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우리말 바루기] ‘귀걸이’ ‘코걸이’ ‘목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속담이 있다. 어떤 사실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됨을 이르는 말로, 한자 성어로는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라 쓰기도 한다.   그런데 ‘귀걸이’는 ‘귀고리’로 써야 하는 게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을 듯하다. 예전에 표준어 규정이 바뀌기 전엔 ‘귀고리’가 바른 표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걸이’와 ‘귀고리’가 둘 다 널리 쓰여 모두 표준어로 인정됐다. 따라서 귀에 다는 장식품을 의미할 때는 ‘귀걸이’와 ‘귀고리’ 중 어떻게 표기할지 고민하지 말고 아무것이나 쓰면 된다.   날씨가 추울 때 쓰는 귀마개도 ‘귀걸이’라고 표기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엔 ‘귀고리’라고 써선 안 된다.     그렇다면 ‘코걸이’와 ‘코고리’는 모두 써도 되는 걸까. ‘코고리’는 사전에 없는 단어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잘 쓰이지 않는다. ‘코걸이’만 가능하다고 기억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목걸이’는 어떨까. ‘목걸이’와 ‘목거리’는 둘 다 써도 되는 낱말일까. ‘목걸이’와 ‘목거리’는 모두 사전에 등재된 표준어다. 그러나 두 표기는 뜻이 다르므로 내용에 따라 잘 골라 써야 한다. 목에 거는 장신구를 말할 때는 ‘목걸이’가 바른 표기다. 그렇다면 ‘목거리’는 무슨 뜻일까. 목이 붓고 아픈 병을 ‘목거리’라 하며, “약을 먹어도 목거리가 잘 낫지 않는다”와 같이 쓸 수 있다.우리말 바루기 귀걸이 코걸이 표준어 규정 모두 표준어 한자 성어

2024-08-07

[어머니 선물] 오붓한 브런치, 따뜻한 시간 선물하세요

늘 감사할 것뿐인 어머니에게 올 추수감사절에는 비가 많이 내리는 엘니뇨 날씨를 대비해 건강을 선물해보자.   나이가 들수록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게 충분한 잠이다. 무엇보다 밤에 푹 자고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전기장판이나 전기요 등 침구 용품을 마련해드린다면 비가 쏟아지는 밤에도 포근하게 숙면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인들에게 잘 알려진 쉴드라이프에서 나온 전기요는 얇고 가볍다는 게 장점이다.     쉴드라이프 라이트 전기요의 경우 전자파 차단 기술이 적용돼 있고 음이온 방출, 화재방지 기술이 적용돼 있어 안전하다. 온도도 7단계로 조절이 가능해 부담스럽지 않다. 싱글 사이즈(38X74인치)는 169.99달러, 풀사이즈(53X74인치)는 199.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올 초 공개된 올 뉴 쉴드라이프 전기요의 경우 잔류 전자파를 흡수하여 접지선을 통해 배출시키고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방출해 실내 공기 중 유독 성분과 침구에 벤 체취를 정화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기능으로는 천연 음이온 공급, 적색 램프 기능 이외에도 전기파 제거 기술이 적용되어 있고 원적외선 발생 기능도 있다.   올 뉴 쉴드라이프 전기요의 가격은 싱글 사이즈는 339.99달러이고 풀사이즈는 359.99달러다. 퀸사이즈(60X79인치)는 449.99달러, 킹사이즈(72X80인치)는 529.99달러다. 퀸사이즈와 킹사이즈에는 2개의 리모컨이 제공된다.   마사지 체어를 고려한다면 무이자 할부 혜택 프로그램이 많아서 고르기 쉽다.     ‘헬스코리아’ 자사 브랜드인 H솔루션 카이로스(KAIROS)는 쿼드 스타일의 메커니즘 롤러가 주무름, 두드림, 지압, 복합 마사지를 해준다. 12가지 자동 마사지 프로그램과 무중력 마사지로 척추와 관절의 무게와 정신적 압박을 풀어줘 안정감 있는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바디프랜드(BODYFRIEND)’에서는 마사지체어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라운지를 세리토스(HG)와 LA 한인타운, 아케이디아, 부에나파크, 어바인에서 운영하고 있다. 역시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배송 및 설치, 5년 워런티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보석류도 좋은 선물 아이템이다. 특히 연말에는 디너 초대나 다양한 행사가 많은 만큼 외투나 스웨터에 어울리는 목걸이나 귀걸이, 브로치 등 보석 액세서리를 고르면 좋다.     목걸이의 경우 얇은 골드나 실버 체인에 작은 펜던트로 포인트를 준 얌전한 스타일이 무난하다. 일명 ‘밥풀 진주’ 등 작고 짤막한 사이즈의 진주 목걸이는 인기가 꾸준하다.     귓불에 딱 붙으면서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진주 귀걸이를 비롯해 골드 색상의 스터드형 귀걸이도 어머니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이다.     한인들에게 잘 알려진 티파니 앤 코의 시그니처인 18K 진주 다이아몬드 펜던트는 975달러. 시그니처 아코야 진주 귀걸이는 640달러이며, 지그펠드 컬렉션 진주 목걸이 5~6mm 사이즈는 750달러에 판매한다. 또 올리브 잎 디자인의 팔로마 피카소 실버 목걸이는 340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크리스털로 유명한 스와로브스키 제품의 목걸이는 100~300달러대의 제품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어 선택폭이 더 많다. 새로 출시된 네 잎 클로버 모형으로 흰색과 로즈 골드 컬러의 아이들리아 펜던트 목걸이(165달러)는 인기가 높다.     귀걸이도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100~200달러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어머니의 생일에 맞는 탄생석 색깔의 귀걸이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건 그 무엇보다도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와 함께할 시간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어머니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갖자.     추수감사절 가족들을 위해 잔뜩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빴던 어머니와 함께 주말에 근사한 식당에서 브런치를 함께 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대화를 나눈다면 더없이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는 선물이 될 것이다.   LA한인타운 인근의 아침이나 브런치 메뉴를 찾는다면 로스펠리츠 지역을 추천한다.     알코브 카페(Al Cove Cafe·1929 Hillhurst Ave.)에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아메리칸 스타일부터 올리브 오일과 허브향의 지중해 건강식 스타일의 아침 또는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홈레스토랑(Home Restaurant·1760 Hillhurst Ave.)은 내부 데코레이션이 인심 좋은 시골의 목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오믈렛부터 부리토, 타코까지 다양한 LA 스타일의 메뉴를 고를 수 있다.   올타임(All Time·2040 Hillhurst Ave.)도 지역 주민들에게 아침과 브런치 메뉴 인기가 높다. 브렉퍼스트 부리토와 야채가 듬뿍 들어간 샌드위치, 아보카도 토스트 등이 인기 메뉴다.     좀 더 멀리 가고 싶다면 글렌데일에 있는 폭시(Foxy's Restaurant·206 W Colorado St Glendale)도 추천한다. 꽤 알려진 브런치 식당으로, 금요일 오전이면 인근 지역에서 찾아와 줄 서서 자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겉모습과 달리 안으로 들어가면 중세기 유럽 스타일로 꾸며져 있어 아늑하고 아기자기하다.   라브레아 지역에 있는 리퍼블리크(Republique·624 S La Brea Ave.)는 요즘 핫한 플레이스로 꼽힌다. 주말 브런치 메뉴는 다양한 빵과 페이스트리부터 프렌치 오믈렛, 메인 랍스터 오믈렛, 포테이토 팬케이크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내부도 근사하니 어머니와 함께 즉석에서 셀카 사진을 촬영해 SNS에 올려보자.   이밖에도 추수감사절 어머니를 위한 선물 아이디어로 꽃바구니, 와인, 또는 그릇 세트도 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어머니선물 쇼핑 마사지체어 눈길 라이트 전기요 귀걸이 브로치

2023-11-14

[젬텍] '블링 블링' 다이아몬드…40% 할인에 공짜 선물!

작고 반짝이는 건 언제나 옳다. 다이아몬드 얘기다.     '영원' '결혼' '사랑'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 쇼핑 명소로는 LA 한인사회에서 '젬텍(GEM TECH JEWELRY)'이 유명하다. 특히 젬텍은 연말 시즌을 맞아 40% 할인 행사와 공짜 선물 증정 행사를 동시에 개최하며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행사 기간 동안 젬텍에서 주얼리를 쇼핑하면 무려 다이아몬드가 선물로 따라온다. 3000달러 이상 구입하면 1부 다이아몬드 티파니 디자인 목걸이 5000달러 이상 구입하면 3부 다이아몬드 펜던트 1만 달러 이상 구입하면 6부 다이아몬드 귀걸이(각 3부)를 공짜 선물로 증정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다이아몬드 목걸이 귀걸이 반지 팔찌 등은 40% 할인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젬텍은 4개의 프롱이 다이아몬드를 받치는 목걸이를 3부 1800달러에서 690달러 5부 2800달러에서 1300달러 1캐럿 8000달러에서 3990달러에 특별 할인한다. 또한 중앙의 커다란 다이아몬드 주변을 작은 다이아몬드가 두 줄로 감싸 광채가 더욱 돋보이는 0.7캐럿 목걸이는 3400달러에서 1500달러 1캐럿 목걸이는 4800달러에서 2400달러 1.7캐럿 목걸이는 1만4000달러에서 6999달러에 세일 중이다.     그 외에도 다이아몬드 반지와 귀걸이 다이아 40~45개가 둘러진 테니스 팔찌 등도 이번 특별 할인전에 포함되어 있다. 모든 5부 이상 다이아몬드 제품은 구입 시 보증서를 제공한다.     젬텍은 코리아타운 갤러리아와 시티센터 2층에 위치한다.     ▶문의: (323)733-2221 (213)380-5353젬텍 다이아몬드 할인 다이아몬드 목걸이 다이아몬드 귀걸이 다이아몬드 쇼핑

2022-12-20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맛집

맛집은 당연히 음식 맛이 좋은 식당·카페 등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맛집의 의미가 좀 다르게도 쓰인다. 예를 들면 ‘바지 맛집’ ‘귀걸이 맛집’ 등이다. 사고 싶은 좋은 바지와 귀걸이를 파는 상점(브랜드)이라는 말이다. 꼭 장소를 가리킬 때만 쓰이는 것도 아니다. ‘엔딩 맛집’ ‘스토리 맛집’ 등이 대표적이다. 드라마나 영화 엔딩이 파격적이거나 스토리 전개가 흥미진진해서 또 보고 싶게 만드는 명작을 설명하는 경우다. 종합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들의 취향을 자극하는 좋은 것(장소)을 만났을 때, 그것을 맛집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왜? 첫 번째 이유는 맛집이라는 단어에 담긴 신뢰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미쉐린 가이드북 등에 오를 만큼 유명한 맛집은 여러 사람이 좋아하고, 또 그럴 만하다 인정받는 곳이다. 때문에 긴 설명이 필요 없다. ‘다양한 스타일이 가능하도록 색색의 바지를 많이 갖춘 집’ ‘이야기 전개가 쫄깃해서 자꾸만 보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맛집’ 두 글자로 ‘좋다’는 맥락이 충분히 전달된다. 여기에는 글자 수를 줄여 말하기 좋아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도 반영돼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을 조합해 유머 감각을 즐기는 것이다. 대한민국 밀레니얼 세대의 맛집 투어 홀릭은 유명하다. 전 세계 지방 소도시의 이름 모를 식당까지 찾아가 개인 SNS에 올리고 자랑하는 게 취미이자 놀이다. 요즘은 이 놀이를 진짜 맛집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트로 대상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때 ‘맛집’이라는 단어를 조합해 그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조합을 유머코드로 즐기고 있는 것이다. ‘공구 맛집’ ‘철물 맛집’. 정말 엉뚱하고도 신선한 발상이다.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맛집 스토리 맛집 바지 맛집 귀걸이 맛집

2022-10-03

[우리말 바루기] ‘귓볼’이 아니라 ‘귓불’

자주 듣는 덕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 “귓볼이 두툼하니 복스러워 보인다.”   이처럼 귓바퀴 아래 붙어 있는 살을 가리켜 ‘귓볼’이라 부르는 사람이 많다. ‘뺨’을 의미하는 ‘볼’을 연상해서 그런지 ‘귀’와 ‘볼’이 합쳐져 ‘귓볼’이 됐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러나 ‘귓볼’이 아니라 ‘귓불’이 정확한 표기다.   ‘귓불’은 다른 말로 ‘귓밥’이라고도 한다. “그는 귓밥이 두툼한 보기 좋은 귀를 지니고 있다” 등처럼 쓸 수 있다. 그런데 ‘귓밥’을 다른 뜻으로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즉 “귓밥을 파야겠다” 등처럼 말하는 경우다. ‘귓밥’을 귓구멍 속에 낀 때를 나타내는 말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귓구멍 속의 때를 가리키는 말은 ‘귓밥’이 아니라 ‘귀지’다.   귀와 관련해 틀리게 쓰는 말은 이 외에도 많다. 귓불에 다는 장신구는 ‘귀걸이’라 해야 할까, ‘귀고리’라 해야 할까? 둘 다 표준어이므로 모두 쓸 수 있다. 다만 ‘귀고리’는 귀에 다는 장신구만을 가리킨다. “큼직한 귀고리를 달고 나타났다”처럼 쓰인다. 이에 비해 ‘귀걸이’는 귀에 걸거나 귀를 덮는 모든 물건을 지칭한다. “토끼털로 만든 귀걸이 덕분에 귀가 따뜻했다” “귀걸이안경을 쓴 덕분에 넘어져도 벗겨지지 않았다” 등에서와 같이 귀마개나 안경 걸이 등도 ‘귀걸이’로 표현할 수 있다.우리말 바루기 귓볼 귓불 귀걸이 덕분 안경 걸이 귓바퀴 아래

2022-09-20

[이 아침에] 떨어진 별을 찾다

별을 보러 가잔다. 별? 그러고 보니 별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은지도 꽤 된 것 같다. 어디 별 뿐인가? 하늘을 봐도 보는 둥 마는 둥. 지천에 널린 게 꽃이고 풀이지만 자연의 존재를 잊고 산지 오래다. 감성적으로 메말라 가는 나의 팔을 잡아끄는 두 딸 내외를 따라 나와 남편은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근처에 자리 잡은 숙소는 허름한 겉모습과는 달리 자쿠지까지 딸려있어 집을 떠나기를 잘했다 싶을 정도로 흡족했다. 여럿이 먹는 저녁식사는 별다른 찬이 없어도 입안으로 술술 넘어갔다. 돼지삼겹살과 차돌배기는 불판에서 굽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없어졌다. 창밖에 검은 커튼을 두른 듯 어둠이 짙어지자 우리는 주섬주섬 의자를 챙겨 국립공원 안으로 향했다.   맨 처음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을 방문했을 때는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가시를 달고 있는 식물의 형상이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막의 생태계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선인장의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빛이 차단된 공원은 낮의 암벽을 보는 것과 분위기가 또 달랐다.     휴대폰까지 꺼버리니 그야말로 완전한 암흑이 되었다. 손전등을 머리와 손에 달고 적당한 자리를 찾아 깊숙이 들어갔다. 사람들 말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우리처럼 별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어둠에 익숙해졌고 하늘에 떠있는 별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금가루처럼 하늘에 박혀 있는 별을 바라보았다. 은하수가 보였다. 지구와 아주 먼 거리에 있다는 미지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행복한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가려고 의자를 챙기는 데 작은 딸이 “내 귀걸이!” 하고 외쳤다. 머리에 쓴 헤드라이트를 벗다가 귀걸이가 튕겨나간 모양이다.   사위가 결혼 선물로 딸에게 사준 다이아 귀걸이란다. ‘다이아’라는 소리에 놀란 우리는 이마에 두른 전등과 손전등을 휘두르며 반딧불이 마냥 움직였다. 칠흑처럼 깜깜한 어둠속에서 무슨 수로 귀걸이를 찾겠는가. 오만가지 감정이 오고갔다. 귀걸이를 찾지 못하면 이 기분 좋은 여행의 끝은 후회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모처럼 가족모임을 계획한 딸의 속상함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들 자리를 쉽게 뜨질 못했다. 우왕좌왕 하늘이 아닌 땅바닥을 헤집었다. 무작정 찾을 게 아니라는 생각에 나는 작은 딸에게 한 짝 남은 귀걸이를 보여 달라고 했다. 타원형으로 된 다이아 4개가 방사형으로 붙어 있었다. 흡사 별처럼 보였다.   ‘별 보러왔다가 별을 찾는구나.’ 이 모순된 상황이 우습기도 하고 어이가 없었다. 서걱거리는 흙을 핸드폰 전등으로 비취다가 가시덤불과는 전혀 다른 재질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또 뭐지?’ 사막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어서 무심코 손을 내밀었다. 찾았다! 귀걸이는 전등불을 비쳐도 빛이 반사될 수 없는 각도로 비스듬히 놓여있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딸은 귀걸이를 찾았다고 좋아라했지만 나는 가족의 행복을 찾아 기뻤다. 별보다 소중한 사랑이었다.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수로 귀걸이 전등과 손전등

2022-08-31

[이 아침에] 떨어진 별을 찾다

별을 보러 가잔다. 별? 그러고 보니 별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은지도 꽤 된 것 같다. 어디 별 뿐인가? 하늘을 봐도 보는 둥 마는 둥. 지천에 널린 게 꽃이고 풀이지만 자연의 존재를 잊고 산지 오래다. 감성적으로 메말라 가는 나의 팔을 잡아끄는 두 딸 내외를 따라 나와 남편은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근처에 자리 잡은 숙소는 허름한 겉모습과는 달리 자쿠지까지 딸려있어 집을 떠나기를 잘했다 싶을 정도로 흡족했다. 여럿이 먹는 저녁식사는 별다른 찬이 없어도 입안으로 술술 넘어갔다. 돼지삼겹살과 차돌배기는 불판에서 굽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없어졌다. 창밖에 검은 커튼을 두른 듯 어둠이 짙어지자 우리는 주섬주섬 의자를 챙겨 국립공원 안으로 향했다.   맨 처음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을 방문했을 때는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가시를 달고 있는 식물의 형상이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막의 생태계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선인장의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빛이 차단된 공원은 낮의 암벽을 보는 것과 분위기가 또 달랐다.     휴대폰까지 꺼버리니 그야말로 완전한 암흑이 되었다. 손전등을 머리와 손에 달고 적당한 자리를 찾아 깊숙이 들어갔다. 사람들 말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우리처럼 별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어둠에 익숙해졌고 하늘에 떠있는 별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금가루처럼 하늘에 박혀 있는 별을 바라보았다. 은하수가 보였다. 지구와 아주 먼 거리에 있다는 미지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행복한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가려고 의자를 챙기는 데 작은 딸이 “내 귀걸이!” 하고 외쳤다. 머리에 쓴 헤드라이트를 벗다가 귀걸이가 튕겨나간 모양이다.   사위가 결혼 선물로 딸에게 사준 다이아 귀걸이란다. ‘다이아’라는 소리에 놀란 우리는 이마에 두른 전등과 손전등을 휘두르며 반딧불이 마냥 움직였다. 칠흑처럼 깜깜한 어둠속에서 무슨 수로 귀걸이를 찾겠는가. 오만가지 감정이 오고갔다. 귀걸이를 찾지 못하면 이 기분 좋은 여행의 끝은 후회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모처럼 가족모임을 계획한 딸의 속상함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들 자리를 쉽게 뜨질 못했다. 우왕좌왕 하늘이 아닌 땅바닥을 헤집었다. 무작정 찾을 게 아니라는 생각에 나는 작은 딸에게 한 짝 남은 귀걸이를 보여 달라고 했다. 타원형으로 된 다이아 4개가 방사형으로 붙어 있었다. 흡사 별처럼 보였다.   ‘별 보러왔다가 별을 찾는구나.’ 이 모순된 상황이 우습기도 하고 어이가 없었다. 서걱거리는 흙을 핸드폰 전등으로 비취다가 가시덤불과는 전혀 다른 재질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또 뭐지?’ 사막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어서 무심코 손을 내밀었다. 찾았다! 귀걸이는 전등불을 비쳐도 빛이 반사될 수 없는 각도로 비스듬히 놓여있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딸은 귀걸이를 찾았다고 좋아라했지만 나는 가족의 행복을 찾아 기뻤다. 별보다 소중한 사랑이었다.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수로 귀걸이 전등과 손전등

2022-08-25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맛집

맛집은 당연히 음식 맛이 좋은 식당·카페 등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맛집의 의미가 좀 다르게도 쓰인다. 예를 들면 ‘바지 맛집’ ‘귀걸이 맛집’ 등이다. 사고 싶은 좋은 바지와 귀걸이를 파는 상점(브랜드)이라는 말이다.     장소를 가리킬 때만 쓰이는 것도 아니다. ‘엔딩 맛집’ ‘스토리 맛집’ 등이 대표적이다. 드라마나 영화 엔딩이 파격적이거나 스토리 전개가 흥미진진해서 또 보고 싶게 만드는 명작을 설명하는 경우다.     종합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들의 취향을 자극하는 좋은 것(장소)을 만났을 때, 그것을 맛집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왜? 첫 번째 이유는 맛집이라는 단어에 담긴 신뢰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미쉐린 가이드북등에 오를 만큼 유명한 맛집은 여러 사람이 좋아하고, 또 그럴 만하다 인정받는 곳이다. 때문에 긴 설명이 필요 없다. ‘다양한 스타일이 가능하도록 색색의 바지를 많이 갖춘 집’ ‘이야기 전개가 쫄깃해서 자꾸만 보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맛집’ 두 글자로 ‘좋다’는 맥락이 충분히 전달된다. 여기에는 글자 수를 줄여 말하기 좋아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도 반영돼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을 조합해 유머 감각을 즐기는 것이다. 대한민국 밀레니얼 세대의 맛집 투어 홀릭은 유명하다. 전 세계 지방 소도시의 이름 모를 식당까지 찾아가 개인 SNS에 올리고 자랑하는 게 취미이자 놀이다.     요즘은 이 놀이를 진짜 맛집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트로 대상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때 ‘맛집’이라는 단어를 조합해 그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조합을 유머코드로 즐기고 있는 것이다. ‘공구 맛집’ ‘철물 맛집’. 정말 엉뚱하고도 신선한 발상이다.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맛집 스토리 맛집 바지 맛집 귀걸이 맛집

2022-08-0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