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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새해 맞이 키워드 만드셨나요

먼저 지난해를 돌아보면 우리 모두가 함께 담대히 걸어 온 기억을 감사하고 싶다. 무엇보다 질병, 외로움과의 투쟁이 계속되는 이러한 길은 인류가 자주 걸어 본 길이 아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잘 견뎌냈다. 이러한 인내의 실체는 서로 의지하며 함께 걸었기 때문이리라.  
 
함께 왔다는 의미가 보편적 의미는 물론 아니다. 역사적으로 인류가 서로 존중하고 보호하며 하나가 된 적이 얼마나 있을까 자문한다. 지난해만 해도 지구 저편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안타까운 전쟁의 고통이 모든 사람의 심중에 와 닿았다. 그로 인해 발생한 수백만 명의 피난민을 돕기 위한 기도모임에서의 한 리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전쟁 당시 만약 다른 민족이 돕지 않았다면 여기 모인 사람의 절반은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란 깨움이다.  
 
새해를 맞이하는 키워드를 생각한다. 감사가 큰 만큼 마주하는 과제도 그에 비례하는 시대다. 모든 세대, 즉 침묵의 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는 물론 다음 세대인 X세대,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Z세대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키워드를 갈망한다. 또 건강을 유지하며 활동하는 분과 건강을 잃어 가정과 의료 시설에서 투병하는 분, 그리고 65세가 넘은 시니어들과도 공유하는 키워드를 갈망한다. 이밖에 생업에 문제가 없는 분이나 경제적 압박에 상심한 분, 가정에 평안이 있는 분이나 혹은 생각지 않은 도전에 상심하고 있는 분, 그리고 모든 어린이와도 함께 가질 수 있는 키워드를 갈망한다.  
 
우리 모두가 함께 가는 길에서 지혜와 힘을 모으는 것은 큰 동력으로 작용한다. 거기에 창의적 사고와 심리학 도움은 큰 도움이 된다. 그뿐인가. 다양한 문화적, 신앙적 활력이 거기에 더해지면 한층 더 효과적이다.  
 


오랜 기간 병원 원목으로 있으면서 상실을 아파하는 많은 분을 만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상실로 슬퍼하는 이들에게 임상 원목의 심적 위로와 상담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상실과 나이 듦은, 가장 본질적인 삶의 과정 가운데 한 부분이지만 부정하기 쉽고 마주대하기 싫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무의식적으로 의료화(medicalization)거 되어 있어 치료가 잘 안 된다는 말은 의료과학을 최선으로 사용하지 않는다와 동의어로 이해한다.  
 
그러나 상실과 나이 듦을 삶의 질을 향상하는 인간 고유의 기회로 이해하는 사람은 새 방향으로 움직이는 여백을 가진다.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 이상의 소망을 품게 하는데, 우리 각자의 삶의 시간이 지금 어디에 와 있던지 그 상실은 삶의 원숙을 향하게 한다.  
 
함께 가는 이 길에서 맞는 새날의 햇살은 이미 소망을 안고 다가온다는 성서의 언약에서 나는 키워드를 본다. “너희에게 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발하리니.”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이것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새해 벽두 소망을 품고 우리가 가진 것 그 이상의 치료와 긍휼이 아침마다 새롭게 올 것을 기도하며 가정마다 풍성한 기쁨의 신년을 기원한다.  

김효남 / HCMA 디렉터·미주장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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