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동사건' 부티크 로펌. 으뜸 법률사무소 김의택 대표변호사
중대재해만 500건 넘게 처리...“상대방 입장 고려한 합리적 접근”
산업체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 소식은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든다. 그렇지만 당연히 사고의 경위와 책임 소재에 대한 관리적·법률적 조사가 이뤄지기 마련이다.
매번 사용자와 근로자 측간 원만한 합의가 도출돼 피해 당사자에게 합당한 보상이 실현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러면 각종 행정 절차와 소송으로 이어져 지루한 공방을 벌이기 십상이다.
이런 산업재해 현장의 법률적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으뜸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인 김의택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노무사 시절부터 중대재해만 해도 500건 넘게 처리했다.
노동사건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김 대표변호사를 만나봤다.
A. 노무법인에서 노무사로 재직 중에 중대재해, 산업재해, 임금체불 등 노동 사건을 담당하며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 활동 초기에는 산업 현장 현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연구에 몰두했다. 3년여의 시간이 지나니 산업현장 업무구조나 용어 등에 익숙해지면서 상담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피상적인 변호·대리 업무에서 벗어나 실제 현실을 반영한 변호 대리가 가능해졌다.
Q. 노동사건은 나름 현실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는데.
A. 법률 용어를 알고, 법 구조에 따라 사건을 대리하는 것은 어느 법률전문가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노동과 관련된 산업 현실을 알게 되는 경우, 표면적인 것에서 벗어나 보다 실질적인 사건 처리가 가능하다.
적자 회사가 영업 양도 계약 시, 법률적으로만 접근한다면 영업 양도계약의 효력 등을 검토하고 사건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실제 산업현장의 현실은 양수되는 근로자가 없는 경우 영업 양도 시 매각대금을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양도인은 고용되어 있는 근로자 없이 양도하고 싶어 한다. 이런 점까지 고려해 양수 계약이 실질적인 계약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Q. 노동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사건은.
A. 울산에서 12명 익사 사건을 해결했던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12명 피해자의 유족과 민형사 합의, 고용노동부 및 검찰 수사 대응 등을 수행한 적이 있다. 그때 약 한달 정도 현장 인근에서 숙식 하며 사건을 처리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회사 측에서 사건을 맡았는데, 피해 유족들을 설득할 때에 법원 최종 판결로 수령할 수 있는 금액(피해자 과실 0%시)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개개인별로 설득시켜 합의를 이끌어냈다.
Q. 현안이 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입장은.
A. 중대재해 사건이 많이 줄어든 것이 처벌을 강화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노사 모두의 안전에 대한 생각이 점진적으로 바뀌게 되면서 줄어들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실제 작년 중대재해 건수를 확인해 보면 오히려 법 시행 후 중대재해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처벌 수위를 높인다고 문화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보는 입장이다.
중요한 것은 관련 법령을 제정하고 시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회사나 근로자나 산업재해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스스로 예방에 앞장서는 것이다. 이 역할을 선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주도권은 근로자보다 회사에 있다.
Q. 중대재해를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현실적인 방안은.
A. 중대재해 사건 처리 경험으로 보면 순수 회사 잘못이 30%, 순수 근로자 잘못이 30%, 공동 책임 40%라고 분석된다. 종합해보면 결국 회사가 70%의 과실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중대재해는 회사의 안일함도 있지만, 근로자들의 경각심 부족도 상당히 존재한다. 회사는 이러한 점을 깨우쳐줘야 하고 안전관리가 당연한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정말 심각한 곳은 영세 중소기업들이다. 정부가 그들을 지원해 안전 및 보건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련 지식·인력·자본력이 없거나 미흡한 중소 사업장을 중심에 둬야 한다.
Q. 산업재해 현장 경험을 토대로 바라는 게 있다면.
A. 두 가지의 바람이 있는데 첫째는, 산업현장에서 생계를 위해 일하다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직 경험을 더 쌓아가야 하겠지만 노동사건 경력이 20년 정도 되면 고용노동부에서 산업재해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 둘째는,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산업체에서 보다 상식적이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이해관계자들 측면에서는 사정과 여건이 있겠지만, 노조든 경총이든 합리적이고 상호보완적인 논리를 통해 공정하고 평등한 결론이 도출되는데 이바지 하고 싶은 생각이다.
박원중 기자 (park.wonj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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