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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항공, 또 한인 인종차별…한국계 승객에 "왜 중국어 못해"

대형 항공사인 델타의 직원이 유명 기독교 영화 감독인 한국계 남성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고 비행기에서 퇴출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항공사 직원은 한국계 남성에게 아시아계인 점을 언급하며 “중국어를 왜 하지 못하느냐”고 반문하는 등 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사건은 지난 3월 28일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발생했다. 항공사 소식 전문 매체 ‘PYOK’에 따르면, 휴스턴행 델타 항공기(DL 1239)에 아내 수잔과 함께 탑승하려던 티모시 체이(Chey) 감독이 인종차별적 비방과 함께 기내에서 퇴출 조치를 받아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소송은 지난 11일 플로리다주 중부 연방법원에 접수됐으며, 원고 측은 ▶차별 ▶정신적 고통 유발 ▶계약 위반 ▶중대 과실 ▶공모  등을 주장했다.   체이 씨 부부는 탑승 전 한 게이트 직원으로부터 “다른 승객이 영어를 이해할 수 없으니 직원 대신 중국어로 통역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체이 감독은 직원의 통역 요청에 “한국·일본계 혼혈이라 중국어를 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직원은 아시아계인 체이 감독의 외모를 언급하며 “어떻게 중국어를 못 하느냐”고 되물었다. 소장에 따르면 원고 측은 “인종적 배경을 밝히자 이 직원은 매우 짜증을 내고 화가 난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직원의 불친절한 태도는 계속됐다. 일등석에 앉은 체이 씨 부부는 뒷자리에 앉아 있던 승객이 들고 온 첼로 때문에 좌석을 뒤로 젖힐 수 없었다. 체이 씨 부부는 좌석을 뒤로 젖힐 경우 첼로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델타 항공 측에 대체 좌석을 요구했다.   소장에 따르면, 이때 체이 감독의 외모를 언급했던 직원이 다시 와서 ‘매우 비이성적이며 분노와 증오에 찬 어조’로 비난을 가했다. 다른 승무원이 개입해 체이 씨 부부에게 좌석을 변경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문제의 직원이 다시 와서 탑승 금지를 통보하며 비행기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다. 이 직원은 경찰을 부르겠다고 위협했으며, 서둘러 짐을 챙기던 체이 감독은 허리를 다쳤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델타 항공 측은 체이 씨 부부에게 사건 당일 비행 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이로 인해 영화 관련 행사 참석도 취소되었고, 이후 여러 행사도 기피하게 되어 박스오피스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원고 측은 “이 일로 지난 5개월 동안 허리 부상이 더 악화됐고 이후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이 두려워졌다”며 “이들을 강제로 내쫓은 행위는 터무니없고 악의적이며 인종차별적인 행위로 간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과 관련, 델타항공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티모시 체이 감독은 기독교 신앙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한 영화를 감독 및 제작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인기 스포츠 드라마 ‘슬래머 자마’(2017), 영화 ‘다윗과 골리앗’(2015), ‘더 아일랜드’(2019) 등을 흥행시켰으며, 최근에는 ‘더 파이어링 스쿼드’(2024)를 제작해 주목받고 있다. 체이 감독은 USC 필름스쿨을 졸업한 후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보스턴 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   한편, 델타 항공은 지난 2017년에 오버 부킹을 이유로 2살짜리 유아를 비롯한 한인 일가족의 탑승을 거부해 소셜미디어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본지 2017년 7월6일자 A-1면〉 또, 한인 말기 암 환자가 델타항공을 이용했다가 수하물이 파손되면서 중요한 의료기록이 분실됐으나 항공사 측이 계속 책임을 회피하자 소송을 제기했었다. 〈본지 2017년 7월 14일 A-1면〉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중국 인종차별 항공사 직원 인종차별적 발언 델타 항공

2024-09-19

[글로벌 아이] 미 대선 흔드는 ‘거짓말’의 정치학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결국 물러난 이유는 불법 도청이 아니라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거짓말 때문이었다. 닉슨에 이어 두 번째로 탄핵 대상이 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비슷했다. 성 추문이 아니라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거짓말이 사유가 됐다. 미국 최고 권력자에게 거짓말이 어떻게 치명상을 안기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선거판에서 상대 후보의 권위와 신뢰를 무너뜨리고 자신에게 불리한 문제는 논점을 흐려 피해 가는 대표적인 기술이 ‘거짓말쟁이’ 낙인찍기다. ‘세기의 대결’로 불린 10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TV 토론. 눈길을 끈 건 두 후보가 약속이나 한 듯 서로 거짓말쟁이라고 몰아붙이는 장면이었다.   뜨거운 이슈인 낙태권 문제가 불을 댕겼다. 트럼프는 먼저 “해리스가 택한 부통령 후보는 임신 9개월 낙태도 괜찮고, 출생 후 죽임(execution after birth)도 괜찮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처음부터 말씀드렸듯 오늘 거짓말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맞받으며 “트럼프가 재선하면 전국적인 낙태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트럼프 역시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응수했다.   트럼프는 정부 기관을 향해서도 ‘거짓말’ 공격을 퍼부었다. 이민자 폭증의 심각성을 거론하며 “그들이 주민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주장을 내놨다가 진행자가 “FBI는 범죄가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고 짚자 “FBI의 사기”라고 했다. 구체적인 근거는 대지 않았다.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로 잘 알려진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저서 ‘리더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에서 위정자가 ‘공포 조장’이나 ‘전략적 은폐’ 같은 유형의 거짓말을 했다가 들통나면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맞을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대선 TV 토론은 후보의 자질과 품성, 능력을 검증하는 무대다.   미 국민 6700만여 명이 시청한 TV토론에서 명확한 논거 없이 자신에게 불리한 얘기를 거짓말로 몰거나 사실관계를 비트는 허위 주장을 늘어놓는다면 책임 있는 국가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권위 있는 매체가 TV 토론에서 발언 하나하나를 팩트체크하는 것은 그래서다. NYT가 트럼프 발언 33건을 팩트체크한 결과 16건이 ‘거짓’으로 판단됐다. 해리스는 조사 대상 발언 8건 중 2건이 ‘거짓’으로 판정받았다. 이런 팩트체크 결과와 11월 5일 대선 사이에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김형구 / 한국 중앙일보 워싱턴 총국장글로벌 아이 거짓말 정치학 오늘 거짓말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 트럼프 발언

2024-09-15

[사설] 대선 토론회서도 혐오 발언 실망

카말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간의 대통령 선거 토론회가 10일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양 후보가 초박빙의 접전 양상인데다, 선거일까지 50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라 토론회의 중요성은 컸다. 이날 시청률이 지난 6월의 ‘바이든-트럼프’ 토론회보다 높게 나타난 것도 이런 이유다.       토론회는 예상대로 경제,외교,낙태, 불법이민,에너지 대책 등 다양한 현안 중심으로 진행됐다. 주요 이슈마다 양 후보의 날 선 공방이 오갔다.     그런데 실망스러운 것은 또 이민자 혐오 발언이 나왔다는 점이다. 트럼프 후보가 불법 이민자 문제를 언급하며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까지 잡아먹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런데 그의 주장은 소셜미디어에 떠도는 근거 없는 소문에 기반을 둔 것이다.     헛소문은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 거주하던 아이티 출신 이민자 집에서 고양이를 잡아먹은 흔적이 발견됐다는 황당한 내용이다. 이에 진행자가 “스프링필드시에 문의한 결과 그런 일이 있었다는 근거가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며 팩트 체크 사실을 알려줬지만,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듭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의 이민자 혐오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6년 대선 때 멕시코 출신 불법 이민자들을 성폭행범과 범죄자들로 표현해 논란을 빚은 바 있고, 지난해 말에는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런 전력으로 인해 또다시 이민자 혐오 발언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했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은 합법 이민자가 아니라 불법 이민자가 대상이라고 우기지만 빈약한 항변이다. 합법과 불법 이민자의 구분은 이민법상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표가 필요하다고 해도 증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혐오 발언은 삼가야 한다. 특히 대선에 나선 중량급 정치인이라면 단어 선택조차 신중을 기해야 한다.사설 토론회 대선 불법 이민자들 대선 토론회 혐오 발언

2024-09-11

[잠망경] 욕

사이버스페이스를 드나드는 지구촌 사람들이 욕을 하는 성향에 대한 통계를 읽는다.     뉴욕포스트는 미국 내에서가장 욕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뉴요커가 아니라며 실망스러운 기색을 보인다. 1등은커녕 17등으로 밀린 뉴욕 시티. 영화에서 자주 보는, 말끝마다 욕을 쏟아대는 맨해튼 거리의 풍경은 터무니없는 과장이라는 판명이다.   2024년 8월에 1000명의 온라인 트위터 메시지를 대상으로 한 집계를 따르면 미국에서 욕을 제일 잘하는 도시는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라는 것. 볼티모어는 선원들이 많이 사는 항구다. 뱃사람들은 워낙 바다에 대한 공포심에서 욕을 잘한다는 글을 어디서 읽은 적이 있다.     네이버 사전은 욕(辱)이라는 한자어를 이렇게 풀이한다. ①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 남을 저주하는 말. ②아랫사람의 잘못을 꾸짖음. ③부끄럽고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러운 일. ④‘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 영어의 욕은 ①에 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②, ③, ④는 별로 없다.   辱은 둘 이상의 한자를 합하여 뜻이 합성된 낱말, 즉 회의문자(會意文字). 辱자는 별 辰자와 마디 寸자가 합쳐진 모양새. 갑골문자에 ‘농기구’를 손에 든 모습이라 풀이한다. 辱은 농기구를 쓰면서 흙 묻은 손이 더러워진다는 뜻에서 생겨난 말이란다. ④의 주제는 단연 ‘더러움’이다.   병동환자 중에서 욕을 제일 자주 하는 스티브는 모욕과 저주에 능숙하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을뿐더러 이민 와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본국에 돌아가라 명한다.     병동직원들도 인간인지라 덩달아 그에게 욕설을 퍼붓고 싶어하는 눈치가 엿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한다. 욕설은 환자들의 특권이기도 한 것을. 얼떨결에 환자와 맞섰다가 환자에게 내부적인 고발(?)을 당한 후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간적 차원에 국한된 욕이 더 호소력이 강하다. 가장 강력한 욕은 성적(性的)인 발언이다. 치부(恥部) 디파트먼트를타깃으로 삼는 치사한 심보. 생식기를 떠나 소화기에 말단 부분에도 초점을 맞춘다. 미국인들에게 ‘shit’는 욕도 아니다. 직장 동료가, “Ah, shit!” 하면 “아이구, 참!”하는 가벼운 좌절감의 표시로 나는 받아들인다. 물론 격렬하게 욕을 할 때도 이 말이 어김없이 쓰이기도 하지만.   욕쟁이 스티브는 남에게 모욕과 저주의 세례를 실컷 퍼부은 후 표정이 개운하다. 슬퍼서 심하게 울고 난 사람의 평온함이 엿보인다. 푸짐한 배설작용 후에 찾아오는 푸근한 마인드셋. 오물을 듬뿍 뒤집어쓴 직원은 마음이 편치 않다.   2023년 6월 플로리다의 오를란도 메디컬 뉴스 기사를 읽는다.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주장한 욕의 혜택(benefit)에 대한 논문이다. 욕을 하는 사람은 욕을 안 하는 사람보다 정직하다는 점. 당신이 쉽사리 동의하지 않겠지만, 욕이 심리적 고통을 완화시킨다는 점. 그리고, 딱딱한 이론에만 급급하는 좌뇌(左腦) 기능에 비하여 욕을 할 때는 창조력을 고무시키는 우뇌(右腦)가 자극을 받는다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어릴 적 한밤중 집에 도둑이 들어 은수저를 훔친 후 부엌 바닥에 똥을 푸짐하게 누고 갔던 일이 있었다. 잡히면 큰일 난다는 공포심에서 말 대신 몸으로 욕을 했던 것이다. 무서워서 욕을 하는 정신상태.   역병과 불운에 대항하려고 부모가 옛날에 아들을 개똥이라고 불렀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자식을 개똥이라고 부를 때마다 부모들은 안도감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개똥이의 어린 시절이 애꿎이 욕을 본 것이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모욕과 저주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 인종차별적 발언

2024-09-03

대학 개강 앞두고 반유대주의 시위 재개 비상

지난 4~5월 뉴욕 일원 대학가를 중심으로 친팔레스타인·반유대주의 시위가 전개됨에 따라, 가을학기 개강을 앞두고 뉴욕 대학가에는 시위 재개에 대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당시 시위의 진앙지였던 컬럼비아대는 개강을 앞두고 학생 외에는 철저히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고,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시행하기로 했다. 새로운 ‘형평성 오피스(Office of Institutional Equity)’를 설립해 인종·피부색·출신 국가·종교·성별에 따른 차별 등에 대한 신고를 집중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반유대주의·반이슬람주의 등의 차별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학생 및 교직원은 이 오피스 웹사이트를 통해 직접 신고할 수 있다.     뉴욕대(NYU) 역시 새로운 ‘차별 금지 및 괴롭힘 방지 정책’을 포함한 학생 행동지침을 업데이트하고, 반유대주의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직원들도 새롭게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시립대(CUNY) 역시 차별·괴롭힘·증오 범죄 관련 정책을 감독하고 차별 금지 정책 위반 관련 모든 불만을 처리 및 대응하는 행정 부서를 신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몇 달 전 대학가에서 발생한 친팔레스타인 반전시위가 반유대주의로 이어지며 유대인 학생들이 공격을 당하자 나온 조치다.     최근 ‘캠퍼스 공정성을 위한 동문회(ACF)’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대인 대학생 및 졸업생의 44%는 대학 캠퍼스에서 유대인이라고 밝히는 것이 ‘거의 또는 전혀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대학생 81%와 동문 69%는 대학 내 특정 장소나 행사를 피한다고 답했으며, 60%는 교수진이 유대인에게 공격적인 반유대주의 발언을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에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26일 200여개 대학 총장들과 미팅을 통해 가을학기 대비 비상안전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반유대주의 대학 반유대주의 시위 유대인 대학생 반유대주의 발언

2024-08-27

단발성 성희롱 발언 [ASK미국 노동법-박상현 변호사]

▶문= 최근 직장 동료가 성희롱성 발언을 했습니다. 이 사실을 매니저에게 알리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회사에서는 지금까지 몰랐던 일이고 단발성으로 그친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일을 덮으려고 합니다. 직장 내에서의 성희롱 발언은 어느 정도까지 용인되나요?       ▶답= 캘리포니아에서 고용주는 인종, 종교, 출신 국가, 장애, 성별, 나이 등을 이유로 직원을 괴롭힐 수 없으며, 이러한 괴롭힘에는 성희롱이 포함됩니다.     괴롭힘이라는 행위는 경우에 따라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해당 괴롭힘이 '심각'하거나 '만연'하게 적대적인 노동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괴롭힘의 행위가 심각하다면 빈도가 잦지 않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심각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해당 행위가 직장 내에 만연하여 자주 발생한다면 이 역시 문제가 됩니다.     해당 행위가 심각하거나 만연한지의 여부는 그러한 행위가 얼마나 자주 발생했는지, 언어로만 또는 행위를 동반하여 이루어졌는지, 신체적 위협이 동반되었는지 등 다양한 요소를 토대로 판단합니다. 가령, 신체 접촉을 동반하는 성희롱은 단 한 차례라 하더라도 심각한 성희롱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직장 동료에 의해 말로만 이루어지는 성희롱 역시 그러한 발언이 수시로 발생한다면 개별 발언의 수위가 다소 낮더라도 만연한 성희롱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하여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최근 판례에서 단 한차례 흑인을 비하하는 발언인 N-Word를 사용한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단 한차례의 발언이라도 노동자에게 심각한 차별적 근무 환경이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시하여 하급 법원에 해당 사건의 소송 재개를 명령한 바가 있습니다. 비록 단 한차례의 인종 비하 발언이지만, 그 발언이 나오기까지 직장 내에 여러 가지 차별적 환경들이 조성되고 뒷받침되었을 수 있다는 요지의 판례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산술적으로 몇 차례의 차별적 발언이 있었는지를 계산하여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양한 증거와 증언이 뒷받침된다면 해당 발언의 횟수가 많지 않더라도 법원에서 심각한 괴롭힘 행위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황을 종합하여 해당 발언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경우, 법원에서는 적절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무마하려고 한 고용주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문의:(213)282-5100 / www.lachowiczpark.com 박상현 변호사미국 단발성 성희롱성 발언 성희롱 발언 단발성 성희롱

2024-08-13

[잠망경] 지구 들어 올리기

“내가 설 수 있는 단단한 자리와 지렛대를 주면 나는 지구를 움직일 수 있다, Give me a firm place to stand and a lever and I can move the Earth.”라고 말한 아르키메데스를 생각한다.   ‘내게 조용한 장소와 시간을 주면 나는 성격장애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병동직원에게 나는 속삭인다. 건방지거나 건성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단,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와 나의 시간은 둘 다 충분히 길어야 한다는 점이 이슈다.   부모님 삼년상이 우리의 오랜 유교식 전통이지만 현대에는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일정 기간을 약정해 놓은 사회적 통념에는 정신과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식이 부모를 잃은 트라우마의 심리적 아픔이 어느 정도 사라지는데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아동심리 발육의 타임라인은 많이다르지만 어른들이 어떤 큰 트라우마에서 회복하는 기간이 평균 3년 정도라는 통설이다. 시집살이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하는 속언도 있지 않은가.   3년이라는 모범답안이 정신치료에도 적용된다. 정신과 의사 또한 3년 동안 벙어리, 귀머거리가 되는 수가 많다. 한 사람의 손상과 결핍을 파악하는 충분한 이해력이 생기는 기간도, 환자가 완전 타인인 상담자에게 익숙해지는 시기도 그 정도 걸린다는 사연이다. 통계에 의하면 20세기 초반 프로이트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보람찬 정신분석을 받는 기간도 평균 3년 내지 5년이다.   정신분석의 목표는 우울증, 성격장애 같은 고통과 갈등의 완화, 자기 성찰, 대인관계의 개선, 어렵거나 힘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정신적 자세 등등을 손꼽는다. 정신분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겸손하고 세속적인 소망을 추구하고 있다. 그들은 현실을 바꾸기 위하여 우선 자신을 바꿔야 한다는 각성과 지혜가 있는 사람들이다.   지구라도 움직일 수 있는 막강한 물리적 힘이 지렛대와 버팀목을 필요로 한다면, 한 사람의 됨됨이를 변화시키는 기본설정은 충분한 시간과 조용한 환경이다. 조용한 환경은 비교적 평온한 심리상태를 동반한다. 차분한 마음을 독려해주는 기법을 터득한 슬기로운 정신상담사를 만난 사람들은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병동환자들에게 정신분석을 시술하지 못하는 여건이라는 말이 백번 맞는 말이다. 그들은 대부분 그럴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옛날에 동료 수련의가 함부로 정신분석학적 발언을 남발했다가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를 몇 번 보았다.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인 듯싶지.   환자가 뇌까린다. “I’m doing my time here. - 나는 여기서 형(刑)을 살고 있습니다.” 그에게 부드러운 언성으로 응수한다. “여기서 더 좋은 사람이 되는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십시오. 그래서 사람이 약간 달라져서 퇴원하는 겁니다.”   나는 연이어 말한다. “좋은 기타 연주자가 되고 싶다 했잖아요. 자주자주(time after time) 악기를 연습해야 하듯 마음 씀씀이를 연거푸 연습해야 좋은 사람이 됩니다. 거듭거듭 해서요. (Time and time again). 이 의미심장한 대화에 시간(time)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들어간다.   속이 더부룩할 때 활명수 한 병으로 뱃속이 금세 개운해진다. 육체적 증상은 앉은 자리에서 눈 녹듯 사라지기도 하지만, 사람 성격의 성장 과정은 단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기만성(大器晩成)! 큰 그릇일수록 더욱더 그렇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지구 정신분석학적 발언 정신과 의사 일정 기간

2024-07-09

부패·인종비하 시의원, 드레온·프라이스 복귀

시간이 부패의 기억을 덮을 수 있을까.     LA 시의회에서 최근 부정부패 행각과 인종비하 발언으로 징계를 받았던 시의원들이 시행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위원회로 전격 복귀해 논란이 되고 있다.     폴 크레코리언 시의회 의장은 8일 케빈 드레온(14지구) 시의원을 홈리스및주거위원회, 무역관광위원회, 에너지환경위원회, 교통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했다. 또한 커렌 프라이스(9지구) 시의원을 공공안전위원회, 민권인사위원회 등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위원회는 관련 정책 생산과 감독 권한을 갖고 있어 두 의원은 다시 막강한 발언권과 영향력을 확보한 셈이 됐다. 다가온 11월과 2년 후 선거에도 적잖은 파급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드레온은 2022년 자신의 인종 비하 발언이 포함된 녹취가 공개되면서 강력한 사퇴 압력을 받아왔지만 위원회 책임자 자리에서만 물러났고 올해 선거에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3월 예선을 통과하고 11월 본선을 앞두고 있다.     프라이스는 내연녀의 의료 비용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배임, 위증, 이해충돌방지규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카운티 검찰에 기소되면서 의회 내 부의장직을 사퇴했지만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드레온은 주민들의 극렬한 퇴출 요구 시위, 반대 시민과의 주먹 다짐 등으로 끊임없이 말썽을 빚었지만 결국 의회 내의 징계 조치가 모두 풀린 상태로 되돌아 갔다.     한편 크레코리언 의장은 이번 조치가 즉각 효력을 갖는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배경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해당 의원들은 다시 일하게되서 반갑다는 짧은 소회를 내놓은 것 말고는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인종비하 프라이스 인종비하 시의원 프라이스 복귀 인종비하 발언

2024-05-09

[글로벌 아이] 블링컨의 식탁·메뉴론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20일 서울에서 폐막했다. 배제된 중국은 관영 통신사를 통해 개최국 한국을 미국의 ‘졸(馬前卒)’에 비유했다. 한 신문은 사설에서 관뚜껑이 덮였다며 ‘개관논정(蓋棺論定)’에 이번 회의를 비유했다. 중국은 왜 이렇게 흥분했을까. 배경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식탁·메뉴 발언이 자리한다.   “국제 시스템 안에서는 테이블에 없다면, 메뉴에 오르게 될 것이다.” 지난달 17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한 말이다. 독일·인도 외교장관과 함께한 세션에서 사회자는 “미·중의 긴장이 더 큰 분열로 이어지고 있고, 미·중이 동맹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며 미국의 입장을 물었다. 미국 외교 사령탑은 이때 작심하고 식탁·메뉴론을 꺼냈다.   중국·북한·대만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중 경쟁이 새롭게 격투기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우선 중국. 관영 신화사가 영문 칼럼에서 블링컨을 소설·영화 속 식인범 ‘한니발 렉터’에 비유했다. “워싱턴이 무자비한 제로섬을 추구한다”고 했다. 환구시보가 이어 “중국어로 번역하면 ‘칼자루를 잡지 못하면 고기가 된다’는 뜻”이라며 “약육강식의 세계관에 오싹한 냉혹함과 한기가 배어 있다”는 비난 사설을 실었다. 북한의 반응은 좀 늦었다. 이달 1일 노동신문에 “미국이 더 이상 ‘식도락’을 누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맹비난 논평을 실었다.   대만 신문은 “미국의 전략과 지정학적 사고가 바뀌고, 미국 국력이 쇠퇴하면서 나온 발언”이라며 “트럼프 같은 고립주의 성향의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는 자체가 자유주의 가치외교가 실패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우려했다. 또 “식탁 아니면 메뉴는 적나라한 비유이지만 현실적”이라며 집권당에 경종을 울렸다.   최근 미국 의회는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중국은 유튜브·페이스북 등을 금지하면서도 “조폭의 논리”라며 반발했다.   중국의 격한 반응에 조바심이 묻어난다. 중국은 지금도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와 휴전협상을 병행했던 마오쩌둥의 양수론(兩手論)에 충실하게 미국을 상대한다. 블링컨의 발언은 쇠퇴하는 미국이 더는 호락호락하게 페어플레이만 하지 않겠다는 경고다.   내년 백악관의 주인은 미·중 경쟁을 더욱 과격하게 몰고 갈 것이다. 바이든의 신(新)합종정책이 시즌 2를 맞을지, 트럼프의 신고립주의 폭풍이 몰아칠지는 알 수 없다. 두 시나리오별로 대응반이 가동돼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총선 후부터라도 외치에 힘을 모으기 바란다. 나라를 메뉴판의 고기로 만들지 않으려면 말이다. 신경진 한국 중앙일보 베이징 총국장글로벌 아이 메뉴론 식탁 메뉴 발언 신고립주의 폭풍 자유주의 가치외교

2024-03-22

“데이브 민 향한 인종혐오 중단”…아태 커뮤니티 공동성명 발표

오렌지카운티 지역을 대표하는 47지구 연방 하원의원직에 도전하는 데이브 민 가주 상원의원이 같은 당 소속 경쟁 후보로부터 인종혐오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렌지카운티 지역 아시안 커뮤니티 단체들은 인종 공격을 중단하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민 의원 지원에 나섰다.   아시안 커뮤니티 공동 연대는 지난 2일 “데이브 민 후보를 향한 흑색 비방과 인종혐오 발언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공동 연대에는 아시안아메리칸스인액션네트워크 수잔 루와 나다니엘 엡스타인, 가주 민주당 필리핀 아메리칸 민주당위원회아넬 디노 전 회장, 가주 민주당 중앙위원회 오렌지카운티 대표 유진 필즈, 대어바인지구 민주당 수석부회장 메리 푸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반아시안 고정관념을 이용하는 웨이스 후보는 아시안 유권자가 24%를 차지하는 47지역구를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을 가졌는지 의문스럽다"며 당장 반아시안 캠페인 메시지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같은 민주당 소속 조애나 웨이스 후보는 지난달 25일 민 의원이 선거자금 공약을 어겼다며 의도적으로 오도된 내용과 ‘아시안은 영원한 이방인’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30초짜리 유튜브 영상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   특히 영상 속 메시지는 민 의원뿐만 아니라 아시안 남성은 믿을 수 없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사실상 아시안을 향한 인종차별적인 메시지라고 비난했다.   한편 데이브 민 후보 선거 캠페인 본부는 웨이스 캠페인 영상에서 제기한 선거자금 공약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인종혐오 데이브 인종혐오 공격 인종혐오 발언 반아시안 고정관념

2024-02-04

[주간 증시 브리핑] 전격 부활한 FOMO 현상

주식시장은 이번 주 폭등했다. 다우지수와 S&P 500이 2.9% 그리고 나스닥이 2.8% 올랐다.  3대 지수가 거의 똑같은 수준으로 폭등한 것이다. 상당히 보기 드문 현상이다. 또한 3대 지수 나란히 4년만에 7주 연속 상승한 주로 마감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주 내내 사상 최고치도 갈아치웠다. 올해 나스닥과 S&P 500은 각각 41.5%와 22.9% 폭등했다. 뒤처진 다우지수는 12.5% 상승했다. S&P 500의 절반 그리고 나스닥의 1/4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번 주 발표된 소비자 물가지수와 생산자 물가지수는 예상보다 감소하거나 부합했다. 13일 연준은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시켰다. 9월부터 세번 연속이다. 여기까지는 변수가 없었다. 그러나 금리동결과 함께 파월의장이 매파적 발언들을 쏟아낼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파월의장의 발언이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해석되고 받아들여진 것이다. 확실히 자리매김한 연준의 피빗 가능성은 긴축정책이 마침내 끝나고 앞으로 세번이 아닌 여섯 번까지 금리 인하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형성했다. 나만 빼고 장이 오를 것을 조바심내는 FOMO 현상은 이번 주 전격 부활했다.     국채금리는 9개월 만에 가장 크게 폭락했다.  그중 4개월 최저치로 추락한 10년 만기국채금리는 4% 밑으로 떨어진 3.93%를 찍었다. 금리 인하가 내년 6월이 아닌 3월부터 시작될 확률은 85%로 치솟았다. 내년도 최종 금리 또한 현재 5.25-5.50%보다 1.5% 하락한 3.75-4.00%로 낮아졌다. 3월부터 여섯 번에 걸친 0.25% 금리 인하 가능성이 급부상한 것이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 Index는 4일째 3년 11개월 최저치에 머물렀다. 두려움이 없다는 게 유일한 악재가 될 정도로 뜨거워진 장의 분위기는 식을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자극된 매수심리는 주춤할 수 있어도 꺾이지는 않을 거라는 안일함이 형성됐다.     지난주 언급했던 것처럼 이번 주 파월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은 11월 폭등세를 정당화시켰다. 그리고 7주째로 접어든 상승세에 마침내 가속도가 붙었음을 나타냈다. 지난주 장의 지지부진했던 움직임은 이번 주 폭등세를 위한 폭풍 전야였던 것이다.       다음 주마이크론테크놀러지, 나이키, 그리고 페덱스를 비롯한 118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3분기 GDP 확정치, 내구재 주문 그리고 11월 개인소비 지출도 발표된다.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 소비 지출마저 소비자 물가지수처럼 확실히 둔화된 상태를 보인다면 그야말로 ‘All Clear’라는 거침없는 분위기 속에서 FOMO 현상은 극대화될 것이다. 혹시 변수가 생기더라도 7주째 지속된 상승 모멘텀이 갑자기 관성의 법칙을 깨고 하락세로 꺾일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김재환 아티스 캐피탈 대표 & 증권전문가주간 증시 브리핑 전격 부활 소비자 물가지수 생산자 물가지수 비둘기파적 발언

2023-12-15

일리노이 NAACP 회장 “불법 입국자들은 야만인” 발언 논란

미 흑인인권 단체 NAACP(National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Colored People)의 일리노이 지부 회장이 중남미발 불법입국자들에 대한 막말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다수의 매체는 최근 진행된 NAACP 화상회의서 일리노이 지부 테레사 헤일리 회장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줌(zoom)으로 진행된 회의서 헤일리는 시카고에 급작스럽게 늘어난 중남미발 불법입국자들에 대한 질문을 받자 “흑인들도 굉장히 오랜 시간 길거리에서 지냈지만 모두가 우리를 마약 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으로 표현하며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에 온 불법입국자들은 엄청난 지원과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입국자들은 미국에 도착한 뒤 사람들을 강간하고, 주택에 침입하고 강도 행각을 벌이고 심지어 영어도 못 한다”며 “이들은 야만인이다”고 덧붙였다.     헤일리의 발언은 곧바로 논란을 불렀고 NAACP의 회원과 임원진은 그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듀페이지 카운티 NAACP 회장 패트릭 윌슨은 헤일리의 발언 후 곧바로 사퇴를 밝히며 “저런 회장 아래서 함께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윌슨은 “이민자 커뮤니티에 대해 그 같은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NAACP의 일리노이 전체를 대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당장 회장직을 내려 놓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헤일리는 매우 부끄러운 발언을 했고 반드시 사과하기 바란다”며 “많은 이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이민자들이 있는지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두바이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헤일리는 a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서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계속 부인하고 줌에 해당 영상 기록이 남아 있다는 지적에는 “요즘은 AI로 무엇(가짜 영상)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헤일리는 지난 2015년 일리노이 최초의 NAACP 여성 회장에 임명됐고, NAACP 스프링필드 지부 회장을 6번째 임기를 맡고 있다.     Kevin Rho 기자일리노이 입국자 중남미발 불법입국자들 발언 논란 일리노이 지부

2023-12-13

인종차별 발언 논란 드레온 재선 출마

지난 2021년 LA시의회장에서 녹취된 ‘인종차별 발언’으로 사퇴 압력을 받았던 케빈 드레온(사진) 시의원(14지구)이 내년 3월 실시되는 재선에 출마한다고 20일 선언했다.     그는 재선 발표를 통해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공공안전, 노숙자 문제, 공원 활성화 등에서 전례 없는 진전을 이뤘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이 시의원의 역할이며 이것이 내가 출마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나 드레온 시의원이 유권자들의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고 CBS-LA 뉴스는 보도했다.   드레온 시의원은 당시 인종차별 발언으로 사퇴 압력을 받았지만 “내 앞에는 (처리해야 할) 많은 일이 있기 때문에 사퇴할 수 없다”고 밝히며 의정 생활을 계속해왔다.   그는 지난 2021년 10월, 당시 누리 마르티네즈 시의장, 길 세디요 시의원, 론 헤레라 LA카운티 노동연맹위원장과 함께 선호하는 선거구 재조정 문제를 놓고 토의하는 과정에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쏟아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이 문제로 마르티네즈는 시의장직과 시의원직을 모두 내려놓고 물러났다.   반면 드레온 시의원은 당시 지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인종차별 발언 녹취 공개로 상처를 입은 마이크 보닌 시의원과 그의 입양 흑인 아들을 포함한 모두에게 사죄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발언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커뮤니티에도 사과한다고 되풀이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케빈 재선 인종차별적인 발언 인종차별 발언 헤레라la카운티 노동연맹위원장과

2023-09-20

한인 가족, 뉴욕 지하철서 모욕·폭행…흑인 10대 소녀 악담 퍼부어

네바다주에 사는 한국계 가족이 여름방학을 맞아 뉴욕에 놀러 갔다가 지하철 안에서 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포스트는 지난 6일 맨해튼에서 11살 쌍둥이 딸과 지하철을 타고 가던 한국계 부부가 10대 흑인 여성에게 봉변을 당해 뉴욕경찰(NYPD)이 인종차별을 기반을 둔 증오범죄로 수사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피해자로 알려진 수 영(51)씨는 열차 건너편 좌석에 앉아 있던 10대 소녀 3명이 큰소리로 웃는 것을 듣고 쳐다봤다가 봉변을 당했다.     영은 인터뷰에서 “그들을 쳐다보자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더 크게 웃기 시작했다. 나도 그들의 행동을 정확히 따라 하며 웃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자 이들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등의 발언을 하며 영을 향해 악담을 퍼붓기 시작했다. 듣다못해 남편 켄 영이 나서서 거친 단어 사용을 자제하라고 요청했지만, 오히려 더 화를 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 같은 차량에 탑승한 승객이 휴대전화에 자신들의 행동을 녹화하자 학생 한 명이 이 승객에게 달려들어 폭행하고, 이를 말리려던 영도 함께 때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상황을 휴대전화에 녹화한 승객 조애나 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이 여학생은 녹화하던 린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을 밀친 영에도 달려들어 폭력을 행사했다.     린은 뉴욕포스트에 당시 상황을 녹화한 이유에 대해 “무슨 일이 생기면 증거로 써야겠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켰다”고 설명했다.     이 여학생의 폭행이 계속되자 다른 승객들은 지하철이 다음 역에 정차하자 싸움을 말리고 피해자들의 하차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NYPD는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접수하고 가해자를 수배했다.     이와 관련 피해자인 영은 인종에 대한 적대감에서 비롯한 혐오범죄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은 “아시아계는 대립을 피하려는 성향을 가진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소녀들이 그들 가족을 손쉬운 범죄 대상으로 봤을 뿐”이라며 “그들은 아주 어린 소녀들이다. 법 집행을 떠나 우리가 사회 및 공동체로서 모두에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해 소녀들과 흑인 커뮤니티를 상대로 한 분노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해 우려스럽다는 입장도 전했다.   한편 이들을 폭행하고 도망쳤던 흑인 여학생은 8일 오전 경찰서를 찾아 자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NYPD는 “현재 2건의 폭행 혐의로 조사 중이다. 미성년자라 인적사항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들은 린은 “안심이 된다. 나와 영에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이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지하철 뉴욕 지하철 뉴욕 맨해턴 인종차별적인 발언

2023-08-09

신고 우선순위는 '신체 피해·인종차별 발언'

LA한인회와 한인검사협회가 주최한 증오범죄 기소과정 관련 세미나가 18일 한인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주민과 학생단체 등 약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LA카운티 검찰의 존 장 검사와 LA시 검찰의 로버트 차 부검사장, LA경찰국(LAPD) 올림픽경찰서의 애런 폰세 서장 등 관계자들이 강사로 나섰다.     존 장 검사는 신고부터 수사, 기소 순으로 과정을 안내하면서 가장 기본적으로 올바른 신고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강도 피해를 신고할 때 ‘남성이 내 지갑을 훔쳤고 내 팔이 다친 거 같다’가 아니라 ‘얼굴을 맞았고 팔을 다치게 했으며 내 지갑을 가져갔다’고 말해야 한다”며 “사람이 먼저고 그다음 물건 피해를 말해 어디에 중요성이 있는지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오범죄성 발언이 있었다면 꼭 덧붙여야 한다”며 “한인들이 잘 간과하는 것 중의 하나인데, 이런 것들이 수사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피해자 스스로 수사 진행 과정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 검사는 “무작정 경찰서를 가서 ‘내가 그때 강도 피해자다’라고 하는 게 아니라 리포트 넘버를 갖고 이야기해야 한다”며 “또한 담당 경관의 이름과 시리얼 넘버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많은 케이스가 ‘공개수사(open investigation)’ 단계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검찰에 송치되지 못한다고 전했다.     장 검사는 “범죄를 목격했고 신고했지만 아무 일도 없다면 수사과정에서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공군 예비역 한인 남성이 인종증오 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지만, 증거가 확실하지 않아 검찰로 사건이 송치되지 못했다”며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7년 경력의 로버트 차 부검사장은 증오범죄가 여전히 과소신고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리소스가 많은 만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차 부검사장은 “법원 출석 과정에서 피해자를 위한 교통 서비스도 제공되며 피해자를 혼자 두지 않는다”며 “또한 소송이 제기되었다고 해서 배심원들 앞에서 증언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성명서 발표 등을 위해 하루나 이틀 정도 재판에 참여하면 되는데 경범죄(증오사건) 재판은 5일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차 부검사장은 “카운티 검찰이 중범죄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시 검찰로 사건이 넘어오고 경범죄로 처리되는데, 보통 파일링되는 비율은 20~30%이고, 증오범죄 관련 사건의 경우는 50%”라고 설명했다.     이날 애런 폰세 서장은 “올림픽 경찰서 6.2스퀘어마일 관내 주민은 19만명으로, 경찰서 내 245명의 경관이 한 사람당 775명의 주민을 담당하는 셈이다”고 현실을 지적하며 “커뮤니티 안전은 우리 모두의 파트다. 절대 주민들의 도움 없이 우리의 일을 할 수 없다”고 적극적인 신고와 협력을 부탁했다.     한편, 제임스 안 LA한인회장은 “지난 3년 동안 경찰 리포트의 어려움, 수사관과 연락이 안 되는 문제 등을 호소하는 연락이 일주일에 한 번은 있었다”며 “한인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한인검사협회와 함께 이번 세미나를 준비하게 됐다”고 행사 취지를 전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인종차별 신고 증오범죄성 발언 부검사장 la경찰국 증오범죄 기소과정

2023-07-18

[J네트워크] 바이든의 ‘진심’…하루가 다른 정세가 던지는 숙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한 ‘독재자’ 발언이 나오자 중국의 반응은 신속했고 잔뜩 날이 서 있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정치적 존엄을 엄중하게 침범한 것으로 공개적인 정치적 도발”이라고 맹비난했다.   해당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월 중국 정찰 풍선의 미 영공 침범 사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무엇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것은 독재자들에게는 큰 창피”라고 했는데, 시 주석이 정찰 풍선 건을 잘 몰랐을 거라는 뜻으로 한 말이었다. 시 주석을 두둔하려는 뜻으로 들리는 얘기였다.   하지만 세계를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의 대결’로 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은 파문을 일으켰다. 은연중 드러난 바이든의 ‘진심’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방중을 계기로 관계 개선의 첫발을 떼는 듯했던 미·중 관계는 다시 급제동이 걸렸다.   발끈한 중국과는 대조적으로 미국 내 반응은 무덤덤하다. 오히려 “바이든이 틀린 말이라도 했느냐”는 분위기다. 미 국무부의 베단트 파텔 수석부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일부 차이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발언이 더 이상 해명되거나 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별문제가 없으니 더 해명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는 얘기다.   미 언론의 이목을 끈 건 발언 내용보다 ‘타이밍’이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 성과를 놓고 “그가 대단한 일을 했다”고 평가하며 “미·중 관계에 진전이 있었다”고 말한 바이든 대통령이 바로 다음 날 독재자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다. 관계 안정화에 뜻을 같이하고 고위급 대화 채널을 재개하기로 한 양국의 노력에 역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발언이 미·중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지는 않을 거라는 시각이 다수다. 발끈했던 중국 외교부가 당일 저녁 홈페이지의 대변인 브리핑 전문에서 ‘독재자’ 관련 질문과 답변을 갑자기 뺀 것도 묘한 느낌을 준다. 양국이 며칠 전 공감대를 이룬 ‘충돌 방지를 위한 상황 관리’ 차원의 조치로 읽힐 수 있어서다.   문제는 이렇듯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대한민국 외교가 취해야 할 스탠스다. 치열한 경쟁 와중에도 국익 앞에 대화와 소통을 모색하는 현실은 우리에게 묵직한 고민을 던진다. 국제 정세가 복잡하고 어지럽게 전개될수록 치밀하고도 유연한 외교 전략을 짜야 한다.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외교가 필요한 때다. 김형구 / 워싱턴총국장J네트워크 진심 정세 독재자 발언 국제 정세 외교부 대변인

2023-06-26

[J네트워크] 중국의 비난에 조급함이 묻어난다

‘강철동맹’을 외치는 한·미 정상을 지켜본 중국의 불안감은 흉기 같은 거친 언사로 뿜어져 나왔다. 사드 사태 이후 잠잠했던 한·중 관계가 다시 격랑에 빠져들 분위기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은 지난달 27일 ‘대세는 거스르기 힘들 것’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 그는 “한·중 수교 이후 중국에 가장 비우호적인 한국 대통령이자 한국 사회의 반중 정서를 부추기는 실질적인 선동자 중 한 명”이라며 “한국을 악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직격했다. 심지어 “윤 대통령은 중국 문화에서 정의하는 소인배로 도덕성이 부족하고 전략적 몽유병 환자처럼 행동한다”며 “중국은 그와 같은 정치인들을 질책하고 결코 면죄부를 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을 미국의 ‘전략적 볼모’로 전락하게 했다면서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과격한 언사다. 중국 ‘전랑(戰狼)’ 언론의 대표격인 그는 소셜미디어 2476만 명의 팔로워를 이끌고 당국의 의중대로 여론을 추동해 왔다. “중국은 전략적 결단을 유지해 윤 정부와 춤도 추지 말아야 한다”는 대목에선 이후 중국의 반격을 짐작하게 한다.   중국의 태도에 일단 우리 정부는 할 말은 하겠다는 기조다. 중국 외교부가 윤 대통령의 대만 발언에 대해 지난달 20일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자 “무례한 발언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맞받았다. “일본에 무릎 꿇었다”는 중국 매체 보도엔 “오만이 도를 넘었다”고 발끈했다. 반박과 더불어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은 안 된다”는 발언에 흥분한 중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우리 외교부의 응수는 시의적절했다. 당사국 모두에 해당하는 원론적인 발언에 흥분해 중국이 외교적 예의마저 잃었다는 인상만 남겼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도 한미공동성명을 문제삼아 “대만 문제에서 잘못되고 위험한 길로 가지 마라”고 경고했다.   한·미간 반도체 협력을 두고 “미국 명령을 따르면 한국 기업에 피해가 갈 것”이란 중국의 반응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 미국의 제안은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수출하는 물량을 줄이라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칩 부족분을 채워주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칩 수입량이 줄어드는 중국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급해진 중국이 에둘러 한국을 압박한 셈이다.   한·미 회담 이후 중국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북한 문제와 수출 기업 제재 등 중국이 쓸 수 있는 수단은 다양하다. 중국이 받는 압력이 커질수록 반격의 강도도 세질 수 있다. 박성훈 / 베이징특파원J네트워크 중국 비난 윤석열 대통령 한국 사회 대만 발언

2023-04-30

[J네트워크] 중국의 비난에 조급함이 묻어난다

‘강철동맹’을 외치는 한·미 정상을 지켜본 중국의 불안감은 흉기 같은 거친 언사로 뿜어져 나왔다. 사드 사태 이후 잠잠했던 한·중 관계가 다시 격랑에 빠져들 분위기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은 27일 ‘대세는 거스르기 힘들 것’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 그는 “한·중 수교 이후 중국에 가장 비우호적인 한국 대통령이자 한국 사회의 반중 정서를 부추기는 실질적인 선동자 중 한 명”이라며 “한국을 악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직격했다. 심지어 “윤 대통령은 중국 문화에서 정의하는 소인배로 도덕성이 부족하고 전략적 몽유병 환자처럼 행동한다”며 “중국은 그와 같은 정치인들을 질책하고 결코 면죄부를 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을 미국의 ‘전략적 볼모’로 전락하게 했다면서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과격한 언사다. 중국 ‘전랑(戰狼)’ 언론의 대표격인 그는 소셜미디어 2476만 명의 팔로워를 이끌고 당국의 의중대로 여론을 추동해 왔다. “중국은 전략적 결단을 유지해 윤 정부와 춤도 추지 말아야 한다”는 대목에선 이후 중국의 반격을 짐작하게 한다.   중국의 태도에 일단 우리 정부는 할 말은 하겠다는 기조다. 중국 외교부가 윤 대통령의 대만 발언에 대해 지난 20일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자 “무례한 발언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맞받았다. “일본에 무릎 꿇었다”는 중국 매체 보도엔 “오만이 도를 넘었다”고 발끈했다. 반박과 더불어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은 안 된다”는 발언에 흥분한 중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우리 외교부의 응수는 시의적절했다. 당사국 모두에 해당하는 원론적인 발언에 흥분해 중국이 외교적 예의마저 잃었다는 인상만 남겼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도 한미공동성명을 문제삼아 “대만 문제에서 잘못되고 위험한 길로 가지 마라”고 경고했다.   한·미간 반도체 협력을 두고 “미국 명령을 따르면 한국 기업에 피해가 갈 것”이란 중국의 반응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 미국의 제안은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수출하는 물량을 줄이라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칩 부족분을 채워주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칩 수입량이 줄어드는 중국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급해진 중국이 에둘러 한국을 압박한 셈이다.   한·미 회담 이후 중국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북한 문제와 수출 기업 제재 등 중국이 쓸 수 있는 수단은 다양하다. 중국이 받는 압력이 커질수록 반격의 강도도 세질 수 있다. 박성훈 / 베이징특파원J네트워크 중국 비난 윤석열 대통령 한국 사회 대만 발언

20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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