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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잔인한 10월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있는 10월은 과학계도 들썩이는 계절이다. 극소수 수상자에겐 영광이, 다른 연구자에게는 분발의 계기가 된다.   아시아 국가 중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배출한 나라는 일본이다. 무려 25명이나 된다. 이어 중국이 3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은 아직 과학 분야에서 한 명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10월은 한국 과학계엔 잔인한 달인 셈이다. 그동안 한국의  문제점은 수없이 지적됐다. 그러나 매년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9월과 10월에 반짝하다 곧장 사라진다.   최근 알래스카에서 94세인 한 일본인 과학자의 강연이 있었다. 그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야외 관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상식을 벗어난 일에 전념하라는 진심 어린 충고를 남겼다. 이 과학자는 20대에 알래스카로 와 평생 오로라 연두에 몰두했다. 소위, 한 우물만 판 것이다. 그 결과는 최고의 업적이라는 성적표를 남겼고, 미국과 유럽에서 오로라 연구 관련 최고상을 받았다.   그는 내가 알래스카대학에 왔을 때 초대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었다. 그는 젊은 연구자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다. 관련 분야의 과학자들을 소개해 줬으며, 어떤 연구든 참신성과 창의력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때 그의 나이가 이미 70세였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021년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마나베 슈크로 박사(93·프린스턴 대학 수석연구원)와의 만남도 큰 축복이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일본 과학기술청 프런티어 연구 시스템 지구 온난화 연구 책임자로 일한 마나베 박사는 호기심이 넘치는 아이처럼 연구 내용을 꼼꼼히 듣고 많은 조언을 해 주었다.     이들 일본 과학자를 만난 것은 큰 축복 중 하나였다. 두 석학에게서 배운 것은 학문을 대하는 태도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충고는 두 석학의 공통된 조언이었다. 실패 속에서 새로운 개념이나 정설을 세울 수 있다는 격려가 아직도 귓전에 남아 있다.     또 하나는 비판과 비평을 곱씹으라는 것이다.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리고,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말처럼 남의 비판을 새겨듣고, 앞으로 정진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한국과 공동연구를 한 지도 10년이 넘어간다. 연구비를 받는‘을’의 입장과 연구비를 주는 ‘갑’의 입장은 천지 차이다. 먼저, 한국 공무원들은 3년간의 보직 재임 기간에 성과를 내야만 승진에 유리하다. 그러다 보니 승진에 목을 매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연구자에게 매년 뚜렷한 연구 실적을 요구한다. 그런데 이게 과학자 입장에서는 어불성설이다. 연구 결과는 예측하는 대로 나오는 법이 절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과학 선진국과의 차이다.   기초과학 분야는 그 성과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노벨상 수상자는 20대에서 40대 초반의 연구 성과가 30~40년 후에 개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한 기초 과학 분야는 없다. 특히,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분야에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것은 2021년이 최초였으니 말이다.   국가의 지원이 생산력이 높은 분야에 집중되는 것은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일이다. 그렇지만, 생산력이 높은 분야의 근본도 기초학문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숲을 보려면 숲속이 아니라 숲을 벗어나야 제대로의 숲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초과학 분야에 임하는 과학자의 마음 자세다. 우선, 대학에서 이들을 위한 최상의 교육이 필요하다. 1000명의 인재 중에서 한 명이라도 특출한 인재를 만들면 그 인재로 인한 파급효과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변함없는 국가적 투자를 부탁하고자 한다. 정권에 따라 변하는 교육은 미래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왜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하는가를 명심해야 한다.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과학자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연구에 전심을 다 해야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기초 과학자들에게는 매년 10월이 잔인한 달이 될 수밖에 없다. 이들만의 잘못이 아니라 이들의 연구를 지켜주지 못한 환경과 시스템 잘못도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도 기초학문이자 종합학문이다. 특히, 극지 연구는 산학연의 집합체가 응집된 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잔인 과학자 입장 노벨상 수상자 이들 과학자

2024-10-27

[중국읽기] 어느 과학자의 영결식

한 노인이 죽었다. 지난달 23일 베이징의 혁명 열사 묘지 바바오산(八寶山)에서 영결식이 열렸다. 조문 인사의 면면이 놀랍다. 시진핑 국가주석,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 정협주석…. 벨라루스를 방문 중이었던 리창 총리를 제외한 권력 서열 7위 인사가 모두 나와 허리를 굽혔다. 누구의 죽음이었을까.   저우광자오(周光召) 전 중국과학원 원장(향년 95세). 중국 자연과학 학계를 대표하는 물리학자다. 핵 개발에도 참여한 그는 입자물리학 분야 국제적인 연구 성과를 갖고 있다. 중국은 최고 권부 구성원의 총출동으로 과학자에 대한 존경과 애도의 뜻을 표했다.   살아있는 과학기술 인재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지난 6월 시진핑 국가주석은 야요치즈(姚期智) 칭화대 인공지능(AI)학원 원장에게 개인 서신을 보냈다. “교육 강국, 과기 강국을 위한 귀하의 공헌에 감사드립니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올해 77세인 야오 원장은 20년 전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직을 버리고 중국으로 돌아온 해외유학파다. 칭화대에 ‘컴퓨터사이언스 특별반’ ‘AI특별반’을 설립해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시 주석의 편지에는 ‘해외 인재를 각별히 대우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중국 지도자들은 매년 여름 허베이(河北)성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 모여 정책 회의를 갖는다. 올 회의에는 58명의 학계 석학이 특별 초청됐다. 대부분 과학기술 분야 인재였다. 올해 국가 최고 과학기술상을 받은 쉐치쿤(薛其坤) 중국과학원 원사, 여성 우주 비행사 왕야핑(王亞平) 등이 눈에 띈다. 그들은 고위 인사들과 토론하고, 정책 건의를 하고, 즉석 강의를 진행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지도부 인사들과 어울리며 스킨십을 늘렸다는 얘기다.   중국 당국의 과학기술 인재 육성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사례들이다. 보여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쇼’를 해서라도 인재 강국의 꿈을 키워간다. 그렇게 정부와 학계, 기업이 연합해 경쟁력을 높이는 중국식 국가 주도형 과학기술 발전 전략은 형성된다. 객관적인 과학 연구 수준을 반영하는 네이처 인덱스에서 중국이 올해 미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는 건 그 성과다.   ‘인재 쟁탈전’이다. 주요 국가들은 총력으로 육성하고, 모자라면 해외에서 빼앗아 온다. 과기 인재 홀대, 열악한 연구 여건 등으로 있는 인재마저 빼앗기는 게 우리 실정이다. 심지어 중국으로도 간다. ‘바바오산 영결식 총출동’은 그 전쟁의 치열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우덕 / 한국 차이나랩 선임기자중국읽기 과학자 영결식 과학기술 인재 과학원 원장 해외 인재

2024-09-04

차세대 과학자들 한자리에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회장 오태환),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KOFST·회장 이태식), 한국연구재단/한미과학협력센터(NRF/KUSCO·이광복 이사장)가 공동 주관하는 한미과학기술학술대회(UKC 2024.포스터)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올해로 37회를 맞는 ‘UKC 2024’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다음 세대의 과학, 기술,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개최된다. 이 대회에는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1000명 이상의 과학기술자, 기업가, 정책 결정자, 과학기술 전공 학생들이 모여 첨단 과학기술 연구에 대한 학술 토론과 정보 교환을 통해 과학기술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인적 네트워킹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KSEA 오태환 신임회장을 비롯해 류재현 차기 회장(아이다호대 교수), 권오봉 제1부회장(뉴욕시립대 교수), 김자영 제2부회장(Thermo Fisher Scientific) 등 20여명의 임원이 참여한다. 오 회장은 로체스터 공대에서 컴퓨터 및 정보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KSEA의 차세대 그룹을 창설하는 데 기여한 1.5세다.   개회식에서는 2013년 노벨 의학상을 받은 토마스 수도프(Thomas C. Sudhof) 스탠퍼드대 교수가 콜레스테롤 대사와 알츠하이머 질병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며, 한국 여성 최초로 미국 공대 학장으로 재직 중인 박아형 UCLA 공대 학장이 탄소 경제와 클린 에너지에 관한 강연을 진행한다. 또한, 미국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Noom)’의 창업자 정세주 대표가 미국 유니콘 기업으로의 성장 단계와 경험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UKC 2024에서는 ‘Future & Opportunity Symposium (FOS)’이 처음으로 마련된다. 이 자리에는 강석희 연방 조달청 선임지역청장이 나와 미국의 공공서비스에 대해 강연한다. 또 로봇공학의 세계적 석학인 데니스 홍 UCLA 교수가 인공지능(AI)이 로봇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설명한다. 루크 이(한국명 이평세) 하버드 의대 교수의 변혁적 의학에 대한 강연과 홍양기 앨라배마대 석좌교수의 국제 협력을 위한 효율적인 방안에 대한 발표도 있다.   이 밖에도 14개 과학기술 테크니컬 분야별 학술 심포지엄과 기관별 R&D 포럼, 대학 총장들이 참여하는 대학 리더십 포럼, 젊은 과학기술자 커리어 워크숍(SEED)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과학기술 산업 분야의 첨단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한미 간 핵심 인재들의 교류를 돕게 된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이명종 뉴욕시립대 교수에게 과기정통부 장관표창이 수여되며, 윤영섭 에모리대 교수에게 과학인상, 이평세 하버드대 교수에게 공학인상이 수여된다. 차세대상은 조너선 김(Capital One)에게 돌아가며, KSEA가 선정한 올해의 유망 과학자로는 스탠퍼드대 최준희 조교수가, 유망 공학자로는 펜실베이니아대 김도형 조교수가 선정돼 각각 1만 달러의 KSEA 신진 연구자 지원금을 받는다.   1971년 워싱턴 DC에서 69명의 한인 과학기술자들이 모여 창설한 KSEA는 현재 미국 내 등록회원만 3만명, 활동회원만 8000명이 넘는다.     ▶문의: UKC.ksea.org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차세대 과학자 차세대 과학자들 과학기술자 기업가 첨단 과학기술

2024-08-18

2023년 베스트셀러…'호모 프롬프트' '도파밍'…알듯 말듯

신년을 맞은지도 며칠 안됐는데 벌써 1주일이 지나갔다.  이제 올해도 51주밖에 남지 않았다. 새해 결심(New Year Resolutions) 중에 책읽기를 골랐는데도 아직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도 있다. 하지만 두려워 하지 말라. 책 읽지 않는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책을 읽고 싶은데 무슨 책을 읽어야 하는지 모른다는 핑계를 대기도 한다. 일단 베스트셀러를 읽어볼 만 핟. 2023년 베스트셀러중 시니어들이 읽을 만한 책을 몇 권 꼽아봤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 2023)   지난해 한국에서 '쇼펜하우어 신드롬'을 일으킨 화제의 책이다. 마흔의 삶에 지혜를 주는 쇼펜하우어의 30가지 조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특히 2023년 8월 출간됐는데 전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철학 교양서로는 최초라는 점에서 기념비적이다.   많은 사람이 나이 들며 겪는 환경과 감정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한 지혜를 책에서 찾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철학과 함께 풀고 있다. 특히 이 책이 일으킨 '쇼펜하우어 신드롬'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생각과 말이라면 시대와 상관없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쇼펜하우어는 철학자, 과학자, 심리학자, 문학가, 법조인, 음악가, 정치인 등 각 분야에 이론적 토대와 영향을 준 세계 거장들의 철학자다. 프리드리히 니체, 쇠렌 키르케고르, 찰스 다윈, 아인슈타인, 카를 융, 바그너, 헤르만 헤세, 톨스토이, 프란츠 카프카, 도스토옙스키, 에밀 졸라 등 수많은 사람이 그에게 영감을 받았다. 특히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책 한 권으로 철학자의 길을 걸었으며 바그너는 쇼펜하우어를 평생 찬미했다.   쇼펜하우어는 인생의 의미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 결과 "모든 인생은 고통이다"라고 했지만, 그는 인생사를 고통으로만 결론 짓지 않았다. 고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인생의 무게 중심이 자기 바깥에 있는 '가짜 행복'을 좇는 고통이다. 다른 하나는 인생의 무게 중심을 자기 밖에서 자기 안으로 옮기는 '진짜 행복'을 위한 고통이다. 쇼펜하우어는 인생에 고난과 괴로움은 어느 정도 필요하며, 진짜 행복을 좇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했다. 거기에서 누가 빼앗을 수도 없고 사라지지도 않는 자기 긍정, 자부심, 자립심, 당당함, 품격을 얻을 수 있다.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 2023)   블로그 등으로 유명한 재야의 명저인 '세이노의 가르침'이 2023년 정식으로 출간됐다. 순자산 천억 원대 자산가인 필명 '세이노'는 2000년부터 발표된 주옥같은 글들이 독자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 그의 조언은 매우 실용적이고 심지어는 현실적이다.     정식 출간돼 나왔지만 이 책은 부자 되는 법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목차를 훑어보면, 재테크 기법 같은 것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저자는 돈이 삶의 우열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대신,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스스로의 인생을 위해 삶의 자세부터 바로잡고 '피보다 진하게 살라'고 조언한다. 또한 저자는 돈에 대해서는 물론, 직접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가난과 부의 실체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털어놓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 사회에서 돈은 마치 '피'와 같다. 피가 우리 몸 전체를 순환하며 생명을 유지시키듯, 돈은 돌고 돌아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피가 부족한 이를 위해 피를 나누듯 썼다. 어디의 누구든 어떤 이유로든, 살아가면서 소중한 걸 포기하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꿈꾼다. 돈보다 소중한 것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설명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4 (김난도 외, 2023)   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철저한 자료 조사와 분석을 통해서 태어난다. 첫 출간본부터 대학원 전공자들이 나서서 만든 시대를 초월한 베스트셀러다. 특히 2023년은 챗GPT의 출현으로 세상이 크게 요동쳤다. 챗GPT만큼 충격을 주는 것은 없었다. 이에 2024년도 다를 바 없다. 모든 학자들이, 모든 책들이 'AI'와 '인공지능', '챗GPT'를 얘기하는 이 시점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4'는 인간의 역할 혹은 역량에 주목했다. 이 책이 제시하는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올해 덜 놀랄 것같다.    ▶Don't Waste a Single Second: Time-Efficient Society 분초사회 1분 1초가 아까운 세상이다. 시간이 돈만큼 혹은 돈보다 중요한 자원으로 변모하면서 '시간의 가성비'가 중요해졌다. 단지 바빠서가 아니다.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이행하면서 요즘 사람들은 볼 것, 할 것, 즐길 것이 너무 많아졌다. 초 단위로 움직이는 현대 플랫폼 경제에서 시간의 밀도가 높아지며, 우리는 가속의 시대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Rise of 'Homo Promptus' 호모 프롬프트  프롬프트는 AI에게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인간이 던지는 질문을 뜻한다. "AI는 프롬프 트만큼 똑똑하다." 인간이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AI가 내놓는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 이다. 이 키워드가 '호모', 즉 인간으로 시작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AI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화룡점정'의 역량은 사색과 해석력을 겸비한 인간만의 것이다.    ▶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육각형인간  완벽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등 모든 것에서 하나도 빠짐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육각형인간'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강박적인 완벽함의 반향으로 작용한다. 어차피 닿을 수 없는 목표라면, 포기를 즐기는 놀이이자 타인을 줄 세우기 위한 잣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육각형인간 트렌드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흔들리는 사회를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다.    ▶Getting the Price Right: Variable Pricing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오늘날 '일물일가'의 법칙은 사라졌다.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빅데이터의 활용과 실시간으로 모든 변수를 측정해내는 AI의 발달은 시간,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일물N가'의 세상을 열었다. 소비자도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 이제 '최저가'가 아니라 '최적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On Dopamine Farming 도파밍  도파민 도는 일 뭐 없나? 재미는 늘 인간의 화두였지만 요즘만큼 재미를 좇는 일이 일상이 된 적은 없었다. 게이머가 '파밍'하며 아이템을 모으듯, 사람들은 재미를 모은다. 엉뚱하고 기 발하고 지극히 무의미한 일들이 주목을 끌고 '역대급 도파민'이 매번 기록을 경신한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오늘날 도파밍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Not 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예전 아빠들 같지않은 밀레니얼들 취미  결혼이 인생의 가장 큰 선택이 된 오늘날, 결혼 후 남자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전에 없이 달라 졌다. 가사 노동과 육아, 가족 관계의 균형점이 이동하고 있다. 권위적 가장에서 평등한 동반자로 역할이 바뀌어가는 요즘남편,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6시 신데렐라'를 자처하는 없던아빠들이 가정과 기업, 나아가 소비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Expanding Your Horizons: Spin-off Projects 스핀오프 프로젝트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던 스핀오프가 이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비교적 저 예산과 유동적인 전략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해보는 스핀오프는 기업 입장에서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고, 또 성공할 경우 예상 밖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인들도 커리 개발을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변화의 시대, 스핀오프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You Choose, I'll Follow: Ditto Consumption 디토소비  "나도"라는 의미의 'Ditto'가 소비 현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 하는 디토소비는 구매 의사결정에 따르는 복잡한 과정과 시간을 건너뛰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FOBO, 즉 실패의 두려움을 줄이기 위한 손쉬운 방편, 디토소비가 뜬다.    ▶ElastiCity. Liquidpolitan 리퀴드폴리탄 인구는 감소하고 광역 교통은 발달하는 현대사회에서 유목적 라이프스타일을 구가하는 소 비자가 늘어나며, 지역은 이제 하나의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이동하고 흐르는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정주인구보다 관계인구에 방점을 찍는 유연도시 리퀴드폴리탄이 주목받는다. 불균형 발전과 지역 소멸을 우려하는 이 시대에 리퀴드폴리탄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것이다.    ▶Supporting One Another: 'Care-based Economy'돌봄경제  인간은 누구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존재다. 초개인화하는 나노사회, 1분 1초가 아쉬운 분초 사회에서, 돌봄의 시스템화가 중요해졌다. 돌봄은 이제 단지 연민이 아닌 경제의 문제다. 나 이와 건강 상태에 따른 사회적 약자들만이 그 대상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한 세상이다. 돌봄경제는 바로 나의 문제인 동시에, 우리 조직과 사회의 경쟁력이다.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정희원, 2023)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 정희원이 감속노화 실천법을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노화'라고 하면 주름진 얼굴, 굽은 허리, 느린 걸음걸이 같은 특징적인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사람마다 얼굴과 성격이 다르듯 노화의 속도나 정도는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70세가 되었을 때 젊은 성인과 비슷하게 활기찬 삶을 영위하느냐, 침상에 누워 시간을 보내느냐의 차이는 지금부터의 내재역량 관리에 달렸다. 실제 미국의 성인 72만 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신체 활동, 식사, 수면, 사회관계, 스트레스 등의 생활 습관 요인에 따라 40세를 기점으로 남성은 24년, 여성은 21년의 수명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백세 시대, 성공적인 인생 이모작은 몸과 마음이 젊은 상태, 내재역량이 충만한 상태일 때 가능하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단순히 가늘고 길게 사는 게 아니라 활력 넘치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이 책은 생애 주기에 따라 생활의 요소를 조절해 노화 속도를 느리게 만들고 내재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영양, 운동, 스트레스 및 정신 건강 관리법을 실천하면 누구나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또래보다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   [이외 리스트]   ◇결국 해내는 사람들의 원칙(앨런 피즈, 2020): 최신 뇌과학이 밝혀낸 성공의 비밀   ◇인생은 순간이다(김성근, 2023): 82세 현역 야구 감독 김성근 에세이     ◇돈은 모든 것을 바꾼다(김운아,2023): 실제 경험으로 깨달은 부자 되는 법     ◇모순(양귀자, 1998): 양귀자 3번째 장편소설   ◇하나님의 음성(김병삼, 2023): 말씀과 함게 하는 거룩한 습관, 매일만나 365 장병희 기자베스트셀러 프롬프트 쇼펜하우어 신드롬 트렌드코리아 시리즈 철학자 과학자

2024-01-07

[중앙시평] 과학이 보여주는 진취적 기상

옛날 인간들은 세상이 평평하다고 믿었다. 국지적으로는 산과 계곡 등 여러 가지 지형이 있지만 큰 그림을 볼 때는 거대한 평지에 약간 울룩불룩한 정도이지 않은가. 그리 멀리 어디 가 보지 못한 사람들이 지구가 둥글다고 상상하지 못했던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유럽의 천문학자들은 그래도 꽤 오래전부터 지구는 둥글고 그것이 우주의 중심에 있으며 모든 천체는 그 주위를 돈다고 생각했는데, 중국 등 다른 지역에서는 땅덩이가 공 모양이라는 ‘지구’ 개념을 강력히 거부했다고 한다. 그 중 한 가지 이유는 중국이 글자 그대로 세계의 중심에 있는 국가여야 하는데, 구형의 표면에는 중심이 있을 수 없다는 문제였다고 한다.   그런데 요새도 지구가 평면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상하게 선진국에는 더 많다. 과학자처럼 그 지구평면설(또는 지평설)에 대한 진지한 연구를 하는 사람들도 꽤 있으며, 자기들끼리 모여서 정기적 학회를 열고 서로 연구결과 발표도 활발히 한다. 소위 ‘지평인’이라 일컬어지는 이들은, 도리어 자기들을 깔보고 비웃는 ‘지구인’들이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맹신하도록 세뇌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평인들은 증거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증거를 아주 선별적으로 취급하며 특이하게 해석한다. 지구가 명백히 동그랗게 보이는 사진도 나사(NASA)와 같은 정부기관에서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한다(아니, 당신이 직접 우주선을 타고 올라가서 본 적은 없지 않은가.) 한편 자기들 주장에 도움이 되는 증거가 어쩌다 나오면 그것을 다들 인용하며 되풀이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어떤 배가 굉장히 먼 거리에 나갔는데도 해안에서 그 모습이 보였다는 보고가 있었다. 지구가 둥글다면 그 굽어 있는 물의 표면을 따라 나간 배가 어느 정도 멀어지면 시야에서 수평선 밑으로 들어가므로 모습이 사라져야 한다. 지구가 둥글다고 믿는 사람들은 이 이상한 관찰결과를 일시적인 대기현상 때문에 일어난 빛의 굴절이 빚은 착시였다고 해석한다. 그러면 지평인들은 지구인들이야말로 편한 대로 증거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미국의 과학철학자 리 매킨타이어(Lee McIntyre)는 이런 식으로 과학을 부인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하는 학자 중 하나다. 그는 그들을 우리가 무조건 무시하고 짓눌러서는 안 되고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평인들이 정말 어떤 생각과 주장을 하는지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2018년도 국제 지평설 학술대회에 참석하였고 거기서 지평인들과 진지한 대화를 시도했다. 지평설이 옳다면 이러이러한 관측과 실험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고, 그것을 같이 시험해 보자고 권했다. 한 예로, 현재 주류 지평설에 의하면 납작한 원형으로 생긴 세상의 중심은 북극이다. 남극이란 것은 없고, 그 대신 엄청난 길이의 바깥쪽 원주에 얼음벽이 쳐 있다. (재미있는 것은 유엔 깃발을 보라. 거기에 나온 세계지도는 바로 이런 형태이다.) 지평인들은 그렇기 때문에 지구인들이 ‘남반구’라고 말하는 외곽지역에서 동서의 거리는 지구인들이 믿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길다고 본다. 예를 들어 남아메리카에서 뉴질랜드까지 가는 거리는 너무 멀어서 직행 항공편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항로가 있지 않은가? 매킨타이어는 지평인 한명과 거기에 대한 내기를 하게 되었다. 매킨타이어가 있다고 주장하는 그런 비행기를 타 보기로. 그런데 그 약속을 했던 지평인은 결국 시험장에 나오지 않았다.   매킨타이어는 과학적 태도의 정수는 증거에 따라 기꺼이 이론을 바꿀 용의가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포퍼(Karl Popper)의 그러한 주장에서 영감을 얻는다. 과학적 태도가 안 된 사람들은 자기들이 가장 아끼는 믿음이 흔들리게 될까 봐 진짜로 새로운 경험은 피한다. 그와 정반대인 것은 항상 뭔가 새로운 것을 배워보려는 과학자의 욕망이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과학자라 하는 사람들도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이론만 계속 믿고 입증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일 때가 있다. 그것은 특정한 과학이론을 종교처럼 숭배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그런 잘못된 과학자 집단은 파벌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과학적 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하는 과학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런데 참 어려운 것은 과학을 공격하는 사람들까지도 과학적 태도로 대해주는 일이다. 과학도 틀릴 수 있고 과학지식은 항상 개선되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과학지식이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갈 필요가 있다.   진취적 기상을 살려야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많이들 하는 이야기다. 옛날 학교에서 도덕 시간에도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 전통이 서양과학의 정신과 제대로 통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선호하는 이론만 방어하는 소극적이고 침체된 태도를 벗어나서, 자신의 현재 믿음에 안주하지 않고 그것을 버릴 각오를 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 나가자는 과학의 정신이 정말 진취적 기상이 아닐까. 장하석 /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과학철학중앙시평 과학 진취 과학자 집단 과학적 태도 진취적 기상

2023-09-29

EB-1 비자는 어떤 사람들을 위한 것인가 [ASK미국 이민/비자-김민경 미국 변호사]

▶문= EB-1 (Employment-Based Immigration: First Preference) 은 어떤 사람들이 진행하나요?       ▶답= 최근 들어 미국 영주권을 받기 위해 전문직들이나 과학자, 예술인, 유명 스포츠인 같은 분들에게 유용한 NIW, EB-1 비자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기자 이민 비자인 EB-1은 과학이나 예술, 교육, 스포츠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인재를 위한 비자입니다.   그런데 이 '뛰어난 인재'를 위한 비자의 장점으로는 무엇보다 이민 수속 진행 기간이 가족 초청이나 취업, 직간접 투자 등으로 이뤄지는 다른 비자보다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미국의 영주권을 얻는데 적용되는 '전문가들을 위한 이민 비자'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들 비자는 전문직이거나 과학, 교육, 스포츠 등에서 '걸출한 능력'을 가진 외국인 인재를 미국에 영입하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먼저 EB-1비자의 경우 특출한 역량을 갖춘 이민자를 위한 유형이 있는데, 세 가지의 카테고리가 존재합니다. 첫째는 외국인 과학자, 예술가, 교육자, 비즈니스나 스포츠 분야에서 높은 성취를 한 개인에게 지원되는 EB-1A 카테고리입니다.   두 번째는 EB-1B로 학문적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가 있는 교수, 연구원, 과학자 등을 위한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서는 신청자가 해당 분야에서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전문성이나 독립적인 성과를 입증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글로벌기업의 임원이나 간부들을 위한 EB-1C 카테고리입니다. EB-1의 경우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어서 증빙서류로 추천서, 학위증서, 자격증, 수상 경력, 국내외 미디어에 기고나 출연 등 그 뛰어난 역량을 증빙하는 문서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출하는 증빙자료의 경우 NIW와 큰 차이는 없으나, NIW 보다 높은 수준의 역량을 요구하기에 세계적인 대회에서의 수상 경력, 높은 논문 인용 등 뛰어난 역량을 증빙하는 증빙 자료가 있으신 분들이 신청하는 카테고리임에는 분명합니다.   ▶문의:(82)2-563-5638 김민경 미국 변호사이민/비자 비자 이민 비자 이들 비자 과학자 예술인

2023-09-13

AI 위험성 “핵무기에 비견”…과학자·경영자 350여명 경고

급속도로 발전하는 AI의 위험성에 대해 IT기업 경영자와 과학자 350여명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비영리단체 ‘AI안전센터’(CAIS)가 인류의 절멸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AI 기술 통제 필요성을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CAIS는 성명에서 “AI로 인한 인류 절멸의 위험성을 낮추는 것을 글로벌 차원에서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AI의 위험성을 핵무기와 신종 전염병에 비견했다.   또 성명은 “AI 기술 위험성에 대해 훨씬 다양한 분야에서 해결책이 논의돼야 한다”며 공개적인 토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성명에는 챗GPT의 창시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미라 무라티 CTO가 서명했으며, 케빈 스콧 마이크로소프트(MS) CTO와 구글의 AI 분야 책임자인 릴라 이브라힘, 메리언 로저스도 이름을 올리는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동참했다.   앞서 올트먼 오픈AI CEO의 경우 AI의 잠재적 위험을 통제하고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같은 국제기구가 필요하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달 초에는 백악관이 오픈AI와 구글 등 핵심 기업을 초청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주관으로 대책 회의를 열었고, 이어 열린 상하원 청문회에서는 AI의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규제와 개입, 국제 표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편 CAIS는 서명에 동참할 전문가들을 추가 모집하고 있다.   윤지혜 기자위험성 핵무기 ai 위험성 it기업 경영자 과학자 350여명

2023-05-30

고려대 옥용식 교수, ESG 환경(E) 분야 아시아 최고 과학자 선정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옥용식 교수(국제ESG협회 회장)가 국제적 명성을 지닌 학술정보서비스 플랫폼 ‘리서치닷컴’에서 발표한 2023년 전세계 최고 환경과학자 평가 순위에서 국내 1위와 함께 아시아 전체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리서치닷컴은 2014년부터 매년 전 세계 과학자를 대상으로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와 마이크로소프트 아카데믹 그래프(Microsoft Academics Graphics)를 기반으로 과학자들의 연구 업적 순위를 공개하고 있다.   고려대 옥 교수는 클래리베이트를 통해 환경생태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 상위 1% 연구자 HCR(Highly Cited Researcher)에 선정되었고, 2022년 전세계 최초로 환경생태, 공학 및 생물학/생화학 3대 분야에서 HCR로 동시 선정되었다.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에 따르면 옥 교수는 2022년 1년간의 인용 회수만 2만여회에 달하며, 2023년 현재 대한민국 전 분야 학자 중 가장 많은 고인용논문(Highly Cited Paper, HCP)과 인용 횟수를 보유한 대기록을 달성하였다. 특히 환국환경생물학회 학술대회를 통해 엘스비어(Elsevier)가 공개한 환경과학, 공학 연구자 연구경쟁력 분석 결과 논문수, 피인용수, 논문 한편 당 인용수, FWCI, 상위 10% 논문수, 상위 10% 저널에 발표한 논문비율, H-index 등에서 압도적으로 국내 1위를 차지한 바 있어 각종 글로벌 평가기관에서 한국을 넘어 전세계 최고의 환경 과학자로 평가받아 왔다.   한편 옥 교수는 코발트, 니켈, 망간 등 분쟁/핵심광물을 포함한 미량원소 관련 세계적 권위 유럽 학회인 ISTEB(International Society of Trace Element Biogeochemistry)의 학회장으로 선출되어 올해 9월 독일에서 열리는 제16차 세계대회에 참석하여 한국인 최초로 해당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회장에 선출직으로 취임해 2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이외에도 옥 교수는 기업의 CEO/CFO를 대상으로 하는 신한커넥트포럼, 포스코포럼 등의 기조연사로 활동하면서 기업의 환경에 대한 리스크와 기회에 대한 다양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재혁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고려대 ESG 연구원장)와 함께 산자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 국제ESG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연구를 선도하며, 국제기구와의 폭 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후변화와 넷제로, 생물다양성과 네이처 포지티브,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ESG의 E(환경) 필라 구성 전반을 연구하며, 국내 200대 기업의 ESG 평가 기준 및 방법을 확립하고 관련 MBA 강좌인 ‘비지니스와 환경’을 개설하여 ESG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현재 옥 교수는 전세계 48개국 400개 이상의 기업, 대학, 정부기관 등과 국제공동연구를 진행하며, 생물다양성 분야의 TNFD 대응과 함께 UN 플라스틱 오염 규제 협약 등에 대응한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출범하는 등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제41회 스승의 날 유공 교원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표창 대상자로도 선정되었다. 더불어 고려대에서도 연구 외 국제연구협력 분야에 대한 탁월성을 인정받아 2021년 국제협력을 포함한 두 개 분야에서 최초로 석탑연구상을 수상하였으며, 2023년 5월 고려대 석탑연구상에서는 계열 그리고 국제협력 두개 분야를 모두 석권하였다.     옥용식 교수는 현재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지속가능대학 윌리엄 미치(William Mitch) 교수와 함께 환태평양대학협회 지속가능폐기물관리 프로그램의 총괄 책임자로 활동하며, 전세계 300여명의 석학들과 바이오차 기반의 기후변화 저감기술 및 플라스틱 오염 등 인류 난제 해결을 위한 대규모 실증 연구와 ESG 평가 지표 개발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박원중 기자 (park.wonjun.ja@gmail.com)고려대 아시아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환경생태 분야 환경 과학자

2023-05-18

재미과학자 한자리 모인다

“미국과 한국 내 기업, 연구소, 대학 등에서 활동하는 재미동포 과학자 1000여 명이 모여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하는 플랫폼입니다.”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손용호(55·사진) 차기 회장은 8월 2∼5일 텍사스주 하얏트 리젠시 댈러스-포트워스에서 열리는 ‘제36회 한미 학술대회(UKC)’의 성격을 이같이 규정했다.   1971년 설립된 KSEA는 미국 내 30여개 도시에서 활동하는 한인 과학자 3만여 명을 회원으로 둔 과학기술 분야 최대규모 단체로, 매년 UKC 행사를 열고 있다.   KSEA는 1년 전 회장을 미리 뽑아 UKC 행사를 준비하도록 한다. 센트럴 플로리다대 재료공학과 석좌교수인 손 회장은 오는 7월 1일 회장에 취임한다.   손 회장은 “올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과학기술의 발견, 혁신, 그리고 전파’로 열리는 행사에는 미국 내 한인과학자 1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학기술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놓고 여러 세션을 기획했다”며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유망한 과학기술, 사회경제학적 파급 효과, 산업계로의 기술 이관 등 사회맥락에서의 과학기술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KC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KOFST)와 한미과학협력센터(KUSCO), 한국연구재단(NRF)이 공동 주최한다.   기조 강연과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찾아올까’에 대한 답을 찾는 키노트 심포지엄, 과학 외교 포럼, 한·미 대학 총장 포럼, 전시 및 취업 박람회, 스폰서 포럼 등으로 마련된다.   손 회장은 “기조 강연은 2017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배리 클라크 배리시 캘리포니아공대 교수를 초청했다”며 “그는 중력파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진형 스탠퍼드 의과대학과 전자공학과 종신 교수와 전 세계 전문 저널의 25%를 발간하는 출판사 ‘엘스비어’의 첫 동양인 CEO인 지영석 회장도 기조 강연자로 나선다.   로봇공학자인 데니스 홍(한국명 홍원서)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와 매켈비 공대 에너지·환경·화학공학과 전영신 교수는 키노트 심포지엄을 주도한다.   올해 행사에서는 매년 12월 KSEA가 열었던 ‘초기 경력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위한 경력개발 워크숍’(SEED)을 동시에 개최한다.   SEED는 미국에서 박사학위 중인 대학원생들, 박사후과정 연구자들, 경력 초기 단계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과 소집단 토론, 헤드헌터들과의 만남 등으로 진행된다.   손 회장은 “차세대 한인 과학자들이 경력 개발에 대한 조언과 적절한 멘토링 기회를 얻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출신인 손 회장은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에 이민해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우스터 공과대 기계공학과와 동 대학원 재료공학과 석사 과정을 마치고 퍼듀대 재료과학 및 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센트럴 플로리다대에서 조교수, 부교수를 거쳤다.재미한인 게시판 재미한인 과학자 한인과학자 1000여 재미동포 과학자

2023-04-04

한인과학자 3천명 서울로…7월 세계과학자대회 개최

세계 각지 한인 과학자들이 국내에 모여 교류하는 세계한인과학기술자대회가 7월 4~7일 서울에서 열린다.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30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런 계획을 공개하며 "지금까지의 학술대회와 다르게 모든 과학기술을 총망라해 미래를 준비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과총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 대회는 세계 각지 한인 과학자를 국내로 초청해 연구 성과를 교류하는 자리로 국내외 과학기술자 30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가 첫 대회로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방미 중 재미 한인 과학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회 개최를 약속하며 공식화됐다. 대회는 과총과 19개 재외한인과학기술자협회가 주관하고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대회 주제는 '2030년 우주와 미래과학기술 전략회의'로 미래 과학기술 발전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게 목표라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논문을 발표하는 대회가 아닌 어떤 미래 기술이 필요한지 발표하고,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참가자를 뽑을 것"이라며 "끝나고 나면 미래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밖에 과총이 위치한 회관 인근 테헤란로에 과학 분야 유관단체들과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들이 많다며 이들을 결합한 '테헤란밸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또 이곳에 과학기술 거리를 조성하고 과학문화 행사인 '강남페스티벌' 등을 개최하는 방안도 제안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게시판 과학자 한인 과학자들 미래과학기술 전략회의 재미 한인

2023-03-30

[삶의 뜨락에서] 얼마나 오래 사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노인 인구가 새로운 과제로 등장하고 있는 요즈음, 나이 드는 것을 멈추게 할 수 있다고 믿는 생명공학자들이 있다. 노화 방지의 선구자인 오브리 드 그레이(Aubrey de Gray)는 약물이나 유전자 요법과 같은 것을 사용하여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면 우리의 몸을 영원히 활력 있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 분야의 컴퓨터 과학자로 일했던 드 그레이는 세포 재생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자동차가 망가진 부속품을 계속해서 수리하는 것처럼 젊음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그는 인간의 몸을 기계에 비유했다. ‘MIT 기술 리뷰’는 인간의 뇌가 컴퓨터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인체는 자동차와 전혀 다르다. 드 그레이의 생각은 훌륭하지만 그는 노화 연구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다. 노화는 질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발표했다.     케네디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잡지를 파는 가게에 들렸다. 놀라운 것은 50종류도 넘는 수많은 잡지 중에서 노인에 대한 잡지는 단 한 권도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은 젊은이의 나라다. 수년 전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의 60세 기념 공연에 갔을 때를 기억한다. 공연이 끝난 후  그는 “오늘 나는 60세 생일을 맞았다. 그러나 60세가 아니고 30세를 두 배로 곱하여 30세가 두 번이다. 그래서 나는 더 젊어졌다”라고 말했다. 물론 노익장을 나타낸 표현이리라. 나 자신은 영원히 청춘일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우리는 살아간다.     수백 년 된 나무는 오랜 세월을 거쳐오는 동안 상처받고 긁히고 비바람에 할퀸 자국 그대로 늠름하게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리고 서 있다. 자연은 이렇게 많은 암시를 주건만 우리는 그냥 지나치며 살아간다. 만일 지구 위에서 우리의 시간이 끝이 없다면 노년에 경험할 수 있는 연민, 지혜, 통찰력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삶의 여정은 모두 그 시기에 알맞은 무엇이 있다. 끝없는 손실을 가져다주는 노년! 억울함, 분노, 슬픔으로 채울 것인가? 아니면 더 넓고 깊고 새로운 그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는 우리 각자의 몫이라고 헨리 나우엔 신부는 그의 저서 ‘살며 춤추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영원히 살지 못할 수도 있고 심지어 100세까지 살 수도 없지만, 더 활기찬 노년을 살 수는 있을 것이다. 얼마나 오래 사는가보다 얼마나 잘 사는가에 마음을 써야 하리라. 이춘희 / 시인삶의 뜨락에서 노화 세포 노화 연구 컴퓨터 과학자

2023-03-27

뉴저지 한인 과학자 논문 제1저자로 네이처 발표

뉴저지주 출신의 한인 과학자가 세계적 권위의 ‘네이처(Nature)’ 잡지 ‘사이언틱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불임증 치료 방법 관련 주요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뉴저지공대(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역시 전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현재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실험실(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지원(사진) 박사다.   최 박사는 지난 7일 ‘사이언틱 리포트’에 게재된 ‘컴퓨터 지원 정액 분석 알고리즘 평가를 위한 도구(An Assessment Tool for Computer-Assisted Semen Analysis Algorithms)’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동료 과학자들과 함께 불임증 치료 과정에서 기존의 분석방법을 효율적으로 제고하는 선구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최 박사는 “불임증은 전체 부부의 15% 정도가 경험하고, 불임증 부부 중 40~50%는 남자에게서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이를 진단하기 위해 흔히 정액을 분석해서 원인을 찾는다”며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컴퓨터 지원 정액 분석에서 감지(detection)와 추적(tracking) 알고리즘이 쓰이는데, 이 알고리즘들을 시험하기 위한 실측정보(ground-truth)를 정액 분석을 통해 대량으로 얻기 어렵기에, 정액 분석을 할 때 정자의 모습과 움직임을 모델링하여, 컴퓨터 지원 정액 분석 시스템을 시험하고, 비교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논문의 주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 박사의 논문은 웹사이트(nature.com/articles/s41598-022-20943-9)를 통해 검색할 수 있고, 문의는 e메일(jc423@njit.edu)로 할 수 있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네이처 과학자 한인 과학자 네이처 발표 뉴저지 한인

2022-10-14

"적극적으로 과학자들도 활동 나서야"

    “여성 과학자들에게, 연구도 중요하지만 미드 커리어 정도 되는 분들은 주위 커뮤니티를 돌아보고 적극적으로 협회나 학회 활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국에서 한인들을 포함한 아시안은 소극적이라는 인상이 있는데, 한국 과학자로서 다른 과학자들과 같이 어울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순차 분석 통계(Sequential analysis)’ 분야의 권위자인 버지니아텍 커릴리온 의대 겸임 부교수이자 미 여성통계학회 2023년도 회장 당선자 김동연 박사(사진)가 본보를 찾아 전한 메시지다.   재미 여성과학자협회 NIH챕터의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김동연 박사는 5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미국 여성통계학회(Caucus for Women in Statistics) 2023년도 회장으로 선출됐다. 올해는 현직 회장을 서포트하는 ‘회장 당선자(President elect)’로 활동하고 내년에는 회장으로, 2024년에는 Post president로 3년간 활동한다.   ‘순차 분석 통계’는 생소한 용어지만,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순차 분석 통계와 함께 지낸다. 김 교수는 “이성과 데이트할 때 몇 번 만나다보면 ‘이 사람은 내 짝이네’ 또는 ‘이 사람은 아니야’라고 판단하는 시점이 온다”며 “뇌가 이성을 만날 때마다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순차 분석 통계를 진행한 것이고, 계산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판단이 선 것”이라고 말했다. 순차 분석 통계는 의미 있는 미세한 변화, 특이한 변화점을 가능한한 빨리 잡아내는 기술이다. 옷을 고를 때나 자동차를 살 때도 우리는 무의식중에 순차 분석 통계를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상품 정보를 무한정 알아볼 필요없이 어느 시점에서 이 옷을, 이 차를 구입해야 겠다는 판단이 서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시간과 돈을 아껴주는 유용한 기술”이라며 “이해하기는 쉬운데 이론은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코로나 팬데믹을 맞아 이런 순차 분석 통계 기법이 더 중요해졌다. 과거에는 최소한 5년간 임상시험을 한 이후 식품의약국(FDA)의 심사를 받는 등 약이나 치료제가 시판되기까지 장시간이 소요됐지만, 코로나와 관련된 임상시험에서는 빠른 결과가 필요하다. 더 정교하고 빠른 결정을 하게 되는 임상시험에 우리 분석기법들을 사용하면 데이터의 무결성과 신뢰도가 높아질 뿐 아니라 데이터를 정제하고 관리하는 시간도 대폭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연세대학교 수학과 82학번인 김동연 박사는 “입학하고 83년도에 연세대학교에 처음으로 컴퓨터 학과가 생겼다. 나는 수학과였지만, 당시 컴퓨터를 다룰 일들이 있었는데, ‘컴퓨터는 우리의 미래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분석 통계는 앞으로 매우 유망한 분야”라고 강조한 그는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는 현재, 흩어져 있는 이런 데이터를 누군가는 모으고, 유용한 정보로 변환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대까지는 사람이 컴퓨터에 지시를 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차세대들이 전공으로 채택하길 매우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대학가나 산업계에서 부족하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대기업에서도 대규모 채용을 해 대학교수도 부족한 실정”이므로 논리적 사고가 가능하고 이공계 베이스가 있다면 “미국의 많은 석사과정이나 박사과정에 도전해 보길 바란다”고 차세대 한인들에게 특히 당부했다.  김정원 기자 kimjungwon1114@gmail.com미국 과학자 재미 여성과학자협회 한국 과학자 여성 과학자들

2022-10-13

[삶의 뜨락에서] 신선놀음을 품는 세상

깊은 산속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신선이 살고 있다고 믿어 왔다. 한국인들의 심성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이상향 비슷한 소원이다. 자신도 신령한 산의 기운을 받아 남다른 수련을 거치면 신선이 되어 구름 위에 거니는 존재가 된다고 믿어왔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존재했다. 신선들의 놀이는 범상치 않다. 바둑 한판 두고 났는데 도낏자루가 다 썩어버렸다는 이야기처럼 세파와 동떨어져 공기 좋은 곳에서 바람으로 살아간다. 지금 세상에서도 그 비슷한 삶을 찾아 여러 사람이 자연인으로 살아가기를 선택하고 산에 드는 일이 많아졌다. 소개되는 그들을 보며 ‘신선놀음하고 있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세속 인간들의 시선에 부러움이 묻어 있다.   신선놀음이라는 말은 두 개의 의미를 갖고 있다. 정말로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아주 좋은 뜻으로 표현하는 의미와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 땅에 발 딛고 사는 사람이라는 생활의 근거를 무시하고 허공에 기와집 짓는 헛된 짓거리라는 비웃음을 담고 있는 경우가 있다. 부지런히 마당도 쓸고 논밭에 나가 김매기, 물주기에 전념하여 세끼 밥 먹는 삶에 충실하며 땅에 발 딛고 사는 사람이 있다. 마당에 쓰레기가 날려도 논밭에 잡초가 무성해도 세끼 밥이 어떻게 입에 들어가는지 도무지 관심이 없고 구름을 엮어 하늘을 날아가는 무지개 같은 경지에 빠져 사는 사람도 있다.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들 때 땅에 발 딛고 사는 사람은 환영받지만 무지개 그리는 사람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따돌림당하게 된다. 보통 사람과 신선이 세상에서 받는 대접이 그렇게 차이가 있다.     얼마 전까지 우리들의 사는 모습은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보며 숨소리 들으며 물건의 촉감을 직접 느끼며 천천히 걷는 발걸음으로 보이는 세상에 발 딛고 서서 이루어졌었다. 더 많이 더 빨리 더 편리하게 더 많은 사람을 향하여 뛰어가는 발걸음이 천천히 걷는 것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도 못한 방법을 찾아내며 보이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처음 그것이 소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말했다. 무슨 구름 잡는 이야기인가. 신선놀음하고 있네와 같은 반응이었던 것 같다. 보이는 세상을 이해하기도 바쁜데 보이지 않는 세상을 바라보기에는 시력이 아직 모자랐다. 지금까지 축적된 지식을 보관하려면 어마어마하나 크기의 건물과 그 속을 채울 천문학적 숫자의 서적이 필요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신선놀음 하던 사람들이 조그만 금속판 하나 들고 와서 말했다. “그 많은 지식이 모두 요 조그만 것 안에 몽땅 저장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놀라고 세상을 바꾸어 가고 있는 신선들의 놀이를 좇아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것이 특별한 사람들, 신선들의 독차지가 아니고 땅에 발 딛고 살아가는 보통사람들도 소유하고 사용하는 구름 잡는 이야기가 되었다. 보이지 않는 세상이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발 딛고 걸어가는 길이 되어 우리를 끌고 가고 있다. 엄청난 값을 지불해야 하는 구름 위에 궁전이 되었다.   신선놀음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많다. 살아가는 생활에 직접 밀착된 것이 아니면 모두 그렇게 불렸다. 굶어가며 그림만 그렸던 행위, 천장에서 비 새는 소리 들으면서도 글 읽기에 몰두하는 선비, 추위에 떨면서도 들판에 펼쳐진 눈보라를 그려내는 시인, 수백 번의 실패를 뒤로하고 또다시 이상한 구조물을 엮어보는 앞서가던 과학자, 학교공부 제쳐 놓고 공상 나라 놀이에 빠져 밤을 지새우는 특별한 감성의 아이 등 많은 별다른 사람들과 별다른 행위가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세상 밖의 기묘한 이야기로만 대접받았다. 그런 세월 후에 어떤 것은 그 기묘함이 속세로 나온 달인의 뛰어난 효능으로 큰 값을 끌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 세상은 그런 것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신선놀음이 속세에서 주목받으며 보이지 않은 세계의 춤사위가 되고 있다. 안성남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신선놀음 사람들 신선들 행위 천장 과학자 학교공부

2022-09-30

[삶의 뜨락에서] 신선놀음을 품는 세상

깊은 산속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신선이 살고 있다고 믿어 왔다. 한국인들의 심성 한구석에자리 잡고 있는 이상향 비슷한 소원이다. 자신도 신령한 산의 기운을 받아 남다른 수련을 거치면 신선이 되어 구름 위에 거니는 존재가 된다고 믿어왔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존재했다. 신선들의 놀이는 범상치 않다. 바둑 한판 두고 났는데 도낏자루가 다 썩어버렸다는 이야기처럼 세파와 동떨어져 공기 좋은 곳에서 바람으로 살아간다. 지금 세상에서도 그 비슷한 삶을 찾아 여러 사람이 자연인으로 살아가기를 선택하고 산에 드는 일이 많아졌다. 소개되는 그들을 보며 ‘신선놀음하고 있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세속 인간들의 시선에 부러움이 묻어 있다.    신선놀음이라는 말은 두 개의 의미를 갖고 있다. 정말로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아주 좋은 뜻으로 표현하는 의미와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 땅에 발 딛고 사는 사람이라는 생활의 근거를 무시하고 허공에 기와집 짓는 헛된 짓거리라는 비웃음을 담고 있는 경우가 있다. 부지런히 마당도 쓸고 논밭에 나가 김매기, 물주기에 전념하여 세끼 밥 먹는 삶에 충실하며 땅에 발 딛고 사는 사람이 있다. 마당에 쓰레기가 날려도 논밭에 잡초가 무성해도 세끼 밥이 어떻게 입에 들어가는지 도무지 관심이 없고 구름을 엮어 하늘을 날아가는 무지개 같은 경지에 빠져 사는 사람도 있다.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들 때 땅에 발 딛고 사는 사람은 환영받지만 무지개 그리는 사람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따돌림당하게 된다. 보통 사람과 신선이 세상에서 받는 대접이 그렇게 차이가 있다.      얼마 전까지 우리들의 사는 모습은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보며 숨소리 들으며 물건의 촉감을 직접 느끼며 천천히 걷는 발걸음으로 보이는 세상에 발 딛고 서서 이루어졌었다. 더 많이 더 빨리 더 편리하게 더 많은 사람을 향하여 뛰어가는 발걸음이 천천히 걷는 것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도 못한 방법을 찾아내며 보이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처음 그것이 소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말했다. 무슨 구름 잡는 이야기인가. 신선놀음하고 있네와 같은 반응이었던 것 같다. 보이는 세상을 이해하기도 바쁜데 보이지 않는 세상을 바라보기에는 시력이 아직 모자랐다. 지금까지 축적된 지식을 보관하려면 어마어마하나 크기의 건물과 그 속을 채울 천문학적 숫자의 서적이 필요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신선놀음 하던 사람들이 조그만 금속판 하나 들고 와서 말했다. “그 많은 지식이 모두 요 조그만 것 안에 몽땅 저장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놀라고 세상을 바꾸어 가고 있는 신선들의 놀이를 좇아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것이 특별한 사람들, 신선들의 독차지가 아니고 땅에 발 딛고 살아가는 보통사람들도 소유하고 사용하는 구름 잡는 이야기가 되었다. 보이지 않는 세상이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발 딛고 걸어가는 길이 되어 우리를 끌고 가고 있다. 엄청난 값을 지불해야 하는 구름 위에 궁전이 되었다.    신선놀음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많다. 살아가는 생활에 지접 밀착된 것이 아니면 모두 그렇게 불렸다. 굶어가며 그림만 그렸던 행위, 천장에서 비 새는 소리 들으면서도 글 읽기에 몰두하는 선비, 추위에 떨면서도 들판에 펼쳐진 눈보라를 그려내는 시인, 수백 번의 실패를 뒤로하고또다시 이상한 구조물을 엮어보는 앞서가던 과학자, 학교공부 제쳐 놓고 공상 나라 놀이에 빠져 밤을 지새우는 특별한 감성의 아이 등 많은 별다른 사람들과 별다른 행위가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세상 밖의 기묘한 이야기로만 대접받았다. 그런 세월 후에 어떤 것은 그 기묘함이 속세로 나온 달인의 뛰어난 효능으로 큰 값을 끌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 세상은 그런 것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신선놀음이 속세에서 주목받으며 보이지 않은 세계의 춤사위가 되고 있다. 안성남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신선놀음 사람들 신선들 행위 천장 과학자 학교공부

2022-09-19

한미 한인 과학자 1000명 집결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회장 김영기)와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KOFSTㆍ회장 이우일), 한미과학기술협력센터 (KUSCO·이사장 이광복)가 공동 주관하는 제 35회 한.미 과학기술학술대회(UKC 2022)가 오늘(18일) 개막한다.     워싱턴 DC 인근의 하이야트 리전씨 크리스탈시티 호텔에서 ‘팬데믹 이후의 과학과 기술의 역할’ 를 주제로 20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UKC 2022에는 약 1000명의 한.미 양국 과학기술자, 기업가, 정책결정자, 과학기술전공 학생들이 참석해 첨단과학기술 연구에 대한 학술토론과 정보교환을 통해 과학기술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인적 네트워킹에 향상을 도모한다.     행사 주제인 ‘팬데믹 이후의 과학과 기술의 역할’에 맞춰서 코로나19 이후 세계 보건과 기후변화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현 상황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통해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또 보건과 환경, 양자 컴퓨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과학기술 연구를 위한 포럼과 세션들이 준비된다.   18일 개회식에는 조태용 주미대사가 축사하며 이종오 과학기술정통부 장관,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빌 포스터 시카고 연방하원의원, 앤디 김 뉴저지 연방하원의원이 동영상으로 UKC 2022를 통한 한.미 과학기술협력의 성과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개회식 기조연설자로 200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존 매더 박사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외에도 13개 테크니컬 분야별 심포지엄과 테마 세선, 20여개의 특별 포럼 및 기관별 특별 포럼이 병행 세션으로 열린다.   올해로 창립 51주년이 되는 KSEA는 미 전역에 70개 지부를 두고 과학기술발전과 한.미 양국 과학기술협력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문의:홈페이지(ukc.ksea.org) 심종민 기자과학자 한미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첨단과학기술 연구 정책결정자 과학기술전공

2022-08-17

한미 한인 과학자 1000명 집결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회장 김영기)와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KOFSTㆍ회장 이우일), 한미과학기술협력센터 (KUSCO.이사장 이광복)가 공동 주관하는 제 35회 한.미 과학기술학술대회(UKC 2022)가 내일(18일)부터 개막한다.     워싱턴 DC 인근의 하이야트 리전씨 크리스탈시티 호텔에서 '팬데믹 이후의 과학과 기술의 역할' 를 주제로 20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UKC 2022에는 약 1000명의 한.미 양국 과학기술자, 기업가, 정책결정자, 과학기술전공 학생들이 참석해 첨단과학기술 연구에 대한 학술토론과 정보교환을 통해 과학기술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인적 네트워킹에 향상을 도모한다.     행사 주제인 '팬데믹 이후의 과학과 기술의 역할'에 맞춰서 코로나19 이후 세계 보건과 기후변화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현 상황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통해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또 보건과 환경, 양자 컴퓨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과학기술 연구를 위한 포럼과 세션들이 준비된다.   18일 개회식에는 조태용 주미대사가 축사하며 이종오 과학기술정통부 장관,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빌 포스터 시카고 연방하원의원, 앤디 김 뉴저지 연방하원의원이 동영상으로 UKC 2022를 통한 한.미 과학기술협력의 성과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개회식 기조연설자로 200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존 매더 박사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외에도 13개 테크니컬 분야별 심포지엄과 테마 세선, 20여개의 특별 포럼 및 기관별 특별 포럼이 병행 세션으로 열린다.   올해로 창립 51주년이 되는 KSEA는 미 전역에 70개 지부를 두고 과학기술발전과 한.미 양국 과학기술협력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문의:홈페이지(ukc.ksea.org)과학자 한미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첨단과학기술 연구 정책결정자 과학기술전공

2022-08-16

한인 과학자들 치매 원인 입증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뉴욕메트로지부(KSEA-NY metro) 소속 한인 과학자들이 치매 원인을 새롭게 입증하는 연구를 세계적 학술지들에 잇따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한인 과학자들의 이번 발표는 치료가 어려운 노인성 치매의 새로운 발병 원인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라 학문적 성과가 매우 높다는 평가다.   나탄클라인 정신과학연구소 (NKI) 및 뉴욕대 (NYU)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선임 연구원인 임은주 박사와 연구를 주도한 이주현 박사팀은 치매의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침착에 앞서 뇌신경세포가 먼저 손상된다는 것을 밝히면서 기존 가설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노폐물을 제거하는 리소좀의 기능장애로 인해 심하게 손상된 뇌세포에 꽃과 비슷한 모양으로 신경세포가 돌출되며,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외부에 쌓인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성 치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그간의 근본적인 이해를 변화시키고, 노인성 치매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신호(6월호)에 소개되고 표지로 채택됐다.     이와 더불어 리소좀의 활성을 되돌리면 노인성 치매의 유전적 원인 중 하나인 PSEN1에 의한 신경세포 사멸을 방지해준다는 사실이 같은 연구소의 유랑 박사가 주저자, 이주현 박사가 공저자로 참여한 연구에 의해 발견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사인언스 어드밴스 최신호(4월호)에 소개됐다.   한편에서는 한인 젊은 과학자들이 최근 잇따라 뛰어난 학문적 성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대해 한인사회는 물론 자라나는 2세와 3세 청소년들에게도 큰 자극과 동기부여를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과학자 치매 한인 과학자들 노인성 치매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뉴욕메트로지부

2022-07-19

[기고] 최초로 과학자라 칭해진 것은 여성?

인류문명의 긴 역사를 볼 때 과학자라는 말은 상당한 신조어에 속한다. 물론 우리말의 ‘과학자’는 서양에서 건너온 개념을 번역해서 뒤늦게 소개한 것이지만, 영어로 ‘scientist’라 하는 말도 생겨난 지 2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 전에는 과학자들을 ‘자연철학자’ 또는 그냥 ‘철학자’라 부르기도 했고, 영국에서는 ‘men of science’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과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란 말인데, 남자를 의미하는 ‘men’으로 모든 사람을 지칭했다. 우리 식으로 말해본다면 과학을 하는 선비라고 할까? 사실 그 당시 대부분 과학자들은 남성이었고, 말 까지 그랬으니 여성 과학자들의 소외감은 한층 더 했으리라 생각된다. 그 반면 ‘scientist’라는 단어는 남녀 구별을 두지 않으므로 그런 폐단이 없다.   그런데 성별을 가리지 않는 단어가 생기게 된 것이 단순한 우연은 아니었다. 과학자라는 그 말을 지어낸 사람은 케임브리지 대학의 지질학, 철학 교수를 역임하고 박학다식하기로 유명했던 휴월(William Whewell)이었다. 그가 처음으로 과학자(scientist)라는 단어를 제안했던 기록이 남아있는 문헌은 그 당시 저명했던 여성 과학자 메어리 서머빌(Mary Somerville)의 책에 대하여 쓴 서평이었다. 그 글을 보면 휴월은 처음에 서머빌을 훌륭한 ‘person of science’라고 어색하게 일컬었다. 그 여자를 ‘man’이라 부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서머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다. 여자 아이들은 정규적 교육을 시키지 않던 시대에 태어난 그는 뭔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놓치지 않았다. 라틴어와 수학을 독학으로 깨쳤고, 관심을 보여주는 친척 어른들이나, 남자 형제들을 가르치러 온 가정교사 등 여러 사람들에게 학업에 대한 도움을 청했다. 첫 남편을 일찍 잃고 결혼한지 3년만에 혼자가 된 그는 어린 아이 둘을 키우면서 고등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하였다. 다행히 남편이 남긴 유산 덕분에 큰 경제적 염려는 없었다. 이 시기에 독창적인 연구 결과도 발표하기 시작한 서머빌은 조금씩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고, 여기저기 저명한 과학자들과의 친분도 생겨났다.   그렇게 성 차별의 그늘에서 과학을 하기 시작한 서머빌은 1812년 나이 30이 갓 넘었을 때 재혼을 하게 된다. 두번째 남편은 왕립학회의 회원으로 선출되기까지 한 학구적인 의사였는데 아내의 지적 재능을 알아보고 학자로서 활동하도록 격려하였다. 이제 서머빌은 실험도 하기 시작했고 광학에 대한 논문을 왕립학회 학회지에 싣는 성과를 올렸다. 또 그는 그 당시 천문학과 수학의 최고 대가였던 라플라스의 천체물리학 서적을 불어에서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맡았었는데, 단순한 번역을 넘어서 그 어려운 학문의 내용을 쉽게 풀어 설명하면서 더욱 풍부하게 보충하는 창의적인 일을 해 내었다. 그 성과로 인하여 널리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그렇게 연구 업적을 쌓은 서머빌은 대중 과학 서적도 쓰기 시작했고, 1834년에 처음 출간된 『물리과학 분야들의 상호 연관성』이라는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물리학, 천문학, 광학, 열역학, 음향학, 지질학, 화학 등 여러 분야에서 나온 새로운 연구 결과들을 알기 쉽고 체계적으로 설명해 주었던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쓰면서 휴월은 ‘과학자’라는 신조어를 언급했던 것이다. 서머빌의 마지막 저서는 물질의 미시적 구조에 관한 것이었고, 그가 거의 90세가 되었던 1869년에 출간되었다. 그 직전 1868년에 정치철학자 밀(John Stuart Mill)이 주동하여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자는 청원서를 영국 국회에 제출했는데, 서머빌의 이름은 그 청원자 명단에 제1번으로 당당히 올라 있었다.    그런데 서머빌 여사가 과학자라는 호칭을 불러일으킨 그 이야기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휴월이 그 말을 제안했던 문맥은 남녀평등이 아니라 과학의 통합이었다. 각각 과학 분야에 종사하는 학자를 칭하는 말들은 따로따로 있었으나, 모든 분야의 과학자를 총칭하는 말이 없었던 것이다. 서머빌의 책은 여러 과학분야를 섭렵하고 분야간의 긴밀한 연관성을 보여주었기에 휴월은 그 점을 칭찬하는 말을 하면서 ‘과학자’라는 일반적 단어를 제안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서평에서 여성 과학자에 대해 보여준 휴월의 시각은 진지하고 각별했다. 이런 훌륭한 책을 쓴 저자가 여성이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하면서, 여성 학자가 많지는 않지만 그들의 사고는 남성의 사고보다 명료하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여성들은 감정에 따라 행동하지만 사고는 그와 분리해서 논리적으로 하는 반면, 남성들은 감정에 따라 행동하면서 그것을 논리적으로 정당화 하려는 어리석은 짓을 한다는 것이다. 좀 궤변 같기도 하지만 200년 전의 인물에게 현대적 사고방식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리라. 남녀간의 차이를 진지하게 생각해 준 휴월, 또 그가 무척 존경했던 서머빌. 그들이 교류하는 과정에서 과학자라는 개념이 탄생했던 것은 중요한 역사적인 사실이고, 세계적 문화 유산의 일부이다. 장하석 /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과학철학기고 과학자 여성 여성 과학자들 물리과학 분야들 천체물리학 서적

2022-07-15

한인 여성 과학자 4명 '슬로안 펠로십' 포함

 미국의 젊은 과학자를 지원하는 ‘슬로안 연구 펠로십(Sloan Research Fellowship)’에 한인 여성 과학자 4명이 선정됐다.     슬로안 연구재단은 최근 ‘2022년도 슬로안 연구 펠로십’에 UCLA 물리대 지질학 부교수인 문슬기 박사, 브랜다이스대학의 그레이스 한 박사, 조지아텍 해나 최 박사, 로잘린드프랭클린의대 황은정 박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재단이 선정한 펠로는 화학·컴퓨터학·지구시스템과학·경제학·수학·신경과학·물리학 부문에서 총 118명이며, 이들은 연구기금으로 7만5000달러씩 받았다. 문 박사는 지구시스템과학 분야에, 한 박사는 화학, 최 박사와 황 박사는 각각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제너럴모터스(GM)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알프레드 P. 슬로안이 지난 1934년 설립한 알프레드 P. 슬로안 재단은 젊은 과학자에게 파격적인 지원과 세계적인 명예를 주는 ‘슬로안 연구 펠로십’을 수여해 왔다.     재단은 해마다 100여 명의 펠로를 선정하며, 펠로에게는 2년에 걸쳐 연구기금으로 7만5000달러를 지원하고 펠로십 펀드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그동안 선정된 펠로 가운데 38명이 노벨상을 받았을 만큼 과학계에서는 큰 명성을 얻고 있다. 그만큼 후보 자격도 까다로워 수학, 신경 과학, 물리학 또는 관련 분야의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이나 캐나다의 대학 또는 기타 학위 수여 기관의 교수진이어야 지원할 수 있다. 장연화 기자과학자 펠로십 슬로안 연구재단 슬로안 펠로십 펠로십 펀드

2022-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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