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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초현실주의자들의 은밀한 매력

내가 동물학자임을 알기에, 헨리는 함께 있을 때면 늘 동물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 예를 들어, 그는 인도코끼리와 아프리카코끼리의 윤곽과 피부 질감 차이를 아주 상세히 분석하고 싶어 했다. 내가 보기에 그는 이 거대한 동물들을 움직이는 조각품으로 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특히 그는 코끼리의 머리뼈 모양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데즈먼드 모리스『초현실주의자들의 은밀한 매력』   ‘나’는 『털 없는 원숭이』로 유명한 동물학자 데즈먼드 모리스, ‘그’는 조각가 헨리 무어다. 초현실주의 예술가이기도 한 모리스가 프랜시스 베이컨·앙드레 브르통 등 초현실주의 미술가 32명에 관해 쓴 책이다. 1차 세계대전 후 기성체제를 비판하며 짧게 유행했던 초현실주의 운동은 분석이나 계획 없이, 이성의 개입이나 미의 추구 없이 “가장 어둡고 비합리적인 생각이 무의식에서 솟구쳐 나와서 캔버스에 자신을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었다. 모리스가 직접 교류했던 작가들의 개인사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마도 책의 핵심은 다음 문장일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초현실주의는 실패했다. 세계를 바꾸지 못했으니까. 다른 의미에서 보면, 초현실주의는 그것의 가장 원대한 꿈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그 예술 작품들을 현재 전 세계의 수많은 이가 감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명과 분석을 원하는 이들을 제외해도, 화가의 무의식적 마음에서 관람자 자신의 마음으로 이미지가 직접 와 닿도록 하겠다는 생각으로 작품 앞에 서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초현실주의자 은밀 초현실주의 예술가이기도 동물학자 데즈먼드 초현실주의 미술가

2024-05-22

[열린광장]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3월

“우리 하나님은 이 세상의 정의로움을 한 해의 봄날처럼,  하루의 아침처럼 하늘에서 하신 것처럼 이 땅에서도 이룩하시네.”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절 이름난 시인이었던 로버트 브라우닝이 읊은 ‘3월 찬가’ 의 한 구절이다. 3월은 한 해의 세 번 째 달이지만 첫 번째 계절인 봄의 첫 번 째 달이다.   3월은 로마 달력으로는 ‘마르티우스’라고 불렸으며 달력의 첫 번째 달이었다. 그런데 로마 황제 카이사르가 B.C. 46 년에 로마의 신을 뜻하는 야누스라고 부르는 달을 한 해의 첫 번째 달로 삼으면서 3월은 세 번째 달이 되고 말았지만 이 3월은 ‘로마 전쟁의 신’ 으로 추앙받는 그런 이름이었다.   3월에 연방 공휴일은 없지만 주마다 특별한 기념일이 있다. 네브래스카 주민들은 3월 1일을 주 승인 축하 일로 기념하고 있고, 텍사스주는 3월 2일을 멕시코로부터의 독립 축하 날로 삼고 있다.  그리고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은 1681년에 대헌장을 받은 ‘윌리엄 펜’을 기리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3월과 관련된 미신 같은 통설이다. 즉, ‘3월은 사자처럼 다가와 어린양처럼 사라진다(March comes in like a lion and goes out like a lamb)’와 같은 것이다. 초기엔 춥지만 나중엔 따뜻해지는 3월의 특성을 말한 것이다.     이제  3월에 태어나 이름을 날린 사람들을 살펴보자. 미국인 조각가 에이 세인트 가우던스가 1848년 3월 1일에 태어났다. 세인트 가우던스는 여러 장군들의 동상을 조각했는데 그 가운데 현재 뉴욕시 센트럴 공원 입구에 있는 윌리엄 테쿰셔 숼만 장군 동상은 미국이 자랑하는 조각품이다.   미술가 미켈란젤로는 1475 년 3월 6일에 이탈리아에서 출생했다. 미켈란젤로는 율리우스 2세가 바티칸 궁전 안에 있는 시스틴 성당의 천정에 색칠하는 일을 맡기면서 유명 화가가 됐다. 그의 작품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피에타(예수의 시체를 안고 슬퍼하는 마리아상)’다.      프랑스 음악가 마우리스 라벨은 1875 년 3월 7일 태어났다. 라벨은 다양한 음률과 정확한 음정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같은 프랑스 작곡가인 드비시와 함께 인상파 예술가로 불린다. 라벨이 세계 1차대전 뒤에 작곡한 교향악곡 ‘라 발스’ 와 ‘볼레로’ 는 매우 이름난 곡이다.       그리고 물리학자 게오르그 시몬 오움이 1787 년 3얼 16일에 독일에서 태어났다.  오움은 ‘기전력’과 전류와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설정한 ‘오움 법칙’의 물리학자다.  전기학자들은 오움의 법칙을 이용하여 전기회로를 측정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가 페이츠릭 헨리가 1736 년 3월 23일 버지니아에서 태어났다. 이름난 연설가로 알려진 그가 버지니아주 의사당에서 외친  “나에게 자유를 달라, 아니면 죽음을!(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이란 연설이 아주 유명하다. 헨리는 미국 독립 전쟁때 버지니아 주지사가 되었으며 나중에 조지 워싱턴 대통령의 추천으로 주의회 회원으로 출마하면서 “뭉치면 살지만,  헤어지면 우린 망합니다(United we stand, divided we fall)”라는 멋진 연설을 하기도 했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열린광장 계절 시작 로마 달력 미술가 미켈란젤로 로마 황제

2023-03-03

육영신 씨 리서치 펠로우 선정

비영리 한인 미술인 지원 단체 알재단(AHL Foundation.대표 이숙녀)이 올 해의 알-그레이스 채러티재단 리서치 펠로우쉽 (AHL - Grace Charity Foundation Research Fellowship) 수상자로 육영신(사진) 씨를 선정했다.     2015년부터 알재단과 그레이스 채리티 파운데이션(Grace Charity Foundation)은 매년 미주 한인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연구 및 아카이빙 할 수 있는 펠로우를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육 씨는 서울대에서 ‘백남준의 독일시기(1959-1963) 퍼포먼스와 전쟁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고 현재 미시건대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는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등에 글을 기고했고,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텍사스 댈러스미술관의 학예팀에서 인턴 및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미시건대 미술관에서 아시아관 담당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전후 한국미술사 및 이론을 연구하고 있다.   한편, 매년 리서치 펠로우가 참여하게 될 연구 프로젝트인 ‘재미 한인 미술가 아카이브(AKAA : Archive of Korean Artists in America)’는 2013년, 미주 한국계 미술 작가들에 대한 자료를 한 곳에 모아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해 시작됐다.     AKAA는 한인 문화 예술 유산을 보존하고, 한인 작가에 대한 대중들의 접근성을 높임과 동시에 미술사 연구자 간 활발한 학문적 교류를 위한 플랫폼을 지향하는 것으로 육 씨는 오는 9월부터 알재단 아카이브 프로젝트에 합류하여 작가 인터뷰 및 디지털 아카이브 자료 수집과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알재단 육영신 알-그레이스 채러티 재단 그레이스 채리티 파운데이션 재미 한인 미술가 아카이브

2022-08-21

잊었던 한국 미술의 거장 재조명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이 ‘백철극 화백 회고전’을 10일부터 내달 1일까지 문화원 아트갤러리에서 개최한다.     고 백철극 화백(1912-2007)은 평안북도 박천에서 태어난 한국미술 서양화 1세대 작가로 미국, 캐나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다 LA에서 작고한 한인 추상 화가로 한국 미술의 숨겨진 역사로 평가받고 있다.     백화백은 1940년 중국의 상하이로 이주, 일본미술가 협회가 주관하는 전시회에 데뷔해 대상을 수상했다.   1970년 뉴욕 개인전을 시작으로 뉴욕과 파리에서 화가로서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했다.     1980년 파리시장상 등을 수상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올렸고, 1981년에는 ‘세느강 풍경’으로 ‘도톤느’상을 연속 수상했다.     백화백은 2007년 LA에서 지병으로 95세에 삶을 마감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침략자’와 ‘비행기II’는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고 백철극 화백의 24여점의 대표 유화작품을 비롯해 크로키 및 드로잉 작품, 사진, 편지 등 유품을 통해 생전 작품세계와 삶이 소개된다.     특히 작가가 28세에 중국의 거리 풍경을 인상파 기법으로 그려낸 ‘상하이 거리’, 60년대 후반 작가의 독특한 화법으로 표현한 ‘소나기’, ‘비’ 시리즈, 작가의 동양적인 미술세계를 보여주는 ‘침략자’ 시리즈, 70년대 초부터 한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오리엔탈 리듬’, 1987년 구상적인 미술양식과 추상적인 양식을 동시에 표현한 ‘튤립’ 등 다채로운 유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1932년 작가가 어머니께 그려줬던 자화상 드로잉, 정물화, 상하이 레이디 등 다양한 크로키 드로잉 작품들도 전시된다.   LA한국문화원의 정상원 문화원장은 “어둡고 불행한 시대에 태어나 열정적으로 자신의 고뇌를 평생동안 화폭에 반영한 고 백철극 화백 회고전을 유족들과 함께 준비했다”며 “우리가 잊고 있었던 한국 서양화 1세대 화가의 작품들을 재조명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닝 리셉션은 10일 오후 6시에서 9시까지다.     ▶주소: 5505 Wilshire Blvd. L.A., CA 90036       ▶문의: (323)936-3014  이은영 기자재조명 한국 한국미술 서양화 한국 미술 이주 미술가

202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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