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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첫 한인 상원의원의 길

최인성 사회부 부국장

최인성 사회부 부국장

“불쾌하다(offensive).”  
 
앤디 김 연방 상원의원이 외교 업무상에 ‘이해 충돌’이 있을 수 있지 않으냐는 시중의 우려에 내놓은 반응이다. 김 의원은 4주 전 상원 취임 일성을 알려오며 기자의 질문에 그런 우려가 쉽게 납득가지 않는다며 불편해 했다.
 
한인 출신인데 한미 간 민감한 외교 사안에 대해서 한인으로서 한국의 이익을 대변할 수도 있으니 관련 의회 활동에서 제약이 있을 수도 있다는 한인사회의 걱정에 대해 분명히 다른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연방 의원들은 항상 국내외 로비스트들의 가까운 거리에 있다. 워싱턴 DC에는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수천 명의 외교관이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다 보니 한인 가정에서 자라나고 아직도 한국에 친척들이 살고 있는 김의원 입장에서는 한국의 이해요구에 문턱을 낮출 수도 있다는 가정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공직자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그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 각별히 신경 쓸 것이라고 답했다. 오히려 한국을 더 잘 알기 때문에 한미 간의 시너지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다는 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김 의원은 자신이 하와이 출신인 대니얼 이노우에 상원의원(2012년 작고)이 쓰던 상원 본회의 자리를 물려받았다고 밝히며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다’ ‘매우 영광이다’고 전했다. 김 의원과 이노우에 의원은 60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실제 여러 부분 공통점을 갖는다.
 
일본계인 이노우에는 100년 전인 1924년 하와이에서 태어나 청년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오른팔을 잃었다. 그는 다니던 의대 대신 조지 워싱턴 법대를 졸업하고 주의회와 연방 하원을 거쳐 최초의 일본계로 무려 53년 동안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다. 이 과정에서 그에게 아시안으로서 일본계로서 항상 ‘최초’가 따라다녔음은 물론이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에 ‘미·일 관계 유지’라는 이유로 일본의 입장을 대변했지만, 일본의 이익을 위해 일하거나 일본 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시비는 없었다. 아직도 그에게는 일본계 정치인이 아니라 불굴의 참전 용사인 ‘아시안 존 매케인’이라는 별칭이 붙어다닌다.  
 
김 의원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차세대 인물과 관계가 돈독하다. 교통부 장관을 지낸 피트 부티지지와 함께 공부한 경험도 있다. 1세로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김창준 전 의원이나 그 뒤를 이어 3선에 오른 영 김 의원과는 또 다른 위상을 가진 셈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연방 상원이 연방 법원 판사와 연방 정부의 모든 인사 검증을 주업무로 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보다 많은 아태계 인물들이 진출하기 바란다는 바람을 내놓았다. 그가 한인사회가 아직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고 정치적 진출이 요원하다는 점을 깊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월부터 그는 본격적인 상원 초선 의원으로 활동한다. 한인사회가 먼저 그가 흔들림 없이 미국인들을 대표하고 미국의 이익을 가장 먼저 도모하는 의원이 될 수 있도록 지지 지원해야 할 것이다. 섣불리 이해 충돌을 걱정하기보다는 그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더욱 넓히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그는 정당 활동 이전에 중동 지역에서 군인들과 함께 처절한 전쟁을 직접 목격했으며, 트럼프 행정부 아래 미국이 어떤 외교적 문제들에 당면해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더 나아가 한반도 주변의 평화 유지와 대북 관계 개선에도 힘과 지혜를 모을 수 있는 역할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 의원은 외교위원회, 재정위원회 등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그가 그의 말대로 좋은 모범이 되어 더 많은 한인 청년들이 정치와 사회에 관심을 갖고 이 나라의 주인이 되도록 돕길 바란다.

최인성 /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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