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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여일(餘日)

여일(餘日)

 
김제현(1939- )
 
그리하여 모든 것은 지나가고 남은 자리.
 
잔잔한 감동이 수묵 속에 번지고
 
한 소절 비가 내렸다. 눈부신 목련의 오후.


 
- 한국시조큰사전
 

남은 날은 아름답다

 
시조가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여일’이란 남은 날을 이름이다. 남은 날은 가능성과 희망 그리고 꿈을 안고 있는 시간이다. 이 시인에게 남은 날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수묵 속에 번지는 잔잔한 감동’ ‘한 소절 비가 내린 눈부신 목련의 오후’다. 우리의 생애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러니 남은 시간을 섣불리 재단하지 마라. 숨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황홀하다. 그의 시 세계를 가장 잘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나는 ‘여일’을 대표작으로 본다.
 
그의 시에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남아 있는 시간에 대한 기대와 사랑이다. 작품 ‘무위(無爲)’에서도 ‘세상은 비바람에/젖는 날이 많지만//언젠간 개이리란다/그러나 개이느니’라고 노래한다.
 
월하 이태극 선생은 ‘시조문학’ 매호에 김제현, 김준을 대표시인으로 내세우셨다. ‘시조문학’ 추천의 문을 열었던 두 시인의 뒤를 이어 기라성같은 시인들이 배출되었다. 1960~70년대에 추천의 뒤를 밟던 내게 그 이름은 선구적인 것으로 각인되었다.
 
강상희 교수는 “그의 시가 이룬 성취가 곧 현대시조의 성취를 헤아리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유자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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