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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론] 미국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

아버지날(Father’s day)과 준틴스 데이(Juneteenth: 흑인 노예해방 기념일) 연휴를 맞아 플로리다를 방문했다. 바다 낚시를 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붉은 돔(Red snapper)이 제철이다.  밤새 천둥과 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지더니 당초 계획되었던 오전 예약이 취소됐다. 결국 파도가 잔잔해지기를 기다려 오후에 겨우 배를 구해 멕시코만으로 나갔다.   첫 번째 어로에서 낚시를 드리우는 순간, 한 일행이 갑자기 “물렸다!” 소리쳤다. 시선이 모두 그에게 쏠렸다. 한참을 씨름하다 건져 올린 것은 1.5피트는 족히 넘을 것 같은 방어다. 회를 치면 찰진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와!” 일제히 함성을 질렀으나, 선원은 기대와는 달리 인증샷만 찍고 애써 잡은 방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이 아닌가. ‘아니 저 맛있는 생선을 왜 …?’ 이 어종은 지금 금어기라 잡을 수 없단다. 만약 이를 어기고 반출하면 라이선스가 취소될 수도 있다.     아닌 게 아니라 플로리다 주 당국은 낚시 금지 어종과 어획량, 일정을 세세하게 명문화했다. 어류를 보호하고 배양할 목적이다. 실제 어류 및 야생생물 보호 위원회(Florida Fish and Wildlife Conservation Commission)는 해마다 낚시 시즌을 앞두고 관련 규제사항을 발표한다. 단순히 물고기 크기로 한도를 설정하는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철저하다. 심지어 까다롭지는 않지만 낚싯배 탐승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잡을 수 있는 참돔의 양도 제한된다. 1인당 2마리. 길이가 16인치 넘지 않는 물고기도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 식감이 좋은 쥐치도 몇 마리 잡았으나 규정에 따라 바로 방생을 했다.     주 정부는 낚시를 끝내고 돌아온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잡은 마릿수와 무게를 보고하도록 한다. 일정량이 채워지면 낚시 시즌도 마무리한다. 실제 하선하자 관계자들이 잡은 물고기 마릿수와 크기를 일일이 검사하고, 설문조사도 했다.     앨라배마, 버지니아, 뉴욕 등 관련 주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적용된다. 이 가운데는 강태공들에게 다소 과도한, 그리고 불필요한 조항도 분명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도 현지인들은 대부분 이 규칙을 철저히 지킨다. 어떤 규정이 부당할 경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개정되기 전까지는 준수하는 것이 이들의 생활양식이다.     회를 좋아하는 일부 아시아계는 허용되지 않은 어종을 잡으면, 그 자리에서 회를 떠서 먹거나, 필레(filet) 형식으로 주머니에 넣고 단속을 피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당국자들이 때때로 배 위로 올라와 수색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법망은 어찌 보면 그물코가 넓고 엉성해서 쉽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서 오는 해프닝이리라. 사고 환경의 다름에서 오는 차이다. 다시 말해 자연을 보호하려는 현지당국의 사고 구조와 맛있는 회를 먹고 싶은 마니아들의 욕망 구조 사이의 갈등이다.     올해로 이민 120주년을 맞은 한인사회는 미국사회 적응이 더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곧 현지인의 생활과 문화에 동화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질서와 규칙을 준수하는 것도 마땅하다.   그렇다면 미국의 생활습관과 문화환경을 이해하고 순응하는 것이 더불어 살아가는 좋은 방법이다. 그래야 서로 간 믿음이 생긴다. 사회의 발전이 구성원들의 신뢰 확산에서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프랑스 구조주의 철학자이자 인류학자인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말했다.  “우리 사이좋게 살아요.”  권영일 / 애틀랜타 중앙일보 객원 논설위원중앙시론 미국 방법 낚시 시즌 낚시 금지 프랑스 구조주의

2023-06-25

"낚시도 좋지만 인연이 더 중요하죠" 애인낚 낚시 동호회

애틀랜타 인터넷 낚시클럽, 일명 '애인낚'은 이름 때문에 오해를 많이 사기도 한다. 카페 회원 3000명 중 낚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동호회에 가입한 타주와 한국 거주자들이 20%에 달한다.   '동호회 회장'보다는 '카페 매니저'가 더 익숙한 최재정 스티븐스 로펌 사무장은 애인낚에서 닉네임인 '방게'로 통한다. 애인낚 회원들은 서로를 닉네임으로 부른다.   최 매니저는 24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낚시에 대한 열정과 신념을 전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낚시를 접했다는 그는 "좋은 낚시꾼들을 만나고 싶어서 카페를 개설했다"고 본래의 취지를 설명했다.     애인낚은 지난 2011년 개설된 이래 낚시가 취미인 회사원들, 주재원들,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해 가입한 딸까지 다양한 회원들이 오갔으며, 현재까지도 소그룹으로 함께 낚시를 나가고 온라인 카페에서 정보 공유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회원들은 서로 낚시 스폿을 공유하고 잡고 싶은 어종에 맞는 장비를 조언하며, 초심자들의 시작을 돕기도 한다.   최 매니저는 "다들 낚시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카페에서 만들어지는 인연을 더 중요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낚시를 스포츠로서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직접 잡은 생선의 맛을 다시 느끼기 위해 낚시의 세계로 빠지는 사람도 많다. 최 매니저는 "삼치, 갈치 등 직접 잡은 것들은 먹어보면 마트에서 파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최 매니저는 직접 잡은 생선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남획하거나 물고기의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낚시법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은 물고기는 방생한다거나 필요 이상 포획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지키며 낚시를 하고 있으며, 회원들에게도 이를 널리 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매니저는 "매년 물고기가 줄어드는 것이 느껴진다"며 "남획은 하지 말아야 하며, 낚시하면서도 물고기의 생명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종마다 잡을 수 있는 개수와 크기 등 규정이 정해져 있음을 언급하며 이러한 규칙을 애인낚을 통해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 매니저는 "미국에서는 지역에 따라 잡히는 어종이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어종이 있는 곳으로 가면 대부분 다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지아가 낚시 환경으로서 어종이 다양하거나 최상의 지역은 아니지만, 가까운 플로리다나 미시시피로 가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도밋과의 쉽스헤드(Sheepshead)라는 어종이 지금 철이다. 특히 미시시피에서 잡은 것은 굴의 향이 느껴진다"며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낚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월마트나 배스 프로샵에서 파는 저렴한 장비로도 충분히 시작이 가능하다"며 "장비나 낚시 스폿 등에 대한 질문이 있다면 우리 카페를 찾아와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카페 주소=cafe.naver.com/fishingbuddy 윤지아 기자낚시도 인연 카페 매니저 낚시 스폿 카페 회원

2022-10-24

[삶의 뜨락에서] 기다림의 끝

긴 겨울이 지나갔다. 대서양의 바다가 봄바람의 소식을 끌고 왔다. 올해는 이상 기후로 따뜻한 날씨가 일찍 시작되어 특히 뒷마당의 한국 동백이 일찍 피다가 갑자기 기후의 변동으로 동백이 수난을 만났다. 여러 번의 대서양 출입 예약이 취소되며, 대서양의 문은 쉽게 열리지를 않고 4월 말일에야 겨우 문을 열었다. 참으로 지루한 기다림의 날들이었다.     오랜만에 출항 일정이 잡혔다. 항상 뉴저지에서 출발했는데 오늘은 롱아일랜드 프리포트 항구에서 밤 10시에 출발했다. 남쪽으로 약 120마일을 밤새도록 항해를 했다. 새벽 6시에 도착한 허드슨 캐년의 일출은 정말 장관이다. 육지에서 보는 일출과 망망대해에서 보는 일출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웅장한 바다의 그림이다. 물밑의 옥돔들의 단잠을 깨우고 다양한 메뉴의 아침을 내려보낸다. 기다림의 꿈이 깊은 수심을 따라 내려간다. 오늘은 보름날 하루 전이다. 물살이 세다. 추는 3.5에서 4파운드를 달아야 바닥에 닿는다. 500피트에서 900피트 사이를 오르내리는 100파운드의 낚싯줄을 사용하는 Deep fishing이었다. 때로는 1500피트도 내린다. 대어의 도전자들 얼굴이 밝다.     미국의 옥돔은 두 종류로 BluelineTilefish(Tilefish는 옥돔류다) 세계 기록은 23파운드 6온스이고, 다른 하나는 Golden Tilefish로 세계 기록은 65파운드 3온스이다. 오늘은 모두가 기록을 깨는 꿈을 가지고 도전한다. 예측할 수 없는 하루가 시작이다. 기다림은 정말로 길고 지루함의 꽃이 될 수도 있고 낭패의 결과로 끝을 만날 수도 있다.     오늘의 낚시는 무척이나 저조했다. 25명 중 한두 명만 작은 사이즈(제주 옥돔 붉은색, 조기보다 약간 길다)가 물고 올라왔다. 미끼는 오징어, 고등어, 연어, 상어, 장어 등 각종 물고기의 살점을 쓰며, 가끔 가짜 미끼로 Jigging도 한다. 어떤 때는 예상치 않는 다른 어종들이 나타나면 당황스럽다. 특히 대형 상어가 나타날 때면 실랑이를 하며 장비를 손상할 수도 있고, 낚아 올리는 물고기를 반을 뚝 잘라먹거나 통째로 꿀꺽 바늘을 물고 늘어지면 줄을 끊어야 할 때가 종종 있는가 하면 이번엔 아직 비철인 Bluefin Tuna(참다랑어)가 나타나서 잡혔다. 한점씩 나누어 가지는 행운도 있었다. (NJ 규정: 한 척의 배에 한 마리만 잡을 수 있음) 운이 좋은 날이었다. 하지만 튜나가 물리면 이리저리 끌고 싸워야 하므로 일반 낚시꾼들은 낚시에 방해가 되는 때도 있다.     오늘은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지금껏 옥돔 낚시에는 늘 자신이 있고 나의 기록은 모두가 인정하는 꾼이었다. 번번이 winner를 했고 특히 2017년의 챔피언이 되었다. 한데무슨 일인지양옆에서 그리고 배 전체에서 계속 잡는데 나는 온종일 입질이 없다. 바늘도 다양한 것들로 시도했지만 허탕이었고, 아예 건드리지도 않는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초조히 다가오고 있었다. 순간 2017년도 챔피언 바늘 생각이 떠올랐다. 마지막 기회를 걸었다. 대형 바늘에 커다란 대형 미끼를 달았다. 기다림의 마지막 순간까지 멈추지 않았다. 우리의 인생도, 사업의 끝도, 게임에서도 일찍 포기하거나, 좌절의 노예가 되어서는 성공이란 맛을 볼 수 없다. 최후의 일각까지 지킨다는 신념 아래, 끝이 나 봐야 안다고 일행들에게 일침을 주었다.     대형 사고다. 덜컥 물었다. 순간 떨어졌다. 바로 즉시 바늘을 내렸다. 다시 물었다. 조심스럽게 줄을 감는다. 대형의 촉감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숨을 죽이고 천천히 감아올린다. 모두 지켜보고 있다. 선장이 내려다보며 함성이 터졌다. Big fish다. 대형의 Golden Tilefish였다. 들어 올릴 수가 없다. 갈고리로 찍어 올렸다. 온종일 빈손으로 시간을 보내다 끝나기 30분 전 대어를 올리는 순간 모두 비명이었다. ‘기다림의 끝’ 한순간은 아무도 모르는 열매의 향기다. 매사에 기다리는 인내의 힘은 큰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기다림의 끝은 기쁨이었다. 오광운 / 시인삶의 뜨락에서 옥돔 낚시 챔피언 바늘 세계 기록

2022-05-18

[삶의 뜨락에서] 외출

싸늘한 동짓날의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에도 바다의 꾼들이 모였다. 오늘은 Black Sea Bass Offshore Deep Fishing이다. 추운 겨울철의 Black Sea Bass(농어)는 제맛과 Jumbo size의 철이며 특히 장거리 겨울 바다의 항해로 모험과 낭만을 겸한 바다 외출이다. 선장이 예약 명단을 들고 나타났다. 모두 집합이다. 주의사항 및 초보자를 위한 낚시 규정 사항을 설명하고, 낚싯대 하나에 침낭 하나만 휴대하고 예약 순서대로 호명하면 꼭 지켜야 하는 승선 규정이다.     잠자리와 낚시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일차 승선이 끝나면 모두 자유롭게 남은 짐을 싣도록 허용된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밤 10시 항구를 뒤로하고 선박의 스크루는 힘차게 바닷물을 찼다. 항구의 불빛이 가물대며 점점 멀어지고, 모두 자리를 잡는다.     Pool Money(대어 상금)를 걷는다. 한참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소리가 하나씩 자리를 뜨면 실내등이 꺼지고 조용한 밤, 구름 타듯, 바람 타듯, 물결 위에 곤한 꿀잠은 보름달의 센 밀물과 썰물도 잊은 채 줄다리기 파도 속에 꿈을 꾼다. 밤샘 항해 속에 선박은 낚시 지점에 도착했다. 꾼들은 잔잔한 파도를 만났고 선장은 피곤함 속에 책무를 다했다. 스크루의 굉음이 조용히 바다를 달랜다. 와르르 너도나도 일어나 모두가 바다의 물결에 고마움을 느끼며 시끌벅적 실내등이 켜지고 모두 바쁜 새벽의 움직임이 시작이다.     대어를 낚는 기대 속에 각자의 자리에서 미끼들을 분배받고 비밀 먹거리들을 챙기고 앵커를 내릴 때까지 기다린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선장의 안내 방송은, 일기 상태와 조류의 흐름을 알린다. 특히 Full moon의 조류는 무척 빠르고 세다. 가벼운 추는 바닥에 닿지 않고 둥둥 떠내려가 물고기가 미끼를 먹기가 힘들다. 줄을 내려도 좋다는 신호의 뱃고동이 울린다.     일제히 기다린 오랜 시간 단숨에 줄을 내린다. 툭툭, 배고픈 먼저 본 놈이 덥석 물었다. 기회를 놓치지 말고 쳐올린다. 퉁퉁거리며 필사의 저항을 하지만 돌아갈 수 없는 다른 세상에 올라와 펄떡이며 갑판을 때린다. 꾼들은 함성을 지르며 성취감에 행복한 웃음이 오고 가는 속에 물고기들의 비늘은 파도에 쓸려갔다.     밤이 새고 동이 튼다. 흐린 날씨에 해돋이의 수평선은 붉게 타오르지 않았다. 가끔 물밑 속의 장애물과 바위에 걸려 추와 바늘을 잃어버릴 때가 많다. 하지만 때로는 고기가 물고 장애물을 빠져나오는 행운의 도움도 있다. 회항 길목에서 낚시는 계속되었고 승무원들의 도움으로 바닥에 걸린, 이웃 사람과의 줄 엉킴에 가끔 불청객 상어가 물고 늘어지면 떼어 주고 고기들도 뜯어 쿨러에 넣어준다, 그들의 도움으로 즐겁고 힘겨운 하루가 저물어 갔다.     세 번의 고동 소리가 울려 퍼진다. 회항의 줄을 올린다. 그래도 서운한 바다의 끝자락을 붙잡고 싶은 아쉬움의 여운이 남는다. 잡혀 온 큰놈의 저울질이 끝나면 승자는 입이 활짝 열리고 큰 물고기에 상금도 탔으니 대박이다. 승무원들은 비늘을 털고 살점을 다듬는 손길이 바쁘다. 특히 배를 깨끗이 세척해야 하는 일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비 오고 바람 부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꼭 해야 하는 큰 임무다. 모두 피로를 푼다. 하루의 중노동에 기쁨은 저물어가는 밤이 드리워지고 어느덧 두고 온 일상의 사람들을 만나는 기다림 속에 밤바다 외출은 막을 내렸다. 오광운 / 시인삶의 뜨락에서 외출 밤바다 외출 낚시 규정 낚시 지점

20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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