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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나무 그늘 아래

감나무 그늘 아래 레몬밤향기
 
 
 
봄바람 틈새로 추억을 부르고
 
늘어진 기저귀 엉덩이에 감싸여
 


살며시 묻혔던 어머니의 품 안
 
지금도 따스한 숨소리가 출렁인다.
 
 
 
감나무 그늘 아래 달맞이꽃향기
 
달빛 사이로 흔들리고
 
저 너머 이국땅에 떠나보낸 아쉬움
 
명치끝에 꾹 꾹 눌러 놓았던
 
어머니의 그리움의 씨앗
 
어젯밤 나의 꿈속에서 피었나 보다.
 
 
 
감나무 그늘 아래 백합꽃향기
 
가로등 빛에 흔들리고
 
세월의 주름을 접으며
 
두 손 모은 어머니 기도 소리
 
밀물처럼 밀려와 내 마음을 적신다.
 
 
 
보고픈 마음
 
조심 조심 다독여
 
눈을 감으면
 
썰물처럼 가 닿을까.

김수지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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