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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영감님들의 말싸움

‘영감님’은 남성 시니어에 대한 존칭어다. ‘영감’이란 말은 조선시대에는 종2품과 정3품 사이의 고위직을 칭하는 말로 쓰였다고 한다. 지금 같으면 차관급의 고위직에 해당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법관, 고위 공무원 등 직위가 높은 사람을 칭하는 말로도 쓰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국회의원들도 당연히 ‘영감님’ 소리를 들을만 하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젊었을 때 경찰들이 젊은 검사를 “영감님, 영감님”하며 불렀던 기억이 난다.
 
국회의원 중에는 나이가 많은 분도 있지만 거의 젊은 영감님들이다. 이 영감님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은 좋은데 언론 매체나 유튜브 등에 소개되는 그들의 활동 모습을 보면  허구한 날 말싸움이다. 질문하는 사람이나 대답하는 사람 얼굴에 미소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미움만이 가득하다. 그리고 도전적인  말투로 대화가 오고 간다. 저래서 어떻게 정답을 찾을 수가 있을까 하는 염려가 앞선다.
 
그러다가 때로는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국민을 위한 정답이 아니고 서로 이기려고만 할 뿐 양보하는 모습은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상대방을 제압하는 데 급급하다. 생각이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내 의견을 살펴보지 않는 것 같다. 상대방을 높여 주는 자세는 커녕 깎아내리려고만 한다. 품격 있는 토론을 찾아볼 수가 없다.  
 
물론 자기 의견을 관철하려는 의지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모든 정책의 결론은 국민을 위한 관점에서 찾아야 하는데 편견과 선입견, 주관적인 판단으로 예단하며, 감정적인 자기주장이 강하다 보니 불평불만으로 가득 차 열린 마음은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다.
 
정치적 견해가 달라 판단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모든 안건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논리적 과정을 통해 정책을 결정한다면 영감님들의 말싸움을 누가 탓하겠는가.
 
1965년 6월 한일협정이 체결됐다. 청구권 자금으로 1970년 포항종합제철이 착공되었고,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어 5년 후엔 현대의 포니가 경부고속도로를 질주하지 않았던가.
 
오늘의 한국은 많은 의견과 반대를 통해 정답을 찾으면서 이뤄졌다. 말싸움으로만 끝나선 안 된다. 위정자들은 미래를 보고 판단하고 가야 한다.
 
모든 사람을 위해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해 보자. 말싸움으로 거짓이 진실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진실이 아니다. 지도층 영감님들은 웃는 모습으로 질문하고 오가는 대화에서 진실을 찾고 허위와 부정을 가려내야 한다. 편안한 정치를 통해 국민에게 편안한 삶의 희망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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