체 외계 문명 외계 은하

2023-01-06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에는 생명체가 살 수 없다. 별이란 핵융합으로 빛과 열을 내는 천체이기 때문이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은 그런 별을 공전하는 행성이나, 그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이다. 만약 중앙 항성에 너무 가까우면 뜨거워서 살 수 없고, 너무 멀면 추워서 살 수 없다. 그러므로 별에서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 있는 행성에서만 생명체가 살 수 있다.     우리의 태양계를 예로 들면, 한가운데 있는 태양에 가까운 수성과 금성은 너무 뜨겁고, 목성과 토성은 너무 멀어서 춥다. 그러므로 그 중간에 있는 지구나 화성이 바로 태양계의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이다. 영어로는 골디락스 존이라고 하는데 영국의 전래동화 금발 머리(골디락스) 소녀의 얘기에서 따왔다고 한다.   하지만 중앙 항성과의 거리는 별이 얼마나 뜨거우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엄청나게 뜨거운 항성 주변을 도는 행성은 더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고, 반대로 별의 수명이 다 돼서 미지근한 상태면 좀 더 가까워도 된다.     그러나 설령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 있다고 해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해야 한다. 생명체의 기본은 물이기 때문에 물의 존재가 생명체의 유무를 판가름한다.   하나 더, 중앙 항성에서 엄청난 방사능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지구의 경우는 지구의 남극과 북극을 가로지르는 자기장이 생명체에 해로운 방사선을 막아 준다.   그 동안 우리가 밝혀낸 바로 우리 태양계 안에서는 인류 말고 다른 고등 생명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태양계 밖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여 지난 30년 동안 약 5천여 개의 외계 행성을 찾았는데 그 중 몇 개가 우리의 시선을 끌었다. 아까 말한 골디락스 존에 들어가 있으며, 적당한 물과 대기도 있다는 관측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거리다. 창조주께서 만드신 이 우주는 우리의 기준으로 보면 무한하다. 게다가 점점 팽창하고 있다. 이미 발견되었다는 외계 행성 중 가장 가까운 곳을 가는데도 편도 당 빛의 속도로 4년 반이 걸린다. 보이저호가 지구를 떠나서 태양계를 막 벗어나는데 약 40년이 걸렸다.     그 속력으로 가장 가깝다는 행성에 도착하려면 약 2만 년이 걸린다고 한다. 만약 거기에 생명체가 없다고 판정이 나면 또 몇만 년을 더 날아야 다음 목적지에 닿을 것이다.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한다고 한들 그렇게 먼 거리를 극복할 수는 없다. 차라리 진보된 외계인들이 우리를 찾을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내는 편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 무인도에 남겨진 로빈슨 크루소가 뗏목을 만들어 감히 대양에 도전하는 것보다 차라리 연기를 피워서 근처를 지나는 배나 비행기의 시선을 끄는 편이 훨씬 현명한지 모른다.   이 순간에도 우주의 지적 생명체를 발견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영화나 소설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가 보다. 우리 문명이 끝날 때까지 우리 손으로 외계인을 찾지 못할 것은 확실해 보인다.     만약 우리보다 훨씬 발달한 기술을 가진 외계인이 있다면 모르지만, 그것은 우리의 노력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어서 제외하자. 그런 고도의 과학 기술을 갖고도 우리를 찾지 못하는 멍청한 외계인 탓을 하는 편이 차라리 더 현실적인 것 같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생명체 거주 생명체 거주 지적 생명체 고등 생명체

2022-12-30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와 달

하늘에서 태양만 한 크기로 보이며 태양만큼 중요한 천체가 달이다. 지구에서 보면 달과 태양의 겉보기 크기가 신기하게도 비슷하다. 달은 위성치고는 비교적 큰 편이라 지구와 형제 행성쯤 되는 것 같지만, 지구의 위성이다.     달은 처음에는 지구와 아주 가깝게 있었으나 1년에 약 3.8cm씩 멀어져 언젠가는 지구의 인력권 밖으로 나가게 되어 영원히 우주 공간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달은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약 27일이 걸리며, 29.5일을 주기로 초승달로부터 시작하여 반달을 거쳐 보름달이 되고 다시 반달로 줄어들어 그믐달의 모양으로 변한다. 달의 지름은 지구의 ¼ 정도이며, 부피는 지구의 50분의 1이다. 중력은 지구의 ⅙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우주인들이 그 무거운 우주복을 입고도 움직이기에 아주 편했다고 했다.     달에는 소행성 충돌에 의한 분화구가 많은데 화산 폭발로 인한 작은 분화구도 있다. 지구에서처럼 대기나 물에 의한 침식이나 풍화작용이 없어서 달의 분화구는 지구의 그것에 비해 훨씬 험하게 보인다. 달 표면의 온도는 대기가 거의 없어서 햇빛의 유무에 따라 영하 170℃에서 영상 130℃를 오르내린다.   태양계가 막 생겼을 때 지금보다 훨씬 많은 행성이 태동했다. 그때 지구 크기의 절반 정도 되는 원시행성 하나가 지구와 충돌한 일이 있었다. 그 충돌로 작은 행성은 산산조각이 나서 우주 공간으로 흩어졌는데 그 중 일부가 지구의 인력에 잡혀서 지구 주위를 돌면서 결착이라는 과정을 통해 달이 생겨났다.     살아남은 지구 역시 큰 변화를 겪었다. 우선 비끼는 충돌로 인해 자전을 시작한 것이다. 지구가 돌자 밤과 낮이 생겼다. 자전하면서 태양 쪽으로 향하면 낮이고 그 반대쪽에 있을 때는 밤이 되었다.     그리고 충돌은 정확히 지구의 적도 쪽이 아니어서 지구의 축이 기울어지게 되고 23.5˚ 기운 지축 때문에 계절이 생겼다. 공전하면서 태양에 가까운 쪽이 여름을 맞게 되고 먼 쪽이 겨울, 그리고 중간에 봄과 가을이 생겼다.     수성은 축이 수직이어서 계절의 변화가 없고, 금성은 지구와 자전 방향이 반대여서 태양은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진다. 달은 자신보다 큰 지구 주위를 공전할 때 생기는 조석 고정현상 때문에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똑같이 27일로 같다. 그래서 지구에서는 달의 한쪽 면만 보게 되는 것이다.   밤낮과 계절의 변화는 생명이 시작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옛날에 달이 지구에 아주 가깝게 있을 때는 달의 인력이 훨씬 커서 조수간만의 차이가 엄청났고 따라서 지구의 바다는 크게 요동쳤다. 그 바닷물 소용돌이 속에서 여러 가지 원소가 마구 섞이다가 원시 단백질이 생성되고, 결국에 DNA의 분열과 복제가 생명의 시작되었다. 그때는 지구가 너무 빠르게 자전을 해서 하루가 고작 6시간이었는데 달의 인력으로 지구 회전 속도를 떨어뜨려 지금의 24시간 되었다.     회전 속도가 줄어들면 그만큼 바람도 약해져서 대기는 안정되었으며, 또 팽이가 도는 모습을 보면 어느 순간 위 꼭지가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지구도 그런 현상을 겪게 되는데 달의 인력이 작용하여 자전축을 안정시켰다. 그 결과 요동이 줄어들어 지구의 기상이 안정되고 따라서 생명체의 탄생과 진화를 일으켰다.     달이야말로 우리 인간을 포함해서 지구 생명체 출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 지구 생명체 지구 주위 지구 회전

2022-02-25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