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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애틀랜타 총격 참사 3주년, 바뀐 것은 없다

이종원 변호사

이종원 변호사

내일은 애틀랜타 총격 참사 3주년이 되는 날이다. 2021년 3월16일 20대 백인 청년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스파들을 돌며 총기를 난사 8명이나 살해한 사건이다. 사망자 가운데  6명이 아시안 여성이었고, 그중 4명이 한인이었다. 아시안을 표적으로 한 것이 분명한 이 사건에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가 분노했다. 아시안을 대상으로 하는 증오 범죄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애틀랜타 총격 참사에 대한 관심은 예전 같지 않다. 도와주겠다, 같이 싸워주겠다던 목소리는 사라졌다. 이제는 지나간 일이라는 말도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아시안 대상 증오 범죄도 사라지지 않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통계에 따르면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1년간 미국 내 아시아계 대상 폭력 사건은 전년보다 339%가 폭증했다. 이 기간 많은 사건이 경찰에 신고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그 숫자는 훨씬 많을 것이다.  
 
당장 여러분이 길거리나 SNS(소셜네트워크) 등에서 누군가에게 인종차별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가정해 보자.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맞받아쳐야 하나, 도망가야 하나, 아니면 당장 911에 신고해야 하나 등을 두고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이내 영어도 잘 못 하는데, 영주권 진행 중인데 괜히 경찰하고 엮였다가 긁어 부스럼 아닌가 등의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스칠 것이다.  
 
결국 나를 대신해 싸워줄 사람은 없다. 본인이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남가주 아시안 정의진흥협회(AJSOCAL) 카니 정 조 대표는 “지난 몇 년간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 인디애나 폴리스 총격 사건, 몬터레이파크, 하프 문 베이 총격 사건 등으로 아시아계는 집단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진흥센터(AAJC) 존 양 회장은 “아시아계 증오 범죄 피해의 파장이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시안 증오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일부 단체들이 나서고 있다. 독자들도 알아두면 유익할 것 같아 소개한다.    
 
최근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진흥협회(AAJC)와 남가주 아시안 정의진흥협회(AJSOCAL)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증오범죄 대처 웹사이트 ‘아시안 리소스 허브(asianresourcehub.org)’를 출범했다. 이 웹사이트는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지원되며 증오범죄 대처 요령 및 비상시 연락처 등을 제공한다. 증오범죄를 신고할 수 있는 인터넷 링크도 제공한다. 또한 지역별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LA한인타운 지역 집코드를 입력하면 AJSOCAL , 한미연합회(KAC),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 AAPI Equity 등의 연락처가 나온다.  애틀랜타 지역도 집코드를 입력하면 노크로스의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진흥센터(AAJA)와 미드타운의 락샤(Raksha) 주소와 연락처가 나온다. 이 웹사이트는 또 FBI(연방수사국)와 지역 경찰에 신고된 증오 범죄 데이터 등을 결합해 LA와 애틀랜타 지역의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 통계도 추출할 수 있다.  
 
내일 전국 각지에서 ‘함께 맞서자!(Stand Together!)’는 애틀랜타 총격 참사 3주년 추모식이 열린다. 거주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애틀랜타에서는 16일 오후 5시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희생자 추모식이 열린다.  
 
불행했던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의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한인들이 함께했으면 한다. 당장 바뀌는 것은 없지만, 조금씩 전진한다면 그것이 미국을 바꾸는 길이다.

이종원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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