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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벼랑 끝에서 다시 날아올라라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점점 없어지는 마당에 스마트폰까지 일상화되면서 가까운 이의 전화번호조차 외우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런 세상에서는 숫자만 나오면 괜히 머리부터 아프다. 아무리 숫자에 약해도 잊어서는 안 되는 숫자가 있다. 가족의 생일, 부모의 기일, 결혼기념일 등이다.   개인의 추억이 담긴 날짜뿐 아니라 모두가 기억하는 날이 있다. 물론, 달력에 빨간 글씨로 표시된 공휴일도 있지만, 모두의 기억 속에 공유되는 날들은 대부분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날들이다. 6·25, 10·26, 5·18, 4·19, 12·12 등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이런 날짜를 떠올릴 때마다 슬픈 현대사의 장면이 되살아나면서 역사적 트라우마로 다가온다.   얼마 전 한국의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으로 인해 모두의 기억 속에 또 하나의 날짜가 새겨졌다. 12·3이라는 숫자다. 12월3일, 국민들은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뉴스에 화들짝 놀랐다. 한국에서 가장 최근에 선포된 계엄이 1979년이었다고 하니, 젊은 세대는 역사책에서만 보던 계엄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다.   계엄령이 선포된 지 2시간여 만에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었고,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 6시간 만에 계엄령을 해제하면서 계엄령 선포는 일단락되었지만, 그사이에 일어난 일들은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으며, 해외 언론들의 시선을 끌기에도 충분했다.   계엄 사태를 통해 국민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고, 정치적 판단과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정부는 정부대로 정치인들은 정치인들대로 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계엄령 선포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고, 동원된 군인과 경찰의 정당성을 논하는 등 소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역사의 비극으로 기억되는 날들은 우리나라가 벼랑 끝에 몰린 날들이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우리 민족은 늠름하게 다시 일어났다. 전쟁의 아픔을 극복했고, 경제적 위기를 넘어섰고, 정치적 혼란마저 수습했다. 시간이 지나면 12월3일도 비극적 역사의 한 장면으로 남겠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벼랑 끝에서 날아오른 날로 기억될 것이다.   우리 국민이 어떤 사람들인가? 굶주림 속에서도 형제자매의 궁핍한 손을 뿌리치지 않았고, 홀몸으로도 넘기 힘든 사선을 넘으면서도 등에 업힌 자식을 내팽개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온갖 괄시와 냉대를 받으면서도 나라를 살리기 위해 중동의 사막에서 구슬땀을 흘렸고, 서독의 탄광에서 검은 먼지와 싸운 사람들이다. 낯선 나라에 맨몸으로 와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일구어내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다.     12월3일도 그런 날이 될 것이다. 아니 그래야 한다. 우리에게는 저력이 있다. 무엇보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 절대로 뭉쳐질 것 같지 않은 낱알들처럼 보이지만, 정작 위기의 순간에는 마음을 모아 미래를 준비하는 품위를 지닌 놀라운 민족이다.   문화부 장관을 지낸 고 이어령 교수가 나라의 위기를 예견하면서 기도했던 것처럼 ‘비상(非常)에는 비상(飛翔)할 때이다.’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서야 한다. 이전보다 더 열심히 달려가야 한다. 위기의 벼랑 끝에서 다시 한번 힘차게 날아오르는 자랑스러운 조국이 되기를 기도한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이 아침에 계엄령 선포 비상계엄 해제 정치인들대로 소리

2024-12-12

[아메리카 편지] 계엄령의 역사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난데없는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는 와중에 국회와 시민이 뭉쳐 계엄령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신속하고 단호한 대처로 민주주의를 수호한 데 대해 전 세계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이한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정치적 취약성을 노출한 경종이다. ‘사우스 코리아의 혼란(turmoil)’이라는 부제 아래 계속해서 보도되는 뉴욕타임스 기사들을 보며 나는 북미 사람들이 하나같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접했다. “미국에서도 계엄령이 갑자기 선포될 수 있나?”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를 앞두고 불안정한 정치 분위기를 우려하며 나온 질문이다.   캐나다는 계엄령 자체가 아예 없는 나라다. 1914년에 통과된 캐나다 전쟁조치법(War Measures Act)은 전시에 연방정부에 특별한 권한을 부여하는 법이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비롯해 역사상 세 번 사용됐다. 그러나 1988년에 이 전쟁조치법은 긴급법 (Emergency Act)으로 대체되었다. 군사가 개입된 계엄령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법이다. 미국의 경우도 대통령에게 군사통치를 선언할 수 있는 권한은 헌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각 주 정부는 긴급상황시 사법심사를 통해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   계엄령(martial law)의 영문 용어는 고대 로마 전쟁의 신 마스(Mars)에서 유래되었다. 그 법의 유래는 로마 공화국의 정치 체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비상시 공화정의 체제를 보전하기 위해 정무관에게 모든 권한을 양도하는 ‘원로원 최종 권고(Senatus Consultum Ultimum)’가 그 뿌리다. 역사에서 총 13번 발동되었는데, 공화정 말기에 폼페이우스·카이사르 등의 정치가들에 의해 악용돼 결국 로마 공화정은 몰락했다. 역사의 결론은 단순하다. 정치적 목적으로 계엄령을 발동시킨 세력은 반드시 몰락한다는 것이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계엄령 역사 비상계엄령 선포 계엄령 해제 계엄령 자체

2024-12-09

‘비상 계엄령’ 소식에 달라스 한인들 놀란 가슴 쓸어내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 소식이 지난 3일(화) 오전 실시간으로 달라스 한인사회에 알려지면서 한인들 사이에서 적잖은 혼란이 일었고, 일각에서는 분노가 표출됐다. 윤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회는 이날 새벽 1시쯤 본회의를 열고 재석의원 190명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6시간 만인 이날 오전 4시 27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역시 생중계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했다. 일부 달라스 한인들은 한국에 있는 지인들로부터 문자 메시지나 전화를 통해 계엄령 소식을 접했고, 다른 한인들은 온라인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소식을 접한 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프리스코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 서모씨는 “한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계엄령 소식을 접했다”며 “처음에는 가짜 뉴스려니 했지만, 온라인으로 뉴스를 확인한 후 사실이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서씨는 “요즘 세상에 계엄령이 웬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행이 계엄령이 결국 해제됐고 한국 사회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다행이다. 처음에는 정말 큰일 나는 줄 알고 두려웠다”고 말했다. 달라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인 달라스 민주시민행동(회장 오창선) 회원들도 이번 일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박준택 회원 “소식을 접하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때가 생각나 잠을 한숨도 못 잤다”며 “대명천지에 이게 무슨 일인가 했다”고 전했다. 박준택 회원은 “큰일 나는 줄 알고 절박한 마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SNS에 글을 올려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미국이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며 “다행히 계엄령이 몇 시간 만에 해제돼 큰 고비는 넘긴 것 같다”고 반응했다. 오창선 회장 역시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며 “이번 일은 계엄령이 해제됐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현재 달라스 민주시민행동 회원들 사이에서 우리가 이 곳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애국기독인연합회 원관혁 회장 역시 계엄령 선포 소식을 접하고 처음에는 가짜 뉴스인줄 알았다고 밝혔다. 원 회장은 “요즘 가짜 뉴스가 하도 많아서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며 “새벽에 조선일보를 보고 사실인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령이 선포될 상황이 아니었는데 선포돼 충격적이었다”며 “하지만 계엄령이 선포됨으로써 나라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 회장은 “중요한 것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라며 “저희 협회 회원들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로서 이럴 때일수록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엄령 소식을 접한 달라스 주류 언론들도 달라스 한인사회의 반응에 큰 관심을 보였다. 폭스뉴스 등 주류 언론들이 한인사회 분위기를 진단하기 위해 달라스 한인회(회장 김성한) 등의 단체에 연락을 취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계엄령 선포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난 화요일에는 다수의 한인들은 온라인 뉴스,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식을 접하며 동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계엄령이 해제되면서 일상을 되찾는 분위기다. 주요 한인단체장들은 이번 계엄령 선포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이번 사안에 대한 공개적인 발언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주달라스영사출장소(소장 도광헌) 역시 별다른 조치 없이 일상적인 업무에 충실하는 분위기다. 한편, 이번 계엄령 선포로 인해 한국 정계는 탄핵정국으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한국시간으로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이르면 오는 6일 탄핵소추안이 표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6당 소속 의원 190명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 등 191명이 발의에 참여한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이날 새벽 12시 48분쯤 본회의에 보고됐다. 의원총회를 통해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한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했다. 보도에 따르면 야당은 국회에 제출한 탄핵안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이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 등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탄핵 사유를 제시했다. 비상계엄 발령 후 발표된 포고령에 따라 모든 언론과 출판이 계엄사의 통제를 받고 파업, 집회가 금지됐기 때문에 언론, 출판과 집회, 결사 등 헌법상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는 주장도 탄핵안에 포함됐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 이후 야당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해 윤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직면한 한국 상황을 신속하게 보도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는 뉴욕타임스(NYT)가 “계엄령을 시행하려는 윤 대통령의 과감한 수가 한국을 위기에 빠트린 후, 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안을 제출하고 시위대가 그의 사임을 요구하면서 윤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은 불확실해졌다”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NYT는 탄핵 관련 상세 절차와 ‘여소야대’인 한국 국회 의석 분포를 소개했고,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안에 전원 반대표를 던질 경우 탄핵안이 가결될 수 없다고 소개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탄핵안 발의에 대해 “(탄핵에 이르기까지) 비록 상당히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윤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가 불확실한 것은 분명하다”며 자진 사임 또는 탄핵에 의한 축출 등 향후 전개될 수 있는 상황을 거론했다. WP는 그러면서 “미국 정권교체기에 발생한 이 격변은 윤 대통령 집권 중 강화되어온 한국과 미국의 안보 관계에 불확실성을 주입한다”고 분석했다. WP는 또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및 한미일 공조 강화 노력은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고 소개한 뒤 현 상황은 “온기를 띠고 있는 한일관계와, 지역의 위협에 맞선 미국의 노력에 동참하려는 한일 양국의 시도를 뒤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탄핵안 발의에 대해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에 더 큰 정치적 불안정을 야기했다”며 “지금 윤 대통령의 운명은 계엄령 발동이 정당화될 수 있느냐는 법적인 질문에 달려 있다”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중국 매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실시간으로 전한 데 이어 분석 기사도 쏟아냈다. 이번 사태를 영화 ‘서울의 봄’의 실사판이라 칭하는가 하면, 계엄의 배경에는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있다고 짚었다. 관영 신화통신은 4일 ‘서울의 겨울: 윤석열의 6시간 계엄령 희극’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상황을 시간별로 정리해 보도했다. 매체는 “모든 줄거리가 영화 ‘서울의 봄’ 실사판 같다”며 “최근 몇 년간 한국 정치계의 정치적 양극화와 반대 현상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영 신화통신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뉴탄친은 이날 계엄령에 대해 “사실상 쿠데타”라면서 “대통령이 직접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어 계엄령 배경에 김건희 여사가 있다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전 세계의 적이 되길 선언하는 일이 영화나 소설에만 나온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비꼬았다. 당분간 한국 정치가 탄핵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자칫 달라스를 비롯한 재외 한인들 사이에서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한인사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토니 채 기자〉  계엄령 달라스 계엄령 소식 달라스 한인사회 비상 계엄령

2024-12-05

“한국 계엄령 사태 해제 돼 안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지난 3일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면서 한국 내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특히 우방국들은 한국과 군사•안보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한국 내부의 정치적 불안정과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자국과 세계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긴박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국회의 표결로 계엄 상황이 해제된 상황과 관련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우려스러운(concerning) 계엄령 선포에 관해 방향을 바꿔 계엄을 해제하는 한국 국회의 표결을 존중한 것에 대해 안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한미 동맹의 근간"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지난 24시간 동안 한국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왔다"며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만장일치 해제 결의안 통과 이후 헌법에 따라 비상계엄령을 해제하겠다는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정치적 이견이 평화적이고 법치에 따라 해결되기를 계속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과 민주주의 및 법치라는 공동의 원칙에 기반한 한미동맹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한국의 비상계엄 관련 상황을 "중대한 관심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4일 보도했다. 다음 달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시바 총리는 방한과 관련해 "아무것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 대변인은 "한국에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대변인 역시 "한국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영국 국민은 영국 정부의 여행 권고사항 업데이트를 살펴보고 현지 당국의 조언을 따르도록 권고한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독일 외무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우리는 한국에서의 상황을 큰 우려를 가지고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승리해야 한다"고 썼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국영 인테르팍스 통신에 "한국의 계엄령 선포 이후 상황이 우려스러우며 우리는 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미국 일본 한국 상황 계엄령 선포 한국 국회

2024-12-04

계엄령 쇼크…패닉 외환·금융 시장 급속 정상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외환 및 금융 시장이 요동쳤다. 다만 한국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안이 의결된 후 3시간 만에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해제하면서 시장은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 외환시장은 패닉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고 뉴욕 증시의 한국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했다가 회복 중이다.     ▶외환시장   가장 크게 출렁였던 것은 외환시장이다. 지난 2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1402원대였다. 하지만 계엄령 선포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폭등해 장중 한때 1440원을 돌파했다. 이는 올해 최고치이며 2022년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다만 국회 해제요구안 가결 소식 이후 진정세로 돌아서 1410원대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 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설지가 향후 환율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뉴욕증시   뉴욕 증시에서는 상장된 한국기업들의 투매 현상이 벌어졌다. 쿠팡은 장중 한때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9%가 넘게 대폭 하락했다. 이후 회복하면서 3일 종가는 전장 대비 3.74% 내린 23.92달러였다. 올해 상장한 네이버 웹툰도 7.5% 급락했지만 이후 12.49달러로 장을 마무리했다. 이는 시초가 대비 1.04% 떨어진 수치다. 특히 한국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쉐어스 MSCI 사우스 코리아’는 장중 한때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7% 이상 급락했다. 이는 52주 최저치로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월가 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이후에는 다시 반등해 시초가 대비 1.59% 내린 55.81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낙폭을 줄였다.   ▶암호화폐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시세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한국의 암호화폐 시장은 휘청였다.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가격은 9만3000달러와 9만5000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반면 업비트 등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는 달랐다. 한국의 비트코인 시세는 한때 8800만원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24시간 내 최고가인 1억3300만원과 비교하면 30% 이상 폭락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5분여 만에 회복해 1억3000만원 대로 돌아갔다.     ▶국가 이미지 손상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이미지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계엄과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은 국가 신뢰도에 큰 피해를 주며 한국을 '투자하기 어려운 국가'로 인식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전문가는 "계엄령은 해제됐지만, 외환 및 금융시장의 대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은 한국에 노출된 자산에 대한 매도로 단기적인 위험을 회피하라고 권고했다. BofA 증권은 한국에 대한 익스포져가 높은 8개 상장 증권은 EWY(아이쉐어스 MSCI 코리아 ETF), SMSN LI(삼성전자), KB US(KB 금융그룹), KT US(KT), PKX US(포스코), CPNG US(쿠팡), KEP US(한전), LPL(LG디스플레이) 등이고, 해당 제품에 숏이 몰린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조원희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정상화 계엄령 선포로 금융 시장 한국 금융

2024-12-03

[한인들, 느닷없는 계엄 비난] "비민주적 행위" "대통령 탄핵 자충수"

미주 한인들은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놀라움과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이민 25년차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미현(56·롱비치)씨는 “소통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 장갑차와 군인을 국회로 보내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체포하려고 했다는 소식을 듣고 80년대 망령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며 “앞으로 정국의 혼란은 전적으로 윤 대통령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인 원로들도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위재국 재향군인회 미서부지회 회장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생각했던 조국이 내가 알던 나라가 아닌 것 같다”며 “양식 있는 사람들이 조국을 먼저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태랑 자유민주통일미주연합 회장은 “계엄을 선포하고 곧바로 해제할 것이었으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아야 했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무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한국 야당도 독재 같은 행태는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한인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토해냈다. 앤디 김 연방 상원의원(뉴저지)은 “이번 계엄령 선포 방식은 국민의 통치라는 근본적인 기반을 약화하고, 국민이 안보와 안정을 누려야 할 시기에 한국의 취약성을 극적으로 증가시켰다”라고 지적했다.   영 김 연방 하원의원(가주 40지구)은 “한국인의 민주주의에 대한 책임감에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며 “현재의 상황을 잘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데이브 민 연방 하원의원(가주 47지구)은 “민주주의의 핵심은 반대 의견을 허용하고 고무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정적을 억압하는 최악의 행위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런 비민주적인 행태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존 이 LA 시의원(12지구)도 “한국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한국 정부가 시민의 안전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의견을 전해왔다.   스티브 강 LA시 커미셔너는 “처음엔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며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대표적인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인데 이번 사태를 타인종 친구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인들 대부분은 대통령 개인이 주관적인 판단으로 계엄을 선포했다면 이로 인해 발생한 피해는 누가 책임지느냐고 꼬집었다.   컨벤션 부스 제작 회사를 운영중인 앨런 천 대표는 “도대체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다”며 “아직도 44년 전 계엄령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수많은 이들에게 지난 상처만 떠올리게 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옥성득 UCLA 교수(한국기독교학)는 “대통령이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며 자충수를 둔 것”이라며 “아무래도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서 탄핵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양극단의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 ‘자제와 설득’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연숙(61·LA)씨는 “미국 언론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이러다 한국이 최근 쌓아 올린 많은 것들이 그냥 물거품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대의를 위해 정쟁을 멈추고 대화와 설득에 나서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한인들 느닷없는 계엄 비난 비민주 대통령 대통령 개인 계엄령 선포 비상계엄 선포

2024-12-03

'한밤의 계엄 정치드라마'…주류 언론들 '파장 클 것'

주류 언론들은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만에 해제한 상황에 대해 신속하게 보도하면서 그 배경과 향후 정치적 파장을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했다가 해제했다. 왜?’ 제하의 기사에서 “처음에는 윤 대통령과 군이, 국회의 표결을 받아들일지 불투명했지만, 윤 대통령은 수요일 새벽에 대국민 연설을 또 하고 계엄령을 종료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시간) 화요일 밤 윤 대통령의 이례적인 선포는 많은 한국 국민을 분노하게 했으며(outraged) 1980년대 후반 한국이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전에 한국에서의 군사적 통치 방식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명령은 겨우 6시간 정도 지속됐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민주주의로 알려진 한국에서 이것은 광범위한 파장(wide-reaching ramifications)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이 몇 시간 만에 (계엄) 명령을 철회했다”면서 “수천 명의 시위대는 서울에서 거리로 나와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허드슨센터 38노스의 나탈리아 슬래브니 연구원은 AP에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라고 지적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날 홈페이지에 “4일 새벽 계엄령은 해제됐지만 윤 대통령의 국내적 생존 가능성( survivability)은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면서 “계엄령 선포를 뒤집기 위한 국회의 신속한 움직임, 지지율이 10%대인 대통령에 대한 거리 시위 확산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 몰락(demise)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정치드라마 한밤 계엄 정치드라마 계엄령 선포 주류 언론들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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