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존 이 시의원의 지지 선언에 유감
올 11월 선거에도 많은 한인 후보가 나선다. 이들은 당선을 위해 경쟁자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일까지 100일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 후원금 등 지지자들의 지원이 절실하다.이런 상황에서 유력 인사들의 지지 선언은 득표에 큰 도움이 된다. 아직 지지자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향력 있는 한인 정치인들이 한인 후보의 경쟁자를 공개 지지하는 사태가 벌어져 우려된다. 대표적인 것이 존 이 LA시의원(12지구) 사례다. 이 시의원은 LA한인타운이 포함된 가주 54지구 하원 선거에서 마크 곤잘레스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문제는 곤잘레스 후보와 맞붙는 상대가 이 시의원과 동명이인인 한인 존 이 후보라는 점이다.
이 시의원은 “경험과 능력을 갖춰 협력할 것이 많은 후보”라며 이유를 밝혔지만 지역구가 겹치는 것도 아니다. 소속 정당 문제와도 무관하다. 이 시의원은 무소속이고 두 후보는 모두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한인 후보의 경쟁자를 위해 지지 선언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더구나 이 시의원 본인도 비슷한 기억을 갖고 있지 않은가. 2019년 보궐선거에 나섰을 때 데이비드 류 당시 LA시의원이 경쟁자를 지지하고 나섰던 일이다. 그나마 류 전 시의원은 명분이라도 있었다. 당시 이 시의원은 공화당, 류 전 시의원은 민주당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류 전 시의원의 처신에 한인 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어떻게 한인 후보의 경쟁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 있느냐는 이유였다. 소속 정당의 압박 때문이라면 면피성 입장만 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그런데 이 시의원의 이번 발표는 정치적 외압에 의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한인 정치인 배출’은 한인 정치력 신장의 핵심 아젠다다. 한인 사회가 한인 후보의 소속 정당을 크게 중시하지 않는 이유다. 이런 전통은 한인 사회가 한인 정치인의 핵심 지지 기반이 되는 토대가 됐다. 한인 2세 정치인들도 이해하고 따라야 하는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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