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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상식이 통하는 나라

새 대통령이 확정되면서 공약이었던 청와대 이전 문제가 첫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의 청와대가 제왕적 대통령 제도의 잔재이며 국민과의 소통에 부적절하고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어려운 구중궁궐 같다는 이야기다.     일반 가정도 이사 한 번 하려면 많은 준비와 시간이 필요하고 재정적 부담도 크다. 이는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신중히 생각하고 면밀한 검토를 통해 청와대 이전을 결정해야 한다.     대원군의 경복궁 재건축이 생각난다. 전란 때 타버린 경복궁을 재건축하기에 역부족이었던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힘 없는 백성들은 노역에 시달렸고 국고는 고갈돼 심지어 당백전까지 찍어내기도 했다.     지금 시기는 악재가 곳곳에 겹쳐 있다. 코로나19가 덮친 한국의 상황은 믿기조차 힘든 연일 30만~4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현상이다.     나라 안 경제 사정은 코로나19로 자영업, 소상공인, 청년실업자 등이 직격탄을 맞았고 사회 전 분야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세계 정세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쟁의 위협과 어려움에 처해 있다. 당장 피부에 닿는 개스값 상승은 현재 만의 상황은 아니고 앞으로도 고공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소시민의 생각이다. 나랏돈은 얼마가 됐든 모든 재원은 국민의 세금에서 나온다. 국정 운영에 있어 정파적인 이해를 앞세워 사사건건 싸움만 해서는 나라가 발전할 수 없다. 사분오열 된 나라는 선진국으로 갈 수가 없다.     새로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는 사회를 통합하고 정의를 세워 국기를 바르게 해야 할 막중한 임무가 있다. 이런 임무가 활력을 잃을까 걱정이 된다. 앞으로 5년, 당선인의 소망대로 정의롭고 상식이 통하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노영자·풋힐랜치독자 마당 상식 나라 경복궁 재건축 윤석열 대통령 제왕적 대통령

2022-04-01

[J네트워크] 경복궁 복원 30주년

“판타스틱” “뷰티플” “언빌리버블”   TV 재연 프로그램에서나 나올 법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2년 전쯤 하버드 경영대학원생들을 ‘접대’해야 했던 기자는 시차 적응도 하지 못한 그들을 경복궁으로 안내했다. 심드렁해 하던 학생들은 궁궐 곳곳을 둘러보는 사이 점점 흥미로운 기색을 보였고 답사 마무리 즈음에는 완전히 매료된 듯했다. 탄성이 터져 나온 건 마지막으로 찾은 경회루에서였다. 홀연히 등장한 연못과 누각은 경복궁 관람의 화룡점정이었다. 하지만 불과 30년 전만 해도 경복궁은 감탄사를 자아낼만한 곳이 아니었다. 만신창이가 된 일본강점기 모습 그대로라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다.   경복궁은 조선의 법궁(法宮)이지만 여러 차례 버림받은 비운의 궁궐이기도 하다. 1395년 새 수도 한양에 지어진 이 궁은 불과 3년 뒤 2대 임금 정종의 개경 환도로 인해 첫 번째 버림을 받는다. 뒤이은 태종은 한양으로 돌아왔지만, 형제들을 살육했던 그 궁이 꺼림칙했다. 그는 창덕궁을 짓고 이어(移御) 하면서 다시 경복궁을 버렸다.     임진왜란 때는 왕과 백성으로부터 동시에 버림받았다. 왕은 몰래 궁을 빠져나와 몽진했고, 버림받은 백성은 버림받은 경복궁을 불태우는 것으로 한풀이했다.   고종 4년(1867년) 흥선대원군 주도의 대대적 복구가 이뤄지면서 300년 가까이 폐허였던 그 공간에  500여동 규모의 대궐이 복원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일제 조선총독부는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자리에 거대한 총독부 건물을 세웠고 이후에도 속속 건물들을 헐어냈다. 36동만으로 간신히 명줄을 이어가던 경복궁은 광복 이후에도 먹고 살기 바빴던 대한민국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복원이 시작된 건 광복 50주년을 목전에 둔 1991년이었다. 강녕전과 교태전을 시작으로 진행된 복원 작업은 광화문·동궁·흥례문·태원전·건청궁·소주방 등의 재건으로 이어졌고, 궁궐은 제법 장대한 외양을 갖추게 됐다. 복원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1일 ‘고궁연화’(古宮年華)라는 제목의 특별전이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막했다. 내년 2월 27일까지 열리는 이 특별전을 찾아 지난 30년의 역사(役事)를 되짚어 보는 것도 뜻깊을 듯하다. 얼마 전 새 단장을 마치고 재개방한 향원정까지 함께 둘러본다면 금상첨화겠다. 박진석 / 한국 중앙일보 사회에디터J네트워크 경복궁 복원 경복궁 복원 경복궁 관람 복원 작업

2021-12-10

‘나는 박물관 간다’의 영어번역본 출판기념회

‘나는 박물관 간다’의 영어번역본 출판기념회가 워싱턴한인연합회에서 열렸다. 출판사 ‘드래곤 앤 피닉스’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원격으로 저자와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공저자 오동석씨는 “이 책은 우리에게 있는 세계최초, 세계최고, 세계최다에 대한 내용으로, 박물관과 경복궁, 문화유적지등에서 설명하는 내용에 살을 붙여 초등학생도 읽는데 지장이 없게끔 용어를 풀어 썼다”고 전했다. 더불어 “누구든지 읽으면 우리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존감이 생기도록 전개했다”고 밝혔다.     공저자 김용호씨는 “박물관에 가면 역사를 빨리 알 수 있는데 전 세계 100여개의 나라를 다녀봐도 한국의 국립박물관처럼 잘 되어 있는 곳을 찾기는 어려웠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국립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을 보고 놀라지 않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이 서적의 번역 작업에 참여한 김석 대한사랑 미주본부 총무는 "이 책에는 한민족의 우수한 다양한 문화가 있지만 오늘 작가분들이 말씀하신대로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우주에 대한 한민족의 깊은 이해는 실로 경이롭다”면서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게 될 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우주문명 시대를 대한민국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책에는 전남 장흥군 2만년 전 신석기 유물, 충북 청원군 1만5천년 전 벼농사, 제주도 고산리 1만 수천년 전 토기, 경남 창녕군 부곡면 8천년 전 배, 경남 울주군 7천년 전 고래잡이 반구대 암각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별자리가 그려진 고인돌, 8천년 전 빗살무늬 토기 등을 설명한다.   번역본은 아마존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출판기념회 영어번역 세계최초 세계최고 경복궁 문화유적지등 토기 경남

2021-12-09

[삶의 뜨락에서] 추억은 아름답다

얼마 전, 신문에서 서울 경복궁 향원정(香遠亭)이 복원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붉은 단풍 속에 서있는 향원정은 고고한 여인의 자태처럼 아름답다. 오랜 지기(知己)를 만난 듯 반가웠다.      고종 때 세운 것으로 알려진 향원정은 사각형 향원지 안에 지은 육각 이층 정자로 왕과 왕비의 휴식처였다. 향기가 멀리 퍼진다는 뜻의 향원(香遠)과 향기에 취한다는 뜻의 취향(醉香)이라는 멋스러운 이름처럼 북악의 백악산과 정자의 그림자가 물 위에 어우러지는 이곳의 풍취는 다소곳한 조선의 미인을 보는 듯하다. 향원정의 아름다움은 웅장하고 남성적인 경회루와 곧잘 비견되곤 한다.     그런데 신문에 실린 새로운 향원정 사진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모습과 달랐다. 6·25 전쟁 때 부서졌다가 1953년 원래 자리와 반대인 향원정 남쪽에 건설된 취향교(醉香橋)는 분명 이번 공사에서 원래 자리인 북쪽에 제대로 복원됐다고 하는데 도무지 조선시대의 건축물로 보이지 않는다. 쭉 뻗은 교각 여섯 개, 마치 철로 만든 것 같은 질감의 하얀색 아치형 나무다리는 20세기에 건설된 것이라고 해도 믿겨질 만큼 현대적이다. 근대 런던이나 피리의 건축물 같은 모양으로 주위의 고색창연한  분위기와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 생경해 보이는, 얼핏 보면 고증이고 뭐고 대충 현대식으로 만든 것 같은 이 다리가 철저히 고증에 따른 것이라고 하니 어리둥절해진다. 1901년 러시아 공사 베베르가 촬영한 사진, 1903년 미국 장교 그레이브스가 촬영한 사진에 모두 이 ‘하얀색 아치형 다리’가 보인다. 이 같은 옛 사진에 대한 3D모델링을 거쳐 크기와 모양을 복원한 것이라고 하니 그냥 믿을 수밖에.    여기서 우리는 향원정이란 건물이 철저히 근대의 문화유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향원정 다리가 북쪽으로 난 것은 그곳에 건청궁이 있었기 때문이다. 건청궁은 경복궁 중건이 다 끝난 1873년 고종 임금이 기존의 궁궐 구조를 무시하고 경복궁 가장 깊숙한 곳에 따로 만든 ‘궁궐 속의 궁궐’이었다.   건청궁 건립이 부친 흥선 대원군의 그늘에서 벗어나 정치적 독립을 선언했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흔히 해석하지만, 군왕이 법궁을 버리고 구석에 숨었다는 것은 오히려 대원군을 포함한 다른 정치세력에 대한 공포를 드러낸 것으로 보는 게 맞을 수도 있다. 건청궁은 단청이 전혀 없어 마치 궁 밖 양반 가옥 같은데, 이것은 열두 살 때까지 민간에서 살았던 고종의 개인적 취향이 반영됐을 것이다. 훗날 명성황후가 일본인에게 시해당한 비극적 사건 을미사변이 일어난 장소가 바로 이곳이었다.   건청궁은 우리나라 전기사(電氣史)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장소다. 그러니까 향원정을 지은 지 2년 뒤인 1887년 3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건청궁 안 왕과 왕비가 거처하는 장안당 곤녕합의 대청과 앞뜰, 궁의 담 밖, 향원정 주변에 가로등을 설치하고 전깃불을 밝히게 된다. 너무나 신기한 전깃불을 향원지에서 끌어올린 물을 이용했다고 해서 물불, 자주 꺼져 제구실도 못하고 돈만 쓰는 건달 같다고 해서 건달불, 눈으로 볼 수도 없는 전기란 것이 만들어낸 불이 하도 신기해서 묘화(妙火) 등의 이름을 얻었지만, 한 달 남짓 단명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이것을 ‘고종의 근대화 의지’로 해석하기도 한다. 주문을 받은 에디슨은 “신난다. 동양의 신비한 왕궁에 내가 발명한 백열등이 켜지다니 꿈만 같다.”라고 일기에 썼다고 한다. 국내 첫 전력회사인 한성전기회사가 설립된 것은 1898년의 일이었다. 고종이 미국인 콜브란의 조언을 듣고 만든 이 회사는 동대문발전소에 발전설비를 만들고 전력 생산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900년 4월 10일, 종로에 가로등 3개를 설치했다. 이것이 한국에서 민간에 켜진 최초의 전깃불이었기에 1966년 이 날을 ‘전기의 날’로 제정했다.    경복궁 향원정이 지어진 지 25년 뒤, 건청궁에 전등이 들어온 지 23년 뒤, 그리고 종로에 민간 최초의 가로등이 세워진 지 10년 뒤에, ‘조선왕조의 불빛’은 영영 꺼져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경복궁의 향원정은 그 쓸쓸한 ‘조선왕조  말기의 꿈’이 깃든 유산인 셈이다.   향원정은 우리 부부에게 잊을 수 없는 아련한 추억이다. 30여년 전이었던 것 같다. 햇살이 따뜻한 어느 봄날 점심시간에 우리 부부는 내 사무실이 있는 광화문 교보빌딩 부근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마치고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경복궁으로 산책을 갔다. 고요한 고궁을 거닐며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즐겼다. 산책로에는 노란 개나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어느새 구중심처 향원정에 닿았다.    여기서 우리는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은 미국 이민 올 때 갖고 왔고, 지금도 거실에 걸려 있는데 가끔 들여다보며 지난날을 회상하곤 한다. 그때 50대였던 나는 어느덧  백발의 노인이 되었다. 부부는 해묵은 골동품 같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고물과 골동품의 차이를 아는가? 나이 든다는 것은 고물이 되는 것이 아니고 골동품이 되는 것’이라고…. 고물은 버릴 때에도 값을 치러야 하지만, 골동품은 세월이 갈수록 진가를 발휘한다는 기특한 관념으로 다시 일어선다.    옛 사진을 다시 본다. 입가의 엷은 미소가 새색시처럼 어여쁘다. 한평생을 동고동락해온 소중한 반려자…“여보, 사랑해요!”   추억은 아름답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기억의 조각을 끼워 맞추는 것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일이다. 그래서 향원정은 우리 부부에게 알사탕 같은 그리움이다. 그날의 감흥을 적어두었던 졸시‘고궁에서’를 읊으며 행복했던  그날의 데이트를  떠올려본다.     한낮의 고궁은 고요가 흐르고/ 따사로운 햇살이 조는 듯 한가롭다// 북악의 나무 등걸/ 이끼 긴 숨결이/ 아련히 들릴 듯도 하지만/ 근정전 만조백관 보이지 않고/ 구중심처 향원정엔/ 비빈궁녀 간 곳 없구나.   아아, 바람이여 세월이여/ 오백년 사직의 영화는/ 어디 가고// 오늘은 개나리 앞에 선/ 신부의 웨딩드레스가/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고궁은 아련한 노스탤지어/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 할 수 없어/ 먼데 하늘을 바라본다.      뜨락 추억 경복궁 향원정 향원정 다리 반대인 향원정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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