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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물의 나라 베네치아

밀라노에서 맞이한 밤은 짧고 생소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은 왔고 이어 아침이 밝았다. 시카고 근교의 에반스톤이나 하이랜드 파크의 아침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7시간의 시차가 있을 뿐 하늘과 구름과 사람들의 분주한 걸음마저 다른 점이 없다. 앞으로 10일 동안 나도 함께 분주히 걸으며 사진도 찍고 커피도 마시며 찬란했던 로마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려 한다.     4세기 이후 지중해를 중심으로 활발한 해양도시로 발전한 베네치아(베니스)로 향하는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았다. 왼쪽 창문으로 시프러스 나무들이 줄지어 따라왔고 멀리 여럿의 산등성이 뒤로 눈 덮힌 알프스 산들이 보인다. 스위스와의 접경을 좌로 돌려놓고 버스는 3시간여를 달리고 있다.     붉은 기와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그 뒤론 둥글고 뾰족한 탑을 가진 고대 성당 건축물이 보인다. 고대 화려했던 로마의 거리 풍경이 오버랩핑 되었다. 빨간 깃털을 단 투구와 가죽옷을 입은 기마병의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십 수세기에 걸쳐 유럽과 서아시아를 지배하며 위세를 떨치던 로마도 저물고 이제는 이탈리아라는 그리 크지 않은 반도 국가로 남겨지게 되었다. 화려했던 문화유산과 3.000고지의 아름다운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소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100년 된 건물은 현대 건물로 분류될 만큼 도처에 500년, 600년 된 건물이 즐비하다. 도시마다 하나님을 기리는 성전을 건축하였는데 건축 기간이 100년을 넘기기도 한 성전이 많이 있다고 한다. 그 외양이 수려하며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지어져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불가사의 건축물들이 많다.     첫날 방문했던 밀라노 성당의 위엄도 대단했다. 성당의 한 면은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 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성전 내부의 장식들도 대단하였는데 이는 세공 산업의 발전으로 연결되었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가 디자인, 가구, 패션의 첨단 국가로 발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도시의 작은 골목에도 구운 벽돌과 세라믹 타일 바닥으로 포장된 곳이 많았다. 오래된 건물을 부수지 않고 보수함으로 옛모습을 보존하는 배려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이곳을 찾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3.850미터 철도 다리를 건너 베네치아 섬으로 들어간다. 119개 섬으로 연결된 베네치아는 189개 운하, 450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곳 섬들을 곤돌라라는 배를 타고 섬으로 이동하게 된다. 쾌속정 같이 생긴 Water Taxi가 분주히 물살을 가르고 있다.     입학 동기 정경연(홍대 미대 대학원장)이 금상을 수상했다고 수상 작품과 똑같은 염색 작품을 보내주었던 비엔나르 미술제, 강수연(배우)이 여우 같은 연기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베니스 영화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중세 시대 이곳에서의 교육은 귀족이나 사제들에게만 허락되었다고 한다. 음악교육을 받고 싶었던 비발디는 평민에서 사제의 신분으로 전환해 음악교육을 받았고 후에 사계(Four Seasons)로 음악성을 인정 받기도 하였다.     300년이 넘은 CAFE Florian에서 생음악과 함께 젤라또로 갈증을 해소했지만 물의나라 베네치아의 하루는 온통 물, 물, 물투성이다.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베네치아 물의 불가사의 건축물들 밀라노 성당 현대 건물

2024-04-15

[우리말 바루기] ‘유감’과 ‘사과’

‘유감’은 외교관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遺憾’이라고 적는다. ‘남길 유(遺)’와 ‘섭섭할 감(憾)’으로 구성된 한자어다. 마음에 안 차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을 말한다.   섭섭한 마음 없이 흡족할 때 “유감없다”고 얘기하는 것을 떠올리면 ‘유감’의 뜻이 명확히 와닿는다. 한마디로 언짢다, 서운하다, 아쉽다는 의미다. 우리의 사전적 풀이로 보면 잘못을 사과할 때 쓰기에 알맞은 낱말은 아니다.   ‘유감’이란 말을 외교무대로 끌어들인 건 일본이다. 껄끄러운 국가 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감’에 완곡한 사과의 뜻을 담아 사용해 왔다. 지금은 관례상 ‘유감’을 ‘사과’로 이해해도 큰 문제는 없을 정도로 외교용어로 자리 잡았다.   ‘유감’은 사과뿐 아니라 외교적으로 항의를 하거나 불만을 완곡히 드러낼 때도 사용한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깊은 유감 표명” 등과 같이 쓰인다. 문제는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어야 하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유감’을 광범위하게 쓴다는 점이다.   개인의 일탈로 물의를 빚은 공인이 곤혹스러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 “유감의 말씀을 드립니다”처럼 얘기하는 건 부적절하다.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죄송하다, 미안하다, 사죄하다 등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우리말 바루기 유감 사과 유감 표명 일탈로 물의 오염수 방류

2022-12-30

‘물의 화가’ 안영일 작가 회고전

‘물의 화가’로 알려진 고 안영일 작가의 회고전이 열린다.     뉴욕 하퍼스 갤러리는 “고 안영일 작가의 근현대 작품과 대표 작품을 선보이는 두 번째 개인전 ‘물, 스페이스, 캘리포니아’를 오는 19일부터 6월 25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2017년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열린 개인전 ‘물 시리즈’로 알려졌지만 안 작가의 작업은 시각예술가로서 장기간 다작의 경력을 통해 제작된 여러 가지 시리즈에 걸쳐있다. 이번 ‘물, 스페이스, 캘리포니아’ 전시회에서는 안 작가의 상징적인 세 가지 시리즈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     1992년 제작된 스페이스 시리즈는 순수한 흰색 바탕에 흐릿한 반투명 직사각형이 특징이다. 캘리포니아 시리즈는 태평양 연안에서 햇빛의 프리즘 굴절을 포착하는 4색 색상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색채와 스케일로 관람객을 색의 영역으로 몰아넣는 물 시리즈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안 작가는 작품을 통해 미국과 한국 시대정신의 측면을 독특하게 구현하고 미묘한 디아스포라 대화를 하는 선구적인 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     1934년 출생한 안영일 작가는 일본의 식민통치, 한국전쟁으로 인한 정치적 격동의 시기에 유년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 시절 국전에 작품을 출품해 특선을 수상했지만, 참가 나이로 자격 미달이 되며 입선을 수상하는 등 유년시절부터 예술 천재 소년으로 불렸다.     1958년 서울대학교 미술학과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경제 상황은 불안정했다. 1966년 안작가는 LA에 정착하고 2020년 12월 사망할 때까지 50년 동안 캘리포니아 자연을 근간으로 한 작품 활동을 했다.     1983년 물 시리즈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연작을 내놓았고 2015년 LA 한국문화원 주최 회고전 ‘안영일: 물과 빛의 변주곡’을 열었고 같은 해 롱비치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었다. 이은영 기자안영일 회고전 물의 화가 안영일 작가 캘리포니아 시리즈

2022-05-15

체벌논란 김동성 '무혐의'·MD 아동보호국 사건 종결

학생 체벌논란으로 지도자 자격논란에 휩싸였던 쇼트트랙 국가대표출신 김동성 코치(사진)에 대해 미국 사법당국이 ‘무혐의’판결을 내렸다. 김동성 코치는 6일 중앙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아동과 메릴랜드 주정부 검사실의 아동보호국이 지난달 23일 김씨의 변호사를 통해 학생체벌 논란에 대해 그간의 조사를 바탕으로 무혐의 판결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한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몽고메리 카운티에 위치한 메릴랜드주 아동보호국은 아동과 관련된 폭력사건 등을 담당하는 사법기관이다. 아동호보국은 이번 논란이 김씨가 이끄는 DS 스피드스케이팅클럽과 경쟁관계에 있는 클럽의 악의적 주장과 이들의 일방적 주장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 이 기사에 영향을 받은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연맹의 징계절차 등이 어우러져 증폭됐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미국 스피드스케이팅연맹은 지난 2월 27일 체벌논란과 관련해 김씨의 코치자격을 박탈하고 대회 출전금지조치를 내렸으나 당사자의 의견이 무시된 일방적 조치임을 시인하고 다음달 10일 징계를 취소했다. 당시 연맹은 아동보호국의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김씨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조사를 의뢰한바 있다. 아동보호국의 판결에 대해 김씨는 “내가 잘못한 건 아니었지만 누명을 벗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전의 일들을 이야기하다가 감정에 북받치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 김씨는 학력위조 논란으로 큰 곤혹을 치룬 가수 타블로를 언급하며 “그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몸이 부딪히는 상황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때렸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만졌다고 하더군요. 수강생들 중 미국인들도 꽤 있었고 어른들도 있었는데 제가 때렸으면 그 사람들이 가만히 있었겠어요? 그 중에는 아직도 저에게 배우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됨에 따라 김씨는 일방적 주장을 퍼뜨린 익명의 제보자들과 언론, 빙상연맹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성기자

2011-06-06

김동성 코치 가르친 DS 스피드스케이팅팀…전미대회서 5관왕 2명 배출

가혹행위 논란을 빚었던 김동성 코치가 맡은 DS 스피드스케이팅팀(DST)이 지난 11∼13일 열린 2011 전미 내셔널 챔피언십 쇼트트랙 경기대회에서 두 명의 선수들이 5관왕에 오르는 등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이번 쾌거는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김동성코치가 지난해 불거진 학생 체벌의혹과 관련 미국 스피드스케이팅연맹으로부터 공인대회 출전자격을 박탈당했다가 지난주에 다시 복귀하는 등 진통 끝에 이뤄낸 것이어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연맹측은 10일 김코치에 대한 자격정지 징계조치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코치 자격을 복원시킨바 있다. 위스콘신주 웨스턴의 그린헥 필드하우스 아이스링크에서 아메리칸 컵 대회와 함께 열린 이번 대회에서 DST 소속 신비(12)양과 마미 바이니(10)양이 각각 미짓 (11∼12세)과 포니(9-10세) 부문에서 5관왕에 올랐다. 신비는 500미터와 1000미터 등 출전 5개 전종목에서 1위를 차지하여 종합성적 1위에 올랐고, 바이니도 500미터와 777미터를 포함한 출전 전종목에서 1위를 차지해 역시 같은 연령대에서 종합성적 1위에 오르며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신비는 777미터에서 1분17초 9, 바이니는 333미터에서 35초873을 기록해 대회 신기록을 달성하는 기쁨까지 누렸다. 두 선수 외에도 DST 소속 선수중 서단비(11)양이 미짓 연령대 세개 부분에서 모두 최종결승전에 진출해 4∼5위를 차지했으며, 윤준호(14)군은 전미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해 쥬비나일(13~14세) 부분 1500m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등 선전했다. 이 대회는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연맹이 주최하는 연중 최대의 쇼트트랙 대회로 버지니아, 메릴랜드주를 비롯, 뉴욕, 미시건, 펜실베이니아와 시에틀등 전국 각지에서 250명에 달하는 쇼트트랙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용성 기자

2011-03-14

체벌 의혹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성, 코치 자격 회복…대회 참가 허용

미국 스피드스케이팅연맹이 10일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김동성(31)에 대한 코치 자격정지 징계조치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코치 자격을 복원시켰다. 이에 따라 워싱턴DC 일원에서 `DS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클럽의 유소년 코치로 활동 중인 김동성은 11∼13일 위스콘신주에서 열리는 미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대회에 공인 코치 자격으로 참가했다. 당초 미 스피드스케이팅연맹은 지난해 초 한 스케이팅 클럽의 일부 학생들이 그로부터 체벌을 받았다는 주장이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기사화되자 지난달 27일 코치직 자격정지를 취하며 공인대회 출전자격을 박탈했다. 연맹의 코치직 자격정지 번복 결정은 지난 9일 김동성과 클럽 소속 선수 학부모들이 코치직 자격정지 조치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자 연맹이 소송 전 화해를 요청해 온 데 따른 것이다. 김동성 측은 소장을 통해 "연맹 내규상 코치에 대한 자격정지 등 징계는 혐의에 대한 당사자의 소명을 듣는 청문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돼 있지만, 연맹은 이 절차를 무시하고 이른바 익명의 피해자들의 일방적 주장만 듣고 징계조치를 내렸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합뉴스]

2011-03-11

김동성 코치직 복원·대회출전 허용…미 빙상연맹, 법적 대응에 한발 후퇴

미국 스피드스케이팅연맹이 10일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김동성(31·사진)에 대한 코치 자격정지 징계조치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코치 자격을 복원시켰다. 이에 따라 워싱턴 일원에서 ‘DS speedskating’ 쇼트트랙 클럽의 유소년 코치로 활동중인 김동성은 11∼13일 위스콘신주에서 열리는 미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대회에 공인 코치 자격으로 참가했다. 당초 미 스피드스케이팅연맹은 지난해 초 김동성이 과거 코치로 일했던 한 스케이팅 클럽의 일부 학생들이 그로부터 체벌을 받았다는 주장이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기사화되자 지난달 27일 코치직 자격정지를 취하며 공인대회 출전자격을 박탈했다. 연맹의 코치직 자격정지 번복 결정은 지난 9일 김동성과 클럽 소속 선수 학부모들이 코치직 자격정지조치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자 연맹이 소송전 화해를 요청해왔고, 이 과정을 거쳐 당초 결정이 번복된 것이다. 김동성 측은 소장을 통해 “연맹 내규상 코치에 대한 자격정지 등 징계는 혐의에 대한 당사자의 소명을 듣는 청문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돼 있지만, 연맹은 이 절차를 무시하고 이른바 익명의 피해자들의 일방적 주장만 듣고 징계조치를 내렸다”고 연맹의 징계 문제점을 지적했다. 브래드 고스코비츠 연맹회장도 지난 8일 징계 절차상 논란이 불거지자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었고 청문절차는 추후 가질 방침”이라며 김동성에게 해명기회를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징계조치를 내렸다고 시인한 바 있다. 연맹 내규는 ‘타당한 통지나 청문 절차 없이는 선수, 코치, 매니저에 대해 자격정지나 대회출전 정지에 해당하는 부적격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코치직 자격정지 같은 중징계를 위해서는 당사자 해명을 듣는 청문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연맹의 번복 결정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해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김동성은 코치로서 정상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청문회 절차를 통해 체벌을 당했다는 피해자 주장의 사실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내려지면 징계 여부나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연맹은 구체적인 청문회 날짜를 지정해 통보하지 않았지만, 징계절차상 하자를 인정함에 따라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청문회를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1-03-11

김동성 코치 일시 자격정지…스케이팅연맹, 학생 체벌 논란 WP보도 후 조사

워싱턴 일원에서 유소년 코치로 활동중인 쇼트트랙 김동성(31·사진)이 미 스피드스케이팅 연맹으로부터 학생 체벌 혐의로 코치자격 일시 정지처분을 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 보도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연맹은 지난달 27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고 체벌을 주장한 학부모 당사자들에게 통보하고 김동성 코치에게도 2일 밤 이메일을 통해 자격정치 처분 방침을 통보했다. 연맹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달 19일 WP가 김동성이 지난해 초 자신이 가르치는 스케이팅 클럽에서 일부 학생들에게 체벌을 가했다는 진정서가 제출됐지만, 연맹이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고 미온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 기사가 나온 후 이뤄진 것이다. 일시 자격정지 조치에 따라 김동성은 오는 11∼13일 위스콘신에서 열리는 미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발전을 비롯, 연맹의 공인 대회에는 당분간 코치 자격으로 참가할 수 없게 된다. 연맹은 앞으로 김동성을 출석시킨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의 체벌주장과 관련한 청문절차를 밟으며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P는 브래드 고스코비츠 연맹 회장의 말을 인용, “앞으로 수주내에 청문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청문 결과에 따라 김동성은 장기간의 자격정지에서부터 코치 자격 박탈에 이르기까지 추가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동성 코치는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절차상 청문절차 등을 거쳐 나의 소명을 듣고 난 이후 조치를 취하는게 타당할텐데, 해명도 들어보지 않고 일방적 주장과 언론보도만을 바탕으로 자격정치 처분을 내리는 연맹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지난해 문제가 제기됐을 때 근거가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는 이유로 일단락됐는데 지금에 와서 또 문제가 되는 이유를 모르겠으며, 학생들을 폭행한 적이 없다”며 “변호사와 상의해 법적, 행정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태준 기자 tjheo@koreadaily.com

2011-03-03

유소년코치 연착륙 홍역치르는 김동성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김동성(31·사진)이 미국에서 유소년 코치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체벌 논란에 휘말려 홍역을 치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자 스포츠면에 ‘한국인 코치 체벌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워싱턴 지역에서 쇼트트랙을 가르치는 김동성이 지난해초 체벌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피해를 입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주장을 인용해 보도했다. WP는 지난해초 일부 학부모들이 김동성이 자신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하키 스틱, 스케이트 날 보호가죽, 타이머 등으로 ‘신체적 체벌’을 가했다며 미국 스피드 스케이팅 연맹에 진정서를 냈고, 연맹은 김동성에 경고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한 학생은 “내가 기술을 터득할 때까지 하키 스틱으로 때리거나 가슴을 쑤시거나 꼬집기도 했고, 내가 스케이트를 잘못 탈 경우에는 다른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바보같은 녀석아. 그것도 못하냐. 왜 배우냐. 집에서 TV나 봐라’며 나를 모욕했다”고 말했다. “체벌한 사실이 없다”는 그의 반론을 담았지만 김동성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WP 의 체벌 논란 보도는 미국 사회에서 엄격한 코치 방식을 바라보는 문화적 차이에다 미국내에도 있는 스케이팅 클럽간 파벌 갈등이 결합된 상황이 표출된 것이라는 시각이다. 지난해 체벌 주장 진정서가 제출된 후 당시 다른 학부모 32명은 오히려 진정서 내용은 클럽 운영방식에 불만을 가진 일부 학부모들의 일방적 주장이라면서 ‘체벌은 없었다’며 김동성을 옹호하는 서한을 같은 해 9월 연맹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 서한에 서명한 학부모는 “교습을 오래 지켜본 경험으로는 체벌 의혹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며 “김 코치는 오로지 아이들의 스케이팅 자세를 바로잡으려 했고, 운동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를 두고 ‘아이들을 때린다’라고 주장할지 모르겠지만, 20∼30명의 학부모들이 버젓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교습이 이뤄지는데 체벌이 어찌 가능하겠냐”고 말했다. 미 스피드스케이팅 연맹도 진정서가 제기돼 김동성에 ‘체벌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서한을 보내는 형식적 절차를 밟긴 했지만, 브래드 고스코비츠 연맹 회장은 “진정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경찰조사 보고서와 같은 근거가 없으며, 진정서만으로는 이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고스코비츠 회장은 “일부 학부모들이 김동성에 화가 나 있지만, 아이들이 성공하기를 원하는 다른 학부모들은 김동성의 코치 방식을 지지하고 있다”며 지난해초 진정서가 나온 이후 추가로 이런 공식적 문제제기는 없었기 때문에 연맹차원의 후속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김동성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달릴 때 자세를 낮추도록 몸의 높이를 정해주거나, 스케이트 날을 안쪽으로 밀어넣기 위해 교습 수단으로 하키 스틱을 사용한 적은 있지만, 스틱으로 아이들을 때린 적은 없으며, 또 체벌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국가대표를 목표로 하는 아이들의 경우 강하게 훈련을 시키긴 하지만 자세교정을 위한 훈련과정을 폭행이라고 여기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지난해 가르치던 클럽에서 일부 학부모와 이견으로 불화가 있었고 그때 진정서가 제출됐으나 연맹에서도 일단락된 상황인데 왜 지금에 와서 또 새삼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쇼트트랙 코치가 몇명 있지만 제대로 된 계약서도 없이 클럽이 코치를 외국인노동자 부리듯이 함부로 대하는 경우들이 많다”며 “이런 폐해 때문에 책임있게 아이들을 지도하고 싶어 지난해 새 클럽을 창단해 열심히 하는 상황에서 근거없는 일들이 다시 불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동성은 지난해봄 내부불화로 코치로 있던 ‘포토맥 스피트스케이팅 클럽’을 나와 자신의 이니셜을 딴 ‘DS 스피드스케이팅 클럽’을 창단했다. 40여명의 유소년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동성의 이 클럽은 내달 11∼13일 위스콘신에서 열리는 미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발전 출전을 앞두고 있다. [연합]

201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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