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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댈러스에도 코리아타운 생길까

장연화 사회부 부국장

장연화 사회부 부국장

길을 걸어가면 왠지 먼지만 풀풀 날릴 것 같은 텍사스에 요즘 관심이 간다. 텍사스 주의회가 한인 업소들이 밀집해 있는 댈러스 북서부 지역을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가 어디보다도 보수적인 곳이기에 이 소식은 더 반가웠다.
 
 라파엘 안치아 텍사스주 하원의원은 지난달 8일 한인 업소들이 밀집해 있는 루나 로드부터 해리하인즈 불러바드까지의 로열레인(Royal Lane) 1.6마일 구간을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상정했다. 결의안의 유효 기간은 10년이며 이후 갱신할 수 있다. 지정안이 통과되면 각 고속도로 표지판은 물론, 주요 지도에도 코리아타운으로 명시돼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주의회가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하려는 곳은 LA 한인타운만큼 거대한 규모는 아니다. 로열레인 거리 한쪽에 있는 스트리트몰 안에 몰려 있는 한인 업소들은 약 360여 곳. 엄청나게 많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은 규모다.  
 
주의회뿐만 아니다. 이미 댈러스 시는 이곳을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하고 로열레인 거리를 한국어와 영어로 병기한 도로 사인 판을 부착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이곳은 초창기 아시안 이민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오던 곳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지역은 외면을 받았고 상권도 죽어갔다. 그런 곳에 30여년 전 한인들이 들어와 비즈니스를 오픈하면서 상권을 다시 살렸다는 것이 지역 한인들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1~2곳에 불과했지만 한인 업소들이 조금씩 모여들면서 지금은 마켓, 식당, 미용실 등 다양한 비즈니스가 오픈해 상권을 형성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비공식적으로 코리아타운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상권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의 한인 인구도 조금씩 늘어났다. 연방 센서스국에 따르면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인구는 2021년 현재 4만 명이 넘는다.  
 
지역 한인 커뮤니티 관계자들은 몹시 고무돼 있다. 코리아타운을 방문하려는 지역 주민들과 외부인들이 늘어나게 돼 지역 분위기도 활발해지고 상권도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로 사인 판이 부착된 후 외부 방문자들도 늘었고 지역 주민들의 반기는 인사도 늘었다고 한인들은 전했다.
 
이런 현상을 단순히 한류로 인해 한국과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댈러스 한인상공회의소의 존 이 이사가 최근 지역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이들의 노력이 한순간에 결실을 본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이사는 “우리는 초창기 코리아타운을 건설한 한인 이민 선조들의 유산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리아타운의 위치가 지도에 정식으로 표시된다면 지역 주민들의 코리아타운에 대한 관심도 늘어날 뿐만 아니라 역사적 중요성과 사회와 문화에 기여한 것도 인정받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무엇보다 사람들이 한인 커뮤니티를 더 이해할 수 있고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올해로 한인 이민역사가 120년을 맞았다. 텍사스 주의회가 로열레인  지역을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하는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미국 내 한인사회가 측면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 내 어느 곳이든 코리아타운에 가면 안전하고 즐겁게  K-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인식을 지역 주민들에게 심어주는 노력도 함께.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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