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또 ‘무차별 폭행’ 사망…잉글우드 공원에 갔다 참변
모르는 사람에 맞고 쓰러져
LA지역서 한달새 2명 피해
한인 남성이 또 ‘무차별 폭행’으로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길거리에서 폭행을 당한 뒤 뇌출혈에 따른 뇌사로 숨진 한준희(19)씨〈본지 8월 15일자 A-1면〉에 이어 LA지역에서만 최근 한 달 사이 폭행에 의한 한인 사망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한 셈이다.
LA카운티검시국과 유가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윤종환(44)씨가 잉글우드 인근 한 공원 벤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시국은 윤씨가 타인에 의한 폭행 등으로 숨졌으며, 직접적 사인은 ‘심각한 두부 외상(blunt head trauma)’이라고 밝혔다.
이 남성은 숨지기 전날 주말을 맞아 사우스LA지역 한 공원을 찾았다가 신원 미상의 남성에게 폭행을 당한 뒤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의 어머니는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담당 형사 말로는 지난 4일 아들은 잉글우드 인근의 한 공원을 찾았고 낯선 무리 3~4명을 마주쳤다고 한다”면서 “이들 중 한 명이 아들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번 때렸고 아들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고 전했다.
윤씨의 어머니는 이어 “당시 현장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카메라 영상을 보니 아들은 얼굴이 잔뜩 부은 상태로 쓰러졌다”며 “한참을 지나 정신을 차린 아들은 일어나 벤치에 앉았고 주변 사람들이 다가와 물을 주면서 괜찮으냐고 묻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들은 그대로 벤치에 앉은 채 있었고 다음 날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윤씨를 폭행한 용의자를 찾기 위해 주민들의 제보(213-458-2647)도 받고 있다. 윤씨 어머니는 아들의 사망 소식 직후 텍사스에서 LA를 찾았다. 경찰 수사에 협조한 뒤 18일 댈러스 인근 소도시 롱뷰 지역의 자택으로 귀가한 상태다.
윤씨 어머니는 “지금 무척 힘들어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며 “경찰이 수사 중이지만 용의자는 잡히지 않고 있으며 아들 장례식은 롱뷰에서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LA경찰국(LAPD)은 최근 뇌사로 사망한 한준희(19)씨 사건에 대해서도 주민들의 제보(213-382-9470)를 당부하고 있다. LAPD는 지난 16일 한씨의 사망과 관련해 추가 증거,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수사관들은 한씨 유가족의 증언을 토대로 그의 사망이 지난달 18일 한인타운에서 발생한 무차별 폭행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한씨는 지난달 18일 오후 4시30분쯤 LA한인타운 세라노 애비뉴 인근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이후 한씨는 지난달 23일 오전 1시55분쯤 8가와 마리포사 인근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김형재·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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