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갈 집이 없다" 봄철 주택 매물 대란
소유주, 저금리 모기지 고수 집 안 내놔
4월 매물 21% 감소…한인 선호지역 심해
몇 년 전에 받은 초저금리 모기지를 포기 못 해 많은 주택소유주가 주택 판매 계획을 보류해서다.
한인들 밀집지역인 라크레센타, 글렌데일 등 LA 인근 지역과 부에나파크, 풀러튼, 브레아 등 OC 지역에서 열리는 주말 오픈하우스에는 최대 200명까지 바이어들이 몰리고 10~20개 멀티오퍼를 받고 있다.
한인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해마다 봄이사철 부동산 시장이 뜨거운 영향도 있지만 올해는 매물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30년 고정모기지 이자율이 7%에 근접해도 한인들의 선호지역은 여전히 부동산 시장이 달아올랐다.
남가주 한인부동산협회 제이 장 회장은 “모기지 이자율이 6%가 넘어간 기간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높은 모기지에 어느덧 적응했다”며 “4월에 들어서면서 한인 선호 지역 부동산 시장은 뜨거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여름 고공행진했던 주택가격이 10~20%정도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세”라며 “매물부족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LA 한인타운도 전반적으로 매물이 부족한 상태로 평균 오퍼는 3~5개정도다.
드림부동산 케네스 정 대표는 "금리인상에 경기침체 경고가 나오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기대하는데 의외로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고 있다”며 “하락폭은 5% 미만으로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봄이사철에 부동산 시장이 뜨거운 학군 좋은 라크레센터 인근 지역도 4월부터 오픈하우스에 바이어들 몰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5월 초 주말 글렌데일에서 열린 타운하우스 오픈하우스에는 170여명의 바이어들이 다녀갔다. 이틀 동안 받은 오퍼는 20개로 리스팅 가격보다 17만 달러 높은 가격으로 에스크로에 들어갔다.
소사이어티 리얼티 모니카 안 대표는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3월까지 우기로 LA 북부 인근 부동산 시장이 잠잠했지만 4월부터 매물을 내놓으면 바이어 에이전트들의 전화가 빗발친다”며 “리스팅 가격보다 높은 오퍼는 물론, AS IS 수용, 컨텐전시 리무브 등 셀러 마켓으로 반짝 전환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이런 부동산 시장에 대해 NA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렌스 윤은 “주택 판매가 떨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도 하락했지만, 바이어들 사이 경쟁하고 있어 집을 구하기가 어렵다”며 “독특한 시장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자녀 학군, 직장 재배치, 시니어들의 주택 다운사이징 등의 이유로 이사해야 하는 주택소유주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이다.
불과 2년 전 30년 고정모기지 이자율이 3.4%였지만 현재 7% 가까이 육박하는 데다 주택가격도 내려갈 조짐이 없어 자칫 2배 가까이 모기지 이자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기지 데이터 회사인 블랙 나이트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기준 모기지의 거의 3분의 2가 이자율이 4% 미만이었다. 15일 기준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이자율은 6.89%였다.
팬데믹동안 재융자한 주택소유주 급증과 함께 수백만 주택소유주들이 저금리 장기대출을 받았다. 2월 실시된 리얼터닷컴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동안 주택을 판매하고 새집을 구매할 계획인 사람들의 56%가 모기지가 하락할 때까지 기다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얼터닷컴의 지난 4월 신규 리스팅 매물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1% 감소해 봄철 주택 구매 성수기에도 셀러들이 매물 내놓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을 대변한다.
낮은 재고 물량은 심각한 상태다. NAR에 따르면 주택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 주택시장은 2022년 1월 1.6개월 공급량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올해 3월에는 2.6개월 공급량을 기록했다.
프레디맥의 샘 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주택소유자들이 갈아타기를 포기하면서 매물 부족으로 신규 바이어들의 시장 진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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