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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아내의 아이폰14

아내는 아이폰의 충성 고객 중 한명이다. 지난 9월, 신형 아이폰 14가 소개되자마자 집 근처 T모빌 매장에 가 주문을 했다. 그리고 2주 후 제품을 받은 아내는 매우 감격스러운 표정이었다.
 
크게 달라진 게 없어서인지 가격은 오르지 않았다. 아내의 아이폰10을 무려 400달러에 트레이드해 줘 700달러만 내고 산 셈이다. 카메라 렌즈가 세 개나 부착돼 화질이 좋아졌고 배터리 수명 시간도 길어졌다고 한다. 아내는 전화기 표면에 나오는 초록색 시간 표시가 편리하다고 한다.  
 
몇 년 전 시리아 내전이 한창때였다. 우리 부부는 시리아 난민과 전쟁 종식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국말로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라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눈을 뜨고 사방을 돌아보니 아내의 아이폰이 말한 것이었다. 언어 인식기능 ‘시리(Siri)’에 ‘아’를 붙여 정답게 불렀는데, ‘시리아’라는 국가명을 말한 것을 자기를 부르는 줄로  안 모양이었다.  
 
나는 당황해서 빨리 사라져달라고 한국말로 “꺼져” 라고 외쳤다. 그러자  아이폰이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하고 대답을 했다. 우리 부부는 크게 웃었다. 그리고 미안하고 불쌍했다.  아무리 전화기이긴 해도 너무 심하게 무안을 준 게 마음에 걸렸다. 아직은 언어 인식 기능이 제대로 안 돼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도 가끔 날씨나 영화 프로그램을 물으면 곧잘 대답을 한다.  
 
우리가 사용 중인 스마트폰은 언제 나왔는가?  아마도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소개한 것을 시작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당시 그의 프리젠테이션 내용을 담은 유튜브 영상은 조회가 6000만 건에 달할 정도로 아직 인기가 높다. 그가 소개한 아이폰은 모바일 전화기와 이메일, 인터넷과 사진기 기능이 합쳐진 혁신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디자인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미국 내 전자제품 시장에서 소니 워크맨이나 파나소닉 등 일제 상품들을 내몰고 미국의 위신을 세워줬다.  
 
인터넷으로 알아본 2022년 1분기 미국에서의 아이폰 점유율은 50%였다. 삼성이 24%, 레노보(Lenovo)가 11%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전기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테슬라폰은 수많은 인공위성을 이용해서 고산지대나 밀림에서도 통화가 가능할 것 같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1000달러 미만의 체크를 입금도 하고 송금도 한다. GPS 기능으로 여행 시에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 소셜네트워크로 수많은 친구의 소식을 수시로 접할 수 있다. 클라우드 사용으로 대용량 빅데이터에 연결되어 수많은 사진과 비디오와 영화들을 저장하고 꺼내 볼 수 있다. 따라서 현대인은 스마트 폰과 온종일 지내고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없이는 못사는 시대가 되었다.

윤덕환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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