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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맛집

맛집은 당연히 음식 맛이 좋은 식당·카페 등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맛집의 의미가 좀 다르게도 쓰인다. 예를 들면 ‘바지 맛집’ ‘귀걸이 맛집’ 등이다. 사고 싶은 좋은 바지와 귀걸이를 파는 상점(브랜드)이라는 말이다. 꼭 장소를 가리킬 때만 쓰이는 것도 아니다. ‘엔딩 맛집’ ‘스토리 맛집’ 등이 대표적이다. 드라마나 영화 엔딩이 파격적이거나 스토리 전개가 흥미진진해서 또 보고 싶게 만드는 명작을 설명하는 경우다. 종합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들의 취향을 자극하는 좋은 것(장소)을 만났을 때, 그것을 맛집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왜? 첫 번째 이유는 맛집이라는 단어에 담긴 신뢰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미쉐린 가이드북 등에 오를 만큼 유명한 맛집은 여러 사람이 좋아하고, 또 그럴 만하다 인정받는 곳이다. 때문에 긴 설명이 필요 없다. ‘다양한 스타일이 가능하도록 색색의 바지를 많이 갖춘 집’ ‘이야기 전개가 쫄깃해서 자꾸만 보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맛집’ 두 글자로 ‘좋다’는 맥락이 충분히 전달된다. 여기에는 글자 수를 줄여 말하기 좋아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도 반영돼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을 조합해 유머 감각을 즐기는 것이다. 대한민국 밀레니얼 세대의 맛집 투어 홀릭은 유명하다. 전 세계 지방 소도시의 이름 모를 식당까지 찾아가 개인 SNS에 올리고 자랑하는 게 취미이자 놀이다. 요즘은 이 놀이를 진짜 맛집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트로 대상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때 ‘맛집’이라는 단어를 조합해 그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조합을 유머코드로 즐기고 있는 것이다. ‘공구 맛집’ ‘철물 맛집’. 정말 엉뚱하고도 신선한 발상이다.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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