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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한미박물관의 주인은 한인 사회"

크리스토퍼 이 건축가·다큐영화감독

크리스토퍼 이 건축가·다큐영화감독

한미박물관(KAMA)의 신속한 건립을 바라는 주민공청회가 지난달 21일 열렸다. 공청회에는 한인 1세는 물론 1.5세와 2세, 그리고 전문가들과 타 커뮤니티 관계자들도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공청회는 현 한미박물관 이사진과의 의사소통, 운영의 투명성 등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지만 한미박물관 측에선 관계자가 한 명도 참석하지 않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 실망스러웠다.  
 
최근 한미박물관 이사회 측은 4번째 디자인을 공개하며 1991년 시작된 ‘한미박물관’ 프로젝트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IRS(국세청) 자료를 보면 현 한미박물관은 당시 사용하던 식별 번호(EIN)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주장은 역사를 보존하겠다는 한미박물관이 오히려 역사를 삭제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소중한 역사를 지우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한인 사회는 한미박물관의 재정 상황이나 이사회의 운영 현황 등을 알 권리가 있다. 한미박물관이 한인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것은 물론 후세 교육, 지역 발전 등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4월4일 LA시가 LA 한인타운 버몬트와 6가의 부지를 기증하면서 한미박물관 건립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그러나 10년이 넘도록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더구나 시의회, LA시 검찰 등과 조율해야 할 사안까지 생겼다고 한다. 참으로 믿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동안 조감도만 수차례 바뀌면서 마치 풍선처럼 터질 것만 같은 상황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타운을 대표한다는 한인 단체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입을 꼭 다물고 방관만 하는 실정이다. 아마 이들도 박물관이 건립되면 VIP 대접을 받으려 할 것이다. 이런 이기적인 태도로 인해 한미박물관 건립 사업은 33년간이나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미박물관은 1991년 시작하여 1995년 비영리단체로 정식 등록됐다. 박물관을 건립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역할을 정확히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한인들은 산책하듯 박물관 소장품을 감상하며 사회·문화적 가치를 받아들이고 재해석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현재의 한미박물관 이사진은 전시물을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고,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박물관은 지역 사회의 참여를 통해 운영되고 소통하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한인 이민 역사를 기록하는 한미박물관의 주인은 한인 모두다.
 
한미박물관이 건립되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건립 시기를 앞당기려면 우선 한인 사회가 한마음으로 통합되는 것이 필요하다. 한미 박물관 건립 프로젝트가 실질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봉사하려면 사심을 버리고 봉사해야 한다. 무엇을 얻으려고 봉사하려면 그만둬야 한다.” 생전에 ‘기부왕’으로 유명했으며 한미박물관 이사회에도 참여했던 고 홍명기 회장이 한미박물관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남기신 마지막 유언이다.  
 
우리가 공청회를 연 목적은 단합에 있다. 서로 의견을 듣고 표현하며, 소통하면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공유하자는 의도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 마음을 열고 건설적인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달에 두 번째 공청회의 개최를 예정하고 있다. 이번 공청회에는 한미박물관 이사 등 관계자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간절히 부탁한다.

크리스토퍼 이 / 건축가·다큐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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