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계부채 증가세 심각
미국인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계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딧카드 부채는 1조 달러 수준에 달했고, 오토론·학자금 대출 등을 포함한 총 가계부채 규모는 17조 달러를 넘겼다. 30일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크레딧카드 부채는 9860억 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 2년간 크레딧카드 부채는 2500억 달러 늘었고, 부채 규모는 작년 말과 동일했다. 통상 연초에 지출을 줄이면서 카드빚을 많이 갚아나가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뉴욕 연은은 “연초에 카드빚이 안 줄어든 것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월렛허브에서 추정한 크레딧카드 부채 규모는 1조2000억 달러로, 1조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2년 전만 해도 크레딧카드 빚은 줄어드는 추세였다. 2020년 초 8500억 달러 수준이던 크레딧카드 부채 규모는 2021년 봄 7500억 달러 미만으로 줄었다. 팬데믹 초기 소비가 확 줄면서 빚을 착실히 갚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서 카드 소비가 늘어났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하자 부채는 계속 늘었다. 지난해 4분기 크레딧카드 부채는 약 860억 달러 증가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질 곤잘레스 월렛허브 수석애널리스트는 “예전에는 TV 등 고가 제품을 구매할 때 주로 크레딧카드를 썼다면, 요즘은 물가가 오르면서 필수품이나 식료품 구매도 크레딧카드를 써야 생활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크레딧카드 이자율도 높아져 리스크가 점점 커진다는 점이다. 평균 크레딧카드 이자율은 20.92%로, 1년 전(16.65%) 대비 크게 올랐다. 신규 크레딧카드 평균 이자율은 24%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무이자 프로모션 크레딧카드로 갈아타거나, 소액이라도 먼저 갚으면서 부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오토론 잔액은 1조5600억 달러, 학자금 대출 부채 1조6000억 달러, 모기지 잔액 12조 달러 등 미국인들의 총 가계부채 규모는 17조 달러를 넘어서며 전 분기 대비 0.9% 늘었다. 연은은 “신규 모기지 신청이 줄었는데도 총 가계부채는 늘었다”고 평가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가계부채 가계부채 증가세 가계부채 규모 크레딧카드 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