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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저소득층·시니어는 살기 어려운 한인 타운

김형재 사회부 차장

김형재 사회부 차장

한인타운은 LA에서 인구밀집도가 가장 높다. 2020 연방센서스에 따르면 2.9스퀘어 마일 면적에 11만4047명이 살고 있다. 1스퀘어 마일당 인구는 3만9632명. LA시에서 1스퀘어 마일당 거주인구 4만 명에 근접한 곳은 한인타운이 유일하다.  
 
인구밀집으로 아파트 수요는 높다. 렌트비는 나날이 치솟아 스튜디오도 최소 1200달러 이상 줘야 한다. 반면, 한인타운 거주자의 가구당(4인 기준) 연평균소득은 4만6000달러로 LA카운티의 가구당 8만2516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렌트비가 부담스러운 이들은 독립공간 대신, 방 하나 세 들어 사는 하우스 메이트로 생활비를 줄이고 있다. 물가가 비싼 LA에서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LA 시와 카운티 최저임금은 시간당 17.28달러. 최저임금이 높다는 지적이 있지만 LA 생활물가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해마다 오르는 렌트비와 물가를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이다.  
 
비영리단체인 민족학교의 주거문제 담당자는 “보통 월 소득의 30%를 렌트비로 내야 생활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한인타운 주민은 렌트비로 월 소득의 50% 이상을 내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생활은 굉장히 타이트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결국 한인타운 저소득층은 렌트비가 저렴한 아파트를 찾을 수밖에 없다. 한인타운에는 아직 저소득층이 살 수 있는 낡은 아파트가 많다. 입주조건이 덜 까다롭고, 가격대비 주거 공간도 괜찮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재건축 붐으로 위태롭다. 자본주의의 개발 논리를 탓할 수도 없다.  
 
저소득층과 시니어가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은 정부지원 공공주택 아파트다. 인구밀집을 탓해야 할까. 한인타운 내 저소득층과 시니어용 아파트는 턱없이 부족하다. LA주택국이 공개한 공공주택 현황을 보면 현재 한인타운에서 신규 입주신청이 가능한 곳이 없을 정도다.    
 
민족학교 측은 “저소득층과 시니어의 아파트 입주 상담 문의가 하루 평균 10건은 되지만 공급이 없어 기다리기만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저소득층 및 시니어 아파트 신청을 돕는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 민족학교, K타운액션, LA한인회는 한인타운의 개발붐을 우려하고 있다. 렌트컨트롤(rent stabilization) 정책 덕에 세입자가 저렴하게 머물던 오래된 아파트가 점차 없어지고, 기존 세입자는 감당할 수 없는 고가의 신축 아파트가 우후죽순 늘어나서다.  
 
반면 정부가 주도하는 저소득층 및 시니어 전용 아파트 신축 프로젝트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인타운 거주자가 갈수록 치솟는 렌트비를 감당할 수 없어 다른 곳으로 쫓겨나는.‘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의 한 원인이다.  
 
비영리단체 관계자들은 연방 주택국(HUD), 가주 정부가 저소득층 및 시니어 전용 아파트를 직접 짓는 대신, 민간 개발업체 지원 방식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개발업체들은 많은 혜택에도 불구 전체 유닛의 10% 정도만 저소득층 및 시니어에 할당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 주도 저소득층 및 시니어 아파트는 ‘세입자 모집 공고 및 접수->무작위 컴퓨터 추첨’ 방식으로 투명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민간 개발업체가 지은 아파트 내 저소득층 및 시니어 유닛은 ‘자체 인맥 활용, 정보 미공개’ 등 입주자 선정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한다. 행정 편의주의가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도와주지 못하는 현실이다.  
 
LA테넌트유니언(L.A..Tenants Union) 측은 “한인타운에는 많은 주민이 렌트컨트롤이 적용되는 오래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며 “시 정부는 재개발 계획 승인에 앞서 기존 세입자 보호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LA시 정부는 저소득층 및 시니어 주거 안정 정책의 효율성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김형재 /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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