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우리의 환상적인 미래
요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테너 김호중의 세종문화회관 공연 노래를 들었다. 김호중은 고교 시절 이른바 불량학생이었는데 지금처럼 훌륭한 음악가로 변할 줄은 본인도 몰랐다고 한다.
나는 6·25 한국전쟁이 완전히 끝나기 몇 달 전 배재학당에서 열린 서울 중고교 음악경연대회에서 입상했다. 그런데 성악가가 되고 싶었던 꿈이 음악선생의 반대로 깨졌다. 그 후 나는 박태준 박사가 교수로 있는 연대 신과대학에서 신학과 음악을 공부했고 교회 성가대 지휘자와 목사가 나의 미래의 삶이 되고 말았다.
아주 오래전 조지 오웰이 쓴 ‘1984년’이라는 예언적 책이 출판되면서 세상이 뒤숭숭했던 적이 있었다. 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어 모든 물품에 바코드가 새겨질 뿐 아니라 사람의 이마에도 바코드가 찍히는 세상이 온다는 내용이었다.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믿는 사람도 무척 많았고 설사 그대로 믿지는 않는다 해도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제법 많았다. 물론 모든 상품에 바코드가 새겨지는 세상이 된 것은 오웰의 예언이 맞았다.
그런가 하면 1999년 말에는 뉴밀레니엄버그 (Y2K) 문제 때문에 세상이 또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러시아의 핵탄두가 컴퓨터 오작동으로 워싱턴DC로 날아올까봐 러시아의 미사일 전문가가 미국 펜타곤에 머무는 소동까지 벌어졌었다.
이 밖에 우리는 전쟁 무기나 자연의 재앙 때문에도 미래에 대해 불안한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고 있고 북한의 핵무기 실험도 지속하고 있는가 하면 홍수·폭염 등 엄청난 자연재해가 발생해 생명과 재산을 잃는 슬픔을 겪고 있다. 아무튼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다가올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상식을 뛰어넘는 일들이 벌어질 때마다 두려운 생각을 하게 된다.
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그가 펴낸 ‘혁명적 부’ 란 책에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제3의 물결인 ‘지식혁명 세대’가 완성되는 새로운 문명시대가 될 것이라고 매우 희망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미래의 경제와 사회가 형태를 갖추어감에 따라 개인과 기업, 조직, 정부 등은 미래로 뛰어드는 가장 격렬하고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무튼 예측하지 못한 비극적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미래에 대해 두려운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환상적 미래가 우리에게 다가올 날이 머지않을 것이란 부푼 꿈을 간직할 때 우리의 가슴은 뜨겁게 뛰게 되는 것이다.
이제 2023년도 절반을 지나버린 이 순간, 아니 가쁜 숨을 쉬면서 미래를 바라보는 이 순간, 아직 숨겨져 있는 기쁨의 그 모습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 기쁨을 찾아 2023년의 절반을 희망차고 환상적 미래가 되도록 우리 모두 힘써 보자.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증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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