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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구멍 뚫린 하늘의 안보

북한 무인기가 지난 26일 서울 북부 상공까지 침투했다.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북한 무인기가 침투한 것은 휴전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북한의 대남도발이 한층 대범해지고 있다.  
 
수도권 일대를 헤집은 북한의 무인기는 주로 대남 정찰을 위해 운용되지만 언제든 군사적 도발 수단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협적이다. 무인기에 폭탄을 실어 국지도발에 나서거나 생화학 무기를 탑재해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북한의 꼼수이기 때문이다. 이번 북한의 무인기 침투는 최우선적으로 우리 군의 최전방 대비태세를 염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대북강경 기조하에서 MDL 인근에 한국군의 주요 부대와 전력의 배치 운용 실태를 정탐하려는 의도라는 의미다.  
 
일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1부부장이 ICBM의 정상각도 발사 위협을 시사한 당일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기지 소속 F-22 스텔스 전투기(랩터) 3대가 전북 군산기지에 전개된 바 있다. 안하무인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북한의 넘버2맨이 뱉어내는 욕설과 막말에서 일직이 그 후과라는 걸 우리는 충분히 경험한 바 있다.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도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B-52와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등을 여러 종의 폭격기를 동시 전개해 대북 무력시위를 진행함으로써 미국의 확장억제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시나리오도 예상된다”고 북한에 경고 한 바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공격용 드론이 활용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무인기를 이용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아무튼 이번 북한의 무인기는 즉각 격퇴했어야 한다. 우리 군이 전투기와 공격헬기로 대응했다고 하지만, 북의 무인기가 영공을 5시간 동안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데 격추에 실패하고 이렇게 쉽게 영공이 뚫렸다는 것은 군지휘관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국방TV 채널 댓글에는 군의 작전실패를 비아냥거리는 글로 도배가 됐다. 한가지 급소를 찌르는 글귀가 눈에 띤다. “무인기도 못막는데 유인기를 어찌 막는가” 그러면서 “만약 북의 무인기가 무장을 하고 수도권의 핵심시설을 타격했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는 지적이다.  
 
군이 백여 발의 사격을 하고도 격추시키지 못했으며 오히려 공군 경공격기가 추락한 것은 약질 군대의 변명에 불과 하다. 작전의 실패는 국방의 실패라는 말과 같다.  
 
합참 관계자는 격추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무인기를 식별했으나 민가, 도심지 상공이라서 비정상적인 상황 발생시 주민 피해를 고려해서 사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은 무인기가 포착되자 헬기의 20㎜ 포로 100여 발 사격을 가했으나 격추에는 실패했다. 한국군의 전투 능력이 이정도 수준이란 말인가. 지난 정부의 평화추종 이념이 군을 싸우기 싫어하는 착한 군대로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나타나듯 전쟁 상황에서 무인기가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군이 대민 피해를 고려해 작전 수행이나 요격에 소극적으로 임했다는 것은 군의 존재 이유 자체를 망각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구멍 뚫린 하늘의 안보 누가 책입 질 것인가.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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