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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당뇨병 치료제 젭바운드 비만치료제로 승인

연방 식품의약청(FDA)이 현존 비만 치료제 중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사진)를 승인했다. 먼저 승인을 받아 신드롬을 일으킨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FDA는 8일 일라이릴리의 주사형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티드)’를 비만 치료제 용도로 승인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를 임상 시험한 결과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나타나자 사용 승인을 신청했었고, 일라이릴리는 비만 치료제 상표명을 젭바운드로 정해 올해 말까지 출시 예정이다.     FDA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질환을 가진 과체중자에게 이 약품 사용을 승인한다며 저칼로리 식단, 규칙적인 운동과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라이릴리가 공개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젭바운드는 비만 환자가 매주 1회 72주간 투여했을 때 평균 20% 이상 체중 감소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라이릴리는 젭바운드의 정가는 마운자로와 마찬가지로 한 달에 1059.87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고비의 정가 1349달러에 비하면 300달러 정도 저렴하다. 마운자로와 동일하게 1주일에 1회 투약하면 된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비만치료제로 당뇨병 비만치료제로 승인 당뇨병 치료제 비만 치료제

2023-11-09

살 빼는 당뇨 주사제 오젬픽·위고비, 효과 있나?

지난해 11월 트위터와 테슬라의 대표이사 일론 머스크는 "30파운드 감량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무엇이 가장 큰 변화를 줬냐는 질문에 그는 '오젬픽/위고비'를 언급했다.     오젬픽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돕기 위해 처음 개발됐다. 주요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혈당 수치를 낮추고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중요한 인슐린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이때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을 모방하여 식욕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오젬픽을 미용을 위한 체중 감량 목적으로 승인하지 않았으나, 2021년 세마글루타이드를 더 많이 함유한 약물인 위고비를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체중 관련 질환이 있는 과체중 환자가 처방받을 수 있도록 승인했다. 오젬픽과 위고비 모두 일주일에 한 번, 배 또는 허벅지 등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으로 쓰인다.     오젬픽은 위고비의 대체재로서 사용됐으며, 최근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살 빠지는 약'으로 유명해지며 품귀현상까지 나타났다. 지난 5일 업데이트된 FDA 공급 부족 의약품 목록에 오젬픽과 위고비 등 비슷한 계열의 당뇨약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이름을 올렸다.     유명인들이 오젬픽을 체중 감량 용도로 사용한다고 알려지며 '오프라벨(정식 허가받지 않은 용도로 약을 사용하는 것)'로 약을 처방받는 경우도 늘었다. 지난해 뉴욕타임즈는 "오프라벨 용도로 오젬픽을 처방해줄 의사를 찾거나 온라인으로 구하는 등 어떻게든 약물을 손에 넣으려는 사람이 많다"고 보도했다.     앤드류크랩슨 미시간 의과대학 내분비학 교수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고혈압 또는 고콜레스테롤 환자가 꾸준히 처방약을 복용하는 것처럼 일부 비만 환자는 위고비와 같은 약을 지속적으로 처방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약물 사용을 중단하면 빠졌던 체중이 일부 회복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약물은 정상 체중의 사람들이 살을 빼기 위해 쓰며 정작 당뇨약이 필요한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부작용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제니스 황 노스캐롤라이나의대 내분비학 교수는 "위고비는 체중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시험된 약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대상은 얼마나 큰 부작용을 겪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젬픽 부작용으로 메스꺼움, 설사, 복통, 구토, 변비 등의 증상이 가장 흔하다. 또 FDA는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오젬픽 복용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오젬픽과 위고비를 복용하는 환자는 전문의가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하지만, 오프라벨 사용 시에는 예상치 못한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오젬픽이 일반인의 체중 감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며, 만약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보험, 메디케어, 메디케이드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로버트 칼리프 FDA 커미셔너는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메디케이드 및 메디케어 인구 중 비만과 당뇨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약물이 비만과 당뇨병 인구에도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면 큰 수술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사회와 개인에게 상쇄되는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지아 기자비만치료제로 보편화 과체중 환자 약물인 위고비 당뇨병 환자

2023-04-12

[건강 칼럼] 높아지는 당뇨 합병증 위험

미국에서 당뇨병 환자들에 대한 혈당 관리가 10년 전보다 더 나빠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존스 홉킨스 대학 보건대학원의 엘리자베스 셀빈 역학 교수 연구팀이 20세 이상의 남녀 당뇨병 환자 6653명을 20년(1999~2018년) 동안 분석한 결과 당화혈색소(A1c)가 7% 아래로 떨어지는 비율이 2007~2010년 57.4%였는데 2015~2018년에는 오히려 50.5%로 합병증 위험이 커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021년 6월 보도했다.   문제는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 헤모글로빈 A1C 수치를 7% 아래로 지나치게 조절하니 오히려 심뇌혈관 질환 등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놀라운 결과도 나왔다. 2형 당뇨병 환자 1만1140명이 참가한 임상시험에 의하면 당화혈색소 6.5%를 목표로 하는 그룹이 당화혈색소 7.3%로 하는 그룹보다 합병증 발생률과 사망률이 더 높았다. 이는 혈당을 지나치게 떨어뜨리면 오히려 심혈관 질환 등 당뇨 합병증과 저혈당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뇨는 아무리 잘 관리해도 5년이면 합병증이 생기기 시작하고 10년 이상이면 49.1%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이 발생하며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각한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 한다.     이와 같은 절망적인 소식 가운데 현대의학과 한방을 병행하면 혈당도 조절이 잘 되고 합병증도 개선되는 긍정적인 임상시험과 사례들도 줄기차게 나오고 있어 고무적이다. 여기에서 당뇨 콩팥병 환자가 신장 기능이 개선된 실제 임상 사례를 소개한다.   79세 여성이며 당뇨 17년, 고혈압 10년, 당뇨약 metformin 850mg을 1알씩 하루 두 번 혈압약 losartan potassium 100mg 1알씩 하루 한 번 복용하고 있었고 2020년 3월 18일 환자의 혈액 검사 보고서에 의하면 신부전증으로 확인되었다. 환자는 병원 치료를 받는 동시에 GC Natural의 한의학 박사와 상담을 통해서 GC Natural의 기저질환 세트를 복용하고 약 3개월 후인 2020년 6월 12일에 실시한 혈액 검사 결과를 보내 왔다.   환자의 EGFr 수치는 34에서 57, 크레아틴 수치는 원래의 1.7에서 1.10, 혈액요소 질소 RUN은 31에서 21로 신장 기능이 호전되고 헤모글로빈 A1C 수치도 원래의 8.1에서 7.7로 떨어졌다. 신장과 전문의 진단에서 환자의 신장 기능이 호전되고 있고 혈당수치도 개선되고 있는 진단을 받았다.   복용전과 복용 후 혈액 검진 비교차트는 다음과 같다.     1. BUN: 원래의 31에서 21 〈8-27〉   2. Creatinie: 원래의 1.7에서 1.10 〈0.57-1.00〉   3, EGFR IF AFRICN AM: 원래의 34에서 57 60>   4. EGFR IF NONAFRICN AM: 원래의 29에서 49 60>   5. HGBA1C: 원래의 8.1에서 7.7 〈4.5-5.7〉   Refer to patient‘s blood test report on 06/12/2020: Your kidney function has improved but still Stag 3(60보다 높으면 stag 2)   당뇨 합병증에는 뇌졸중, 안구출혈, 협심증, 당뇨 신장병 등 많은데 GC Natural 임상병원의 임상 사례들을 하나하나씩 소개하여 당뇨합병증과 힘겹게 싸우는 분들의 힘이 되고자 한다. 당뇨 극복캠페인에 참여하고 한의학 전문의 특별 상담을 받으시기 바란다.   ▶문의: (866)970-8198                   (714)870-7582 샌디 추이 박사 / GC Natural 대표건강 칼럼 합병증 당뇨 당뇨 합병증 당뇨병 환자들 남녀 당뇨병

2023-02-28

[정관장] 고려 인삼,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 혈압 개선 효과 입증 ’

지난 26일- 2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제13회 국제인삼심포지움에서 고려 인삼의 ‘혈압 및 기억력 개선’ 효과 그리고  Covid 19 백신보조 효능에 대한  다수의 연구결과가 발표되며 고려 인삼의 과학적 조명을 통한 세계화 기반 구축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COVID19 백신보조 효과에 대한 연구 사례 등이 발표되어 면역 학계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았다.   캐나다 벅산 교수팀은 인삼이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들의 혈압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벅산 교수팀이 제2형 당뇨병과 고혈압을 동시에 앓는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2주의 임상시험에서 고려 인삼 및 미국 인삼 병용 투여군에서 12주 뒤 중심 수축기 혈압이 유의하게 감소되는 결과를 얻어냈다. 또 혈관 기능 평가에 사용되는 맥파전달속도(Pulse Wave Velocity), 반응충혈지수(Reactive Heperemia Index) 등에 유의한 변화가 없어, 혈관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없이 안전하게 중심 수축기 혈압을 개선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미국 미시간대 나라얀 교수팀은 고려 인삼의 장내 미생물 균형을 통한 뼈 손실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장내 미생물은 뼈 건강의 중요한 조절자로 총 미생물 수 감소는 뼈 손실을 일으킬 수 있으며, 장내 미생물이 다양하면 건강한 뼈 건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라얀 교수팀은 성체 수컷 마우스 21마리를 네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한 실험에서 항생제 투여군에 비해 홍삼 투여군에서 장내 미생물 다양성 감소와 장벽 손상이 유의하게 억제되었으며, 골 손실 또한 방지되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의대 오세관 교수팀은 심각한 사건 이후 기억 형성에 장애를 겪는 질환인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홍삼이 효과적임을 규명했다. 오세관 교수팀(경희대 한의대 이봄비 교수, 공동연구)은 생후 6~8주 실험 쥐 48마리를 6개 그룹으로 나누어 일회성의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가한 후 공간 인지 능력 및 학습효과를 확인하는 모리스 수미로 시험, 수동적 회피 테스트 등을 시행했다. 그 연구결과에서  홍삼투여군에서 스트레스 비노출군과 유사한 수준의 공간인지 능력 및 학습효과가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오세관 교수팀은 지난 2015년에 노화에 따른 기억력 장애에 홍삼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결과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특별 구두 발표자로 나선 연세대학교 정동혁 교수팀은 고려 인삼의 COVID19 백신보조 효과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음을 공유하기도 했다.   금번 연구 결과가 발표된 국제인삼심포지움은 고려 인삼의 과학적 조명을 통한 세계화 기반 구축과 인삼종주국 위상의 확립을 위해 지난 1974년부터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최고 인삼학술대회로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고려 인삼에 대한 최신 논문 연구 자료 등을 교류해왔다. 홍삼은 말리거나 가공되지 않은 하얀 인삼(수삼)을 찌고 말리고 증기로 건조하는 과정을 통해 탄생된 붉은 인삼을 일컫는다  정관장 당뇨병 고혈압 고려 인삼 당뇨병 환자들 인삼 병용

2022-10-30

[수필] 나의 마지노선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내가 유치원에 다니기 전 일제강점기였다. 우리는 지금의 서울 을지로 4가에서 살았다. 엄마가 매일 10전을 주면 나는 바로 옆 일본 부부가 경영하는 찹쌀떡 집으로 달려갔다.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모찌’는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단 것을 좋아하는 나의 세 살 버릇은 거의 아흔까지 이어졌다. 평생 단 것에 매달려 살다 보니 당뇨병 25년의 베테랑이 되었고, 아침저녁으로 복용하는 두 가지 약의 밀리그램이 점점 불어났다. 다음 단계는 인슐린 주사라고 한다. 주삿바늘을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아침에 혈당 측정을 위해 손가락을 찌르는 것도 싫은데.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는 것이 나의 마지노선이다.     맛 좋은 찹쌀떡은 오래 가지 않았다. 태평양 전쟁으로 B29의 폭격이 시작되자, 일제는 서울 중심가의 목조건물을 철거하고 주민을 시골로 이주시켰다. 소이탄 몇 개면 서울은 불바다가 된다. 귀소본능이라고 우리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고향, 황해도 장산곶 몽금포로 이주했다.   그 산간벽지에도 달콤한 것이 널려 있었다. 봄엔 버찌, 살구, 산딸기, 여름엔 복숭아, 수박, 참외, 가을엔 머루와 다래, 감과 고염이 줄줄이 늘어섰다. 어머니는 나를 위하여 벽장 안에 상비약처럼  고구마 엿을 떨어트리지 않았다. 늦가을이 되면 고구마를 수확하여 윗방에 수숫대를 엮어서 만든 통 안에 천장까지 쌓아 올렸다. 고구마를 광에 저장하면 얼기 때문에 사람과 같이 방에서 월동한다. 고구마를 봄까지 구워 먹고, 쪄 먹고, 날것으로 먹었다.     역사의 페이지는 또 한 장 넘어갔다. 한국 전쟁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홀로 월남하여 미군 부대에 취업했다. 같이 일하는 미군이 PX에서 초콜릿을 사다가 한 개 주었다. 밀키웨이였다. 세상에 이렇게 달고 맛있는 초콜릿이 있었나. 나는 그 미군에게 부탁하여 그 초콜릿을 사 먹었으나, 코끼리가 비스킷 몇 개를 먹듯이 성이 차지 않았다. 그 때 나의 소원은 밀키웨이를 실컷 먹는 것이었다.     그 소원을 성취할 기회가 왔다. 미국 이민이다. 하와이서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밀키웨이보다 더 맛있는 하와이 특산품 마카데미아 초콜릿 몇 상자를 사다 놓고 담배 피우듯이 집어 먹었다. 그러나 닭이 돌을 집어삼켜도 괜찮은 것처럼, 젊은 몸이라 인슐린이 풍부히 분비되고 수용되어 문제가 없었다.   언제부터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는가. 주한 미군 사령부에서 종사했던 직업 안전 관리를 하와이 주 정부 직업안전국에 그대로 접목시키는 행운을 얻었다. 공무원으로 일단 채용되면 도둑질을 하지 않는 이상 능력 부족으로 해고되지 않는다.     승진되어 캘리포니아로 직장을 옮기면서 문제가 생겼다, 임무와 책임이 나의 어깨를 짓눌렀다. 우선 컴퓨터 사용이 미숙하여 애를 먹었다. 이 촌놈이 컴퓨터를 배우려고 애써도 잘 배워지지 않았다.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전임자가 작성한 보고서를 표절해서 작성했으나 곧 들통이 났다. 나의 상사는 내가 북한 출신, 주한 미군 부대 출신, 한인 이민 1세란 것을 모르고 있다.     공문을 작성하는데 가장 어렵고 알쏭달쏭 한 것이 관사다. 부정관사와 정관사의 구분, 관사의 생략 등이 어려웠다. 더 골치 아픈 것은 전치사다. 나의 상사는 내가 틀리게 쓴 관사와 전치사 밑에 붉은 볼펜으로 줄을 그었다. 내 얼굴에 줄을 긋는 기분이었다. 화가 치밀고, 머리카락이 하늘로 쭈뼛 올라갔다. 사표를 내고 조기 은퇴해 버릴까. 아니다. 조금 더 참아라. 아내와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유일한 위안은 맛있는 점심이었다. 식당에 가서, 집에서 가지고 온 흰밥과 시금치나물, 멸치볶음과 고추장을 냉면 대접에 비벼서 오븐에 데워 먹었다. 후식으로 초콜릿 한 개.  흰밥은 하얀 전분, 고추장은 하얀 소금, 초콜릿은 하얀 설탕, 삼백(三白) 음식이다. 당뇨병 걸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몇 년 동안 수저로 나의 무덤을 팠다. 25년 전 은퇴와 함께 당뇨 진단이 나왔다. 당뇨병은 밑도 끝도 없는 올라갔다 내려갔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전쟁이다.   참전 용사가 전투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당뇨병 관리에 대하여 도움말을 나누겠다. 당뇨병은 식이요법, 운동, 투약의 콤비네이션으로 치료한다. 우선 식이요법이다. 밥과 국수를 적게 먹어야 한다. 나는 점심에만 현미밥 또는 국수를 약간 먹는다. 한국 사람이 밥과 국수를 먹지 않는다는 말은 판다가 대나무 잎과 마디를 먹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나는 아침은 왕같이, 점심은 왕후같이, 저녁은 거지같이 먹는다.     요즘 식빵을 만들어 먹는다. 가장 좋은 점은 당분과 염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탕 대신 스티비아를 넣는다. 식빵 만드는 비결은 두 번 발효하는 것이다. 넓은 양재기에 통밀을 계란과 올리브 오일로 반죽하여, 한 시간 오븐에서 발효한 다음 꺼내서 건포도를 넣고 다시 반죽하여 한 시간 더 발효하여 시루 냄비에 찐다. 나는 식빵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집에 있는 그릇을 사용한다.     운동은 아침저녁으로 집 앞에서 30분씩 걷고 오후에는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근육 단련, 트레드 밀, 그리고 수영장에서 걷기 운동을 한다. ‘걷지 않으면 네 발로 긴다’를 좌우명으로 삼고 걷는다. 나는 노인들에게 수영장에서 걷기를 권장한다.   가끔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코스트코의 과일 매장에 코스타리카산 파인애플이 너무 먹음직스러워, 몇 개를 사다가 조각을 내어 냉장고에 넣고 심심하면 꺼내서 먹었다. 당뇨 수치가 천정부지로 올라갔다. 당뇨 환자는 이 ‘변덕’을 조심해야 한다. 올라가면 내려올 줄 모르는 이 수치를 휘어잡기 위하여 한 가지 약을 더 먹었다. 변덕은 불시 침범하는 게릴라와 같다. 나의 주위에 포도, 복숭아, 단감, 감귤 등 게릴라가 도사리고 있다.   나는 마지노선을 지킬 것이다.  윤재현 / 수필가수필 마지노선 당뇨병 25년 소금 초콜릿 주한 미군

2022-04-07

[오픈 업] 24년 만에 다시 찾아온 환자

14세에 나를 찾아왔던 숙이(가명)는 심한 우울과 불안증상, 분노감정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족에 관해 물었을 때 할아버지가 사업에는 성공하셨지만 심각한 음주벽과 문란한 여자 관계로 문제가 많았다고 한다.     조울증 환자들은 극도로 예민한 감정을 갖고 있어 인간관계가 힘들다. 그러다 보니 불안이나 우울, 분노의 감정이 커지면서 자가치료(?)의 방편으로 알코올중독이 되기 쉽다. 게다가 조증 상태에서는 자존감의 증가하고 자신을 과신하는 망상증과 함께 지나친 성적 욕구로 문란한 성적 행동을 하기 쉽다. 할아버지의 이력을 보니 숙이에게도 조울증의 가족력이 의심스러웠다.     조울증은 최근에 양극성 질환이라고 불린다. 기분의 변화가 정상을 벗어나 극단을 오가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으면 하늘에 떠있는 듯이 기쁘지만 반대로 갑자기 죽고 싶을 만큼 슬프고 암울해지기도 한다.   병이 30대 이후에 발병할 경우, 조증 시기에는 하루에 3시간만 잠을 자도 에너지가 넘친다. 직장인은 주말에도 회사에 나가 온종일 기쁘게 일을 한다. 예술가나 작가들은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완성한다.     ‘노인과 바다’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던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이 병을 앓았다. 그는 다섯 번의 결혼과 심한 알코올중독을 경험했고 이후 총기 자살로 일생을 끝냈다. 그의 가까운 친척 중에 여섯 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 이 병이 유전을 통해 가족들에게 대를 이어 가는 것을 보여준다.     숙이처럼 청소년이나 아동기에 발병하는 경우에는 기분이 고조되고 기쁜 대신에 심각한 분노와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보인다. 어린 시절에 이런 병이 오면 집중해서 학업에 전념하기 힘들어 성인이 된 후 살아가는데 필요한 배움의 기회를 잃게 된다.   그녀는 병세가 심했던 사춘기를 지나자 학교에 돌아갔고,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우울증이나 양극성 질환처럼 정서불안 질환들은 증상이 간헐적으로 온다. 치료를 받았거나, 받지 않은 경우에도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다. 다만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면 재발이 돼도 심각하지 않은 반면에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에는 재발이 자주 되고 증세가 더욱 심해진다.     숙이는 어머니의 극진한 정성과 사랑으로 여러 차례 입원치료, 약물사용, 상담 등을 받았고 증세가 호전돼 요리 전문학교를 마칠 수 있었다.   그녀는 10여군데 직장을 옮겨 다녔다. 자신의 상관, 동료, 후배 등과의 갈등이 생길 때마다 일터를 떠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문제를 다른 사람 탓으로 보는 습관 때문에 자신에 대한 반성 대신에 타인을 향한 미움이 강했다.     숙이는 24년이 지난 38살 나이에 나를 다시 찾아왔다. 나는 그녀를 기쁘게 맞았다. 그녀는 건강한 수면 습관을 기르라는 나의 말에 동의했다. 이 병의 가장 흔한 증상인 수면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신경안정제와 항정신제 약물을 처방했고 아침 7시에 반드시 기상할 것을 요청했다. 아무리 우울하고 힘들더라도 침대에서는 벌떡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우울 증세는 아침 나절에 가장 심각한데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으면 두뇌에서 분비되어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엔도르핀, 도파민 등이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움직이기 위해 산보를 시작했고 생활이 바뀌면서 새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남을 원망하고 화를 내던 습관을 버리고 용서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힘을 쓰기로 했다.     정신질환은 그녀의 부모 탓도 아니고 더군다나 자신의 탓도 아니다.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것만이 병을 이기고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마치 당뇨병 환자가 누구를 원망하거나 슬퍼하는 대신에 열심히 혈당을 관리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2021-10-17

자기통제 어려움, 합병증 불안감이 당뇨 환자의 가장 큰 고통

통증 때문에 힘든 게 아니다. 철저히 짜인 '식사.운동.약물' 규칙을 지키는 것이 고통이다. 당뇨 환자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고 가끔은 운동하는 대신 쉬고 싶다. 하지만 방심하는 순간 혈당 수치는 춤을 추고, 이것이 반복되면 뇌졸중.당뇨발.망막증 같은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된다.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미래의 두려움을 떨치고 합병증 예방.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처음부터 공격적인 당뇨 수술로 '완치'를 꿈꿔볼 수도 있다. 대한당뇨병학회(2016)에 따르면 한국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 환자다. 이들 중 대부분은 5년 이상 당뇨를 앓았다. 한 연구결과 당뇨 환자의 삶의 질은 고혈압.골관절염 등을 앓는 기타 만성질환자보다도 20~30% 낮았다. 민병원 김종민 당뇨.대사질환센터장은 "당뇨병은 만성질환 중에서도 육체적.정신적으로 일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질환"이라며 "환자가 호소하는 가장 큰 고통은 자기통제의 어려움과 합병증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말했다. 30세 이상 7명 중 1명은 당뇨 자기통제는 당뇨 환자가 겪는 '현재'의 어려움이다. 3~6개월마다 의사를 만나 약을 처방받고 나면 나머지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달콤한 케이크나 술 한잔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죄책감과 지독한 운동.약물 스케줄에 시달리다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당뇨 합병증은 이들에게 '미래'의 큰 두려움이다. 당뇨 투병 기간이 길수록 췌장 기능이 떨어지고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각종 합병증이 나타난다. 김 센터장은 "평균적으로 당뇨 진단 후 7~8년째부터 합병증이 발생한다"며 "6.5%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7.2%를 넘겨 몇 개월 유지되면 언제든 합병증이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합병증은 혈관이 작은 순서대로 생긴다. 일반적으로 투병 7년 후 손발 등 말단 신경에 이상이 생기고 10년 후엔 안구 질환, 이후엔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투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혈당이 높아져 독성 물질을 분비하면 서서히 혈관이 망가지고 10~20년 후엔 뇌졸중.심근경색 위험까지 높아진다. 합병증을 막는 방법은 혈당 관리뿐이다. 당화혈색소를 1%만 낮춰도 혈관 합병증의 위험을 약 35% 줄일 수 있다. 식이 조절은 기본이다. 당뇨 환자의 운동 규칙은 일주일에 150시간으로 2일 이상 쉬면 안 된다. 강도는 둘이 함께 운동하면서 상대와 대화하는 게 숨찰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약물치료 역시 혈당 관리에 필수다. 당뇨 환자 중 약 80%는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고, 9%는 인슐린 치료를 함께 한다. 투병 기간이 길어지면서 임의로 약을 빼먹거나 용량을 늘리는 환자도 있는데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 합병증이 생겼다면 암처럼 조기에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연 1~4회 규칙적으로 소변.혈액 검사를 받는 것은 기본이다. 이렇게 열심히 관리해도 한계는 있다. 평생 약을 먹어도 당뇨는 완치되지 않는다. 게다가 장기간 혈당 조절에 성공하는 당뇨 환자는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잘 유지하다가도 식사.운동.약물 중 어느 하나에 소홀하면 서서히 나빠지기 때문이다. 발병 후 7~8년 지나면 합병증 합병증이 생길수록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고민거리다. 그래서 최근엔 당뇨 완치를 위한 치료법으로 '당뇨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 '비만 수술'로 알려진 이 수술은 위의 부피를 줄이거나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내려가는 경로를 바꿔준다. 섭취한 음식이 인슐린 분비시스템이 망가진 상부 소장(십이지장)을 건너뛰어 정상 기능을 하는 하부 소장으로 빠르게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수술 후 혈당은 수개월 내 정상으로 돌아온다. 당뇨 투병 기간에 따라 시기는 다르지만 약물도 끊을 수 있다. 다양한 합병증의 위험도 멈춘다. 단, 췌장 기능이 살아 있는 2형 당뇨 환자만 이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수술은 비만도(BMI)와 췌장 기능, 합병증, 당뇨 투병 기간, 식도염 유무 등에 따라 맞춤형으로 한다. 김 센터장은 "철저한 생활습관 관리로 혈당을 조절하는 게 어렵다면 처음부터 당뇨 수술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당뇨 진단 후 5년 이내일수록, 비만도가 높을수록 수술 효과가 극대화되며 완치율은 90%가 넘는다"고 말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2018-03-06

"고혈압·당뇨 있으면 안과 정기검진은 필수"

평소에 앨러지 증세가 나타나면 눈이 가렵곤 하던 사람들 중에 앨러지약을 사용해도 별 효과가 없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박선민 안과전문의는 “일단 앨러지약을 사용해도 계속 눈가려움이 가라앉지 않으면 눈 상태가 건조하기 때문일 경우가 흔하다”며 “이럴 때에는 앨러지약이 아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짜 눈물(인조 눈물, eye drop)을 사용하면 훨씬 가려움증이 사라지고 눈이 편해진다”며 눈 건강에 관한 상식을 알아둘 필요성을 강조했다. 눈의 건강에 관해 들어 보았다. -눈건강 언제부터 챙겨야 하나. "태어나면서부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소아과의사는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의 눈 상태를 점검한다. 이후 정기적으로 소아과를 찾을 때마다 눈 상태도 항상 살펴보도록 되어 있다. 프리스쿨에 입학하면서부터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눈을 더 점검해주고 있는데 부모보다는 클래스에서 교사들이 더 잘 눈의 이상이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교사들로부터 리퍼를 받아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오는 케이스가 많다. 성인이 된 다음에는 몸의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40세가 되면 한번 안과를 찾아와 눈 검진을 받아 보라고 한다. 혈압을 비롯해 콜레스테롤 고지방당뇨 등 성인병이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만일 담배를 피운다면 앞서 언급한 수치들이 정상이라도 눈 검진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지금 40세 이후로 한 번도 눈 검진을 받아보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이때 이상이 없으면 안 와도 되나.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5년 주기로 그래도 안과를 찾는 것이 안전하다. 성인병(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고콜레스테롤)과 흡연자일 때에는 설령 첫 방문시 이상이 없어도 1년 또는 2년마다 정기 안과 검진을 권하는데 이유는 눈 안의 동맥과 정맥에 이상이 없는지 주기적으로 추적하기 위해서이다. 혈압이 높으면 눈으로 들어가는 동맥 역시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막히거나 심할 경우 터짐으로써 심각한 시신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환자가 뇌로 올라가는 동맥이 막힐 확률과 눈으로 들어가는 동맥이 막힐 확률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높은가.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눈이 더 심각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뇌로 올라가는 동맥은 양쪽으로 두 개이지만 눈으로 들어가는 동맥은 하나뿐이어서 일단 막히거나 터지면 다른 동맥을 통해 시신경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안과에서 내과를 잘 다니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과에서 성인병을 잘 다스리면 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요소들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안과에서 눈의 혈관상태를 보고 심장내과로 리퍼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하겠다. 중년 이후의 성인병과 눈 건강이 그만큼 연관된다는 뜻이다." -눈의 혈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증세는 어떠한가. "혈압이 높아질 때 아무런 증세를 못 느끼는 것처럼 눈도 마찬가지이다. 눈으로 들어가는 동맥의 상태가 아주 나빠져서 시신경이 눌려도 통증이 없고 그 부위가 상이 맺히는 부위가 아니면 시력도 별문제가 없기 때문에 자각을 못 하게 된다. 상태가 더 진행되면 혈관이 터지고 시신경이 망가져 결국에는 시력도 잃고 만다. 이것을 미리 잡아낼 수 있는 것은 정기적인 검진이고 대상자에는 흡연자도 해당됨을 아울러 강조하고 싶다." -성인병과 흡연 요소가 없이 자연스러운 눈의 노화라면 어떤 것이 있나. "가까운 물체를 보는 조절능력이 약해진다(흔히 말하는 노안). 이것은 눈의 병이라 할 수 없고 돋보기로 조정하면 된다. 심각한 노화증세는 노인성 망막증이다. 물체를 볼 수 있는 것은 눈 중앙에서 상이 맺히고 이것을 그 부위의 시신경이 감지하여 뇌에 전달하기 때문인데 그 부위의 시신경이 오래 사용하여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는 것이 현저히 줄어들게 됨으로써 시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미국에서 노인 실명 원인의 첫째가 노인성 망막증으로 시신경 세포의 재생이 노화로 인해 되지 않아서 생기는 '눈의 노화'로 인한 실명이다. 다음이 위에서 말한 눈의 건조증이다. 20대 피부와 40대의 피부가 다른 것처럼 눈의 건조상태도 나이가 들면서 마르게 된다. 피부가 건조하면 가려우듯이 눈도 간지럽다. 그러나 많은 경우 눈의 건조를 모르고 지낸다. 눈이 자주 가렵고 뻑뻑하고 피로감이 심해지면 이미 건조가 진행된 상태이다. 심하면 자다가도 눈이 뻑뻑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부터 한다. 눈의 건조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가짜 눈물(아이 드롭)로 건조한 상태를 완화시켜 눈이 훨씬 편해진다." -가짜 눈물의 부작용은 없나. "많은 사람은 가짜 눈물을 진짜 눈물로 생각한다. 우리의 눈물은 구조가 너무 복잡해서 도저히 그대로 만들 수가 없다. 최대한 근사치일 뿐이다. 방법은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면 아무런 부작용이 없다. 사용 횟수에 대한 제한이 없다. 일회용으로 병에 들어있지 않고 한번 꼭지를 따고 사용한 후에 버리게 되어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병에 들어 있는 아이드롭 제품들은 모두 방부제가 들어 있다. 이런 제품은 하루에 사용을 네 번으로 제한할 것을 권한다." -백내장도 노화의 하나인가. 수술은 언제 해야 하나. "투명한 플라스틱과 같은 수정체가 오래 사용해서 뿌옇게 된 것을 새로 바꿔 끼어 준다고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수술시기는 안경을 쓰고도 운전 시력이 나오지 않을 때 하는 것이 가장 만족도가 높다. 즉 백내장이 왔다고 해도 시력이 큰 불편함이 없다면 굳이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요즘 안과 쪽에서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블루 라이트(blue light)이다. 자외선에 가깝기 때문에 눈에 오래 쏘이면 안 좋다. 그래서 스마트 폰 컴퓨터 TV를 제한하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래서 방법의 하나가 블루 라이트를 차단하는 블루 블록커(blue blocker)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앱이다. 스마트 폰에 블루 블로커를 장치해 놓으면 훨씬 눈의 피로감이 줄어듦을 느낄 수 있다." -눈 건강에 도움되는 음식이 있나. "시중의 많이 나와 있는 눈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비타민을 포함한 특정 음식들 중에는 효능성이 증명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비타민 A 결핍으로 생기는 야맹증이 현대인들에겐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식생활이 풍부해졌다는 얘기이다. 등 푸른 생선과 색이 진한(푸른색붉은색 노란색 등) 야채 섭취를 매일 꾸준히 하면 따로 눈에 좋다는 제품들을 먹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또 눈을 좋게 해주는 특정한 눈 운동 역시 큰 효과는 없다(오른쪽 왼쪽으로 몇 번씩 쳐다보는 동작 등등)." 김인순 객원기자

2018-02-20

빨리빨리 먹으면 당뇨병·지방간, 느릿느릿 걸으면 동맥경화 초래

생활습관 속도는 건강 척도 건강은 습관이다. 하지만 같은 행동이라도 '속도'에 따라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식사 속도가 빠르면 나도 모르게 식사량이 늘어 뚱뚱해지기 쉽다. 나잇살이라고 치부하는 체중도 요주의 대상이다. 살찌는 속도가 빠르면 혈관을 보호하는 내피세포가 방어할 틈도 없이 공격을 받는다. 서서히 살이 찔 때보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가 높다. 보행속도는 혈관 탄력성과 관련이 있다. 느리게 걸으면 온몸의 혈관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좁아진다.건강 수명에도 차이를 보인다. 내 몸을 지키는 속도에 대해 알아봤다. 일반적으로 속도는 시간을 얼마나 집중·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건강적인 측면에서는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숨은 비결이다. 온몸 곳곳에 뻗은 혈관에 미치는 파급력을 극대화한다. 단순히 빠르고 느린 것일 뿐이라고 간과하다 혈관 노화를 재촉할 수 있다. 남과 비슷하게 생활하는데도 건강관리 지표에 차이를 보인다면 생활 속 건강 속도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Check Point 1 허겁지겁 식사하면 과식 불러 일상생활에서 고려해야 할 속도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식사 속도다. 한국인은 흡입하듯 빠르게 밥을 먹는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는 "빨리 먹는 습관은 덜 씹고 삼키기 때문에 인체의 소화·흡수·대사에 영향을 준다"며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관·간·췌장의 기능을 서서히 망가뜨린다"고 말했다. 또 급하게 밥을 먹으면 뇌에서 '배가 부르다'는 포만감을 인지하지 못해 과식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호르몬은 식사를 시작하고 15분 후부터 나온다. 고대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8771명을 대상으로 식사 속도와 건강지표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식사 속도가 빠를수록 섭취하는 칼로리가 늘어나 체질량 지수가 증가하고 혈관 벽에 쌓이는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졌다. 이는 혈관에 문제를 유발한다. 5분 이내에 식사를 끝낸 그룹은 15분 이상 식사를 한 그룹보다 고지혈증 위험이 1.8배, 비만은 3배, 당뇨병 위험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에 지방이 쌓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Check Point 2 빠르게 걷기는 건강 수명 늘려 둘째는 보행속도다. 걷기는 심장에서 다리로 내려온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퍼 올리는 역할을 한다.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느릿느릿 걸으면 동맥 경직도가 높아져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인간은 혈관과 함께 늙는다"며 "평소보다 빠르게 걸으면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산화질소 생산량이 늘어나 혈관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제세영 교수 연구팀은 뇌졸중으로 보행에 문제가 있는 편마비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보행속도와 동맥 경직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보행속도가 빠른 그룹은 느린 그룹에 비해 동맥 경직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빠르게 걷기는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건강 수명을 늘리는 데도 기여한다. 지난해 발표된 학술지 '영양·건강과 노화'에는 나이가 들어서도 빠른 보행속도를 유지한 사람이 더 오래 살았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보행속도에 따라 암 예방 효과나 인지 기능 유지에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도 있다. 김병성 교수는 "보행속도가 빠르면 엉덩이·허벅지의 하체 근력을 효과적으로 자극해 심폐 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Check Point 3 정시 취침·기상은 숙면 이끌어 셋째로 깊은 잠에 빠지는 속도도 중요하다.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깊은 잠을 충분히 잤느냐에 따라 수면의 질이 달라진다. 잠의 깊이는 잠에 들기 시작한 직후에 가장 깊다. 아침이 다가올수록 얕고 짧아지는 주기를 보인다. 아침이 다가올수록 얕은 잠이 길어지는 셈이다.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수면 직후 90분까지인 첫 번째 깊은 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체 수면 시간 중 가장 빠르게 깊은 잠에 들어가는 단계다. 이때 잠을 설치면 수면 생체리듬 주기가 흐트러져 밤새 자다 깨기를 반복한다. 수면의 질이 떨어져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낮에는 극도의 피로감에 시달린다. 또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량이 늘어 비만·당뇨병·고혈압 같은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첫 번째 깊은 잠이 수면의 질을 높여 심혈관 건강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깊은 잠을 자려면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야 한다. 이를 지키기 힘들다면 잠을 자고 싶을 때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졸릴 때 잠을 자면 빠르게 깊은 잠까지 도달할 확률이 높다. Check Point 4 체중 빨리 늘수록 혈관 더 상해 넷째는 조금만 먹어도 쉽게 찌는 체질이다. 체중이 불어나는 속도가 빠를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성도 높아진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살이 빨리 찌면 몸이 대응할 수 있는 방어체계가 구축되기 전에 혈관 내피세포가 공격당한다"고 말했다. 현재 똑같이 뚱뚱한 상태라도 지금의 체중에 도달한 기간이 짧다면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의학저널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2014)'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체중 증가 속도에 따른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몸무게가 1년에 평균 1.3㎏씩 증가한 그룹은 관상동맥이 절반 이상 좁아진 사람의 비율이 14.4%였다. 반면 같은 기간 평균 0.15㎏씩 늘어 체중 증가 속도가 느린 그룹은 이 비율이 9.5%에 그쳤다. 같은 조건에서 두 개 이상의 심장 혈관을 침범한 경우도 각각 10.2%, 4.7%로 큰 차이를 보였다. 임수 교수는 "체중 증가량이 같더라도 속도가 빠르면 혈관 손상이 두 배 가까이 높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2018-02-13

구강청결제, 당뇨병 위험 높여…유해균과 유익균 모두에 작용

구강청결제 사용이 2형(성인)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의 카우무디 조시푸라 역학 교수 연구팀이 과체중 남녀 1206명(40~65세)을 대상으로 3년 동안 진행한 조사 결과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당뇨병이 나타나거나 혈당이 급상승하는 당뇨 전 단계에 이르게 될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이 23일 보도했다. 조사 기간에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 단계 진단을 받은 사람은 17%였다. 그러나 구강청결제를 하루 한 번 사용하는 사람은 20%, 아침과 저녁 두 번 사용하는 사람은 30%로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강청결제가 치석과 구취를 유발하는 구강 내 유해균만 죽이는 게 아니라 비만, 당뇨병을 억제하는 유익균도 죽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조시푸라 교수는 설명했다. 따라서 구강청결제 사용은 하루 한 번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시푸라 교수는 강조했다. 구강 내 유익균은 특히 체내에서 산화질소(nitric oxide)의 생성을 돕는다. 산화질소는 체내 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도록 도와주고 인슐린 분비와 대사활동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조시푸라 교수는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산화질소학회(Nitric Oxide Society) 학술지 '산화질소(Nitric Oxide)' 최신호에 실렸다.

2017-11-29

발에 난 작은 상처라도 당뇨 환자는 병원서 드레싱하세요

당뇨발은 당뇨병을 앓는 환자의 발에 생기는 궤양 등의 상처를 말한다. 방치하면 무릎 위까지 절단해야 할 만큼 위험한 질환이다. 하지만 당뇨 합병증으로 감각이 무뎌진 당뇨 환자는 발에 난 작은 상처를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집에서 혼자 소독하며 치료하려다 병을 더 키우는 사례도 많다. 날씨가 건조하고 활동이 많은 가을철 더욱 조심해야 할 당뇨발의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김모(68)씨는 지난해 가을 산행 중 발에 물집이 생겼지만 이를 방치했다가 결국 발의 피부 일부가 괴사했다. 몇 달간 입원과 통원을 반복하며 힘들게 치료를 받은 그는 올가을 무리한 등산을 자제하기로 했다. 당뇨 환자 4명 중 1명은 일생에 한 번 이상 당뇨발을 경험한다. 발에 난 작은 상처를 방치해 조직이 죽거나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상처가 감염되고 혈액순환 장애가 계속되면 발의 일부를 절단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당뇨 환자의 발에 궤양이 생기면 5년 생존율이 50% 이하라는 보고도 있다. 이는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보다 낮은 수치다. 당뇨 환자가 단순한 발의 상처도 그냥 지나쳐선 안 되는 이유다. 궤양 생기면 5년 생존율 50% 이하 당뇨발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당뇨 환자는 발가락 등 하지의 작은 혈관이 막히기 쉽다. 피가 통하지 않으니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노폐물 배출이 어려워 해당 부위에 궤양이 쉽게 생긴다. 둘째, 당뇨를 앓는 환자는 당뇨 합병증 중 하나인 신경 손상으로 감각이 무딘 편이다. 발에 상처가 나도 계속 활동해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다. 셋째, 당뇨 환자는 피부 저항력이 떨어져 있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쉽게 상처가 난다. 한양대 구리병원 성형외과 최승석 교수는 "전체 당뇨발 환자의 10~40%가 궤양으로 다리 일부를 절단한다"며 "잘라내도 여전히 환자의 하지 혈관이 막혀 있거나 감각이 저하돼 있어 재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뇨발 치료의 목표는 궤양을 예방하고 궤양이 있다면 조기에 발견.치료해 감염을 막는 것이다. 감염됐더라도 하지 절단을 피하거나 절단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괴사한 조직을 잘라 내거나 상처.궤양에 대해 압력을 줄이는 감압술 등으로 치료한다. 감염이 있으면 항생제 치료도 함께 한다. 모든 당뇨발의 상처 치료는 드레싱이 기본이다. 드레싱은 상처 부위를 소독한 후 붕대.밴드 모양의 의료용 제품으로 마무리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드레싱 제품의 역할은 고름 등을 흡수하고 상처 안으로 균이 침투하는 것을 막으면서 상처 분비물(삼출물)에서 나온 세포재생 인자를 머금어 빠르게 치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일반 수술로 생긴 창상과 비교했을 때 당뇨발 환자의 상처는 훨씬 복잡하다"며 "당뇨발의 경우 삼출물이 많고 괴사 조직과 궤양, 혈액순환 장애, 신경 문제 등이 복합돼 있어 드레싱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당뇨발 드레싱 치료에 솜이나 거즈를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수분을 함유한 '습윤 드레싱'을 주로 사용한다. 촉촉함을 유지하는 게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고 뗄 때도 통증이 적기 때문이다. 습윤 드레싱은 종류가 다양해 상처의 형태와 상태에 따라 적절히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폼 드레싱을 사용한다. 흡수력이 좋고 통풍이 잘 돼 적절한 습윤 환경을 만들어 준다. 상처에서 나온 분비물이 지나치게 많을 때는 하이드로파이버 드레싱을, 죽은 조직을 살짝 녹여야 할 때는 화상 치료에 주로 사용하는 하이드로콜로이드 드레싱을 사용한다. 상처 감염 땐 은 들어 있는 드레싱 상처 부위에 감염이 생겼을 땐 항균 작용을 하는 '은(銀)'이 함유된 드레싱을 사용해 균이 증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은은 상처 부위의 염증을 감소시키고 상처 치유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을 함유한 드레싱은 상처의 기저부에 미세 윤곽을 형성해 박테리아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최소화한다. 피부와 직접 접촉하면 지속적으로 항균 작용을 한다. 은 함유 드레싱은 다양한 습윤 드레싱에 은 성분을 추가한 형태를 말한다. 이렇게 당뇨발 치료에서 드레싱이 중요하지만 많은 환자가 '간단한 소독'쯤으로 여기고 집에서 자가 치료를 하기도 한다. 최 교수는 "많은 당뇨 환자가 당뇨발의 심각성을 잘 몰라 혼자 치료하다가 하지 절단 직전까지 가기도 한다"며 "매일 자신의 발을 잘 살펴보고 조그만 상처라도 생겼다면 전문가에게 드레싱을 맡겨 더 큰 문제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201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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