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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한 정부가 만든 그늘막 대참사

LA교통국 예산·인력 늘리고도
주민 편의 개선 정책은 실종
그늘없는 그늘막 이틀째 비난
시전역 설치시 최대 800만불

1306만 달러.  
 
LA시교통국(DOT)의 2023~2024년 회기연도 예산 인상분이다. 교통국 예산은 인프라 구축을 이유로 매년 5~10%의 인상을 거듭하고 있으며, 지난주 시의회의 인준을 받은 내년 교통국 예산 총액은 2억1678만여 달러로 약 6.4% 늘었다. 1441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시정부 핵심 부서로 내년에 신규 인력 367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인건비만 589만 달러로 책정돼 전년 대비 230만 달러 많다.
 
예산과 인력은 늘었지만 그들이 챙겨야할 관내 버스 이용자 64만명(5월1일 현재)의 안전과 보건은 어디로 간 것일까.  
 
‘그늘이 없는’ 그늘막(사진)을 만든 파일럿 프로그램 예산은 교통국에서 ‘쿤키 디자인 이니셔티브(KDI)’로 지급된다. 〈본지 5월 23일 A-1면〉
 


파일럿 프로그램에는 20만 달러가 투입되지만 만약 그늘막이 시 전역에 설치된다면 600만~8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내 1000여 개의 버스 정류장에 KDI의 그늘막이 설치되면 혈세가 뙤약볕으로 돌아오는 웃지 못할 상황이 되는 것이다.
 
비난은 그늘막 공개 이틀째에도 쇄도하고 있다. 정치와 문화 환경 등을 다루는 매체 ‘슬레이트(Slate.com)’는 “나태한 관료들이 수주 회사에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으며 결과는 대참사(disaster)와 같은 것이었다”며 “성평등과 같은 의미를 부여해 자기만족은 했을지 모르지만 시민들은 이제부터 자외선을 만끽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도 교통국의 그늘막을 희화화하거나 관료주의의 상징이 될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밸리 거주 시민이라고 밝힌 한 시니어는 “그늘막을 우리 동네 설치하고 시장과 시의원 모두를 초대해 30분만 땀을 흘려보면 문제가 풀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디자인이 논란이 되자 KDI가 제작한 다른 그늘막이 관심으로 떠올랐다. KDI 홈페이지에는 지난해 10월 가주 오아시스에 설치된 그늘막이 소개돼 있으며 LA의 파일럿 프로그램과는 다소 동떨어진 전통적인 그늘막 모양을 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교통국은 트위터를 통해 “전통적인 그늘막은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며 협소한 정류장 공간에는 아예 설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해당 메시지에는 비난 메시지가 200여 개 달리며 논란을 더욱 뜨겁게 하고 있다.  
 
뉴스를 접한 LA 지역 한 대중교통 전문가는 “디자인을 변경해 추진하라는 여론 압박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예산 부담이 있다면 광고 노출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해가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그늘막 논쟁과 관련해 시의회 회기가 열리는 26일(금) 시민 자유 발언 시간에 비난의 목소리가 넘칠 것으로 예고되면서 시 행정부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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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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