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시조가 있는 아침] 여일(餘日)

  ━   여일(餘日)     김제현(1939- )   그리하여 모든 것은 지나가고 남은 자리.   잔잔한 감동이 수묵 속에 번지고   한 소절 비가 내렸다. 눈부신 목련의 오후.   - 한국시조큰사전     ━   남은 날은 아름답다     시조가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여일’이란 남은 날을 이름이다. 남은 날은 가능성과 희망 그리고 꿈을 안고 있는 시간이다. 이 시인에게 남은 날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수묵 속에 번지는 잔잔한 감동’ ‘한 소절 비가 내린 눈부신 목련의 오후’다. 우리의 생애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러니 남은 시간을 섣불리 재단하지 마라. 숨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황홀하다. 그의 시 세계를 가장 잘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나는 ‘여일’을 대표작으로 본다.   그의 시에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남아 있는 시간에 대한 기대와 사랑이다. 작품 ‘무위(無爲)’에서도 ‘세상은 비바람에/젖는 날이 많지만//언젠간 개이리란다/그러나 개이느니’라고 노래한다.   월하 이태극 선생은 ‘시조문학’ 매호에 김제현, 김준을 대표시인으로 내세우셨다. ‘시조문학’ 추천의 문을 열었던 두 시인의 뒤를 이어 기라성같은 시인들이 배출되었다. 1960~70년대에 추천의 뒤를 밟던 내게 그 이름은 선구적인 것으로 각인되었다.   강상희 교수는 “그의 시가 이룬 성취가 곧 현대시조의 성취를 헤아리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유자효·시인시조가 있는 아침 김제현 김준 월하 이태극 강상희 교수

2023-03-02

[시조가 있는 아침] 보냈던 가을편지 -김준(1938~ )

 혼자서 사모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파트 값이 뛰어 이리저리 옮기느라   보냈던 가을편지가 전해질까 걱정이다.   -시조문학사 간행 ‘그래도 행복했네’   도시의 유랑민들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매매 가격이 뛰니 전셋값도 뛰고, 월세가 늘어 그나마 전세 구하기도 어렵다. 부동산 문제를 이 정권은 결국 해결하지 못하나 보다.   시인도 뛰는 아파트값에 이리저리 옮겨 다녔나 보다. 혼자서 사모하는 사람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냈던/가을 편지가/전해질까 걱정’한다. 도시의 유랑민의 애달픈 사랑이다. 석우(石牛) 김준 시인은 월하(月河) 이태극 선생이 창간한 ‘시조문학’을 인수해서 내고 있다. 시조전문지 발행의 어려움은 예견됐던 일. 며칠 전 전화에서는 “살던 아파트도 팔았다”고 했다. 가뜩이나 심란한 가을에 노 시인의 고통이 아프게 전해왔다.   그런데 석우 선생의 창작열은 불덩이 같다. 매일 단시조 20수씩 써, 대학교수 정년을 마치고 18년 동안 4만8000여 수를 완성했다고 한다. 시조집만도 25권에 이른다. 이는 경제 논리로는 도무지 설명되지 않는 일이다. “그래도 행복하다”는 노 시인이 꿈꾸는 전집 발간을 기다려본다.   유자효 / 시인시조가 있는 아침 가을편지 김준 아파트 값 김준 시인 시조문학사 간행

2021-11-24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