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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못하는 한인 3세가 장구·가야금 만들어 화제

“이젠 통과 궁편 가죽을 조립해 완제품도 만들어 팝니다.”     LA한인타운 남쪽 림파우 길에 사는 빌리 윤(67)씨. 한국말은 못하지만 그는 가야금과 장구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다. 집을 가득 채운 악기와 장신구 일부는 50~60년 전 태평양을 건너왔다. 한국전쟁에서 쏟아진 미국산 탄피로 만든 놋쇠 공예품들도 눈에 띈다.     3세인 윤씨는 62년 개업한 ‘코리아나 기프트(Koreana Gifts)’를 부모님으로부터 2008년 물려받아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2년 전까지 올림픽과 페도라길에 있던 가게를 정리해 악기와 공예품들을 집과 유료 사설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몰랐는데 가야금 줄을 갈고, 공예품들의 의미와 용도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내 안에 한국인의 혼이 다시 살아났어요. 이젠 행복하게도 유럽을 포함, 전세계에서 구입 문의가 옵니다.”     그의 조부모는 한국이 일제에 강점되기 전 미국에 왔다. LA에 둥지를 틀고 윤씨의 아버지가 태어나 뿌리를 내렸다. 한인(Korean American)이라는 말 자체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의 조부모는 리버사이드에 살다 당시 아시안에게 집 구매를 허용하지 않자 LA로 옮겨왔고 이후 줄곧 LA에 거주했다.       그의 부모는 트럭 운전사와 미용사로 일했는데, 한국어가 능숙했던 어머니가 가게를 맡아 악기들을 판매했다. 실제 60년대 코리아나 기프트는 LA에서 유일한 한인 선물 가게로 기록됐다. 올림픽과 피코길에 조그만 한식당들이 생기기 훨씬 전의 일이다.   “60~70년대에 한국에 파견됐던 미 해병대원들이 귀국하면서 놋쇠로 만들어진 장신구를 가져왔어요. 그들이 우리 가게에 오면 추억을 떠올렸어요. 당시 전쟁터에 쏟아진 탄피들로 만든 재떨이, 담뱃대 등 공예품들이 태평양을 열심히 건너온 탓이죠. ”     윤씨가 판매한 오래된 단일 고가품은 1만5000달러에 이르기도 한다. 오랜 단골들과 입소문이 있어서 가능한 이야기다.     그는 캘스테이트LA에서 교사 자격증을 받고 미술 교사로 20년 일했다. 거기서 배운 색과 예술의 감흥이 한국 전통 악기와 공예품을 보는 안목으로 발전한 바탕이 된 셈이다.     아직 윤씨의 집에는 자개로 만든 코리아나 기프트 간판이 남아있다. 팬데믹 후 온라인으로 판매터를 옮겼지만 추억과 전통은 여전히 놋쇠 공예 재떨이처럼 반짝이고 있다.       그는 한글이 익숙하지 않아 오래된 고품들에 쓰여진 한문 구절을 여기저기 주변 한인들에게 문의하기도 한다. 오래된 공예품에 설명을 붙여줄 사람도 찾고 있다.     “어머니의 한국어를 제대로 이어받지 못했고 이제는 한인 1세들을 만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이런저런 질문도 하고 도움도 받아요. 최근엔 병풍에 적힌 오랜 글자들을 모두 해석할 수 있었죠. 고마운 일입니다.”     삼대에 걸쳐 이어진 미국 생활 탓에 그의 집에 쌓인 공예품과 전통 악기에는 60년 넘은 한인타운 역사도 깊게 녹아있다.     그는 “돈보다는 이제 일종의 사명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한국인 가야금 가야금과 장구 la한인타운 남쪽 한인타운 역사

2025-02-20

삼일절 공연 ‘대한이 살았다’ 열린다

삼일절(3·1절) 106주년을 기념하는 축하 공연 ‘대한이 살았다’가 오는 3월 1일 펼쳐진다.   공연은 이날 오전 11시 남가주새누리교회(975 S. Berendo St) 본당에서 LA한인회(회장 로버트 안) 주최로 진행된다.   동서양 예술이 조화를 이룰 예정인 이번 공연은 LA 지역 여러 장르의 한인 예술가들이 한 무대에서 독립운동 정신을 표현한다. 장상근 LA한인회 합창단 지휘자(노래)를 비롯해 ▶지윤자 미주 예총 회장(가야금) ▶이병상 우리가락선교회 이사장(대금) ▶윤진영(전자 바이올린) ▶진 최 LA한인회 문화예술분과위원장(발레) ▶유나영 AKDC 미주 한국무용단장(한국무용) 등이 참여한다. 무대 연출은 주성 ‘주성 프로덕션’ 대표가 맡을 계획이다.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형무소 8호실에서 외쳤던 “대한이 살았다”라는 말에서 착안한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목적은 삼일절 정신을 예술로 재해석해 차세대에게 전달하는 데 있다.   진 최 LA한인회 문화예술분과위원장은 “아이들이 삼일절을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닌 오늘날에도 살아 있는 정신으로 느낄 수 있도록 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요즘 아이들은 삼일절을 마라톤 행사로만 아는 경우도 많은데, 공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역사와 독립운동의 의미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며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예술을 통해 전달하면 아이들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대금의 깊고 애절한 선율로 시작된다. 서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가야금이 이어지며, 삼일절의 역사적 배경을 담은 묵직한 감정을 표현한다. 발레를 통해 유관순 열사의 투옥과 고통을 형상화하며, 독립운동의 희생을 극적으로 그려낸다. 이어 현대무용이 등장해 그녀를 해방하는 장면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전자 바이올린이 희망적인 선율로 자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공연 마지막에는 12명의 어린이 무용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등장해 미래 세대를 향한 희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12명의 초등학생이 태극기를 들고 등장하는 피날레 장면은 우리 한인 차세대가 대한민국의 미래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공연을 통해 아이들이 삼일절의 역사와 독립운동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3월 11일 오후 6시에는 LA한인회 유튜브 채널 ‘KAFLA TV’에서 이번 공연의 제작 과정과 예술적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온라인 강좌가 열린다.   ▶문의: (323)732-0700 강한길 기자삼일절 공연 삼일절 정신 기념 공연 축하 공연 미국 LA뉴스 LA중앙일보 강한길 미주중앙일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유관순 바이올린 한국무용 대금 가야금 발레 106주년 LA한인회

2025-02-19

[문화산책] 소리가 없기에 소리를 포용하는…

 지난 겨울 방학에 콘퍼런스 참석하기 위해 알래스카주에서 플로리다주로 날아갔다. 콘퍼런스가 끝난 후 플로리다주와 가까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사는 옛 친구를 만났다. 마침 마르디 그라(Mardi Gras)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다. 뉴올리언스를 감싼 아프리카계·카리브계·프랑스계·스페인계 문화의 열기에 휩싸이면서 내 모국의 경계 밖에서 떠돌았다는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다.   언어·예술·악기 등 문화적 요소는 (마치 미세먼지처럼) 지도상의 국경을 넘나들며 부유하고, 출신 국가의 정서와 미학을 공유한다. 그러나 일단 외국에 정착하면 그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존재로 성장하기 마련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뉴올리언스에서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프랑스어 안내방송을 들었을 때였다. 그때 나는 공자가 연주했다는 중국 전통 현악기 금(琴) 연주자인 어느 교수와의 대담에 초청받았다. 우리의 임무는 중국 악기 금과 내가 지난 30년간 한국에서 연주해 온 가야금 간의 철학적·음악적 연계를 논의·시연하는 것이었다. 나는 비행기 안에서 금과 관련된 중국 정서와 미학이 오랜 세월 동안 어떤 식으로 한국 국경을 넘어 새로운 전통을 심었을까 곰곰이 생각했다.   캐나다에서 행사가 있기 몇 주 전 소셜미디어에 프로그램 공지를 했더니, 어느 중국 음악학자가 마치 내가 보리죽과 궁중요리를 비교하기라도 한 듯 “어떻게 가야금과 금을 비교할 수 있느냐”며 반발했다. 금에 내포된 문화·음악·철학적 가치는 중국의 정체성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금도’(琴道)에서 금은 연주 레퍼토리 이상으로, 그것과 관련된 본질을 구현하는 삶의 방식을 상징한다.   중국 죽림칠현(竹林七賢) 고사에서 금 연주자 혜강(223~262)은 ‘금의 미덕’을 관통·고요·불가측(不可測)이라고 봤다. 그는 “금이라는 조화는 고요하여, 완벽하고 심오하다”고 선언했다. 로위예층 교수는 『도의 동반자:도교 철학』 ‘칠현’ 장에서 “소리가 없기 때문에 모든 소리를 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로 교수에 따르면 이 ‘소리 없는 소리’는 “악기나 인위적인 박자에 얽매이지 않는다.” 혜강과 로 교수의 말은 오른손으로 현을 뜯는 순간 아무리 왼손으로 조절을 해도 점차 사라져가는 소리를 내포한다. 금과 가야금을 비교하는 것은 이 고요한 상상 속 공간(우리의 귀가 아닌 생각 속에서 떨림이 머무르는 곳) 안에 있는 소리다.   서양 언어로 금을 탐구했던 동양학자 로베르트 한스 반 훌릭(Robert Hans Van Gulik)은 1938년 『금도』(琴道, Lore of the Lute)에서 금의 소리 없는 아름다움이 “각각의 음에도, 심지어 음의 연속에도 있지 않다. (…) 같은 음이 서로 다른 현에서 발생하면 다른 색채를 띠고, 같은 현을 검지로 뜯을 때와 중지로 뜯을 때 다른 성격을 지닌다. 이토록 다양한 음색이 발생하는 금 연주법은 극히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 구절에서 저자는 가야금에 대해서도 논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가야금 연주자는 금 연주자와 상당히 유사한 방법으로 현을 뜯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거문고가 양반의 악기로 여겨졌다. 거문고는 금과 달리 술대로 연주했다. 유교 윤리와 도가 철학과 같은 맥락에서 남성적이고 심오한 금도를 구현하며, 남성 학자들의 사색을 돕는 도구로 여겨졌다. 조선시대에는 한시를 번역할 때 이런 맥락을 담아 금을 거문고로 대체해 번역하곤 했다.   그러나 가야금과 금을 비교해 보면 뜯고 퉁기는 기법이 매우 비슷하고, 악기 모양이나 세부 명칭(안족 雁足, 봉지 鳳池 등)에도 유사한 점이 많다. 현을 뜯으며 나는 소리를 꾸미는 왼손이 야생에서 자란 학 날개 같은 모양을 하는 점도 그렇다. 두 악기의 소리판이 상징하는 ‘하늘’과 ‘땅’ 위에 쭉 뻗은 현들을 연주할 때, 금 연주자와 가야금 연주자 모두 온 우주를 바라보고 안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금과 가야금은 매우 상이한 미학적 영토에 거주하면서 매우 상이한 세계관을 지닌 사람들의 마음을 반영한다.   금과 가야금의 이야기는 경계를 넘어 이루어지는 문화 구축의 핵심 원동력을 보여준다. 결국 오랜 시간이 흘러 원래의 것과 각색된 것이 마주치고, 비슷한 철학적 이상을 좇는 두 사람이 전혀 다른 미학적 목적지에 도달한다. 이런 순간은 지도상의 어떤 선보다도 각 나라의 정체성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조세린 / 클라크 배재대 동양학 교수문화산책 중국 소리 가야금 연주자 전통 현악기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2023-03-12

미니 가야금 팅고, 2차 앵콜 펀딩 진행

국악 전문기업 ‘련컴퍼니(대표 김보은)’에서 개발한 미니 가야금 ‘팅고’가 성공적인 1차 펀딩을 마치고, 많은 인기에 힘입어 와디즈에서 2차 앵콜 펀딩을 진행한다.   미니 가야금 팅고는 국악 교육의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미니 사이즈 가야금이다. 현재 국내 초등학교 교육에서 서양 음악과 국악 음악이 동일하게 교육되고 있지만 국악기의 비용이나 휴대성 문제로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점을 해결하고자 팅고가 개발됐다.   현재 학생들이나 교육자들이 국악 음악에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이유는 국악 음악의 실기 비중이 적어 상대적으로 학부모의 관심이 낮고, 교구비용이 높아 국악기를 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악기 중 학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게 조사된 가야금의 경우 초등학교에 도입되기 힘든 이유는 악기의 비용과 휴대성에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련컴퍼니 김보은 대표는 “서양식 음계에 익숙한 학생들, 소비자들과 여러 리서치에서 ‘가야금’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보고 서양식 음계를 사용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휴대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형화하는 데 집중해 미니 가야금 팅고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러한 련컴퍼니의 예측은 1차 펀딩 당시 무려 목표금액의 5,205%라는 성공을 거두며 소비자들의 인기를 증명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1차 펀딩 종료 후 유튜브, 홈페이지 등을 통해 많은 팬들이 추가 판매를 꾸준히 요청하고 있어 앵콜 펀딩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미니 가야금 팅고는 기존 1차에서 판매된 버전보다 디자인, 성능, 내구성, 가격 등 다양한 부분이 업그레이드됐으며, 친환경(E0 등급) 자작나무를 사용한다. 팅고는 기존 가야금보다 약 절반 이하의 무게(약 2kg)로 초등학생들도 쉽게 운반이 가능하며, 교육 환경에 맞게 책상 위에 올려놓고 연주가 가능하다. 또한 기타와 유사한 조율방식과 서양식 음계를 사용해 30분~1시간 정도면 누구나 쉽게 연주법을 익힐 수 있다.   미니 가야금 팅고의 앵콜 펀딩은 ‘와디즈’에서 팅고를 검색하면 만나볼 수 있으며, 최대 약 21%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프로그램에서 미니 가야금 팅고 외에도 교재까지 같이 제공한다. 강동현 기자 [email protected]가야금 앵콜 앵콜 펀딩 미니 가야금 기존 가야금

202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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