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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연습장 싱글

골프 시즌이다. 올해엔 더욱 향상된 샷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 골퍼들이 연습장을 찾아서 맹연습하고 있다. 동절기에 굳어있던 골프 근육도 풀어주고, 자기만의 스윙 기술을 잘 지키기 위해선 꼭 필요한 연습일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연습장에서 항상 느끼는 것은, 대부분 골퍼가 한가지 목표 방향의 볼 포지션에 서서 똑같은 셋업 자세로 연습 시간을 모두 소비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보인다. 실전에서도 볼을 효과적으로 칠 수 있는 연습 샷, 즉 각각 다른 목표 지점을 향한 어드레스와 몸의 정렬(Alignment), 셋업, 볼 포지션, 그립 등을 확인하면서 샷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에 그렇다.
 
골퍼들이 라운드 도중에 “연습장 매트 위에서 연습 샷 할 땐 스윙이 만족스럽고 공도 잘 맞히는데 이상하게 골프 코스에만 나오면 샷이 망가지고 스코어는 엉망진창이다”라는 불평불만을 많이 한다. 연습장에서 잘되던 샷이 실전에만 나가면 안 되는 첫째 원인은 목표 지점과 볼 포지션이 다를 때를 대비해서 똑바로 서는 내 몸의 정렬 훈련을 연습장에서 전혀 안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골프장에는 내 시선과 방향에 도움을 주는 라인이 거의 없다. 코스의 잔디와 지형의 위치에 따라 양발의 넓이와 높이가 달라지고, 특히 업 다운 경사진 위치에서는 타깃 지점과 내 시선에 많은 시(視) 편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어드레스 자세가 불편해지고 볼 포지션이 바뀌면서 연습장에서처럼 스윙을 못 하게 되는 것이다.
 
잘 알고 있듯이 골프는 연습장과 골프 코스의 주변 환경이나 상황이 아주 다른 것이 사실이다. 연습장의 사각진 티박스 내에 잘 정돈된 매트의 사방에는 자세의 방향과 정렬을 도와주는 가이드라인이 너무 많아서, 타석 내에 들어서기만 하면 목표 지점을 향한 어드레스와 볼 포지션이 자동으로 셋업 된다. 매끈하고 평평한 매트의 정가운데 편하게 자리 잡고 서서 오직 스윙이 올바른가 그른가만을 생각하며 기계처럼 볼을 쳐내는 습관이 곧바로 연습장 고수가 되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골프 은어 중에 ‘연습장 싱글’이란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 70~80년대 일본 내에 골프 붐이 한창 일었던 시절 도심 빌딩 내 이곳저곳에 실내 골프 연습장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며, 중산층 사이에서 골프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경제 사정이나 시간 때문에 골프장에 나갈 수 없었던 사람들이 연습장의 연습 샷만으로도 핸디캡을 인정(?)받으면서 연습장 싱글이란 은어가 유행했다고 한다. 이후 한국에서도 실내 연습장 골프 붐이 일어났으며 연습장 싱글이란 은어가 ‘닭장 싱글’이란 코믹한 은어로 바뀌었다는 설(說)이 있다.
 
정리하면, 한정된 실내의 좁은 공간에 그물망을 쳐놓은 연습장 모습이 마치 실내 닭장과 유사한 이미지라는, 표현 그대로 붙여진 은어다. 연습장 망 안에서는 마치 싱글 핸디캐퍼와 같은 수준의 샷을 하지만 막상 골프코스 실전에 나서면 백돌이(100타 정도) 수준도 잘 안 되는 골퍼를 ‘닭장 싱글 핸디캐퍼’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연습장에서 아무리 잘 치고 멀리 쳐도 골프 코스 실전 게임에서 볼의 방향이 타깃을 향하지 않으면 점수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기본은 “목표 지점을 향하여 똑바르게 잘 서는 훈련을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라는 교과서 내용대로 목표물에 에이밍(Aiming)하는 방법과 정렬에 관련된 이론을 열심히 공부하고 타깃을 자주 바꿔가며 몸을 정렬하는 셋업을 반복적으로 연습해야만 시 편차 때문에 생기는 불안한 자세들을 조금씩 고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철호 / 골프칼럼니스트·티칭프로 Class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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