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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넝마도 그늘이 있어야 한다

 지나가는 사람이 모두 이무럽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날 정오   그늘이라고는 없는 길가에서 함박웃음은 힘든 넝마 속의 잡화들   넝마 속일망정 화사하고 정 스러워야 한다   얼굴을 활짝 펴서환한 웃음으로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   더 넓은 곳으로 도로변이 아닌곳에서  안락한 가정의 삶을 생각하며       세파에 무너진 희생자는 너무강한 의지를 가졌었는가   아니면 폐자였을까   수줍은 미소는 마르고 먼지 묻은 얼굴에 더욱 어두운 그림자를 그린다   넝마를 소중히 지키며 번화가 한쪽에 몇 년을 버티며 몸을 숨기고 있다   뒷짐을 쥔 손에 셀폰을 쥐고 기웃거리며 세상구경을 하는 남자   춤과 멋진 걸음으로 모든이의  눈길을 끄는 여자에 무관심한 그녀       반대편 보도블록에 눈길이 간다   시멘트 블록의 물 홈에 자라는 질경이   밟아도 밟아도 개의치 않는 푸르름의 낮은 속삭임   건장한 나뭇잎들 아직 기다리는 곳이 없다   어디를 향하여 어디쯤 걷고 있는가   바람은 질경이의 끊임없는 태양의 축복을 붙들고 노파의 얼굴에   웃음을 안기기를 희망한다   잡화 속에 파묻힌 그녀의 눈은 오뚝이를 닮았다 정숙자 시인 / 아스토리아글마당 넝마도 그늘 넝마도 그늘 반대편 보도블록 여름날 정오

2023-09-01

US아주투어, 지구 반대편 그 섬에 가고 싶다 '뉴질랜드'

남태평양에 위치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이 한창이다. 미국은 온 대륙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월드컵 게임이 벌어지는 뉴질랜드 그라운드의 관중들은 두툼한 외투 차림 일색이다.     이번 여자 월드컵은 호주와 뉴질랜드의 9개 도시에서 치러진다.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4곳의 도시에서 경기가 열린다. 오클랜드의 이든 파크 웰링턴의 웰링턴 리저널 스타디움 해밀턴 와이카토 스타디움 그리고 더니든의 포사이스 바 스타디움이다.   뉴질랜드의 8월과 9월은 봄과 초여름 날씨다. 평균기온이 섭씨 10도에서 16도 사이로 축구 경기가 열리기에 최상의 조건이다. 여행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는 날씨다. 코끝을 살며시 자극하는 뉴질랜드의 밤공기는 상쾌하기 그지없다. 지구 반대쪽 뉴질랜드로 더위를 피해 날아가 볼까?     뉴질랜드는 2개의 섬이 남북으로 공존한다. 북섬의 관문은 '항해의 도시' 오클랜드. 미션베이는 여행객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며 지열지대인 로토루아에서는 화산활동을 보기가 너무나도 쉽다. 펄펄 끓어오르는 머드풀을 지나면 어느새 폴리네시안 온천의 휴식이 우리를 반긴다. 반딧불의 은하수가 반사된 석순과 종유석이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는 와이토모 동굴은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아그로돔 목장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세계적인 양 목장이다. 350에이커에 달하는 대초원에서 직접 양과 어울릴 수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의 촬영지인 푸른 초목의 레드우드는 영화 속 명장면의 생동감을 그대로 전달해 준다. 유유히 흐르는 와이카토 강과 비옥한 레드우드는 뉴질랜드 아름다움의 원천으로 그야말로 자연이 살아 있는 곳이다.   남섬의 자연 풍광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비할 데 없는 순수함이 베어 있다.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 퀸즈타운은 다양한 액티비티로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번지점프에 몸을 맡긴 채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등골 오싹한 짜릿함을 잊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오르드에서 삼림이 울창한 우림과 빙하 계곡 시원한 폭포수가 그려지는 밀포드 사운드는 1만 2000년 전 빙하에서 만들어져 현재까지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2011년 대지진의 상처를 입은 크라이스처치는 타우포 호수를 낀 매켄지컨트리부터 멀리 북쪽 카이코우라까지 아우른다. 광활한 평야에서 고산준령까지 해안에서 빙하 호수까지 지구상의 생명력이 모두 어우러진 그곳이 바로 캔터베리 지역이다.   'US아주투어'는 오는 10월 2일 피지 호주 뉴질랜드 남북섬으로 12박 13일 일정의 남태평양 패키지를 떠난다. 가격은 정가 4998달러+항공에서 20% 할인된 3999달러+항공이며 선착순 모집한다.   ▶문의: (213)388-4000 뉴질랜드 반대편 호주 뉴질랜드 뉴질랜드 여자 뉴질랜드 아름다움

2023-08-13

[독자 마당] 실수와 용서

 여자 손님이 길이를 줄여 달라고 맡겼던 바지를 찾으러 왔다. 그런데 그녀의 옷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다. 이럴 때의 당혹감은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몇 가지 경우를 생각했다. 첫째로 옷의 위치가 잘못 되어 있는 경우다. 두번째로 컨베이어에 옷이 너무 조밀하게 걸려 있을 때 옷걸이 하나에 걸려 있는 옷이 가끔은 튕겨 나가 바닥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셋째는 주변에 걸린 다른 옷과 함께 엉뚱한 손님에게 전달되는 경우다.     내가 속으로 진땀을 빼며 여자 손님의 옷을 찾고 있는 동안 너덧 명의 손님이 세탁소에 들어와 줄을 서고 있었다.   결국 옷수선을 하는 곳으로 갔다. 혹시나 하고 작업대 반대편을 살펴보았더니 거기에 손님의 옷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잃어버린 옷을 찾았을 때의 환희란. 그러나 그 환희는 순간,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실수는 결국 금전적인 손해로 돌아온다.   그저께는 종업원 한 명이 소매가 가죽으로 된 코트를 다리다가 가죽을 망치고 말았다. 코트 값까지 물어주려면 손해가 크다. 종업원들의 실수로 생긴 손해를 몽땅 내가 다 껴안아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하게 느껴졌다.     고교 시절 외웠던 영어 격언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 ‘사람은 실수하고, 신은 용서한다.’ 따지고 보면 나도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이다. 때로는 그 실수가 남들에게 알려지기도 하고, 그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아내와 가족, 그리고 사회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분명 많이 있었을 것이다.   결국 실수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일은 신에게 가까이 가는 거룩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너는 고작 종업원들 실수한 것 가지고 그리 억울해 하니? 나는 세상 모든 사람의 실수와 죄 때문에 십자가를 지고 간다.” 김학선 / 자유기고가독자 마당 실수 용서 작업대 반대편 영어 격언 여자 손님

202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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