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 시집이란 이름의 책방
시
저녁에 돌아왔다
시집에서 만난 말 없는 사람들의 말들이
책꽂이에 빼곡하고
나처럼 같은 날 같은 시간 시집에 온 몇몇 사람들이
시인을 만나기 전 그의 외모를 훑어보고
한 줄 명함을 읊고 서 있네
시집 한 권을 꺼내 들고 창가로 왔다
‘그 남자의 집’
전혀 모르는 시인의 시집 앞에서
나는 너를 떠올리네
오늘은 그런 감정으로, 그 남자와 함께
내 남자의 집에 돌아왔다
내일은 그 남자와 함께 시집에 들러
떼어놓고 와야겠다
홍유리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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