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국 우선주의’가 끼칠 영향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기간 약속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뒷받침할 핵심 정책들을 완수하기 위한 조각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수지 와일스 대선 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했고 이민 정책을 관장할 총책임자에는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국토안보장관에 지명했다. 강경한 이민정책을 시행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2기는 지금의 민주당 행정부와는 전혀 다른 이민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즉시 국경을 봉쇄하고 불법 이민자에 대한 재추방 작전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당선인은 대규모 수용소를 건설하고 전례 없는 대규모 추방을 시행하며, 국경안보에 국방예산을 투입하고 마약과 범죄 조직 구성원으로 의심되는 사람은 법원 심리 없이 추방할 수 있도록 1789년 만들어진 ‘적대국 외국인 법(Alien Enemies Act)’을 부활하겠다고 공언했다”고 보도했다. 국경과 불법 이민자 문제에 대한 강경한 조치가 트럼프 당선의 주요 요인 중 하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욱 파격적인 것은 미군을 지휘하는 국방부 장관에 피트 헤그세스를 임명한 것이다. 헤그세스는 예비역 소령 출신으로 폭스뉴스 진행자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헤그세스를 지명한 이유에 대해 “피트는 강인하고 똑똑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말했다. 헤그세스는 군 내 성 소수자 지원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진보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또 미군 해외 주둔을 반대하는 등 고립주의 성향이 강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러니 ‘미국 우선주의’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이 이해된다.
그러나 자유우방 국가들은 위기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한국으로서도 마찬가지다. 분단국가인 한국은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로 항시 경계태세를 늦출 수 없는 가운데 한미 안보조약으로 군사분계선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트럼프 1기의 연장선에서 2기에도 주한 미군 주둔비용 분담금 증액 문제가 최우선으로 다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트럼프 정부가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다면 이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철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문제에 대비 바이든 정부에서 의회가 문서로 만들었지만,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의석을 가졌기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강화됐는데, 과연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이 관계가 유지될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다. 트럼프 당선인이 신고립주의를 선택했기에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당선인이 해외 분쟁에 미국의 군사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것은 ‘미국 우선주의’ 본질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헤그세스를 국방부 장관에 임명한 것도 이런 연유라고 본다.
특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은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규모 병력을 보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같은 고강도 핵실험과 미사일로 도발하고 있다. 그런 김정은이 트럼프 당선에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북핵 직거래 외교 이벤트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신설한 것이다. 공동 수장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인도계 기업인 비벡라마스와미를 임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위대한 머스크와 애국자 라마스와미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연방 기구를 재구축할 것”이라며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2기의 인사와 정책 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머스크에 대해 우려하는 눈치다.
트럼프 2기의 시작으로 ‘미국 우선주의’가 세계에 어떤 영향으로 다가올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한국에 말이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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