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론] 동포청, 한인 이민사 교육에도 관심을
인천광역시를 방문하면서 최근 송도에 설립된 재외동포청(동포청)을 방문했다. 이기철 초대 청장을 만나 재외동포청 출범 100일이 지나며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듣는 기회도 가졌다.
재외동포청의 기본 미션은 ‘재외동포와 대한민국의 공동발전을 통해 글로벌 중추 국가 실현과 인류의 공동번영에 기여한다’로 되어 있다. 특히 재외동포청은 과거 재외동포재단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할 것을 천명했다.
이 청장은 과거 재외동포재단이 단순히 정부 정책을 추진했던 것과 달리 동포청은 재외동포와 호혜적인 동반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책 수립과 이행으로 이원화되어 있던 동포정책을 일원화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또 그동안 국내 거주 재외동포는 정책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나 앞으로는 정책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청장은 여러 부처로 나뉘었던 민원서비스를 통합민원서비스로 통합해 재외 한인들의 편의도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궁극적으로 해외 거주 재외동포들도 동일한 수준의 민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특히 동포청은 한글학교 지원 강화 정책으로 운영비를 대폭 증액하고 교사연수 지원을 통해 한글학교 교사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주 지역 한글학교와 한국어 강좌는 한글을 가르치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필자는 이제 방법을 바꾸자고 제안하고 싶다. 수강생들에게 미주 한인사회 역사와 문화도 함께 가르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들에게 코리안-아메리칸의 정체성 확립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하고, 타인종 학생들은 한인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동포청은 재외동포와 대한민국의 공동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찾아볼 수 없어 아쉽다. 다만 차세대 동포에게 한국 발전상을 교육해 모국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고 정체성을 함양시킨다는 계획이다.
차세대들이 모국의 발전상에 대해 알면 분명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미주 한인’이라는 의식이 전제되어야 모국에 대한 관심과 자긍심도 생긴다. 따라서 미주 한인사와 모국의 발전상을 동시에 교육 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천광역시가 운영하는 재외동포 웰컴센터도 동포청과 같은 빌딩에 입주해 재외동포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동포청과 인천광역시가 잘 협조해 성공적인 재외동포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길 바란다.
그런데 필자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다소 불쾌한 경험을 했다. 별로 크지 않은 캐리온 가방을 들고 송도에서 서울 강남으로 가는 버스에 타려고 하자 운전기사가 큰 소리로 “이런 가방 들고 타면 안 돼요”라며 화를 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버스 어디에도 캐리온 가방 휴대를 금하는 문구는 없었다. 그 운전기사는 “이번은 봐 주지만 다음부터는 안 된다”며 선심 쓰듯 말했다. 마치 무슨 큰 죄라도 진 듯 망신스러웠다. 모처럼의 한국 방문이라 필자가 모르고 한 실수일 수 있지만 운전기사의 반응은 지나쳤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억울함도 들었다.
한국을 방문하는 한인 가운데는 필자와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재외동포 민권 서비스 시스템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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