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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뮤지컬 배우 카이의 노래에 빠지다

최미자 수필가

최미자 수필가

지난 주말 한국 유명 뮤지컬 배우 카이의 LA공연에 다녀왔다. 집에서 공연장까지 거리가 있어 이른 점심을 먹고 넉넉히 시간을 잡고 출발했다. 그런데 속도가 느렸다. 교통상황을 보니 샌디에이고 북쪽 고속도로가 빨갛다. 다른 길로 갔지만 막히는 건 마찬가지였다. 발을 동동 구르며 4시간이나 걸려 공연장인 샌타모니카의 ‘더 브로드 스테이지(The Broad Stage)’에 도착했다. 가슴이 설렜다.
 
피아노 하나만 있는 무대를 바라보며, 딸이 어머니날 선물로 준 티켓의 좌석을 찾아 남편이랑 앉았다. 장거리 여행으로 속이 불편하기까지 했지만 피아니스트 조재철의 팬텀 오브 오페라 서곡 연주가 이를 날려버렸다.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리며 살 것 같았다. 클래식으로만 익숙했던 것과 달리 또 다른 모습의 피아노 연주다. 이어 기다렸던 카이가 무대에 등장했다. 피아노 곁에 선 그는 무척 키가 크다고 느껴졌다.  
 
1부는 영어 가사로 우리에게 익숙한 노래들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미국 소프라노 가수 캐런 팍스의 독창 ‘카르멘’ 을 듣고 난 후, 두 사람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와 팬텀 오브 오페라를 듀엣으로 부르며 1부를 마쳤다.
 
카이는 2부에선 하얀 정장에 파란 색의 화려한 무늬가 있는 의상으로 갈아입고 등장했다. 그리고 간단한 자기소개를 겸손하게 말했다. 믿음이 가는 그의 성품에 다른 청중들도 매료되었으리라.  
 


카이는 우리에게 친숙한 노래들을 온몸으로 불렀다. 한국에서 만든 창작 뮤지컬도 소개하며 4곡을 불렀다. 우리보다 앞 좌석에 앉았던 딸은 카이가 앙코르로 부른 3곡 중에 안중근 의사의 장부가를 부를 때는 눈에 눈물이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이민생활의 불편함 가운데 하나가 한국말로 하는 뮤지컬을 마음껏 즐길 수 없다는 점이다. 가끔 영어로 하는 뮤지컬 관람으로 갈증을 풀곤 한다. 그런데 한국어로 뮤지컬 음악을 듣는 이 편안함이란…. 카이도 LA에서 한인들을 만나니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하다고 말했다.
 
카이(정기열)는 며칠 전 뉴욕 카네기 홀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 투어를 진행 중이다. 그는 데뷔 후, 16년 동안 온갖 어려움을 잘 헤쳐 나왔듯이 앞으로도 잘해 나가리라 믿는다.  
 
그리고 품격 있고 특별한 문화행사를 창간 50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미주중앙일보에도 감사를 드린다. 

최미자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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