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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극해의 소음 공해

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국제해사기구(IMO)는 북극을 포함한 해양 환경을 소음 공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점진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환경 단체와 환북극원주민협의회(ICC ; Inuit Circumpolar Council)는 이것으로 불충분하다는 주장이다.  
 
국제해사기구 소위원회는 소음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2014년 수중 소음 지침을 개정했다. 소위원회는 이전에도 북극에서의 중유 사용 및 블랙 카본 배출에 관한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필자는 작년 2월 ‘오염되는 북극해 항로’라는 칼럼을 통해 북극항로 증가에 따른 수중 소음 문제를 지적했었다.    
 
북극청정동맹 및 세계야생동물기금을 포함한 국제 환경단체는 선박의 수중소음 문제에 대한 IMO의 진전을 환영하면서도 더 신속한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 또 환북극원주민협의회는 소음 감소 계획 및 특정 선박 운항 감소 목표에 대한 포괄적인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해사기구는 2014년부터 선박 설계 및 건조 소위원에서 권고사항을 개정했지만, 자발적 지침을 의무 규정으로 전환하는데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세계해사기구의 가이드라인은 본질적으로 권장사항이기에 아직 이를 구현한 선박이 없다. 이는 선박설계 및 건조에 따른 경제성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북극항로 이용 선박의 증가로 인해 수중 음파에 의존에 먹이 활동을 하고 짝짓기 파트너를 찾는 북극 해양 포유류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각고래와 흰돌고래와 같은 대형 포유류는 인위적 소음에 민감해 이로 인한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 현상을 보인다.  
 
북극해는 상대적으로 오염되지 않는 지구 위의 마지막 해양이지만, 기후 변화와 산업 발전으로 인해 북극 해양환경도 막대한 피해를 받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북극 해빙 감소로 북극항로가 확대되면서 소음 공해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해빙이 선박 운항을 제한했을 뿐 아니라 소음 피해도 줄이는 ‘사운드 버퍼(sound buffer)’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극청정동맹은 IMO의 2014년 수중 소음 지침 개정에 환영하지만, 신속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북극 항로를 운항하는 배는 6년 전보다 거의 두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과거 북극해는 인간이 만든 어떤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제한된 수의 연구용 쇄빙선과 잠수함조차 출입을 통제했다. 그러나 북국의 교통량과 해양 경제활동이 늘면서 2013-2019년 사이 소음 공해는 두 배로 늘었다.    
 
최근 북극은 기후변화 및 온난화로 인한 해빙의 급격한 감소 현상이 뚜렷해졌다. 예를 들어 캐나다 북쪽 배핀섬과 그린란드 서해안 사이의 항로는 철광산 벌크선의 운송량이 2013년부터 2019년 사이에 75%나 증가했다. 캐나다 북쪽의 많은 섬은 과거에는 쇄빙선이 아니면 갈 수 없었지만 최근에는 해빙의 감소로 이들 섬 간의 선박 운송이 활발해지고 있다.  
 
환경 단체와 원주민 협의회는 세계해사기구 측에 북극해 이용 규제와 소음 감소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소음 공해 문제는 북극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해양에서도 보편적으로 발생하지만, 극지방의 고유 환경은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선박의 수중 방사 소음 규제 등과 같은 강제 조치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는 세계해사기구에서 결정해야 하는 일이다. 따라서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선박 소유자와 운영자의 의지에 북극 해양 포유류의 생태 및 존재의 미래가 달린 셈이다.
 
자연은 파괴에 대한 회복력을 갖고 있지만, 인간활동으로 그 복원력은 점차 약화하고 있다. 이에 자연은 극단적인 기상 및 기후 변화를 인간에게 되돌려 주고 있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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