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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사순절과 함께오는 소망

김효남 HCMA 채플린 본부 디렉터

김효남 HCMA 채플린 본부 디렉터

올해 사순절(Lent)을 맞이했다. 우리 육신의 삶이 한계가 있음을 재인식하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을 시작으로 마음의 옷깃을 여미고 출발하게 된다. 주일을 제외한 40일간의 신앙여정 중 명상과 성찰의 시간을 선택하는 기간이다. 광야 길에 명상이란 그늘에서 쉬는 것이라기보다 천로역정을 가면서 목적지를 다시 바라보는 모습일 것이다.  
 
성서 역사상 바울 사도는 신약성서의 절반을 기록하는 데 사용 받은 사도 아닌가. 그뿐 아니라 사도 중에서 교회사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고백하는 자아상을 말할 때 오히려 이렇게 그린다. “나는 죄인 중 가장 큰 죄인이라. 오직 주께서 나를 충성되이 보시고….”  뜻밖의 신앙고백이다. 자신의 재능과 업적을 말해주기 바라는 현대인의 안목으론 마음 깊이 와 닿는 영성이다.
 
사순절 기간을 기회로 삶의 목적지를 다시 바라보자는 생각이 많아진다. 이 기간은 수 세기 동안, 주께서 친히 고난받으신 것을 현대인도 그 의미를 담아 각자 삶의 상황에서 자원하여 성찰의 자세를 점검하는 시간이라 하겠다.  그런 후 다가오는 ‘고난주간(Passion Week)’에 주께서 친히 지신 십자가와 나 자신의 모습을 함께 바라보면서 자아상을 재인식하는 절기라 하겠다.
 
돌아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미국에서만 90만 명의 시니어가 생명을 잃었다. 전체 희생자 4명 중 3명이 시니어였다. 시니어에 대한 관심과 의학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 사순절의 안목으로 성찰해 봄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돌봄과 영적 지혜를 더 할 것이다.
 


우리의 순례 여정에서 만나는 상실과 슬픔, 생로병사의 필연적 만남이 별다른 아픔과 의미가 없다면 현대인을 위한 사순절의 의미도 크지 않다. 하나 삶에 별다른 아픔이 없고, 또한 그 의미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각자 천로역정에서 하나님의 의를 경험하는 일보다 더 위대한 축복은 또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가지게 된다. 병원 목회에서 수많은 임종 환자를 만나 위로하며 기도할 때, 그분들에게서 배운 교훈은 하나님의 의를 경험하는 것이 소중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험이 있는 환자는 생로병사에서, 아픔과 슬픔 중에도 자신은 사랑받는 자, 그리고 용서받은 자임을 느끼게 해준다.
 
사순절과 함께 오는 소망이 감사하다.  주님의 고난에서 현재의 나의 슬픔에도 불구하고 뜻밖에 소망을 발견한다. 누가 나 같은 사람을 사랑하고 용서하겠느냐고 낙심할 그때 사순절은  특별한 회심과 성찰의 기회를 준다.  
 
올해 사순절에 우리 모두 삶의 여정에서 새로운 소망을 경험하기를 기원한다.

김효남 / HCMA 디렉터·미주장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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