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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론] AI시대, 새 일자리는 계속 창출된다

권영일 애틀랜타 중앙일보 객원 논설위원

권영일 애틀랜타 중앙일보 객원 논설위원

챗GPT 출현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최근 부쩍 높아졌다. 시나브로 4차 혁명시대에 접어든 것을 실감하게 한다. AI가 보편화된 사회는 과연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세상만사 모든 것이 그러하듯 새 문명의 이기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이 함께 몰려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끈다. 주된 요인은 AI가 일자리를 대체하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최근 정리해고를 단행한 직후 “(빈자리가) 앞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어두운 이면이다.  
 
비관론이 팽배한 만큼 긍정론도 만만치 않다. 일자리 잠식보다 창출이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인 AI와 일자리에 관련한 백서(Preparing for AI)를 발간했다. AI가 기존 단순반복적 업무를 대체하지만,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 창출이 그 감소를 대폭 상쇄할 것이라는 게 골자이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생성 AI가 3억 개의 일자리에 영향을 끼치지만, 지구촌의 GDP를 7% 성장시킬 것으로 예측했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80년 동안 늘어난 일자리의 85% 이상이 신기술 중심의 새로운 직종에서 나왔다.  
 
지식인들은 수십 년 전 인터넷이 등장할 때도 비슷한 우려를 했다. 하지만 인터넷 기술은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현재 미국 GDP의 10%를 차지한다.  
 
AI는 세 가지 채널에서 새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직접 효과로 AI 기술을 개발, 유지 및 개선하기 위해서다. 또한 AI 기술 도입을 지원하는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도 있다. 이는 과거 신기술의 물결에서도 나타났다. 실제 자동차의 도입으로 1910~1950년 사이 미국에서는 690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  
 
궁극적으로 소득증대 효과도 가져올 것이다.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기업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소비자는 더 저렴하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그 결과, 소비자의 소비력과 상품 수요는 증가하고, 기업은 추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연관 근로자를 필요로 하는 선순환 효과가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파괴해서 실업이 증가하리라는 것은 기우라고 할 수 있다. 일자리 파괴 우려는 기술이 자동화의 위력을 보여줄 때마다 제기되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이른바 특이점(Singularity)을 주장하는 시각도 있지만 영리에 이용하려는 공포 마케팅일 가능성이 높다.
 
‘AI가 일자리를 줄인다’는 주장은 상품과 서비스가 유한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생산물(Output)이 한정된 상황에서는 일리가 있다. 그런데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기업들은 끊임없는 새로운 소비를 만들어낸다.  
 
실례로 한때 휴대 전화기가 부의 상징인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이 이용하고 있고, 심지어 상당수는 첨단 스마트폰을 거의 해마다 새로 구입한다.
 
일부에서는 이와 함께 AI가 인간의 유연성과 창의성을 대체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이런 기술은 말이 쉽지 실현하기가 만만치 않다. 일정한도까지는 가능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최종 상품과 서비스는 결국 사람의 손이 가야 한다. 가치는 고객이 만족하는 조합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 덕택에 인류는 오히려 더 많은 일을 하고, 더욱 풍족한 세상에 살고 있다. 물론 무엇보다 미래 소득 불평등의 심화를 줄이기 위해 직업 전환에 대비한 재교육은 필요하다.
 
AI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일과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도 계속 창출할 것이 분명하다.

권영일 / 애틀랜타 중앙일보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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