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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오남용에 당뇨병 환자 고통

당뇨병 치료약, 비만치료제로 유명세 타며 가격 급등
일부 한인 의료계, 오젬픽 등 당뇨 비환우에 부적절 처방
당뇨 가진 한인 시니어들, 품귀 현상에 경제적 부담 늘어

#. “오젬픽은 보험 없어도 괜찮다. 일단 오면 현금 1000달러로 처방 가능하다. 진료비는 별도다. 당뇨가 없어도 우리 선생님이 알아서 해준다.” (퀸즈 플러싱 모 내과)
 
#. “근처 내과가 많으니 아무 곳이나 가서 선생님한테 살 빼려고 당뇨치료제가 필요하다고 하라. 기록에 문제 없게 알아서 다 해준다.” (플러싱 O약국 약사)
 
#. “당뇨치료제 종류는 많지만 비만치료제로 유명세를 타며 가격이 오르고 수급이 안 돼 인터넷으로들 구매했다. 불법 비만치료제 단속이 늘자 이젠 그 유통 경로도 링크가 막혔다.” (플러싱 C약국 판매원)
 
당뇨병 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 약물들이 비만치료제로 오남용되며 실제 약이 필요한 당뇨 환자들이 소외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6일 한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시니어들 사이서 횡행하는 당뇨병 치료와 관련해 제2형 당뇨치료제로만 승인된 오젬픽 등의 고비용 약물 처방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비만치료제로 입소문을 타 비용이 오르고 약이 품귀 현상을 빚자 당뇨 환우의 약 접근성이 낮아지고 있다. 600달러대로 형성된 가격 대비 훨씬 높은 1000달러에 일선 약국에서 판매되기도 한다. 약이 절실한 시니어 당뇨 환우들의 경제적 부담이 늘고 있다.
 
플러싱 거주 70대 한인 헬레나(가명) 씨는 “시니어들에게는 약이 필요해도, 달라는대로 약을 주는 의사를 찾기도 어려운 마당에 처방약이 남용되면 되겠냐”며 “(비만치료제 처방) 의사는 건강에 안 좋다고 비만을 싫어하고 살집이 있어 보이는 환자에겐 살을 빼라고 아주 세게 주문하더라”라고 했다.
 
플러싱 A약국 판매원은 “약을 구하기 어려워서 시니어들끼리 리스트도 공유하곤 하는데 그걸 비만치료제로 처방해도 되는지 걱정”이라며 “지인은 C약국에서 가서 살 뺀다고 설명하고 처방전 없이 약을 샀더라”라고 귀띔했다.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 거주 70대 한인 정모 씨는 “또래중에 당뇨 없는 사람이 없다”며 “유명 약이 있다는 건 알지만 우리에겐 안 준다. 우리는 비싼 약은 생각도 못하고 의사한테 물어보고 의사가 처방해주는 제일 싼 약을 달라고 한다”고 했다.
 
반면 절대 살 빼는 용도로는 팔지 않는다는 이도 있다.
 
플러싱 C약국 약사는 “약이 있다고 해도 절대로 살 빼는 용도로는 주지 않는다”며 “오젬픽은 한 달 1000달러라는 큰 현금이 드는 건 물론이고 신장 결함 등의 장기적 부작용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의사협회저널(JAMA)은 세마글루타이드 처방이 미 전역서 폭증한 가운데 70%는 오젬픽이었다며, 비만치료제로 오남용돼 당뇨 환우들에게 약이 공급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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