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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얼마나 오래 사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노인 인구가 새로운 과제로 등장하고 있는 요즈음, 나이 드는 것을 멈추게 할 수 있다고 믿는 생명공학자들이 있다. 노화 방지의 선구자인 오브리 드 그레이(Aubrey de Gray)는 약물이나 유전자 요법과 같은 것을 사용하여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면 우리의 몸을 영원히 활력 있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 분야의 컴퓨터 과학자로 일했던 드 그레이는 세포 재생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자동차가 망가진 부속품을 계속해서 수리하는 것처럼 젊음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그는 인간의 몸을 기계에 비유했다. ‘MIT 기술 리뷰’는 인간의 뇌가 컴퓨터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인체는 자동차와 전혀 다르다. 드 그레이의 생각은 훌륭하지만 그는 노화 연구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다. 노화는 질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발표했다.  
 
케네디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잡지를 파는 가게에 들렸다. 놀라운 것은 50종류도 넘는 수많은 잡지 중에서 노인에 대한 잡지는 단 한 권도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은 젊은이의 나라다. 수년 전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의 60세 기념 공연에 갔을 때를 기억한다. 공연이 끝난 후  그는 “오늘 나는 60세 생일을 맞았다. 그러나 60세가 아니고 30세를 두 배로 곱하여 30세가 두 번이다. 그래서 나는 더 젊어졌다”라고 말했다. 물론 노익장을 나타낸 표현이리라. 나 자신은 영원히 청춘일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우리는 살아간다.  
 
수백 년 된 나무는 오랜 세월을 거쳐오는 동안 상처받고 긁히고 비바람에 할퀸 자국 그대로 늠름하게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리고 서 있다. 자연은 이렇게 많은 암시를 주건만 우리는 그냥 지나치며 살아간다. 만일 지구 위에서 우리의 시간이 끝이 없다면 노년에 경험할 수 있는 연민, 지혜, 통찰력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삶의 여정은 모두 그 시기에 알맞은 무엇이 있다. 끝없는 손실을 가져다주는 노년! 억울함, 분노, 슬픔으로 채울 것인가? 아니면 더 넓고 깊고 새로운 그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는 우리 각자의 몫이라고 헨리 나우엔 신부는 그의 저서 ‘살며 춤추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영원히 살지 못할 수도 있고 심지어 100세까지 살 수도 없지만, 더 활기찬 노년을 살 수는 있을 것이다. 얼마나 오래 사는가보다 얼마나 잘 사는가에 마음을 써야 하리라.



이춘희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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