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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라쿠안 맥도날드, 아담 톨리도, 덱스터 리드

시카고 경찰과 20대 남성의 총격 장면이 담긴 경찰의 동영상이 9일 일반에 공개됐다.     사건은 지난 3월 21일 오후 6시 시카고 서부 지역인 훔볼트 파크 지역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경찰 몸에 부착된 바디캠 영상에 따르면 6명의 사복경찰이 흰색 SUV 차량에 다가가 운전자에게 운전석 유리창을 내릴 것을 명령한다.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운전자는 이 명령에 따라 유리창을 절반쯤 내린다.     하지만 곧 유리창을 올린다. 경찰은 차량 문을 잠그지 말라고 명령한다. 경찰은 권총을 꺼내 운전자를 겨냥하고 손으로 차량 문을 열기 위해 시도한다. 수초 간의 실랑이 끝에 총격이 발포된다.     동영상을 공개한 시민기구 COPA에 따르면 이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26세 남성 덱스터 리드가 경찰을 향해 먼저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은 리드를 향해 일제히 총격을 가한다. 모두 96발의 총탄이 발포됐는데 약 40초 사이였다. 리드는 조수석쪽 문을 열고 밖으로 쓰러졌으며 땅에 쓰러져 미동도 없는 사이에도 몇 발의 총격이 발포되는 장면이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리드의 총격으로 경찰 한 명이 손목 부위에 총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부상은 경미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유가족들은 동영상이 공개되자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의 과잉대처를 비난하며 쿡카운티 검찰이 관련 경찰들을 상대로 형사 기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왜 리드의 차량이 세워졌는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리드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순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사복 경찰 여섯명이 총을 들고 단속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유가족들은 리드가 총격을 받고 쓰러졌음에도 경찰 총격이 이어졌다는 점을 들어 무자비한 대처라는 주장이다. 아직 쿡카운티 검시소의 부검 결과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몇 발의 총격이 명중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경찰 총격 사건은 지난 2014년 발생한 라쿠안 맥도날드 사건과 유사하다. 당시 맥도날드는 주차된 차량의 타이어를 칼로 찢으며 정지 명령을 하는 경찰로부터 멀어지고 있었는데 후방에서 발포된 총격으로 쓰러져 숨졌다. 당시 맥도날드가 입은 총상은 모두 16발이었다. 그래서 맥도날드 항의 시위의 대표적인 문구가 ‘16발'이었다.     2021년 리틀 빌리지에서 경찰과의 추격전 끝에 총격으로 사망한 13세의 아담 톨리도 사건도 연상된다. 경찰이 총격이 있기 직전 톨리도는 소지하던 총기를 땅에 버렸지만 총기를 확인한 경찰은 이를 발포 행위로 간주하고 먼저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건 모두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찰 발포로 사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경찰과 시청의 대응이다. 동영상이 공개되는 과정도 맥도날드 사건과는 상당히 다르다. 맥도날드 사건의 경우 람 이매뉴얼 당시 시카고 시장은 동영상이 공개되는 것을 끝까지 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공개 명령 판결이 있은 뒤에야 어쩔 수 없이 공개하고 말았다. 이후 후폭풍은 경찰국장의 사임과 관련 경찰의 살인죄 유죄 판결로 이어졌다. 시카고 경찰이 공무로 인해 살인죄를 판결받고 징역형에 처해진 것은 사상 처음으로 알려진 사례다. 이매뉴얼 역시 재출마를 접었다.     톨리도 사건의 경우 도보 추격전을 하던 경찰이 총격을 가하기 전 총기가 시야에 보이자 발포한 것이라는 점에서 경찰 대응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민사 소송은 이어지고 있다.     경찰국장과 시장의 반응도 당시와는 사뭇 다르다. 진보적인 성향으로 시장 선거 캠페인 당시 경찰의 잔인함을 비난했던 브랜든 존슨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시장이면서 서부 지역에서 두 명의 어린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으로 다른 흑인 젊은이가 경찰로부터 생명을 잃는 것을 바라보면서 절망감을 느낀다. 숨진 덱스터 리드와 경찰들은 내가 가르치던 학생이었을 수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숨진 리드는 존슨 시장이 교사로 재임했던 웨스팅하우스 대입준비고교에서 농구 선수로 활약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이런 발언이 나온 것이다.     존슨 시장은 이어 “만약 총탄이 몇 인치만 방향을 바꿨다면 나는 이 자리에서 다른 흑인 남성의 사망 소식을 전하고 있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리드의 발포로 총상을 입은 경찰 역시 흑인 남성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경찰국 역시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재 이 총격사건은 COPA에 의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시카고 경찰은 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모든 자료가 종합되고 수사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자체 규정에 따라 총격 사건에 연루된 경찰이 당분간 업무를 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밝혀져야 할 사실들은 남아 있다. 왜 리드의 차량이 세워져야 했는지, 리드가 몇 발의 총상을 입었는지 등은 추후 상세하게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또 경찰이 차량을 세웠던 이유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도 풀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찰과 시장이 이번 사건에 대한 상세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고 초기 대응도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는 점이다. 동영상 공개 역시 신속하게 이뤄지면서 적어도 사건을 은폐하고자 하는 시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리드가 경찰의 요구에 순응해 총격전 없이 단속이 마무리 됐으면 불상사가 없었을 테지만 먼저 발포를 했다는 사실은 경찰의 과잉진압 주장에 무게를 실을 수 없다고 본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맥도날드 덱스터 경찰 총격 경찰 발포 시카고 경찰

2024-04-10

15분 동영상서 드러난 경찰의 거짓말

지난 2022년 9월26일 아버지에 의해 납치돼 경찰 추격전 끝에 경관 총에 맞아 숨진 사바나 그라치아노(당시 15세) 사건이 총격 당시 영상이 공개되면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은 당시 그라치아노가 경관 지시에 잘 따르고 있음에도 총격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리랜서 기자인 조이 스콧이 캘리포니아 공공기록법 요청을 통해 입수한 이 동영상은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국이 숨진 사바나가 보안관에게 먼저 총을 쐈다는 진술과 모순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총격 과정을 요약한 15분 분량의 이 영상은 지난 29일 가디언에 의해 첫 공개됐다.   당시 사바나는 캘리포니아고속도로순찰대(CHP)가 납치 앰버 경보를 발령한 지 거의 24시간 후에 샌버나디노카운티의 헤스페리아 지역 15번 고속도로 갓길에서 경찰 총격에 사망했다.   사바나에 대한 앰버 경보가 발령된 것은 이보다 앞서 폰태나 지역 한 주택 앞에서 사바나의 어머니 트레이시 마티네스가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바나가 실종됐음을 확인하면서였다.   셰리프국은 즉시 사바나의 아버지인 앤서니 그라치아노를 살인 및 납치의 주요 용의자로 지목했다. 당국은 그라치아노가 트레이시에게 총격을 가한 비슷한 시간대에 인근 학교에 있던 다른 사람과 어린이에게도 총을 쐈다고 밝혔다.   사바나에 대한 앰버 경고가 발령된 다음날인 9월27일 그의 트럭을 목격한 시민의 신고가 접수됐다. 곧 경찰은 그라치아노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출동한 셰리프국 요원들은 오전 11시쯤 렌우드 인근에서 그라치아노 부녀가 탄 트럭을 발견했지만 차량을 세우려던 중 총격을 받았다. 곧 70마일에 걸쳐 추격전이 이어졌고, 그라치아노는 반자동 총기로 트럭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추격전은 부녀가 탄 차량이 프리웨이를 이탈해 가파른 제방으로 올라가려던 순간 끝났다.   당시 셰리프국 헬리콥터에서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그라치아노는 당시 포위하고 있던 여러 대의 경찰 차량을 향해 후진했고 총격을 가했다.   트럭이 멈춘 후 사바나는 조수석에서 내린 뒤 바닥에 몸을 낮게 웅크리고 있었다. 이어 거리를 두고 대치하고 있던 셰리프국 요원이 그녀에게 이쪽으로 오라고 지시했다. 사바나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 몸을 웅크린 채 계속 앞으로 걸어가던 중 셰리프국 요원이 쏜 총에 맞았다.   영상에서 총격 후 사바나의 몸은 흐릿하게 처리됐다. 그녀가 총에 맞자 누군가 무전기를 통해 “오, 안 돼”라고 말하는 소리도 들린다. 당시 현장에 있던 셰리프 요원들은 바디캠을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셰리프국은 사바나가 그라치아노의 트럭에서 내릴 때 근처에 있던 요원의 벨트에 달린 마이크에 녹음된 음성을 공개했다.   “차에서 나와!”라고 요원이 반복해서 외치자 뒷쪽에서 총격이 시작됐다. 요원은 사바나에게 지시했다. “이리 와! 이리 와! 어서, 어서, 어서 … 걸어와, 걸어와, 걸어와.”   직후 소녀가 바닥에 쓰러지자 요원은 동료 요원들에게 총격을 멈추라고 외쳤다.   “그만 쏴! 그라치아노는 차 안에 있어! 멈춰!”     그가 다시 소리쳤다. “소녀는 괜찮다니까! 그라치아노는 차 안에 있어! … 멈춰!”   총격 직후 셰리프국은 응급 치료를 하려 했지만 사바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그녀의 아버지 그라치아노도 현장에서 사망했다.   셰리프국에 따르면 사바나는 다른 쪽에서 트럭을 바라보고 있던 요원들의 총에 맞았다고 한다.     셰리프국은 총을 쏜 요원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그들은 트럭이 멈춘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높은 위치에 있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총을 쏜 요원들은 트럭에서 한 사람이 내려 가장 가까운 요원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고 총격을 가했다. 소녀에 가까이 있던 요원이 소녀를 부르고 지시에 따르라고 외치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총격 사건은 현재 캘리포니아주 검찰이 조사 중이다. 셰리프국은 동영상 외에 추가 논평이나 세부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사바나의 삼촌인 CJ 와이엇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라치아노가 아내 트레이시와 별거하는 동안 트럭에서 사바나와 함께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라치아노를 “학대적이고 교묘한 사람”이라고 부르며 사바나의 죽음에 대해 그를 비난했다.   와이엇은 “사바나는 정말 착한 아이였는데 이런 비극을 겪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격 사건 직후 샌버나디노카운티의 섀넌 디쿠스 국장은 사바나가 총에 맞기 전 요원들을 향해 달려갔으며 ‘전투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헬기가 촬영한 영상에서 사바나는 사망 직전 보안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총격 사건 다음 날, 디쿠스 국장은 주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발표한 성명에서 “셰리프국 수사관들은 총격 당시 사바나가 현장 요원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셰리프국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한 요원과 이인근을 지나던 운전자는 추격 과정에서 트럭 조수석에서 누군가 총을 쏘는 것을 목격했다고 신고했다.   셰리프국은 사바나가 보안관에게 총을 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으며, 이 문제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해명했다.   당국은 사건 현장에서 방탄복과 전술 헬멧과 함께 여러 개의 무기, 탄약, 섬광탄, 연막탄 등을 발견했다.   가주 법집행기관 총격사건의 전문조사관인 에드 오바야시는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사바나를 쏜 요원들이 영상과는 다른 각도에서 당시 상황을 보고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총을 쏜 요원들은 어떤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었을까요? 그들은 사바나의 손을 보지 못했을까요? 그들이 혹시 소녀가 요원을 향해 총을 쏘고 있다고 지레 짐작한 것은 아닐까요?”   일반적으로 캘리포니아 법 집행 기관은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 몇 주 또는 몇 달 내에 사건 동영상을 공개한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상황을 요약한 이 동영상은 공식 수사 보고서가 발표되기 전에 공개될 수 있다.   하지만 사바나 사건의 경우 셰리프국은 거의 2년이 지난 후에야, 그리고 기록에 대한 오랜 법적 다툼이 있은 후에야 총격 사건에 대한 요약본을 공개했다.   전미변호사협회 산하 비영리단체인 전국경찰책임 프로젝트의 로렌 본즈 국장은 총격 사건과 영상 공개 사이의 기간이 이번처럼 긴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본즈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제공된 내용과 실제 촬영된 동영상이 다를 경우 책임자가 나와서 그 불일치한 내용에 대해 설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동영상은 요원의 총격에 사바나가 숨졌다는 사실을 셰리프국이 처음으로 인정한 증거다.   그러나 법 집행 기관이 제공하는 이러한 유형의 비디오는 총격 사건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되긴 어렵다. 남가주에서 경찰력 남용에 따른 피해자를 대변해온 민권 크리스토퍼 부 사에드 변호사는 “공개된 동영상은 셰리프국 공보과에서 만든 영상”이라며 “셰리프국이 스스로 요원들을 버스 밑을 던지는 위험을 감수할 리 없다”고 말했다.   이 영상을 입수한 저널리스트 스콧은 캘리포니아 공공기록법에 따라 영상 공개 신청서를 제출한 지 18개월 후인 2022년 9월 셰리프국으로부터 영상과 오디오를 받았다. 스콧은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고 사건 수사는 투명해야 한다”면서 “영상 요청과 공개는 그렇게 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유형의 영상은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여주고 있음에도 경찰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다”면서 “여전히 의문점은 많지만 사바나가 죽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네이선 솔리스 기자동영상 거짓말 셰리프국 요원들 사바나 그라치아노 경찰 총격

2024-04-03

[스파 총격 참사 3주기] 아시안 증오범죄 해결책은 "역사 교육"

아시아계에 대한 편견이 면죄부 악용돼...공교육 통해 소수계 비하·차별 줄여나가야 캘리포니아선 아시아계 역사교육 의무화...막상 교실에선 가르칠 교사 없어 겉돌기만   캘리포니아주 공립학교 학생은 민족학을 필수로 배운다. 학생들은 이 교과를 통해 1992년 4·29 LA 폭동 당시 한인-흑인 갈등이 어떤 사회적 맥락 속에서 촉발됐는지, 어떤 정치적 영향을 끼쳤는지 생각할 수 있다. 당시 민족학 커리큘럼 승인을 위해 열린 공청회에서 시민단체들은 "오직 교육만이 비극적 증오범죄를 예방하고 대항할 수 있다"고 강조했었다.   아시안 증오범죄는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게 아시아인을 침입자나 외부인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비롯된다. 근본적 해결책으로 경찰력과 처벌 강화가 아닌 '아시아계 역사 교육'(AAS)이 꼽히는 이유다.   러셀 정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교수는 "아시아계에 대한 몰이해는 우리를 질병 전파자, 공산주의자, 저임금 노동자, 첩자로 쉽게 인식하게 만든다"며 "이러한 광범위한 편견 자체가 증오범죄를 용인하는 면죄부로 악용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K-12 공립학교에서 아시아계 역사교육을 의무화한 곳은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뉴저지 등 전국 10개 주에 불과하다.   15일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장태한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소수인종학과 교수는 캘리포니아 각 교육구의 세부 커리큘럼 확정을 위한 자문을 맡았다. 지난해 제정된 법(AB 1354)에 따라 향후 3년 내에 K-12 공립학교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역사를 필수 과목으로 가르쳐야 한다.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와 일부 주립대학도 포함된다. 오렌지 카운티 애나하임 고등교육구는 2023학년도부터 전국 최초로 미주 한인사를 가르치고 있다.   아시아계 역사 교육은 캘리포니아주 교육 당국이 인종평등을 위해 내린 전향적 결정이지만, "막상 학교 현장에서는역부족"이라고 장 교수는 지적했다.   "공립학교에서 아시아계 역사를 가르칠 역량을 가진 교사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의 역사 이해도 부족으로 2020년 공개된 인종학 커리큘럼 초안에는 미주 한인사가 누락된 반면 미국 내 K팝의 인기 현상이 중심 주제로 담기기도 했다. 주 내 민족학 박사학위 과정이 개설된 대학은 버클리와 샌디에이고, 리버사이드 등 3곳에 불과하다.   역사 과목의 대부분은 인종 갈등을 흑백 이분법 논리로 다루고 있다. 장 교수는 "수백 쪽에 달하는 역사 교과서 중 아시아계는 대륙횡단철도를 놓은 중국인 노동자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내 수용소에 집단 감금됐던 일본계, 두 장면에만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민 경험을 바탕으로 다문화 예술을 펼치는 한인 1.5세 허견 파슨스디자인스쿨 교수는 AAAJ(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 주최 추모식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은 이 나라에 언제, 왜, 어떻게 오게 됐는지를 매번 설명해야 존재의 정당성을 입증받을 수 있다"며 "평생 자신의 에너지를 존재 증명에 소진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인 커뮤니티가 차세대 교육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한글학교도 대부분의 역사 교육이 '한국사'에 치중돼 있고, 한인 '이민사'는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과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순신 장군이 아닌 도산 안창호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창호 선생은 한국사에서 독립운동가로 주로 기술되지만, 한인 이민사에서는 미주 최초의 한인타운인 파차파 캠프를 세운 위인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인종 역사와 문화가 공교육에서 균형있게 다뤄지면, 학교 안팎의 소수자 비하와 왜곡, 차별 사례가 줄어든다는 점은 다양한 실증 연구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장 교수는 "소수자가 사회적 차별에 맞설 근거를 내재하는 것이 역사교육"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인 등 소수계 청소년들은 유년 성장기 대부분을 인종차별적 환경에서 보내는데, 한인 이민의 역사적 맥락을 알지 못해 무력하게 차별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모 역시 이민 역사를 잘 알지 못하면, 자녀의 인종차별 경험을 어린 시절 흔히 겪는 또래 간 다툼으로 묵인하게 된다"고 장 교수는 덧붙였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애틀랜타 스파 총격 3주기 역사 교육 아시아계 역사교육 캘리포니아 공립학교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2024-03-15

애틀랜타 총격 3주기, 목소리 없는 한인사회

애틀랜타 지역 한인 스파 총격 참사 3주기(3월 16일)를 맞아 LA를 비롯한 전국에서 추모행사 등이 잇따라 개최된다.   단, LA에서는 중국계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만 열릴 뿐 정작 한인 단체들의 행사는 전무하다.   중국계를 중심으로 한 반아시안증오범죄연합(AHCC), 아시안청소년센터(AYC) 등은 16일 오전 9시 45분 로즈미드 지역 커뮤니티 레크리에이션 센터(RCRC)에서 애틀랜타 총격 참사 3주기를 패널 토론회를 진행한다.   ‘기억하기, 애틀랜타 증오범죄 총격 사건’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토론회에는 마이크 잉(전 가주하원의원), 블레이크 차우(LAPD 부국장), 에스더 림(LA카운티검찰 아태계 자문위원) 등이 패널로 나선다.   AHCC 신디 우 공동대표는 “특히 아시아계 여성을 대상으로 했던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은 여성에 대한 혐오, 인종차별, 총기 폭력 등의 문제를 드러냈다”며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토론회를 진행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14일 조지아 주 청사 앞에서는 중국계인 미셸 아우 조지아주 하원의원을 비롯한 당시 피해자 유가족, 아시아계 단체 관계자 등이 기자회견을 갖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증오범죄에 맞설 것을 촉구했다.   총격 참사 3주기인 16일(내일)에는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추모 행사가 진행된다. 아시안증오범죄방지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이 날 행사에는 지역 주민들이 참석, 아시아계가 겪는 차별과 폭력 등에 대한 경험과 대응 방안을 나누게 된다.   이 가운데 정작 LA 한인사회에서는 총격 참사 3주기를 앞두고 계획된 행사 일정은 없는 상황이다.   LA 한인회 제프 이 사무국장은 “특별히 계획된 행사 일정은 없다”며 “다른 단체들이 준비하고 있는 행사도 어떤 게 있는지 모르겠다”고만 말했다.   특히 한인이 관련된 총격 참사였음에도 LA한인사회의 목소리가 없다는 점은 아쉬움이다. 특히 남가주 지역에서는 라구나우즈 제네바 장로교회 총기 난사 사건(2022년), 몬터레이 파크 총격 사건(2023년) 등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상황에서 LA 한인사회가 잠잠한 것은 정작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인식 부재가 문제로 지적된다.   LA지역 강지니 변호사는 “소수계는 주류사회를 향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일이 매우 중요한데 타민족과 달리 한인들은 사회적 이슈에 무관심한 것 같다”며 “특히 한인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인데도 3주기 추모식을 중국계 단체들이 나서서 주도한다는 게 참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애틀랜타 한인 스파 업소 연쇄 총기 난사 사건은 지난 2021년 3월 16일에 발생했다. 당시 용의자 애런롱은 한인 등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스파 등을 돌며 총기를 난사,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한 총 8명이 숨졌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중국 애틀랜타 애틀랜타 총격 애틀랜타 한인회관 애틀랜타 증오범죄

2024-03-14

[기고] 애틀랜타 총격 참사 3주년, 바뀐 것은 없다

내일은 애틀랜타 총격 참사 3주년이 되는 날이다. 2021년 3월16일 20대 백인 청년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스파들을 돌며 총기를 난사 8명이나 살해한 사건이다. 사망자 가운데  6명이 아시안 여성이었고, 그중 4명이 한인이었다. 아시안을 표적으로 한 것이 분명한 이 사건에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가 분노했다. 아시안을 대상으로 하는 증오 범죄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애틀랜타 총격 참사에 대한 관심은 예전 같지 않다. 도와주겠다, 같이 싸워주겠다던 목소리는 사라졌다. 이제는 지나간 일이라는 말도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아시안 대상 증오 범죄도 사라지지 않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통계에 따르면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1년간 미국 내 아시아계 대상 폭력 사건은 전년보다 339%가 폭증했다. 이 기간 많은 사건이 경찰에 신고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그 숫자는 훨씬 많을 것이다.     당장 여러분이 길거리나 SNS(소셜네트워크) 등에서 누군가에게 인종차별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가정해 보자.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맞받아쳐야 하나, 도망가야 하나, 아니면 당장 911에 신고해야 하나 등을 두고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이내 영어도 잘 못 하는데, 영주권 진행 중인데 괜히 경찰하고 엮였다가 긁어 부스럼 아닌가 등의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스칠 것이다.     결국 나를 대신해 싸워줄 사람은 없다. 본인이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남가주 아시안 정의진흥협회(AJSOCAL) 카니 정 조 대표는 “지난 몇 년간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 인디애나 폴리스 총격 사건, 몬터레이파크, 하프 문 베이 총격 사건 등으로 아시아계는 집단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진흥센터(AAJC) 존 양 회장은 “아시아계 증오 범죄 피해의 파장이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시안 증오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일부 단체들이 나서고 있다. 독자들도 알아두면 유익할 것 같아 소개한다.       최근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진흥협회(AAJC)와 남가주 아시안 정의진흥협회(AJSOCAL)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증오범죄 대처 웹사이트 ‘아시안 리소스 허브(asianresourcehub.org)’를 출범했다. 이 웹사이트는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지원되며 증오범죄 대처 요령 및 비상시 연락처 등을 제공한다. 증오범죄를 신고할 수 있는 인터넷 링크도 제공한다. 또한 지역별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LA한인타운 지역 집코드를 입력하면 AJSOCAL , 한미연합회(KAC),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 AAPI Equity 등의 연락처가 나온다.  애틀랜타 지역도 집코드를 입력하면 노크로스의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진흥센터(AAJA)와 미드타운의 락샤(Raksha) 주소와 연락처가 나온다. 이 웹사이트는 또 FBI(연방수사국)와 지역 경찰에 신고된 증오 범죄 데이터 등을 결합해 LA와 애틀랜타 지역의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 통계도 추출할 수 있다.     내일 전국 각지에서 ‘함께 맞서자!(Stand Together!)’는 애틀랜타 총격 참사 3주년 추모식이 열린다. 거주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애틀랜타에서는 16일 오후 5시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희생자 추모식이 열린다.     불행했던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의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한인들이 함께했으면 한다. 당장 바뀌는 것은 없지만, 조금씩 전진한다면 그것이 미국을 바꾸는 길이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애틀랜타 총격 애틀랜타 총격 아시안 증오범죄 애틀랜타 지역

2024-03-14

‘우정의 종각’ 샌피드로 인근 총격사건 급증

한국정부가 기증한 ‘우정의 종’이 있는 샌피드로 지역에 총격이 급증하면서 경종을 울리고 있다.     통계 분석 매체 ‘크로스타운’에 따르면 샌피드로는 총격 사건에 있어서 비교적 안정한 지역이었지만 지난해 총격이 거의 90건에 육박하면서 치안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020년에는 63건을 기록했고,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71건, 58건으로 집계됐다.     샌피드로의 총격 증가는 급작스러운 변화다. 지난 2021~2022년에도 월간 총격이 9건을 넘긴 적이 없었지만 지난해 9월 14건을 기록했고,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19건을 기록했다.     총격 증가를 보이는 지역은 샌피드로 뿐만이 아니다.   샌피드로와 인접한 윌밍턴에서도 지난해 9월 총 11건의 총격이 보고됐는데, 이는 지난 2년새 가장 높은 월간 수치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갱단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매체는 추측했다.     지난해 9~10월 사이 샌피드로에서 발생한 총격 33건 중 11건(33%)이 갱단이 연루된 사건이었다. 샌피드로는 LA 인기 관광지로 한인들로 자주 가는 ‘우정의 종각’과 ‘포인트 퍼민 라이트 하우스’ 등이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은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같은 총격 증가는 치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한편, 지난해 LA시 전체 총격은 전년도보다 소폭 감소했다.     LA경찰국(LAPD) 통계에 따르면 그해 총 2852건이 발생해 이전해(2022년)보다 8.8% 감소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샌피드로 빨간불 샌피드로 총격 치안 빨간불 사이 샌피드로

2024-02-21

'공포'의 경찰 총격...작년 103건 중 절반 가량 사망

정신 질환을 앓던 애틀랜타의 22세 흑인 남성 나이길 컬린스는 2022년 5월 벅헤드 한 음식점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체포 당시 바디캠(경찰이 착용하는 카메라)을 돌려 본 결과, 그는 손을 든 채 경찰 지시에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부검 결과 그의 몸에서는 10발의 총상이 발견됐다.   애틀랜타 라디오 방송국 WABE가 조지아수사국(GBI)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경찰이 시민을 향해 총격을 가한 사건은 103건에 달했다. 이중 절반 가량인 48%(49건)가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 전년(2022년) 112건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2020년 96건에 비해선 1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중 최소 12건 이상이 공기총 등 복제·모의 총기류를 실제 총기로 착각해 과잉 진압한 결과로 드러나 심각성을 더했다. 태디우스 존슨 조지아주립대(GSU) 범죄학 교수는 "총기 소지가 보편화되며 경찰이 시민 대다수를 무장한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특히 조지아주의 경우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2022년 4월 총기휴대 자유화 법안(SB 319)에 서명한 이후 일반인의 총기 소지율이 더욱 높아졌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도시에서 교외로의 이주가 증가하며, 경찰 등 치안 인력이 대폭 재배치된 점도 경찰 폭력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지역사회에 연고가 없거나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찰이 늘어날수록 폭력적 진압 방식을 쓸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매체는 경찰의 시민 총격에 대한 내사 또는 현장 기록 공개를 의무화하는 주 법규정 조차 없다며 의회가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경찰 총격 경찰 폭력 총기 소지율 지난해 경찰

2024-02-21

몬터레이파크 총격 희생자 후원금 도난

몬터레이파크 총격 참사 1주기를 맞아 희생자 추모 후원금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24일 NBC4뉴스는 ‘아케이디아 도넛’ 가게 부부가 지난 주말 동안 몬터레이파크 총격 참사 1주기 추모 및 생존자 상담치료를 돕기 위해 모금한 후원금 2000달러를 신원미상 절도범이 훔쳐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케이디아 도넛 가게 안주인 셸리 엉은 1년 전인 2023년 1월 21일 몬터레이파크 스타 볼룸 댄스 스튜디오 총기난사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다고 한다. 당시 셸리는 사람들이 주변을 둘러싸 총격 피해를 면했지만, 이후 정신적 트라우마로 MPK 호프 레질런시센터에서 상담치료를 받아야 했다.   엉 부부는 총격 참사 1주기를 맞아 희생자 11명을 추모하고 상담센터에서 치료받는 생존자들을 돕기 위해 도넛 가게에서 모금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24일 오전 누군가 도넛 가게 앞에 주차된 업주의 세단에 접근했고, 유리창을 깬 뒤 트렁크에 있던 노트북과 후원금 2000달러를 챙겨 달아났다. 범행 장면은 도넛 가게 방범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아케이디아 도넛 가게 업주 프란코이스엉은 NBC4 인터뷰에서 “방범카메라 화면을 보니 누군가 뛰는 모습이 보였고 차로 가보니 (유리창이)깨져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아케이디아 도넛 가게는 피해 사실을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알리고, 온라인 모금 웹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9903cbf1)에서 새 후원금 모금에 나섰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몬트레이파크 희생자 몬트레이파크 총격 희생자 추모 총격 참사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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