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쇼크…패닉 외환·금융 시장 급속 정상화
원달러 환율 한때 1440원 돌파
미국 상장 한국 기업들 직격탄
비트코인은 한때 30% 급락도
국가이미지 손상 등 장기 영향
▶외환시장
가장 크게 출렁였던 것은 외환시장이다. 지난 2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1402원대였다. 하지만 계엄령 선포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폭등해 장중 한때 1440원을 돌파했다. 이는 올해 최고치이며 2022년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다만 국회 해제요구안 가결 소식 이후 진정세로 돌아서 1410원대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 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설지가 향후 환율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뉴욕증시
뉴욕 증시에서는 상장된 한국기업들의 투매 현상이 벌어졌다. 쿠팡은 장중 한때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9%가 넘게 대폭 하락했다. 이후 회복하면서 3일 종가는 전장 대비 3.74% 내린 23.92달러였다. 올해 상장한 네이버 웹툰도 7.5% 급락했지만 이후 12.49달러로 장을 마무리했다. 이는 시초가 대비 1.04% 떨어진 수치다. 특히 한국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쉐어스 MSCI 사우스 코리아’는 장중 한때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7% 이상 급락했다. 이는 52주 최저치로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월가 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이후에는 다시 반등해 시초가 대비 1.59% 내린 55.81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낙폭을 줄였다.
▶암호화폐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시세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한국의 암호화폐 시장은 휘청였다.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가격은 9만3000달러와 9만5000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반면 업비트 등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는 달랐다. 한국의 비트코인 시세는 한때 8800만원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24시간 내 최고가인 1억3300만원과 비교하면 30% 이상 폭락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5분여 만에 회복해 1억3000만원 대로 돌아갔다.
▶국가 이미지 손상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이미지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계엄과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은 국가 신뢰도에 큰 피해를 주며 한국을 '투자하기 어려운 국가'로 인식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전문가는 "계엄령은 해제됐지만, 외환 및 금융시장의 대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은 한국에 노출된 자산에 대한 매도로 단기적인 위험을 회피하라고 권고했다. BofA 증권은 한국에 대한 익스포져가 높은 8개 상장 증권은 EWY(아이쉐어스 MSCI 코리아 ETF), SMSN LI(삼성전자), KB US(KB 금융그룹), KT US(KT), PKX US(포스코), CPNG US(쿠팡), KEP US(한전), LPL(LG디스플레이) 등이고, 해당 제품에 숏이 몰린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조원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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