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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산악인 와이오밍서 추락사…시미밸리 거주 조이 조씨

와이오밍의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에 있는 티위노 마운틴을 등반하던 캘리포니아 거주 한인 여성이 추락사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지역 언론들은 12일 시미 밸리에 거주하는 조이 조씨가 11일 오전 다른 7명과 함께 티위노 산 서쪽을 등반하던 중 추락해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관리국은 이날 동이 틀 무렵 구조 요청이 접수돼 제니호수 수색구조팀이 현장으로 출동해 조씨를 발견했지만, 추락 당시 입은 심각한 부상으로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후 공원관리국은 조씨의 시신을 밧줄에 고정해 헬리콥터로 산 밖으로 운반했으며, 함께 하이킹했던 동료 7명도 루핀 메도우스에 있는 제니호수 수색구조대 사무실에 1차로 옮겼다가 이후 이들의 차량이 주차된 트레일헤드로 안전하게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현재 공원관리국은 조씨가 추락한 장소와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한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조씨가 등반한 티위노 산은 해발 1만2325피트의 높이에 암벽으로 이뤄져 있으며 중급 이상 실력을 갖춘 산악인들이 밧줄 없이 등반하는 루트로 자주 찾는 곳이다. 이 때문에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최근 사고는 지난 2021년 9월 휴가차 왔던 일본 남성(히토시 오노에)이 블랙 침니 코스를 도전하다 실족사했다.   또 6년 전에는 잭슨 주민인 테일러 스트랜버그와 캐서린 닉스가 테톤 봉우리를 등반하던 중 추락해 사망했다. 이들 모두 경로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재미산악연맹 카파등산학교의 류영용 교장은 “이 산은 암벽으로 돼 있어 중급 이상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등반이 가능한 코스다. 이곳은 보통 오랫동안 준비해서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산악인 한인 조씨 추락 한인 산악인 조이 조씨

2023-08-13

한인 산악인 눈사태로 사망…임연일씨 중가주 스플릿산서

중가주 비숍 인근 스플릿 마운틴에서 산행 중이던 한인 산악인이 눈사태로 사망했다.   지난 2일 오전 한인 임연일(56·브레아.사진)씨는 지인이었던 한인 부부와 함께 스플릿 산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은 오후 4시쯤 정상에서 내려오던 중 1만4000피트 지점에서 눈사태를 만나면서 부상을 입었다. 가벼운 타박상을 입은 부부는 이동할 수 있었지만 임씨는 머리 뒤쪽과 갈비뼈 골절로 움직이지 못했다.    이들은 사고 후 '비콘'이라는 무선통신장치를 사용해 구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높은 고도와 2차 산사태 우려로 구조 헬기는 임씨가 있는 지점까지 올라가지 못했다. 열악한 기상 상황이 계속되자 결국 한인 부부는 부상으로 움직이기 힘든 임씨에게 옷과 물을 주고 본인들은 내려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의식이 있었던 임씨는 하산하던 한인 부부에게 “내려갈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수색에 나선 구조대원들은 7시간이 지난 이날 밤 11시쯤 숨진 임씨를 발견했다.     대학 시절부터 산행을 즐겨한 임씨는 히말라야도 등정한 경험이 있을 만큼 30여 년 경력의 산행 전문가라고 유가족들은 전했다.   심지어 올해 초 워싱턴주 캐스케이드산맥에서 눈사태로 인해 사망한 한인 산악인 3명이 지난해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임씨가 극적으로 구조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임씨의 아내 서모(56)씨는 “숨진 3명은 남편과 잘 알던 사이로 올해 초 사고가 났던 그 산에 오르기 전 남편에게도 함께 가자고 제안했었다”며 “하지만 작년에 조난당한 그들을 구조한 남편이 너무 위험하다고 만류했고 함께 가지 않았는데 결국 산행을 고수한 그들은 참사를 당했다”고 말했다.   산행 안전에 있어 늘 만전을 기하던 남편이었기에 이번 사고가 더욱 황망하다고 서씨는 전했다.   서씨는 “뉴욕에서 이사 온 이 한인 부부는 남편과 몇 번 함께 산을 타며 서로 알고 지냈다”며 “이번에도 그들이 함께 산행하자고 제안했고 남편이 이에 응해 직접 차를 몰고 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황은 이해하지만 부상을 입은 남편이 혼자 외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너진다”고 눈물을 터트렸다.   더구나 유가족은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임씨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비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의 벽을 마주해야 했다.   한국에서 게임회사 대표를 지낸 임씨는 사업을 정리한 뒤 지난 2011년 미국에 이민 온 뒤 LA 금융회사에서 7년을 근무하던 중 코로나19 기간 정리해고를 당했다. 이후 월마트에서 일했지만, 부서가 폐지되면서 지난 6월 퇴직했다.     딸 임소연씨는 지난 4일 고펀드미 페이지를 개설하고 후원금 모금을 시작했다. 그는 “고된 미국생활에서 유일하게 아버지를 설레게 하였던 건 산행이었다”고 전하면서 “아버지에게 ‘그렇게 산이 좋으면 산에서 살아’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정말 마지막 숨을 산에서 거두셨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2만 달러를 목표로 모금 중인 이 페이지에는 6일 오후 6시 현재 1만 달러가 모였고, 61명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도움 주실 분: gofundme.com/f/snowslide-accident-that-took-away-our-dad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스플릿산 눈사태 한인 산악인 한인 부부 오전 한인

2023-07-06

산악인들의 축제 열린다

재미대한산악연맹(회장 오석환)이 주최하는 '2022 미주 산악인의 밤' 행사와 재미한인산악회(회장 유경영)가 마련한 '제39회 산악축제'가 오는 10월 8일(토) 1박2일 일정으로 앤탈롭밸리에 있는 반디도 그룹 캠프그라운드(Bandido Group Campground Pearblossom, CA 93553)에서 열린다.   참가비는 무료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준비물은 개인 캠핑장비와 1박2일치 식음료다. 행사장인 캠프그라운드는 한인타운에서 약 5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으로 각자 운전해 캠프그라운드에서 모이면 된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재미대한산악연맹이 주최하는 2022 산악인의 밤 행사가 시작된다. 행사에서는 산악 영화가 상영되며 한인 산악인들이 모여 친목을 다지며 경품 증정 시간도 마련된다.   오석환 회장은 "가을이 무르익는 10월의 첫 주말을 미주 산악인의 밤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LA지역에 사는 한인분들이 서로 교류하고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키우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악인의 밤 행사에 이어 다음날 오전 11시부터 제39회 산악축제가 시작된다.이날 열리는 산악축제는 한인 산악인들의 무사고 산행을 기원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다.   재미한인산악회의 신영철 전 회장은 "LA지역을 감싸고 있는 병풍 같은 산들이 많다"며 "한인들이 풍성한 자연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산악축제에 대한 정보 및 캠프 그라운드 위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산악회 홈페이지(www.kaac.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213)215-0855 오석환 회장/(909)518-4040 강진경 총무 김예진 기자산악인 한인 산악인들 미주 산악인 신영철 재미한인산악회

2022-09-28

[아버지를 추억하며] "아버지, 이제는 다 이해가 됩니다"

저는 아버지가 왜 그렇게 산에 자주 가셨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78세 노인이 홀로 LA카운티에서 가장 높은 볼디산을 등반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는 그동안 700번이 넘도록 볼디산에 오르셨고, 1000번을 목표로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정상에서 늘 태극기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한반도 깃발을 들고 계셨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그런다고 남북통일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산에 그만 오르시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의 시골에서 자라셨습니다. 존함은 김자 석자 두자 입니다. 서울대학교에 진학하신 후, 서울에서 은행원으로 일하셨고 연세대학교 MBA 과정과 영국 맨체스터에서 공부하셨습니다. 네 명의 자녀 중 저는 막내입니다. 1981년, 아버지는 LA지사로 전근하셨고 3년 후, 아버지는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서 살기로 결정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자녀 교육을 위해 미국이 더 낫겠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주유소 겸 편의점을 매입하셨고, 일주일 내내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어머니와 함께 일을 하셨습니다. 저는 그 곳에서 주말마다 일을 했습니다. 제 유일한 휴식 시간은 어머니와 함께 일요일 교회에 가는 시간이었고, 그 시간에도 아버지는 홀로 가게를 지키셨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가게에서 일하시며 수 많은 강도 사건과 1992년 LA폭동도 경험하셨습니다. 제가 의대에 재학할 때, 아버지께서는 저의 첫 차를 사주셨습니다. 수동식 창문이 있는, 가장 저렴한 차량들 중 하나였는데 더 좋은 차를 사 주지 않은 것이 서운했습니다. 2010년, 아버지는 자녀들을 모두 데리고 한국으로 여행하셨습니다. 우리는 아버지가 당신 할아버지의 독립운동에 대해 쓴 백일장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던 독립기념관을 방문하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독립운동에서 활약하신 가문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계셨습니다. 연세가 들어가시면서 아버지께서는 등산에 더욱 몰입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왜 그렇게 산을 사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형과 함께 아버지를 찾기 위해 볼디산의 정상에 오르며 저는 문득 아버지가 어떤 느낌이었을 지 알 것 같았습니다. 제가 볼디산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볼디산에 오르시면 평화로운 느낌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 납니다. 어머니한테는 하느님이 자신을 포옹해주는 느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상은 오직 완전한 침묵과 평화만 있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저는 울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왜 거의 매일 산에 오르셨는지 이해했습니다. 아버지는 등산을 통해 자유로우셨던 것입니다. 40대 후반부터 60대 중반까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날마다 편의점 계산대 앞에 틀어박혀 계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산에 가실 때마다 고향 생각도 하셨을 겁니다. 아버지는 당신의 할아버지가 조선의 독립을 갈구했던 것처럼 아버지도 한반도의 통일을 염원하셨고 등산으로 그 의지를 보이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정상에서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한국의 통일에 대해 이야기 하셨습니다. 등산은 연로하신 아버지가 통일을 지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자 행복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힘들게 한 걸음 한 걸음 산을 오르고, 위험한 산을 내려오면서, 마침내 저는 깨달았습니다. 아버지께서 평생 최선을 다하며 살아오셨다는 것을. 그 순간,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아버지께서 제 미래의 아내를 만날 수 있었다면, 제 미래의 아이들을 안아줄 수 있었다면 정말 기뻤을 것입니다. 그런 시간이 올 줄만 알았습니다. 제가 가장 후회하는 것은 "아버지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저 한 번만 더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따뜻한 포옹으로 말입니다. (※고 김석두씨 장례식은 22일(토) 오전 10시 세인트 그레고리 성당에서 열리고 오후 1시 만리장성에서 추모모임이 있다.)

2017-04-19

"이제 마운틴 볼디는 아버지의 집입니다"

산을 사랑한 아버지를 아들은 산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11일 마운틴 볼디서 숨진 채 발견된 고 김석두(79)씨의 장남 김동영(49) 박사(위장내과의)는 "아버지는 매일 산에 가셨고, 항상 산에 계셨다"며 "산처럼 바르고 큰 분"이라고 기억했다. 김씨는 지난 7일 마운틴 볼디로 홀로 등반을 떠났다가 실종됐고, 끝내 하산하지 못했다. 고령이지만 마운틴 볼디를 거의 800차례 가까이 오른 베테랑 산악인이었다.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던 가족과 지인들은 시신 발견 소식에 가슴이 무너졌다. 김 박사는 "아버지는 산 중턱의 캐빈에서 주무시기도 하셨기 때문에 그날도 하룻밤 묵으시나 보다 했다"며 "그런데 다음날 밤까지도 연락이 없어 9일 새벽에 산으로 찾아나섰다"고 말했다. 캐빈에 아버지의 부재를 확인하고 실종 신고를 했다.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시작됐다. 김 박사는 "구조대장이 '이렇게 많은 수색대가 조직된 전례가 없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를 찾아 나섰다"면서 "다들 자기 가족처럼 아버지의 생존을 기원하면서 산을 뒤졌다. 고맙고 따뜻했다"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에도 아버지는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김 박사는 "발견된 곳은 평소 가시던 등반로 반대편이었다"면서 "높은 곳엔 아직 눈이 있어 미끄럽다. 아마도 실족하신 듯하다"고 말했다. 사망 소식이 전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위로했다. 그중 일부는 안타까운 마음에 '왜 그렇게까지 무리해서 산에 가셔야 했나. 좀 말리지 그랬느냐'고 했다. 하지만 아들의 생각은 달랐다. 김 박사는 "같이 등반한 어느 날 아버지께서 '내가 부자가 아니어서 돈은 줄 수 없지만, 정신적인 유산만은 남기고 싶다'고 하셨다"면서 "볼디 등반 1000회를 목표로 산을 오르고 또 오르신 이유가 당신의 의지와 도전을 물려주시려 했던 것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버지를 이해하는 만큼 아들은 더 죄송하다고 했다. 16일은 아버지의 팔순 생신이다. 잔치 대신 아들은 장례를 준비하고 있다. "어제(12일) 처와 아이들을 데리고 산에 주차된 아버지 차를 가지러 갔습니다. 볼디로 들어서는데, 아버지가 느껴졌어요. 이해하기 어렵지만,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이제 볼디는 제게 '아버지의 산'입니다." 그 산에 자주 자식들과 오를 계획이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산이 아니라 아버지가 계신 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2017-04-13

실종 김석두씨 추정 시신 발견…11일 오후 마운틴 볼디 북쪽서

지난 7일 마운틴 볼디에서 실종된 한인 산악인 김석두(78)씨로 보이는 시신이 발견됐다. 샌버나디노카운티셰리프국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후 2시10분쯤 마운틴 볼디 북쪽 지역에서 구조헬기가 숨진 남성을 발견했다"면서 "정확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수색팀은 숨진 남성이 김씨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조난된 상황이나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셰리프국은 이날 새벽부터 구조용 헬기와 40여 명으로 구성된 구조대를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특히 지상 수색은 구조대를 4개팀으로 나눠 3개 팀은 산 정상에서 내려오고, 한 팀은 산 아래에서 올라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씨는 지난 7일 마운틴 볼디로 홀로 등반을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다. 셰리프국은 이틀이 지난 9일 오전 8시쯤 가족들로부터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수색작업을 벌였다. 이날 수색대는 산맨커스 플래트 캠핑장 인근에 주차된 김씨의 차는 발견했지만 이틀간 김씨의 생사는 확인하지 못했다. 김씨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1만64피트(3069m)의 마운틴 볼디를 거의 800여 차례 등반해 LA타임스 등 주요 언론을 통해 소개된 전문 산악인이다.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마운틴 볼디의 샘(김씨의 영어명)'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지난해 4000피트 높이 봉우리에 100일 연속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8년부터 4년에 걸친 백두대간 종주 기록을 책으로 엮어 2014년 출판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던 김씨는 1981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왔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2017-04-11

미셸 유씨 사망사고로 짚어본 '안전한 겨울 산행'

능선에서 맞는 상쾌한 바람이 체력 빼앗아가는 원인 될수도 매 1시간 쉬고 30분마다 간식…장비 사용법 몸으로 익혀둬야 그러나 아름답게 보이는 것일 뿐이지 그 아래 숨겨진 날카로운 바위와 벼랑이 어디 갈까. 오히려 보이지 않아서 더 위험한 것이 겨울산이다. 지난 4일 실종됐던 미셸 유씨가 가족들과 한인들의 염원을 저버리고 끝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그토록 사랑했던 산에서 영원한 산사람이 되고 만 것이다. 북미 최고봉 매킨리도, 미 본토 최고봉 휘트니산도 발 아래 두었던 그녀다. 곧 남미 최고봉 원정등반도 떠날 참이었다. 그런 관록을 지닌 경험 많은 산꾼이 당한 사고여서 새삼 겨울 산행의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다. 흔히 표현하곤 하는 "'베테랑'이란 말은 적어도 산에서만큼은 써서는 안된다"고 차경석 북미주산악회 고문이 탄식 섞어 말한다. 등산은 한인 최고의 레저다. 온·오프 라인 동호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산악인구가 늘다 보면 사고 역시 뒤따르기 마련. 안전한 겨울 산행 요령을 짚어 본다. ◇철저한 장비 준비 5000피트 이상의 고산은 기후 변화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4월까지는 언제라도 눈이 내릴 수 있다고 가정하고 이에 대비한다. 마운틴 볼디는 늦은 봄까지 기슭에는 눈이 녹지 않고 강풍을 동반한 비와 번개가 등반객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특히 주말이면 구조 헬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비바람에 대비해 고어텍스 재킷과 보온의류 장갑 등을 준비한다. 땀 흘린 뒤 능선에서 맞는 바람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이 바람은 체력을 앗아가는 주범이다. 화씨 40도에서 시속 30마일의 바람은 화씨 28도의 체감온도로 떨어진다. 그리고 1000피트씩 오를 때마다 화씨 4도씩 온도가 내려간다. 하산길은 유난히 해가 짧다. 비온 뒤 안개가 차 오른 골짜기는 오후 5시라도 헤드랜턴이 필요하다. 해진 뒤 고립됐을 때 구조신호를 보내는 데도 필수다. ◇조난 당한 곳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추락이나 부상으로 인해 고립됐을 때는 체온 유지에 신경쓰고 움직이지 않는다. 부상당한 상태로 섣불리 움직이다 2차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구조 전문가들은 추락한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 반경을 넓혀 나가는데 추락지점에서 멀어 질수록 구조 가능성이 낮아진다. ◇체온변화에 대비하라 아무리 좋은 방수투습 의류라도 만능은 아니다. 급하게 걸어서 줄줄 흐르는 땀은 대책이 없다. 겨드랑이 지퍼를 열어서 땀을 배출하고 보행 속도를 낮춘다. 춥기 전에 입고 덥기 전에 벗는다. 이를 게을리 하면 곧바로 체력소모로 이어진다. ◇일정을 정확히 파악한다 초행길이라면 산행 대상지의 정보를 정확히 파악한다. 경험 많은 산행 리더의 정보에 의존해 산행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예측할 수 없는 자연조건이 도사리고 있는 야생에서는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트레일 거리며 산행시간 산행 고도 등 기본 정보를 파악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30분마다 연료 공급 꺼내 먹기 쉬운 곳에 1시간에 5분씩 규칙적으로 쉬고 30분 마다 신체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아무리 맛있고 칼로리가 높아도 배낭 속에 들어있다면 무용지물이다. 재킷 주머니나 배낭 벨트 포켓에 넣어 언제라도 손이 쉽게 갈 수 있게 한다. ◇장비사용법을 몸에 익힌다 고가의 장비가 안전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머리 속에만 있는 사용법은 무용지물이다. 전문가로부터 장비사용법을 현장에서 익히도록 한다. 눈쌓인 설사면에 햇빛이 비치길 반복되면 빙벽으로 바뀐다. 아이스 액스(Ice Axe)를 이용한 제동법도 연습해 두고 단체일 경우 무전기 주파수도 일치시켜 둔다. 맨 몸으로 미끄러질 경우는 엎어진 채로 머리를 위로 하고 팔 다리를 최대한 벌려 마찰력을 높여 속도를 늦춰서 바위나 나뭇가지에 걸릴 수 있도록 한다. ■마운틴 볼디는? 샌 버나디노와 LA 카운티의 경계에 놓여 있는 이 산은 정상에 나무 한그루 자라지 않는 민둥산이어서 '대머리산'(Mt. Baldy 10064피트)으로 불리지만 옛날 이 지역의 원주민이었던 통바 부족들은 '눈산'으로 불렀다. 그렇지만 지도나 책자 등에 나오는 공식적인 이름은 '샌 안토니오 마운틴'(Mt. San Antonio). 인근의 샌 버나디노 산맥에 솟은 샌 고고니오(11499피트)와 리버 사이드의 샌 하신토(10.834피트)에 이어 남가주에서 그 높이가 세 번째이지만 찾는 이들이 많기로는 단연 1등이다. 빠르면 겨울 우기가 시작되는 11월 하순부터 정상부는 흰눈에 덮이기 시작해서 거의 이듬해 5월까지 눈에 덮여 있다. 민둥산이라는 이름답게 정상부는 평균 시속 40마일의 강풍이 부는 곳으로도 악명 높다. 겨울 우기에 접어들면 수시로 강풍을 동반한 진눈깨비 등이 내려 등반객들을 위협하기도 한다. 산행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사고 위험도 점점 놓아지는 곳이다. 등반 코스로 크게 스키헛으로 올라 가는 남쪽 루트와 스키장으로 올라 데블스 백본 트레일로 정상에 오르는 두 개로 나뉜다. 사고를 당한 미셸 유씨는 정상에서 북서쪽 벼랑 아래로 추락했다. 사고 당일 정상 부근에서 유씨를 마지막으로 만났던 설암산악회 회원들은 당시 정상에는 거센 바람과 진눈깨비가 날리는 악천후였다고 한다. 도움말 김명준 재미한인산악회 고문

2010-12-10

[취재 수첩] 차가운 마운틴 볼디…뜨거운 수색대

마운틴 볼디 등반 도중 실종됐던 미셸 유씨가 끝내 시신으로 발견됐다. 실종 나흘만이다. 시신수습이 모두 끝난 9일까지 볼디산(1만64피트)의 겨울바람은 매우 차가웠다. 수색이 주로 이루어졌던 7000피트 이상의 고산지역은 해가 질 무렵이면 살을 에릴 정도로 추웠다. 하지만 유씨를 찾기 위한 구조대원들의 노력은 뜨거웠다. 특히 '이름없는 수색대'의 사랑은 따뜻했다. 등산로 입구에는 줄잡아 매일 20여대의 차량들이 주차돼 있었다. 유씨의 수색작업을 돕기 위해 자원해서 나온 사람들의 차량이다. 취재 가운데 놀란 것은 대부분이 유씨와 일면식 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홀로 산악장비를 갖추고 수색에 나선 70대 한인 노인부터 동네주민들까지 '이름없는 수색대'의 발길은 계속됐다. 어떤 이는 하루종일 등산로 입구에서 머물며 이들을 위해 커피와 컵라면을 끓여주기도 했다. 인종과 나이의 구분도 없었다. 7일 취재 도중 만난 빅터 가르시아(43.랜초쿠카몽가) 씨는 "어제 저녁에 가족들과 함께 뉴스를 보다가 실종소식을 듣고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목수일을 하고 있는데 하루 일당보다 사람 생명 구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엔 이들의 노력이 무산돼 너무도 안타까웠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장열 기자

2010-12-10

시신으로 돌아온 한인 여성 산악인 미셸 유씨…"자욱한 안개로 등산로 잘못 선택한 듯"

마운틴 볼디 등반 도중 실종됐던 한인 미셸 유씨가 실종 나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 당국은 9일 구조대원들을 급파해 유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은 8일 오후 3시15분쯤 헬기를 이용해 수색에 나섰던 구조대원이 미셸 유 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피시 포크'(Fish Fork) 지역에서 발견했으나 날이 어두워지는데다 산악지역이라 시신을 옮기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9일 오전 부터 시신을 옮기는 작업에 나섰다. 유 씨가 발견된 지역은 산 정상에서 2100피트 가량 아래 지점으로 유 씨가 실족해 추락사 한 것으로 셰리프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국은 유 씨의 시신 수습을 위해 9일 오전 8시55분쯤 5명의 구조대원을 태운 셰리프국 소속의 구조헬기로 유씨의 시신이 있는 '피시 포크(Fish Fork)' 북서쪽 7900피트 지점으로 보냈다. 이날 헬기는 마운틴 볼디 4000피트 지점인 '글렌도라 릿지 로드(Glendora Ridge Rd)' 부근에서 비행을 시작했으며 30여분 후인 오전 9시 25분쯤 유씨의 시신 부근으로 구조대원들이 도착했다. 이어 대원들은 30여분간 유씨의 시신을 구조박스를 통해 헬기로 옮기는 작업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피시 포크' 지역의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시간이 잠시 지체됐다. 유씨의 시신을 태운 헬기는 오전 10시20분쯤 '글렌도라 릿지 로드'로 되돌아 왔다. 시신 수습작업에 나선 지 1시간30여분 만이다. 시신 부근에서 옷가지나 배낭 등의 물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유씨의 시신은 산 밑에 있는 헬기장에 도착하자마자 현장에서 1시간 가량 예비 검시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유씨의 거주지 주소에 따라 검시차량을 이용해 LA카운티검시소로 옮겨졌다. 이날 유씨의 오빠 척상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장례절차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셸 유씨가 살던 베니스 지역 집에 모였다. 유척상 씨는 "일단 검시소의 검시결과가 끝나야 자세한 장례일정이 잡힐 것 같다"며 "그동안 동생을 찾기 위해 자원하며 나서 도와준 여러 산악회 회원들과 구조대원 등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국 조디 밀러 공보관은 "사고 당일 자욱한 안개 등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유씨가 잘못된 길을 선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시 포크 지역은 경사가 45도 이상으로 굉장히 가파르고 지형이 좋지 않은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마운틴 볼디=장열 기자

2010-12-09

실종 한인 산악인 시신 발견…악천후 속 추락사한 듯

마운틴 볼디 등반 도중 실종됐던 한인 미셸 유씨(사진)가 실종 나흘 만에 끝내 시신으로 발견됐다. 샌 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은 8일 저녁 미셸 유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피시 포크'(Fish Fork) 지역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씨가 발견된 지역은 2100피트 벼랑 아래인 것으로 미뤄 실족해 추락사 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그동안 무사귀환을 염원했던 가족들과 한인들은 충격 속에 빠졌다. 유씨는 등반 당일 등산로 입구의 방명록에 '스키 헛'(Ski Hut)으로 정상에 올랐다가 흔히 '악마의 코스'라고 불리는 '데블스 백본 트레일(Devils Backbone Trail)을 지나 스키장으로 하산한다고 적어 놓아 수색은 그 루트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유씨가 발견된 피시 포크 지역은 유씨가 방명록에 남겨 놓았던 코스가 아닌 정상에서 마운틴 하이 스키장 쪽으로 하산하는 루트쪽이어서 수색에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추춘득 전 설암산악회회장은 "유씨가 정상에서 예정을 바꿔 이 코스로 들었는지 아니면 정상 부근에서 실족 곧바로 피시 포크로 추락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종 이틀 째인 5일은 눈보라가 이 일대에 몰아쳐 가족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유씨는 지난 4일 이달 하순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 원정 등반을 앞두고 혼자 마지막 등반 훈련에 나섰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백종춘.장열 기자 jcwhite100@koreadaily.com

2010-12-08

수색 나흘째, 애끓는 가족들…실종 한인 산악인 흔적 못찾아

지난 4일 마운틴 볼디 산행에 나섰다가 실종된 미셸 유(49)씨에 대한 수색작업〈본지 12월7일자 A-1면>이 지속되고는 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어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수색작업이 시작된지 나흘째가 넘어섰지만 실종 예상지점인 '데블스 백본 트레일' 반경 10마일 지점내에서 아직까지 유 씨에 대한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수색팀은 '데블스 백본 트레일' 북쪽 방면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지역은 경사가 가파르고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지점이다. 마운틴 볼디 소방국 내에 마련된 수색작전지휘본부에 따르면 8일 오후 5시 현재 셰리프 요원과 소방국 요원 등으로 구성된 수색팀 50여명이 헬기 2대 등과 함께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국 로디 밀러 공보관은 "유씨가 '데블스 백본 트레일' 북쪽 방면으로 미끄러졌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헬기 등을 동원해 수색대원들을 산정상 부근에 내려놓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며 "여전히 수색작업을 하기에는 날씨 상태가 아주 좋은 상태며 최소한의 생존 가능성이 남아 있는 한 수색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유 씨의 실종소식을 듣고 이탈리아에서 유학중인 딸 캘리 김(20)양이 달려와 가족 및 친지들과 함께 수색작업이 진행되는 산악지역을 둘러보기도 했다. 김 양은 "엄마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지난 8월쯤이었다"며 "분명 엄마가 살아있을거라 생각하며 절대 희망을 놓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 씨의 가족들은 수색작전지휘본부 인근 마운틴볼디 교회에서 머물면서 수시로 수색상황을 전해들으며 유 씨의 생환을 기다리고 있다. 장열 기자

2010-12-08

[사설] 위험천만한 겨울산행

베테랑 한인 여성 산악인 미셸 유씨가 지난 4일 LA 인근 마운틴 볼디에서 실종돼 가족은 물론 한인사회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유씨는 실종 4일째인 8일 오후까지도 행방이 묘연해 실족에 의한 행방 두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유씨는 지난 10여년 동안 꾸준하게 등산을 해 온데다 미국 최고봉인 매킨리와 위트니 등정에 성공한 전문 산악인이어서 이번 사고 소식에 동료 산악인들도 적잖이 놀라고 있다. 사고가 난 마운틴 볼디는 유씨가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 원정을 앞두고 연습하기 위해 매주 찾았던 것으로 전해져 의외의 사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한인사회에서는 등산 모임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수십 개의 동호회를 중심으로 매주 산행을 즐기는 이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으며 그 숫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유씨 실종 소식은 이같은 아마추어 등산 애호가들에게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테랑 산악인이 그것도 흔히 찾는 산행길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산 속에서의 기후는 급격하게 변할 수 있는데다 약간만 주의를 흩뜨리면 실족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등산객들은 절대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한인 등산 애호가들 중에는 소풍가는 가벼운 마음으로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술을 몰래 가지고 가서 등산 음주를 즐기는 사람조차 있다. 그러나 이런 안이한 마음으로 산에 오르면 사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실종된 유씨가 생존해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인 등산 애호가들도 겨울철 산행에 더욱 조심하고 긴장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하겠다.

2010-12-08

[한인 산악인 실종 현장] 헬기·수색견까지 동원···수색지역 점차 넓혀간다

7일 오전 11시 마운틴 볼디 소방국 앞에는 오렌지색 구조복을 입은 10여명의 구조대원들이 트럭 짐칸에 걸터 앉아 급하게 핫도그를 먹고 있었다. 트럭의 시동은 계속 켜있는 상태였다. 지난 4일 산행에 나섰다가 실종된 미셸 유(49)씨를 찾으려면 느긋하게 먹을 시간이 없다. 샌버나디노 카운티셰리프국 로나 탐린 요원은 "새벽 5시부터 나와 팀원들과 함께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잠깐 휴식을 위해 내려왔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유씨의 생존여부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에 서둘러 다시 산으로 올라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운틴 볼디 소방국 내에는 유씨의 수색작업을 총괄하는 작전지휘본부가 설치됐다. 마운틴 볼디 4000피트 지점이다. 20여명의 대원들이 지휘본부 내에서 구조현장 대원들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있었다. 아직까지 상황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하지만 구조현장의 날씨 상태가 매우 좋아 수색작업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로디 밀러 공보관은 "50여명의 대원들이 15개조로 나뉘어 교대하면서 유씨의 실종 예상지점인 데블스 백본 트레일 지역 반경 10마일 이내를 샅샅이 수색하고 있다"며 "헬리콥터와 수색견까지 동원된 상태이며 지금 수색지역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오쯤이 돼서 7100피트 지점인 마운틴 볼디 등산로 입구에 가보니 20여대 가량의 자동차들이 주차돼 있었다. 이미 유씨의 실종소식을 들은 산악인들이 자원수색을 위해 이곳에 주차를 했기 때문이다. 이 곳에는 유씨의 빨간색 도요타 프리우스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유씨의 차 앞유리창에는 "당신의 하우스 메이트가 실종신고를 했다. 만약 당신이 안전하다면 빨리 마운틴 볼디 소방서에 연락을 해달라"라는 셰리프국 대원이 남긴 종이메모가 습기를 먹은 채 꽂혀 있었다. 자원 수색에 나설 채비를 하는 일부 산악인들이 눈에 띈다. 그 중 데이브 존스(44)씨는 "이 동네에 사는 주민인데 유씨의 실종소식을 듣고 회사를 하루 쉬고 구조작업에 참여하려고 나왔다"며 "예전부터 이곳에 살았기 때문에 마운틴 볼디를 잘 알고 있으며 날씨가 좋은걸 보니 웬지 유씨를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이 생긴다"고 전했다. 일반차량통행 금지구역을 넘어 산정상이 보이는 등산로로 향하면서 구조대원들이 탄 샌버나디노 카운티셰리프국 소속의 밴차량이 수시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때마침 수색대원 탐 건터(가주산림국 소속)씨가 구조견 3마리와 함께 구조활동을 마치고 내려오고 있었다. 밤샘수색작업을 하느라 다소 지친 모습이지만 교대로 올라간 또 다른 구조대원들이 있기에 표정은 밝았다. 건터 대원은 "유씨가 등산경험이 많고 아주 건강한 체력을 갖고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반드시 구조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색작업에는 남가주한인산악회 재미한인산악회 등을 비롯해 20명 이상의 한인들이 자원해 수색활동을 도왔다. 한편 이날 현장을 찾은 유 씨의 친오빠 척상 씨를 비롯해 남동생 혁상 씨 유 씨의 전 남편 존 김 씨 등은 구조작업에 힘을 보태며 유 씨가 조속히 구조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유척상 씨는 "분명 살아있을 것이라 믿는다. 잘 견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인사회가 관심을 갖고 도와주시는 점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운틴 볼디=장열 기자

201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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