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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넝마도 그늘이 있어야 한다

 지나가는 사람이 모두 이무럽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날 정오
 
그늘이라고는 없는 길가에서 함박웃음은 힘든 넝마 속의 잡화들
 
넝마 속일망정 화사하고 정 스러워야 한다
 
얼굴을 활짝 펴서환한 웃음으로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
 
더 넓은 곳으로 도로변이 아닌곳에서  안락한 가정의 삶을 생각하며
 
 
 
세파에 무너진 희생자는 너무강한 의지를 가졌었는가
 
아니면 폐자였을까
 
수줍은 미소는 마르고 먼지 묻은 얼굴에 더욱 어두운 그림자를 그린다
 
넝마를 소중히 지키며 번화가 한쪽에 몇 년을 버티며 몸을 숨기고 있다
 
뒷짐을 쥔 손에 셀폰을 쥐고 기웃거리며 세상구경을 하는 남자
 
춤과 멋진 걸음으로 모든이의  눈길을 끄는 여자에 무관심한 그녀
 
 
 
반대편 보도블록에 눈길이 간다
 
시멘트 블록의 물 홈에 자라는 질경이
 
밟아도 밟아도 개의치 않는 푸르름의 낮은 속삭임
 
건장한 나뭇잎들 아직 기다리는 곳이 없다
 
어디를 향하여 어디쯤 걷고 있는가
 
바람은 질경이의 끊임없는 태양의 축복을 붙들고 노파의 얼굴에
 
웃음을 안기기를 희망한다
 
잡화 속에 파묻힌 그녀의 눈은 오뚝이를 닮았다

정숙자 시인 / 아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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