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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워싱턴의 ‘거북선 퍼레이드’

전국시대의 일본 열도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여세를 몰아 대륙 정복의 야욕을 품고 20만의 병력과 500여 척의 선박을 동원해 1592년(선조 25년) 4월 13일 조선을 침략한다. 임진왜란의 발발이다.       당파 싸움에 여념이 없던 조선은 전투 태세를 전혀 갖추지 못한 채, 지상전에서 연전연패를 거듭한다. 행주산성이나 진주성 등 몇몇 방어전을 제외하면 거의 전멸 상태나 다름없었다. 개전 18일 만에 임금은 한양을 버리고 의주로 도주해 명에게 황급히 원군을 간청한다.     명의 참전으로 평양성을 탈환하며 전세가 소강상태를 유지하게 되자, 명과 일본 간에는 지루한 강화회담이 5년 동안 진행된다.     결국 1597년 결렬되고 왜군이 다시 침략하는 정유재란으로 이어지면서 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전쟁은 계속된다.     육지와는 달리 한산해전의 대승으로 한껏 고무된 선조는 이순신을 삼도 수군통제사로 삼는다. 정유재란으로 왜군이 재침하자, 이순신은 이를 적 격멸의 기회로 삼고 왜군의 교두보인 부산포를 공격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경상 우수사 원균의 모함과 왜군의 모략으로 그는 옥에 갇히고, 대신 삼도 수군통제사가 된 원균은 왜군의 꼬임에 빠져 전투에서 전멸 당한다. 이순신이 공들여온 무적함대는 하루아침에 괴멸되고 만다. 이에 놀란 선조는 이순신을 다시 복직시켰으나 살아남은 전력은 고작 병사 120명과 함선 12척 뿐이었다.     133척의 적의 대 함대와 대결하는 운명의 명량해전을 앞둔 이순신은 ‘필사즉생’의 각오로 임한다. 일본 배 31척은 격침되고 겨우 살아남은 적은 간신히 패주한다. 총탄에 맞은 것을 숨기고 운명하는 순간까지도 그는 병사들을 독려하다가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한산대첩, 노량해전과 더불어 충무공은 생전에 21번의 크고 작은 전투를 모두 승리로 이끌면서 꺼져가는 나라를 구한 불세출의 영웅이다.         영국의 해전사 연구가인 조지 알렉산더 밸러드 제독은 그의 저서 ‘해양이 일본 정치사에 미친 영향(The influence of the sea on the political history of Japan)’에서 이순신을 다음과 같이 평한다.     “이순신 제독은 서양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비상한 전술을 구사하여 전투에서 항상 승리했다… 영국사람으로서 호레이쇼 넬슨 제독과 견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순신은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고 전투 중에 전사한 위대한 해군사령관임에 틀림없다.”     예상을 뒤엎고 러시아의 발틱 함대를 궤멸시킨 1905년의 사건에 놀란 밸러드는 3년간이나 일본에 체류하면서 배경을 분석한 바 있다.     그는 일본의 제독 도고 헤이하치로를  만난 자리에서 ‘롤 모델’이 누구냐고 물었다. 당연히 넬슨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도고는 “나를 넬슨과 비교하는 것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순신에게는 훨씬 못 미친다. 이순신이 제독이라면 나는 하사관에 불과하다”라고 대답했다.     이순신은 넬슨이 27척으로 프랑스·스페인 연합 함대의 33척을 물리친 트라팔가르 해전보다 200여 년이나 앞서 단 12척으로 133척이나 되는 일본 함대를 섬멸했다.     영웅은 난세에 난다고 하던가.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리더십에 힘입어 재해권을 완전히 장악한 조선 수군의 영웅적 활약이 없었다면, 임진왜란은 한낱 굴욕적인 패배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순신의 연전연승을 가능케 한 이면에는 그가 심혈을 기울여 건조한 ‘거북선’이라는 강력한 전투함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거북선은 기존의 주력함인 판옥선을 개량한 것으로, 지붕을 판자로 덮어 방어력을 높이며 포문을 배가했고 좌우 16개의 노를 사용해 기동성이 매우 뛰어난 공격형 전투함이다.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즈음해 워싱턴DC에서는 ‘거북선 퍼레이드’가 펼쳐진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감회가 무량하다. 라만섭 / 전 회계사기고 퍼레이드 워싱턴 거북선 퍼레이드 이순신 제독 이순신 장군

20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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